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밤의 차박과 애착 인형들의 미술관 야회夜会라는 건 어딘가 내일을 향하고 있어요

이번 여름 열대야라는 말이 별로 들리지 않는 건, 매일이 그래서일까요. 여름이 덥다는 건 얼추 언제나 예상하는 일이지만 그런데도 '덥다'를 연발하게 되는 건 그런데 왜 인걸까요. 그리고 어느새 수박이 그리고 복숭아가 뒤를 이미 우리 일상은 제법 여름 구색을 취하고 있는데 정작 나란 인간은 과연 여름 안에 살고 있는 걸까요. 전 요즘 오래 가지 않던 성당을 다시 다니게 되어 1주일 단위의 일상이 생겨버린 듯한 감각, 아니 최소 그런 주기의 날을 셈하는 버릇은 생겨버리기도 한 것 같은데요. 하지만 사는 건 때로 슈베르트 즉흥곡같이 뜬금없는 경우가 많아 어쩔 땐 미루고 미루던 가사일을 계획도 없이 뚝딱 해내곤 해요. 그리고 후에 기억에 남는 건 꼭 이런 날들일 때가 더 많다 느끼기까지 하는데, 소위 루틴이라는 것. 건강한 일상을 위해 필히 갖춰야 좋을, 만들어 실천해 나쁠 거 하나 없을 그 약속된 일과의 사이클 안에서 설마 우린 계절을 종종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이상하게도 별로 덥지 않은, 견딜만 한 밤 시간 에어컨을 켜지 않고 괜시리 생각해보아요. 분명 7월이 되었고 여름이고 더울 만큼 아니 그 이상 덥다고 연발하며 살아가는 일상에 그런데 과연 여름을 우린 '살고 있을까' 싶어지는 때가 더러 있거든요.

오래 전 쥬디앤마리 노래엔 '약속 기다리는 건 로손에서'란 가사가 있었는데, 이젠 차박은 로손에서 시대가 되었나요? 다만 이번 로손의 주차장 숙박 시설 서비스는 그간 적지 않은 불법 차박 사건이 있어 이유가 된 지점도 있다고 해요. 

특히나 당장 어제 나 뭐했지? 또는 지난 주의 한 일들을 돌아보면 더욱더 지금 난 무얼 살고 있을까 어쩔 땐 당장 어제 일도 바로 생각이 나지 않아 하루가 이렇게 속절없나 싶어지기도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거 고작 내일의 계획 세워보는 것 뿐이잖아요. 오는 8월 1일부터 10일까지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서는 '누이구르미 잠자는 모임(ぬいぐるみお泊り会)'이 지난 해에 이어 또 개최돼요. ぬいぐるみ, 곧 애착 인형이잖아요. 아이들의 아트와 좀더 친숙하게 지내게 하기 위한, 예술을 어렵지 않게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계기 마련으로 마련되었고 방식이란 우리 애가 좋아하는 인형을 미술관 측에 위탁하면 약 1박 2일 기간 내 미술관 내에서 아트를 관람하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촬영, 사진집으로 만들어 전달받는 형식이에요. 지난 해 매우 호평에 금새 매진이 되었다고 하거든요. 여름밤 역시나 잠들기 힘든 걸까요. 얼마 전 국내 뉴스에서도 소개되었던 편의점 로손의 주차장 차박은, 레져 시설이 인접한 동시에 대형 주차장을 갖춘 편의점에 한해 하루 1팀 한정 차 2대분 주차 공간을 빌려 1박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이거든요. 근래 관광객 포화로 급등하는 숙박비 시장을 감안한 서비스이고, 동시에 주차장의 부가 가치 창출을 모색하는 그림이기도 해요. 몇 해 전 '블루보틀'이 처음 자판기로 등장했을 때, 그 역시 동네 공용 주차장이었거든요.

