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8 Vol.74
0. 들어가며
"팀원들과 1on1 미팅을 정기적으로 하고 계신가요?"
이 질문에 어떤 리더는 "물론이죠, 팀 운영의 핵심입니다"라고 답하는 반면,
또 다른 리더는 "그럴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그 시간에 일 하나라도 더 하는 게 낫죠"
라고 답하기도 합니다.
특히 경력이 많은 관리자분들 사이에서는 1on1 미팅을 '업무 외적인 활동' 혹은 '시간 낭비'로 여기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는 어쩌면 '오랜 시간 열심히 일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온 우리 조직 문화의 자연스러운 단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혁신 기업들의 표준이 된 1on1 미팅 문화가,
과거 미국에서조차 우리와 똑같은 이유로 "시간 낭비"라며 거센 비웃음과 저항에 부딪혔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1on1 회의론이 팽배했던 미국이 어떻게 '데이터'를 통해 인식을 바꾸고,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1on1 신봉 국가'가 되었는지 그 역사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제 우리도 '일하는 시간'이라는 낡은 잣대를 넘어, '일의 몰입도와 질'을 고민해야 할 때임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미국도 처음엔 같았다: "시간 낭비"라 불렸던 1on1 미팅
지금은 실리콘밸리의 바이블처럼 여겨지는 1on1 미팅.
그 시작은 1980년대 인텔의 전설적인 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였습니다.
그는 저서 <High Output Management>를 통해 1on1을 "관리자의 핵심 도구"라 칭하며, 작은 문제가 곪아 터지기 전에 해결하고, 리더와 팀원의 이해를 일치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미국 기업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 "제조업에나 맞는 낡은 방식": 많은 비평가들은 그의 접근법이 "복잡한 공식과 불필요한 도표로 가득 찬, 제조업 조립 라인에나 적합한 방식"이라며 실용성을 의심했습니다.
- "생산성 저해" 우려: "직원은 본질적으로 게으르고 감독이 필요하다"는 경영 철학(Theory X)이 지배적이던 시절, 1on1과 같은 '부드러운' 관리 기법은 생산성을 저해하는 시간 낭비로 여겨졌습니다. "일을 더 시켜야지, 무슨 면담이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죠.
- '반짝 유행'으로 치부: 1980~90년대 미국 기업계는 '품질 서클', '리엔지니어링' 등 수많은 경영 유행(Management Fad)이 명멸하던 시기였습니다. 1on1 역시 그저 그런 반짝 유행 중 하나로 여겨졌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어떤가요? 놀랍도록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이 회의론을 극복하고 1on1을 조직 문화의 핵심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을까요?
2. 변화의 시작: '감'이 아닌 '데이터'가 증명한 1on1의 압도적인 ROI
인식을 바꾼 것은 감성적인 설득이 아닌, '데이터'였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1on1의 효과를 입증하는 실증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529%의 경이로운 ROI: 단순한 업무 지시가 아닌, '리더가 코치가 되어 이끄는 1on1'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MetrixGlobal의 연구에 따르면, 코칭을 포함한 정기적인 1on1 미팅이 무려 529%의 ROI를 창출하며, 직원 유지율까지 고려하면 그 수치는 788%까지 치솟는다고 발표했습니다. 1on1에 투자한 1시간이 5~7배의 가치로 돌아온다는 것이 증명된 것입니다.
- 압도적인 몰입도 차이: 갤럽(Gallup)의 연구는 정기적으로 관리자와 미팅하는 직원들이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월등히 높은 참여도와 몰입도를 보인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입증했습니다.
- 실리콘밸리의 성공 방정식: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신흥 강자들이 앤디 그로브의 방법론을 적극 채택하여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1on1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성공의 필수 공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원격 근무가 확산되자, 1on1의 중요성은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Reclaim.ai의 조사에 따르면, 1on1 미팅 시간은 팬데믹 이전 주당 0.9시간에서 5.6시간으로 500% 이상 증가했습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팀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심리적 연결감을 유지하며, 업무의 방향성을 정렬하는 데 1on1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이 증명된 것입니다.
3. 이제는 우리 차례: '시간의 양'에서 '시간의 질'로
"미국은 그렇다 쳐도, 한국은 문화가 다르잖아요!"
물론입니다.
유교적 위계질서, '눈치'와 '정'을 중시하는 문화 등 한국 조직의 특수성은 분명 존재합니다.
