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7천억 달러. 2024년 한 해 동안 전세계 국가들이 군사비에 지출한 금액입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3,871조 3,410억 원인데요. 한국의 2024년도 예산인 673조원의 6배, 국방비인 59조 4,244억 원의 65배가 넘는 비용입니다. 엄청나죠.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이 수치가 전 년도에 비해 9.4%나 증가한 것이며, 역사상 가장 가파른 증가치이고, SIPRI의 기록상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적습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지난 한 해 국방비에 특히 많은 돈을 쏟아부었던 이유는 세계 곳곳의 전쟁 때문일 겁니다. 여전히 멈출 줄 모르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아슬아슬 멈춘 듯 보이는 가자지구 학살, 미디어에서조차 잘 보도되지 않는 미얀마와 수단의 내전, 에티오피아 내 지역 무력 분쟁 등으로 지난해 사망한 사람은 239,000명에 달합니다. 서울시 용산구의 인구가 20만 명이라고 하니, 한 해에 용산구 하나가 지구에서 사라진 것만큼 끔찍한 숫자입니다. 그러나 많은 국가들은 수십만 명의 죽음이라는 대가는 생각하지 않는 듯 천문학적인 비용을 여전히 군사와 안보를 위해 지출하고 있습니다. 전쟁에 직접 사용하기 위해, 혹은 전쟁의 위협 때문에, 그래서 전쟁을 예방하려고, 혹은 그런 명목으로 무기를 사들이고 전쟁 준비 태세(Readiness)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군사비 지출은 압도적입니다. 2024년 한 해만도 9,970억 달러로, 두 번째로 군사비 지출이 큰 중국보다 3.2배나 많았습니다. 브라운대학교 왓슨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국방비는 실질적인 전쟁/준비에 쓰이는 것이 명백하게 나타납니다. 이스라엘에 군사 지원으로 2023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최소 217억 달러를 지출했고(October 7, 2025), 우크라이나에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650억 달러를 지출했습니다(July 8, 2025). 그리고 비슷한 기간(2020~2024) 동안 다섯 개 무기 기업과의 계약에 7,710억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록히드 마틴과 RTX, 보잉 등 미사일과 전투기, 잠수함 등을 생산하는 굵직한 군수업체들이 미 국방비의 절반(약 54%)을 가져갔죠. 더불어 스페이스 X와 팔란티어, 안두릴과 같은 신생 테크기업들 또한 타겟팅 시스템과 무기, 커뮤니케이션 개발 등으로 수억 달러 상당의 다개년 계약을 수주받기 시작했습니다.
| 기업명 | 매출액 (십억 달러) |
| 록히드 마틴 (Lockheed Martin) | 313 |
| RTX (구 레이시온, Raytheon) | 145 |
| 보잉 (Boeing) | 115 |
| 제너럴 다이내믹스 (General Dynamics) | 116 |
| 노스롭 그루먼 (Northrop Grumman) | 81 |
미국은 이렇게 많은 돈을 군사 부문에 쏟는 이유를 공식적으로는 ‘힘을 통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25년 4월 7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공동 기자회견 중 미국의 2026년 회계연도 국방 예산에 1조 달러를 배정하겠다고 선언했던 것도 “지금 세상에는 악의적인 세력이 많기 때문”에 강해져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 2022)에서는 “향후 10년을 중대한 시기로 설정하며 '추격하는 도전(pacing challenge)'인 중국의 부상을 매우 시급한(urgent) 문제”로 규정한 바 있는데요. 백악관이 2026 회계연도 미국 재량지출 예산안 중 국방비를 13% 증가시켜야 하는 최우선 근거 중 하나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공격 억제’를 명시한 것을 보면, ‘중국’을 악의적인 세력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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