말하자면 일종의 공터 활용, 아직 수익화가 이뤄지지 않은 소위 사각지대의 개척인 셈인데 더하기 불면에 시달리기 쉬운 여름밤을 노린 계절 대책은 또 아닐까 싶은 기분이 들어요. 일본 내 1만 4천 개 점포를 운영하는 로손은 그 중 3천 곳 정도를 서비스 대상 점포로 상정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쯤이면 매년 여름 캠페인으로 확장할 규모는 될 테니까요.

 💋 진짜 레트로 코스메 브랜드가 '내일의 메이크업'을 할 때 

오늘의 하이 스코어는 280? 이게 무엇이냐 하면요 행사장에는 마치 두더지 잡기를 본따 만든 게임기가 설치, 모공에서 배출되는 각질, 피지를 거품 망치로 씻어내는 체험형 놀이가 준비되어 있거든요. 280개나 물리친 승자, 누군가요?

밖에 나가 5분만 있어도 땀이 주루룩 흐르는 몸을 적시고 메이크업까지 지우는 날씨에 구독자님, 잘 살고 있나요. 그래도 그제부터인가 조금은 바랍도 불고 무려 지난 새벽에는 잠에서 깨어 '아 추워' 저도 모르게 말하고 말았는데요. 설마 무더위 이제 식어갈 타임일까요. 물론 그간의 부쩍 낮아진 실내 온도의 탓도 있겠지만, 라디오에서는 습도가 낮아져 한결 견딜만 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요. 우리 몸만큼 예민한 날씨를 감지하는 게 또 있을까 새삼 신체의 비밀 깨달으면서 저 손수건 들고 다니는 거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 빨래하기 바쁘고 누구를 만나도 더위가 첫 번째 대화 소재가 되어버린 일상. 분명 언젠가 돌이켜 의미를 간직하게 될 때가 있겠죠? 얼마 전 일본에서는 사실 잘 말하고 싶지 않은, 그러기에는 조금 부끄러운 여름철 모공 사정, 특히나 코에 팩을 하며 그 정체를 적나라하게 알게 되었던 그 물건의 대명사 '케아나(毛穴) 케어 브랜드, '케아나 나데시코(毛穴撫子)'가 그래도 여름이라고 마츠리, 축제의 틀을 빌려 마케팅 판촉 행사를 버였어요. 이케부쿠로 LoFT 10층을 빌려 '케아나 마이코 동네 여름 마츠리 2025'가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열리거든요. '케아나 나데시코' 이름은 몰라도 아마 브랜드 캐릭터를 보면 한 두 번쯤 사써봤을 법한 아마도 모공 팩의 원조라 할 수 있는,

1998년 런칭해 3년만에 미국에도 진출하고 2015년에는 남성 전용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모공 케어를 바탕으로 지금은 화장수와 기본 코스메 제품도 만들어 팔고 있는 브랜드에요. 무엇보다 레트로감 느껴지는 브랜드 로고, 캐리터가 인상적이기도 한데요. 이번에 마련된 마츠리에서는 브랜드 전 제품을 대상으로 꽝 없는 뽑기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브랜드 캐릭터인 나데시코 짱을 그대로 형상화한 런치 박스나 젓가락 세트 등도 공개가 되는데 여름 방학 특집인가요? '레트로하게 귀엽다'라는 브랜드가 가진 세계관을 듬뿍 담은 마츠리'라고 업체 관계자는 말해요. 전 가끔 레트로라 말하기에도 애매한 그저 오래된 화장품 브랜드 ''을 사쓰기도 하는데요, 무엇보다 용량 풍부하고 피부 따지지 않을 만큼 순한 편이라 내 피부처럼 사용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멋지고 잘난 척 하기 바쁜 화장품 업계에서 이런 제품들 어쩐지 친근감 들지 않나요. 그리고 이 못지 않게 기름 종이의 명가 '요지야(よーじや)' 역시도 최근 캐릭터를 새로 발표하며 궂즈 판매 라인업을 발표했어요. 품절이 이어지며 품귀현상,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도 하는데요. 요지야, 이 역시 이름은 잘 몰라소 손거울을 가득 채운 여성의 얼굴, 소위 쿄토의 여자 '쿄우온나, 京女'라고 하면 언젠가 교토에 갔을 때 하나둘 쯤 사들고 왔던 적 있을까요. 1904년 개업, 올해 120년이에요.