McKinsey의 2016년 연구에서,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가 글로벌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것 또한 우리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얼마나 오래 일했는가'라는 '시간의 양'으로 능률을 평가하는 낡은 관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는 주어진 시간 동안 얼마나 집중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가, 즉 '일의 몰입도와 시간의 질'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결정적인 시점에 놓여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젊은 직원들과 새로운 세대의 관리자들은 1on1의 중요성을 믿고 있으며, 더 나은 소통 방식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직장에서의 AI 도입에 가장 개방적인 국가 중 하나로, 새로운 업무 방식에 대한 수용성 또한 매우 높습니다.
이제 이 긍정적인 변화의 의식을 조직 전체로 빠르게 확산시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4. 거대한 변화는 '우리 팀'의 작은 시작으로부터
"좋은 건 알겠는데, 회사 전체가 움직이지 않는데 우리 팀만 시작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많은 기업에서 1on1 문화는 바로 그렇게 하나의 팀, 한 명의 리더가 만들어낸 작은 성공 사례로부터 시작되어 조직 전체로 퍼져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한 달에 단 30분의 투자: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팀원 한 명과 30분. 이 작은 시간 투자만으로도 팀원은 "리더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만나다 보면, 평소에는 꺼내지 못했던 업무의 진짜 장애물, 개인적인 성장 고민, 팀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 작은 성공이 만드는 선순환: 이렇게 해결된 작은 문제 하나, 함께 고민해 준 성장 방향 하나가 팀원의 몰입도를 눈에 띄게 바꾸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팀원의 업무 효율이 오르고, 주도성이 높아지는 것을 본 리더는 1on1의 주기를 격주로, 다시 매주로 늘려가며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에 올라타게 됩니다.
- '성공 바이러스'의 확산: 이렇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팀은 자연스럽게 다른 팀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요즘 저 팀 분위기가 왜 저렇게 좋지?", "저 팀은 어떻게 저런 성과를 내는 거지?" 라는 궁금증이 생기고, 그 비결이 '꾸준한 1on1'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른 팀 리더들도 하나둘씩 1on1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Bottom-up 방식의 가장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변화입니다.
결국 핵심은 '시작하는 용기'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툴겠지만,
한번 시작하면 그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 1on1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론은 이전에 보내드렸던 ["팀장님의 1on1 미팅, 성과로 이어지고 있나요?"] 뉴스레터에서 더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맺음말: 성과 관리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오블릿의 여정
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1on1을 포함한 체계적인 성과 관리가 팀의 성과에 얼마나 중요한지를요.
하지만 동시에, 이 제도를 제대로 정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행정적 업무와 시간적 부담 때문에, 그 효과가 매우 낮아지거나 심지어 손해로 역전되는 문제 또한 현실입니다.
"좋은 건 알겠는데, 그걸 할 시간이 없다"는 딜레마죠.
저희는 바로 이 문제 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야심 차게 성과 관리 제도를 도입했지만, 결국 상처만 입고 실패한 수많은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리고 그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며 공통적인 패턴을 발견했고, 그 해결책을 찾아 나섰습니다.
오블릿은 바로 그 결과물입니다.
저희는 성과 관리의 모든 과정, 즉 목표 설정(OKR/KPI), 주간 점검, 1on1 미팅, 성과 평가 등을 AI를 통해 자동화하고 효율화하여, 리더와 구성원이 관리 업무에 쏟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정말 중요한 '사람'과 '성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 첫 시작을 1on1 미팅의 자동화 및 효율화로 열어가고 있습니다.
리더가 매번의 1on1에서 일관된 원칙을 지키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오블릿의 AI Agent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
- 오블릿 블로그를 오픈했습니다!
- 원온원에 관한 더 많은 사례, 오블릿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에 대한 콘텐츠들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 1on1을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정보를 남겨주세요.
- [팀장의 나침반] 제작진이 함께 진행한 [성과로 이어지는 1on1 워크숍]의 전체 강의안과 녹화본을 보내드릴게요!
0.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십시오. 당신은 이미 충분히 훌륭한 리더입니다.
팀장의 나침반 뉴스레터가 리더 여러분과 함께한 지도 벌써 70주가 넘었습니다.
