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3~4월編 #141

📝  작업하는 노트북을 바꾸어서인지 중간중간 오류로 인해 단락(특히 건담 부분)이 흐트러지는 '사고'가 있었어요.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그에 더해 오타가 좀 많았네요. 부분부분 수정을 진행했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고맙습니다. 🙇🏼

이제는 모두가 봄이라 하지만, TV를 틀면 제법 흐드러지게 핀 꽃들도 보이고... 다만 그럼에도 구독자님 봄을 느끼고 있나요. 사실 대부분의 경우 계절이라 하면 옷을 갈아입을 때 혹은 새벽녘 추운 기운에 이불을 바꿀 때 또는 이제 곧 다가올 여름과 같이 노출의 범위가 넓어지는 때를 대비해 바짝 몸의 채비를 하거나 할 때와 같이 나름의 특별한 계기를 동반하기 마련이에요.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간혹 봄이 봄인줄도 모르고 또 겨울이 언제 끝났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다만 세월을 살아가고 있다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이와 같은 소위 계절감이란 사실은 각양각색, 아오이 유우가 좋아한다는 '안제루므(ANGERME)' 노래 제목을 가져오면 十人十色 서로 다른 일상을 사는 만큼 조금씩 다른 것에 반응하고 있는 건 또아닐까요. 저의 경우 때에 따라 잡지의 커버를 보며 '때'를 느끼곤 하지만, 매번 그렇다고 하면 또 아니기도 하고, 그래서 구독자님의 계절을 느끼게 하는 건 무엇이 있을까요. 자주 찾는 반찬 가게에서는 며칠 전 수박 공구 매일이 도착하기도 했는데 어쩌면 여름이 벌써 시작하고 있나요. 

다만 중요한 건 그 어떤 계절이라도 무언가 시작하고 있다는, 전과 다른 오늘이 곧 시작이라는 두근거림은 아닐까 싶어져요. 전 그제 이 뉴스를 보고 새삼 그런 기분을 느꼈거드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의류 브랜드 'N.HOOLYWOOD'가 브랜드 처음으로 이너웨어 라인을 출시했어요. '엔.할리우드'는 얼마 전까지 '무인양품'의 MUJI LABO 옷들을 디자인한 오오바나 다이스케 씨가 2001년 런칭한 브랜드이고, 곧 20년이 넘죠. 그리고 이번 이너웨어는 가장 정통의 스웻셔츠를 만들기로 알려진 LOOPWHEELER와의 협업(이 브랜드의 오리지널 20/2 스티치 기지를 썼어요) 이고, 단 일반 의류를 만드는 브랜드가 돌연 속옷을 만든다고 할 때 필요한 건 그를 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조건, 이유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필요 최소한의 아우터로서 입을 수 있는 언더웨어'를 콘셉트로 했어요. 곧 안에 입지만 때에 따라서는 밖에서도 입는다..가 될까요. 공식 명칭은 N.HOOLYWOOD UNDER SUMMIT WEAR가 되었는데 어떤 연유로 summit 들어갔을지 재패니즈-잉글리쉬 다시 한 번 수상하다 느끼면서도, 새 봄 맞아 속옷 마련만큼 시작을 시작이게 하는 게 또 있을까요.

긴 티셔츠와 짧은 티셔츠, 로고 또한 왼쪽에는 루프 윌러와 목에는 기존 상품과 마찬가지로 엔.할리우드. 이 대목에서 안과 밖, 하나씩의 나눠입기가 그려졌는데요, 무엇보다 이 브랜드 모든 제품을 구입 시, 티셔츠 단 한장이라도 전용 박스에 넣어주거든요. 그래서 이번 봄은 박스 안에 담겨 올까요. 정말로 어쩌면 방 어딘가 서랍 안에 이미 도착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 어찌되었든 봄이 시작하고, 비록 그제 새벽에는 별안간 눈이 내리는 일도 있었지만요 아무튼 봄을 맞은 4월에 그래서 생각해보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말하자면 늘 언제나 아무렇지 않게 있었고 또 있을 거라 기다리게 했던 것들의 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의 몰랐던 소중함이고, 덩달아 그럼에도 여지없이 오는 계절 오고 가는 세월 간다는 사실일 텐데요. 그런 와중 지난 4월 13일, 일본에서는 오사카의 두 번째 엑스포 '2025 일본 국제 박람회'가 막을 올렸어요. 다만 이번 박람회 시작 전부터 잡음이 많았잖아요. 해외관 파빌리온들의 준공 상태가 지지부진하다거나 2억원짜리 화장실이 이야기하듯 비용의 과다 지출 등 문제가 지적되어 왔거든요. 그에 더해 라면 한 그릇에 3천엔에 예매율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막을 연 뒤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는데요. 그런데  있잖아요.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 혹은 놓치지 말아야 할 마음 가짐이나 가치와 같은 것 말이에요. 비록 그제는 4월에 눈이 내리며 비바람과 함께 돌연 겨울로 돌아간 것 같아도 세상은 분명 봄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는 것을요. 아울러 반드시 일어날 일들은 꼭 일어나게 한다는 것일 텐데요. 물론 여기엔 변해가는 상황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분히 준비하는 일상의 수고로움이 더해져있겠죠. 그러니까 이번 봄 구독자님 어떤 생각을 하나요.