새로운 캐릭터 발표회장에서 3대째 쿠니에 사장. 그런데 전 왜 본래 요지코 씨가 더 괜찮게 보일까요. 엄마-딸 관계 설정이라도 해주었음 생각 들었어요.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브랜드 新 캐릭터는 이전 관광 기념품이란 이미지로부터의 탈피, 보다 지역 중시의 경영 전략을 선언하는 투의 리-브랜딩 성격도 가지고 있거든요. 여성이 거울로부터 (드디어) 빠져나왔다는 설정으로 원피스를 입은 2등신 소녀 아이가 새로이 디자인되었어요. '기업 브랜드의 일신에 도전하는 첫 걸음입니다.' 지금의 사장이자 3대째 '요시야' 가를 잇고있는 쿠니에 씨의 근래 다큐 인터뷰는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말하자면 세대가 변하면서 얼굴의 피지를 제거하는 방식 또한 나의 작은 손거울로부터 걸어 나와 새 출발을 향하고 있을까요. 기존 교토의 여자라는 다소 수동적인 그래서 거울 속에 박제 되어 있었을지 확실하지는 않아도 그로부터의 탈피라는 건 아무튼  여름철 뻥 뚫린 개방감을 갖게해요. 발표된 궂즈는 에코백과 볼펜, 클리어 파일과 마스킹 테이프 등 총 16종, 코스메와 별로 상관이 없어보이는데 이 어쩌면 캐릭터 상품화에의 도전이기도 할까요. 쿠니에 씨 오사카대 경제학 전공하고 공인 회계사 자격 있는 마케팅 회사 출신이거든요. 구독자님, 이번 여름은 그래서 지금 무슨 마케팅 중인 걸까요?

 🌅 Re: 신매장의 오픈이 아닌, 어떤 순환이 시작 그리고 계속되는 곳 

구독자님, 이제 곧 7월 21일이 되면 그리고 그 후 공평하게 25만원 정도의 수입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 사용처의 가타 여부가 좀처럼 간단치가 않아 김칫국 마시기 전부터 맘이 차게 식는 것도 조금은 사실인 것 같아요. 가맹점과 직영점, 지역 경제와 자영업자를 우선하는 방법이라고는 해도 정말 이렇게 지역의 오늘과 내일, 개선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지난 코로나 재난 지원금은 고장난 후카사와 나오토 씨의 1989년작 무인양품의  CD 플레이어를 다시 구입했더니 그걸로 끝이었는데, 때 아닌 수입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어쩌면 보다 주용한 건 '그 후'가 아닌가 모르겠어요. '제조 소매업으로서 계속 물건을  만들어가면서 저희들이 제공하는 상품의 '그 후'에 대해서도 제대로 고민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3월 1일 나라현 카시하라시(橿原市)에 오픈한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무인양품' 매장의 점장 시모다 유 씨의 말인데요. 구독자님 무인양품은 소비 쿠폰 사용 가능할까요. 본 매장에 대해서는 저희레터에서 📄 몇 번 이야기를 하기는 했는데요, 역대급 규모도 규모이지만, 무인양품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 제품을 총망라하고 더불어 지역 밀접형 점포로서 하나의 완성형 같은 그림의 매장이기도 해, 어쩌면 지금 당장이 아닌 '그 후' 앞으로가 더욱 주효해질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아요. 최근 '허프 재팬'에 올라온 탐방 기사도 흥미로웠거든요. 미디어 특성상 '무인양품'의 'Re', 재생과 자원 순환에 초점을 맞춘 기사였는데,