오블릿팀 김경민 대표님과 처음 뉴스레터를 시작할 당시,
매주 한 편의 글을 꾸준히 발행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그저 그런 뻔한 글이 아닌 단 하나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매주 화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에 배달되었던 이 작은 편지가 단 한 번이라도 여러분의 고독한 여정에 작은 위로와 실질적인 나침반이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그간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정리하며,
리더라는 이름의 숙명과, 우리가 함께 헤쳐나가야 할 책임,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우리를 지켜줄 생존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리더의 숙명: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당신에게
원래 리더는 힘든 자리입니다.
우리는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비동기 소통법', '섬세한 인재에게 피드백하는 법', '팀 내 정치 해소법' 등 수많은 문제들을 다루어 왔습니다.
이 모든 논의의 밑바탕에는 ‘리더의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냉정하고도 당연한 진실이 깔려 있습니다.
리더는 본질적으로 고독하고 힘든 자리입니다.
(1) 최종 책임의 무게
팀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최종 책임은 오롯이 리더에게 있습니다.
모두가 퇴근한 고요한 사무실에서, 리더는 홀로 밤늦게까지 다음 주, 다음 분기의 전략을 고민하고 모든 결정의 부담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2) 감정의 쓰레기통
팀원들의 불만, 상사의 압박, 팀 간의 갈등 등 조직의 모든 부정적인 감정의 무게가 리더에게 쏠립니다.
위에서는 쏟아내고 아래에서는 밀어 올리는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내야 하는 ‘감정의 완충지대’가 되어야 합니다.
(3) 끝없는 역할 변화
때로는 코치, 때로는 심판, 때로는 문제 해결사가 되어야 하는 리더는 명확한 매뉴얼 없이 매 순간 역할을 바꿔야 합니다.
역할의 모호함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토로할 곳조차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왕관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고 있는 모든 리더 여러분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여러분은 이미 조직 내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가장 용감한 사람들입니다.
2.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당신의 의무
하지만 힘들다는 이유로, 혹은 어렵다는 핑계로 리더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팀원의 성장을 지원하며, 건강한 조직 문화를 전파하는 것은 리더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 팀원과의 1:1 역시 건너뛸 수 없습니다. (그것은 팀원 성장에 대한 가장 강력한 투자이기에)
- 팀원의 저성과 문제를 외면할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팀의 공정성을 해치고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 상사의 불합리한 요구를 무작정 받아들일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팀을 번아웃에 빠뜨리고 리더로서의 신뢰를 잃게 하기에)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다 보면, 리더는 혼자 모든 짐을 짊어지고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리더는 신(神)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리더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얻어야 합니다.
3. 리더의 생존 전략: 당신은 혼자 일할 수 없다
모든 것을 혼자 잘하려는 완벽주의적 사고방식이야말로 리더를 가장 빨리 지치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성공적인 리더십은 '혼자만의 뛰어난 능력'이 아니라,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망을 구축하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당신이 왕관의 무게를 조금 더 가볍게 지고 이 험난한 여정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의도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1) 당신의 리더 (The Leader's Leader)
당신의 상사는 단순한 평가자가 아니라, 당신을 보호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최고의 조력자입니다.
당신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우신가요?
지쳐서 쓰러진 뒤 발견되는 것보다, “저기까지만 부축해주세요”라고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2) 동료 리더 (The Peer Leaders)
같은 조직 내에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동료 리더들은 당신의 가장 솔직한 '문제 해결 공감대'입니다.
때로는 경쟁심을 내려놓고, 서로의 지혜를 모으고 어깨를 빌려주세요.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가장 현실적이고 현장감 있는 해결책을 얻게 될 것입니다.
(3) 팀원 (The Team)
팀원들은 당신의 지시를 따르는 부하 직원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이자, 당신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고객입니다.
당신이 먼저 자신의 취약점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할 때, 팀원들은 당신을 더 깊이 신뢰하고 당신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입니다.
(4) HR 및 외부 코치 (HR & External Coach)
당신이 해결하기 어려운 개인적인 리더십 문제나 팀 내 갈등 상황은 객관적인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사내 HR 부서는 사람과 관계 관리에 있어 가장 가까운 전문가 집단입니다.
외부 코치는 당신의 생각과 감정을 안전하게 털어놓고 객관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창구입니다.
4. 마무리하며
리더의 길은 지도 없이 정글 속을 헤쳐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당신이 짊어진 왕관의 무게는 당신의 용기와 헌신을 증명합니다.
마치며 다시 한번 전합니다.
당신은 이 길을 혼자 걷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주변에는 당신의 성공을 돕고자 하는 수많은 파트너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도움을 구하는 것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리더십의 가장 강력한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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