무엇보다 5년(3년이라 오기를 했는데요, 원칙은 최소 5년 이상의 텀을 둔다고 하지만, 근래의 코로나를 비롯 국제 정세 등 환경 변화가 이유로 다소 랜덤하게 진행중인 게 근래 사정이기도 해요) 주기로 찾아오는 국제 박람회, 올림픽보다 흥미로운 건 주된 취지가 미래에 대한 가장 지근거리로부터의 상상이란 걸텐데요. 올해는 모두 158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각국의 파빌리온이 속속 공개가 되었어요. 기한에 맞추지 못한다는 우려...기우였던 걸까요. 아무튼 각 나라들이 제각각 완성한 파빌리온은 건축적 조형미를 탐하는 것 뿐 아니라, 그를 통해 제시하는 주제들을 둘러보는 재미를 줘요. 그 만으로도 유독 쉽지 않았던 이번 봄의 의미를 뒤늦게나마 곱씹어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거든요. 먼저 파빌리온 전체의 테마는 '미래의 도시', 말하자면 우리의 내일은 어떤 새로움과 함께 찾아올까요인데, 바로 지금 우리가 가장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민간과 몇몇 아티스트가 참여, 그에 더하기 총 158개의 파빌리온은 각각 각각 동쪽과 서쪽의 게티트존, 박람회 큰 키워드이기도 한 삶을 토대로 Saving Lives, Empowring Lives, Connecting Lives, 그리고 시그니쳐 존과 유일하게 문장 형태로 '고요한 숲의 존'과 마지막으로 퓨쳐 라이프 존으로 구획이 되었어요. 그리고 각 파빌리온은 해당 에리어에 맞는 주제를 제시하게 돼요. 일단 우리 나라를 말하면 박람회의 메인 회장이자 심볼이기도 한 거대한 링의 지붕 안쪽 '고요한 숲속의 존' 바로 옆의 '커넥팅 존'에 위치하는데요. 겉모습으로만 보면 사실 전 좀 지루하게 느꼈어요. 일부 보도되기를 미디어 아트와 K 컬쳐를 통한 미래의 구상이란 얼마나 허위무실한가요. 다만, '커넥팅'이란 말에서 유추해보면 프랑스의 경우 샤넬과 루이비통 등으로 거의 도배를 한 수준이고(나쁘다는 말은 아니에요), 문화와 아직은 현실 너머 자리하는 미래 기술을 통한 가시적 미래의 실험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첫 인상으로는 아시아 국가들의 파빌리온이 눈길을 끄는데요, 흡사 안도 타다오의 마을로서의 화장실을 연상케하듯 열대 우림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말레이시아랄지 포루투칼(은 유럽이지만요. 쿠마 켄고 씨가 디자인을 했다고 해요)또한 아름답고, 태양을 삼켜버린 듯한 빨간 구로 완성되는 싱가폴(지구라는 구체를 모티브로 제목이 '꿈의 동그라미(夢の球)'에요)과 근래 국내에서도 공사가 예고되어 있는 헤더윅 건축과 유사한 세르비아의 건물 사이에 수풀 또한 인상적이에요. 어찌보면 내일을 여는 엔트런스, 시작일텐데 그런 점에서 한국 좀 더 뭐 없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타임아웃' 도쿄판은 주목할 만한 파빌리온을 다섯 곳 꼽기도 했는데요, 캐나다와 아랍에미리트공화국, 필리핀과 페루, 그리고 네덜란드이고 한국은 포함이 되지 않았어요. 다만, 여기서의 미래란 아마 너와 나가 아닌 우리의 것이라는 복수 일반형이겠죠. 어쩌다 세계 전체의 봄날이 어수선해져버린 가운데, 그렇다고  어느 때보다도 간절해진 내일을 위한 희망까지 포기할 순 없잖아요. 그리고 이 엑스포 184일, 무려 여섯 달 동안 진행된다는 것, 어딘가 잃어버리고 어쩌면 잊어버린 또 한 번의 계절인가요. 그리고 혹시 그건 미래가 아닐까요.