나라현 카시하라 지점에 대해 시모다 씨는 '자연 순한의 기지'와 같은 곳이라 설명하고, 실제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환영합니다. 순환의 기지에(ようこそ 循環基地へ)'란 대형 팻말이라고도 하니, 매장 면적 8200평이나 동원하며 '무인양품'이 결국 하고자 했던 말, Re-muji로 수렴되는 걸까요. 지역 쇼핑몰 '이온몰'의 한 층을 전부 사용하는 매장은 의식주 모든 장르의 상품을 일종의 카달로그 식으로 아우르고 동시에 연출되었고, 여기서 가장 주효하게 작동하는 건 마찬가지로 전 상품에 걸쳐 범위를 확대한 ReMUJI의 '다시 쓰기'에 의한 생활의 공유라 할 수 있어요. 리유스를 위한 중고 물품의 회수 박스를 비롯 세탁과 적절한 수선을 거쳐 곧 판매가 되고 처음엔 의류에 한정되었지만 여기서는 가구를 비롯 '무인양품'이 만들고 제공하는 생활 잡화 전반에 걸쳐 이뤄지거든요. 말하자면 '무인양품'에 이어 '무지'의 중고 매장이 공식 탄생하게 된 것과 다름 없어요. 2015년 의류의 회수 박스를 설치 의복의 다시 입기를 시작해 그렇다면 이번 3월의 카시하라 매장이 의미하는 건 리유스와 리사이클 활동을 총칭함으로서의 ReMUJI인 셈인가요. 실제로 매장에는 의류 제품에 더해 생활 잡화와 가구 등이 '리유스 제품 회수와 함게 판매가 되는 사이클이 작동해요.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무인양품의 제품을 검품, 그리고 클리닝과 필요에 따라 리페어 등의 작업을 거친 뒤 다시 소비자에게 리턴되는 구조인데요.

 🎑 전통의 관점에서 Re-Use, 폐지 직전의 헌책에 벌어진 제2의 인생은 

요즘같이 고물가 지속되는 시장에 한 번 사용된 이력 탓에 저가로 무언가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자연 순환의 친환경적 맥락을 떠나 생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실제로 3월 매장이 오픈한 뒤 'ReMUJI'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이어서 '오픈 이전 미리 준비되었던 회수한 3천 여개의 아이템이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 모두 팔렸다'고 시모다 씨는 이야기해요. 중고품에 대한 다소 좋지 않은 선입견이 불식된다면 곧 확실한 검품 작업 등이 진행된다면 '리유스' 품이라는 건 아마 단지 보다 저렴하다는 이점 만이 남아요. 매장에는 리페어 코너 또한 통 큰 유리 창으로 설계되어 있어 타이밍이 맞다면 그 작업을 실제 볼 수도 있거든요. 아마도 중고품에 대한 믿음 그리고 확신을 염두해둔 설계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에 더해 아마 더 중요한 건 물건을 통해, 리-유스라는 생활 방식을 매개로 서로간의 이어짐, 지역 커뮤니티를 의식한 부분도 분명 있을 거에요. 시모다 점장은 이러한 좋은 반향에 대해 물건을 통한 연결에 대해 이야기하거든요.

그러니까 이제는 가령 쿠션감이 줄어든 빈백이라던가 색이 바랜 플라스틱 수납 가구, 소파나 주방 용품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이어서 쓰다'를 실천하는 매장의 시작인 셈인데요, 2015년 매장에 의류의 회수 박스를 설치하기 시작해 약 10년, 생활 전반에 걸쳐 소비의 리사이클이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이라 보아도 무방할까요.

