인스타그램 주또 (juddo2) 라는 분의 글에서 발췌했습니다.
1.날이 추워집니다. 근래에 조금 아팠습니다. 몸에서 펄펄 나는 열이 평소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덥고 뜨거운 몸에도 나를 덮고 있는 것들을 걷어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기는커녕 달려드는 오한에 있는 것 없는 것 끌어다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뜨거우면서 동시에 너무 추워함을 느끼는 우리는 당신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가졌어야 했나 생각했습니다.
2.계절이 허락해 주는 센치함에는 어떤 안도감이라든지 보편성 같은 것들이 끼어있습니다. '나만 그런 것 아니니까', 혹은 '가을 타나 봐' 라는 말로 이해받기도 하니까요. 덕분에 저도 실컷 센치해지는 중입니다. 알고리즘은 그런 것들을 찾아내는 데에는 도사여서, 저한테 다양한 계정을 보여주곤 합니다. (이젠 뭔가에 신의 수준으로 능통한 것을 '도사 같다' 라는 표현이 아니라 'AI 같다' 라는 표현이 더 와닿는 것 같기도 하네요)
3.그러다가 인스타그램에 한 계정 게시물을 추천받았는데 다음 같은 글귀가 있었습니다. '우리 결혼이 아니더라도 평생 붙어살자고 했으면 영원할 수 있었을까요?'
4.우리는 어느 정도의 욕심을 부렸어야 했을까요? 논리성을 따지기보다는, 센치함을 빌려 그런 말을 하기까지의 심정을, 뱉어야만 했던 순간을 헤아려봅니다. 어떤 문장은 아파야만 하고, 몸살같이 앓지 않고서는 느끼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나는 이 문장에 몸살같이 앓았습니다. 당신과의 영원을 위해 영원하자는 약속을 하지 않아야 하는 나는, 앓지 않고서 이 말을 읽을 수도, 뱉을 수도, 쓸 수도 없었습니다.
Q.요즘 어떤 센치함을 즐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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