가구의 경우도 의류와 별 차이 없이 국내외 구분없이 한 차례 역할을 다 한 것들을 사용에 지장이 있는 것들을 수리한 뒤 곧 리페어 공장에서의 멘테넌스 작업을 거쳐 다음 고객을 만나는 방식이고, 책 또한 폐지로 분류돼 재생지로 처분되기 직전의 책 문고본 약 2만 권을 중고 책방 VALUE BOOKS와의 협력으로 수거해 책이 아닌 다른 용처를 가진 물건으로 다시 만들기도 해요. 그리고 여기의 네이밍이 또 새삼 새로운데요. 물건, 그리고 소비에 대해 생각을 하게해요. 가령, '책이었던 노트'랄지 혹은 또 한 번의 2차 가공을 거쳐 '책이었던 노트'와 '무인양품'의 폐기 박스를 섞어 제작한 '책과 박스였던 노트'와 같은 제2의 생을 짐작케 하거든요. 책 코너 중 벽 하나를 그렇게 '폐지가 될 뻔 했던 책'들이 가득 채우고, 그 곁으로는 '무인양품'이 펴내는, '닛판'과의 공창형 책방(共創型店舗) '무지 북스'의 책들, 문학과 그림책, 아트와 사진집 그리고 잡지까지 다양한 장르의 신서들도 함께여서 자연스레 책이 순환하는 하나의 그림을 형성한다고 할까요. VALUE BOOKS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제2의 책들의 가격은 100엔 또는 300엔, 일단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멈짓하게 하지만 뿐만 아니라 이런 시도가 아니었으면 폐지가 되어 그대로 묻혀버렸을 책의 또 한 번의 가치, 왜 여태 써먹지 못했을까 싶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시모다 씨는 다시 한 번 물건의 '그 후'를 강조하며 '지속적인 리유스 판매와 순환의 확립이 앞으로의 과제'라 이야기하는데요, 물건을 만들고 팔고 사고, 그리고 사용하고 지금부터는 아마도 '그 후'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일까요.

시모다 씨는 그에 더해 매장이 위치한 나라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는데요. '나라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역사를 갖고 전통적인 것들이 남아있는 곳이에요. 새로운 것과의 상생이 늘 함께였던 곳이죠.' 전통과 역사의 관점에서 '리-유스' 이건 곧 전통과 역사와 지역의 일상 소비 습관의 개션 만으로도 풀어낼 수 있는 문제였던 걸까요. 천년 수도 나라에선 물건 재사용 두 번쯤은 뉴스도 아니라던가요.

 👩🏻‍🔬 6차 산업으로서의 '무인양품'을 점치다 by 本屋 

농엄과 수렵으로서의 1차 산업, 공업과 기계화로 인한 2차, 그리고 디지털 전환으로의 3차 산업과 정보화 시대의 4차 산업까지. 구독자님, 앞으로도 이와 같이 우리 생활의 시기를 구분해볼 수 있을까요. 소위 5차 산업이라고 하면 바이오 테크가 결합된 동업이랄지, 또는 예술과 창의적 활동과 융합된 1~4차 산업의 형태를 말하곤 하지만 최근엔 어느 날 밤 하늘에 별동별 같이 AI가 등장하며 아마도 이 모든 걸 다시 써내려가고 있는 게 아닐까 모르겠어요. 애당초 이제와 이런 구분 무엇에 필요할까 싶기도 하면서 그런데 구독자님, 이런 6차의 산업은 어떨까요. 최근 역대 가장 큰 매장을 선보인 '무인양품'에 대해, 위에 소개한 나라현 카시하라 시 지점이 보여주고 있는 생활 밀착형, 오늘은 다시 쓰고 고쳐 쓰고 나누어 쓰다를 실천하는 Re-Muji의 이야기가 주로 였지만요, 그를 통해 '무지'가 새삼 확장하고 있는 경영의 방침을 가리켜 일본의 한 경제지는 '무인양품'의 6차 산업을 이야기했거든요. 사실 쇼핑몰의 한 층을 전부 사용한다는 건 그만으로도 (다소 형식적 구도적 풀이기는 하지만) 다종의 점포들을 통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실제 무인양품의 비즈니스라는 건 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터에 그에 종속되는 실로 광범위한 산업 장르의 것들을 포함하게 돼요. 곧 어쩌면 '무인양품' 그 자체로 차 산업이 아닐까 싶어지는 것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 같거든요. 물론 이렇게 말해버리면 생활 잡화를 취급하는 모든 기업들이 전부 6차 산업이냐 할 수도 있지만,

그를 보다 명확하고 앞으로의 비즈니스 방향으로 공고히 하고 있다는 건 분명 생활 기반의 새로운 사업 지층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말이 되어주지는 않을까요. 게다가 이번 '무인양품'의 새 점포를 보면 그 안에 타 기업과의 협력이 곳곳 진행되고 있어요. 앞서 이야기한 '리유스' 섹션에서의 헌 책을 활용하는 코너는 나고다현 우에다시(上田市)의 헌 책방 '밸류 북스'의 센쇼를 통해서이고, 또한 지역 공생형 점포를 지향하는 터에 지역 노포 상점들과의 협업으로 그곳의 특산물이랄지 잡화의 상설 판매가 되고있기도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무지 북스'가 '닛판'과의 협업에 의해 '공창형 점포'의 책방으로 다시 시작, '닛판'이 말하기를 그의 제1호점이라 하거든요. 그러니가 '이온 몰' 내 '무인양품' 점포 안에 '닛판' 주도의 공창형 책방 1호점이 같이 공생하고 있는 '숌 인 숍 인 숍'의 모양새에요. 먼저 공창형 점포라는 건 이전 레터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근래 오프라인 책방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환경 안에서 '닛판'이 그간 책 유통에 치우쳤던 사업 방향을 거리의 책방 부문으로 돌려 가령 입장료를 받는 '분끼츠'를 만들어본달지 최근엔 노동력 절감의 효과를 가져오는 유무인 융합형 서점 '혼타스'를 동네 노포 서점들과 공동해 만들고, 다양한 서점의 방향에 대해 모삭하는 작업을 진행하거든요. 그리고 이번 '무지' 내의 책방은 보다 지역과의 밀착된 생활을 공유하는 그의 또 다른 버전이라 할 수 있어요.

나라현 기념품으로 인기가 좋은 토기가 아무렇지 않게 무인양품 매장을 채워요(左) 그리고 어우러지는 건강 용품들

예를 들어 '무인양품'의 생활 잡화가 판매되는 코너에 그와 관련된 서적들이 진열되고, 동네 오래된 농산물 매대에는 마찬가지로 그를 활용해 조리할 수 있는 레시피에 대한 책들이 함께 놓이는 방식이랄까요. 물론 이미 오래 전 '츠타야' T-SITE가 이미 스타트를 끊은 큐레이션이기는 하지만, '닛판'과 '무인양품'의 이 공창형 서점은 근래 마을에 서점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시작된 시도란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할 수 있어요. 지난 3월 '무인양품'의 개관과 함께 영업을 시작한 책방의 첫 달 매출은 1200만엔을 달성했다고 하는데요. 단지 이를 책방의 숨은 수요를 발견했다고 기뻐할 것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무인양품'의 제품들과 더불어 겸사겸사 혹은 뒤섞여 일궈낸 매출이란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2500평에 달하는 '무지' 점포에 서점 전용 구역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만, 그에 더해서 여타 제품들의 각 판매 코너와 매대에도 약 10만 권의 책들이 랜덤하게 또는 일정의 질서를 갖고 포진되어 있거든요. 위에서 이야기한 야채를 사고 바로 옆 '무지'가 자체 발행한 '맛있는 무인양품'을 구매하는 식의 설계거든요. 곧 책방 서재의 새로운 그림이 등장한 이야기이고, 말하자면 '심리스(seam-less)의 판매이자 곧 구매인 셈인데요. 게다가 마찬가지로 겸설된 '무지'의 카페 코너 Cafe&Meal MUJI에서는 당일 구입한, 또는 구입을 하지 않았더라도 서적의 반입 독서가 가능하다고 하니(공동 레지를 통한 합산 결제는 당연히 가능해요) 이 어쩌면 무인양품에 차려진 구입 이전 나의 일상의 お試し, 맛보기식 일상의 체험일까요.

 🏘️ 책방은 단수형이 아닌 이유, 거리와 마을에 관심의 망(網)을 연출하다 

그런데 구독자님, 이거 모두 어딘가 좀 익숙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소위 '겸사겸사 구매'라는 건 궁지에 몰린 책방이 그를 타계하기 위해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한 판매 전략이었고, 최근엔 책방 뿐 아니라 특히나 체험형 상점들이 다수 등장하며 '겸사의 소비 경험'은 더이상 낯선 장면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이번 '무지'의 함께 판매하다 '병행(併売) 판매'의 전략은 앞으로의 소비 일상을 주름잡을 하나의 축이 될 것 같아요. 책방만 보면 첫 달 1200만 엔 매출 달성이란 건 당초 목표로 했던 1천 만엔을 능가한 기록이었고, 서점 업계에서는 하나의 지표가 되는 10만엔은 훌쩍 넘어 있어요. 고로 '더해서 팔다'라는 게 그 가치를 발휘하는 지점이 분명 어딘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어줄 텐데요. 가령 '닛판'의 지역사업개발 팀 리더 야마모토 유마 씨는 '상품과 책의 관련성을 의식하고 드러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요. 단순히 관련 서적을 생활 용품 옆에 두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일상 안에서의 접점을 포착해내는 일이에요. 수납 잡화 코너를 예를 들면 수납함 판매대에 청소 관련 책들을 배치함으로서 '무인양품'의 상품과 일상이란 프레임 안에 동일성을 지니게 되고, 그로부터 '겸사 구매'가 발생하게 되거든요. '물론 서적만을 구입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무인양품의 상품과 함께 구매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달리 말하면 책과 '무지' 상품간의 거리감을 좁혀가는 작업이라고 할까요.

카시하라 서점이 직접 고른 지역의 '좋은 물건', 무인양품과의 '관련성'은 이렇게도 연출되나요?(左) 그리고 폐지가 될 뻔했던 책들의 서가

또한 야마모토 씨는 '생활에 최대한 가까운 동선 안에 책을 살 수 있는 상태(환경)을 갖추는 게 생활 안에서 서점이 취해야 할 포지션이기도 할 거란 말도 했는데요. 이와 같은 소비자 생활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점포의 판매 방식은 비단 상품과 상품 간의 거리 뿐 아니라 조금 넓은 프레임 안에서 살퍄보면 지역 공생형 점포의 흐름으로 이어지는데요. 먼저 '이온몰' 특성상 그리고 매장의 입지상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아 압도적으로 패밀리 타깃 친화적 매장일 수 밖에 없어요. 그를 고려해 매장 복판에는 나라현산 요시노기를 사용한 목제 놀이 도구와 잔디밭을 조성해 놓았고, 이곳에선 물론 책방에서 구입한 또는 구입 전 책을 열람하며 쉬어갈 수 있고, 아이들이 노는 사이(우리의 키즈 카페가 그런 역할이겠죠) 나머지 쇼핑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런 이유로 그림책과 아동 관련 서적이 일반 다른 서점에 비해 2배 많이 팔려가는 조짐도 있다고 하는데, 아마 이는 외출 시 자녀 있는 가정이라면 응당 갖게될 안심감의 반영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아마 그를 바탕으로 지역의 커뮤니티가 태동하겠죠. 시모다 점장은 매장 내 서점에 대해 '그곳의 역할은 단순히 서적의 판매 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적 기능까지 염두해 진행하고 있다'는 말하거든요. 그래서 매장엔 카시하라 신궁(橿原神宮) 앞 있는 기념품 가게로부터 직접 들여온 토기(埴輪)가 놓여있고, 판매 상품으로서도 지역 주민들에게 친숙한 곳들의 물건들을 적극 고려해요. 바로 나의 일상과의 그리 멀지 않은 생활감의 연장일거에요.

그에 더해 이와 같은 지역 친화적 방식은 복지로도 이어져 장애를 가진 주민이 만든 아트 작품을 설치, 판매한달지 경제적으로 책 구매가 힘든 가정의 아이들에게는 책을 증정하는 '아시나가あしなが(이게 무슨 뜻일까 한참 찾아봤는데요 다리가 길어(足長い) 멀리도 책을 증정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닐까 추론해봐요.) 책방'을 정기적 시시하고, 또한 '이온 몰'에는 주로 시니어 층 고객이 많은 것을 고려해 서점과 인접한 Cafe&Meal MUJI의 개장 시간은 오전 8시부터로 정하기도 했어요.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매장을 만들더니 어딘가 지역과 연계되어 있고 동시에 나의 일상으로부터도 멀리 있지 않은 생활의 창출해가는 매장. 어쩌면 이번 나라현의 '무인양품'에 대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을까요. 6차 산업이라는 건 책방과 결합한 무인양품일 수도, 지역과 연계하는 쇼핑몰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보다 삶 가장 지근거리의 소비를 우리 생활 안에 되돌려주는 움직임은 아닐까요. 더이상 6차 7차 무슨 의미 있을까 싶어지는 시절에, 삶은 곧 그러하거든요.

 🏊🏼‍♂️  여름을 보내는 2 Way 두 번의 밤과 아침  

구독자님, 수영복 메인의 스포츠 브랜드 Speedo가 일본이 아닌, 오스트렐리아 것인 사실 알고 있었나요? 저는 왜인지 하도 많은 경팡을 입은 스피도 차림의 남중고생들을 많이 보아서인지 당연스레 메이드 인 재팬 물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런 오해의 사실도 시간이 흐르면 일부 맞게되 되는 것인지 얼마 전 일본 패션숍 브랜드 BEAMS가 호주発 '스피도'와 합작의 아이템을 선보였거든요. 기껏 수영 물품이거나 티셔츠에 반바지 정도일 것 같지만서도 여름에 특화된 브랜드가 가진 장점을 모두 살려 방수에 탁월한 핸드 타올이랄지 요즘 자외선 너무 강한 날이면 차단제 바르고도 불안해지는 탓에 얼굴을 모두 가린 형태의 마스크랄지 모자가 등장하기도 했잖아요. 하지만 얼굴 전체 덮어버리는 실루엣이 사실 조금 꺼려지는 부분 있었는데요, 그래서 '빔즈'의 스피도는 탈부착이 가능해 햇살이 뜨거울 때와 아닐 때 가려서 사용할 수 있는 캡과 수영할 때의 가방이라면 늘 정해진 대로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PVC 재질의 손가방 일색이었지만, 이번 '빔즈'가 손을 댄 스피도의 가방은 기능적으로는 발수 가공과 방수 테이프 처리도 되어있어 땀이나 물에 젖은 옷들을 간편히 넣어 소지할 수 있는 구색이에요.

더불어 기본 롤 토트백 형태라 2웨이의 사용을 지원하는데요. 여름철 바로 얼마 전까지의 무더위며 그리고 갑작스레 내리기 시작한 폭우가지 비나 땀에 젖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건 건조 후의 보송보송한 다시 일상 아니겠어요. 다소 뜬금없이 수영복 브랜드의 콜라보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도 같은데요, 다만 이번 협업은 패션과 트렌드를 적재적소 하지만 기능과 실용의 요소는 또 빼놓지 않고 챙긴 그야말로 여름철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의 정리정돈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거든요. 구독자님, 올 여름 물놀이 계획하나요? 얼마 전 미용실에 갔더니 머리 잘라주던 아마도 30초 남자 디자이너 분이 푸켓에 다녀왔다 하더라고요. 어쩌면 타인의 여름으로부터도 피서를 느끼는 계절, 같이 있으면 때로 덥지만 필요한 건 또 공유하는 게 여름을 지나는 길목의 지혜는 또 아니겠어요. 다음 레터를 보낼 즈음이면, 비 개이고 조금은 가을 빛 느껴질까요.

📫 다음 '야마테 레터' #173호는 7월 21일 즈음 발송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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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란 건 참 범위가 넓지요?! (23.06.16일부 이글루스 측의 운영 종료로 볼 수 없는 글이 되었어요. 일부 브런치와 겹치기도 하지만, 당시 과감히 안녕해야겠다 생각해 그냥 있었는데 조금 그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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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의 07월, 책을 만들었어요 두 번째 자기출판, 13월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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