🐙 4-5년 주기로 찾아오는 박람회가 전세계가 입을 모아 꿈궈보는 상상의 내일이라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떠나는 여행이란 가장 현실 가까이의 내일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호텔은 가장 새롭고 낯선 것들을 먼저 마주하는 장소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3월 21일 이제 막 엑스포로 사람 맞이에 바빠질 오사카의 중심지 JR 오사카역 인근 '힐튼'의 새로운 체인 호텔 '캐노피 by 힐튼 오사카'가 문을 열었어요. 힐튼은 가장 대표적으로 힐튼 호텔이 있지만, 실은 그 외에도 콘래드 역시 힐튼 계열에 리조트 라인 또한 가지고 있고 조금 저렴한 가격대의 '가든 인'은 물론 영국에서 별도 탄생한 햄튼 시리즈의 호텔 또한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 오사카에 문을 연 것 역시 영국에서 시작된 고급의 디자이너스 호텔, 캐노피 by 힐튼인데요. 다만 점점 더 로컬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는 요즘 '캐노피 by 힐튼 오사카 우메다'는 최근 하나둘 완공되어 가는 옛 우메다화물역(梅田貨物駅) 부지 우메키타(うめきた, 우메다의 북쪽이란 뜻이에요) 지역의 세계 최대 공원이라 이야기되는 '그랜드 그린(grand green) 오사카' 곁에 입점하거든요. 그런 만큼 도시와 자연의 융합을 큰 키워드로 가져요.

JR 우메다 역에서 내려 도보로 7분쯤 끝이 없을 만큼 드넓은 잔디를 바라보며 걸어간다고 하는데, 얼마 전 '호시노 리조트'의 호시노 요시하루 씨가 'OMO7'지점을 시작하며 이야기했던 '우메키타 지역의 자연과의 공존을 보여주는 그림' 아마 그것일 것 같아요. 더불어 자연과의 공생을 말하는 만큼 그 안에서 살아온 인류의 자산 또한 해치지 않는 식으로 개발이 되었고, 그래서 호텔의 1층 입구에는 타코야키 굽는 기계를 일러스트화한 작품이 처음부터 눈에 띄어요. 그에 더해 11층 로비에는 본래 화물 거점이었던 역사를 반영하듯 선로의 마쿠라기(枕木, 선로와 선로 사이에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고정하는 나무 토막 railway sleeper라고도 해요) 등을 모티브로 웬걸? 시소가 만들어져 있어요. 보통은 지역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한 사진 몇 장이 더해진 팬널이 대부분일텐데, 호텔은 이를 놀이를 통해 전화는 '플레이-커뮤니케이션'이라 설명하기도 해요. 그에 더해 객실로 이어지는 복도 또한 오사카가 운하로 형성된 도시라는 점에 착안 강물의 흐름을 표현하듯 방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다리 모양의 그림이 새겨지고, 방에 들어서도 도시의 역사는 곳곳에 표현되어 1600년 경의 고지도가 벽면 한쪽을 장식하고 있어요.

힐튼의 대표 호텔도 아닌 일본에서는 처음 도입하는 브랜드라면 어떻게든 자사 어필에 무게를 두기 쉬운 게 사실인데, 더이상 그와 같은 일방향의 개발과 같은 건 유효하지 않다는 걸 아마 우린 이제 알게된 걸까요. 무엇보다 대부분의 객실에서 오사카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뷰'를 가지고 있고, 미식의 도시 오사카답게 에도 시대부터의 식문화를 현대식과 결합한 메뉴들을 맛볼 수도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가장 '나다움'이 언젠가 반드시 승리할 거에요.

🎨 그런데 어쩌면 역사라는 것, 나와 우리의 것이 아닌 다른 국가와 그들의 역사라는 것도 포함 일종의 안전망 아닌가요. 오래된 것인만큼 살아온 세월이 바탕이 되어 혹시 모를 위험으로부터 대비하게 해주는 알고보면 공교히 짜여진 마케팅의 수는 아닐까 싶어져요. 물론 근래에는 특히나 코로나 이후 소위 레거시라는 건 새로움 위에 발휘되는 가치라는 점에서 당연히 지향해야 하는 방향이라 생각하지만, 어쩐지 내일을 위해 어제를 찾고 또 기대어가는 오늘이란 건 여러모로 아이러니해 재밌다고도 느끼는데요. 지난 4월 18일 오사카에서는 또 하나의 역사를 품은 시설이 들어섰어요. 바로 1900년 창업해 오사카 츄오쿠(中央区)에 본사를 두고있는 화도구 메이커 '호르베인'의 갤러리에요. 이곳은 말그대로 화구와 붓, 팔렛트 등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를 종합적으로 갖춘, 그리고 판매만 하던 곳인데, 이번에 문을 여는 건 지금까지의 숍에 더해 렌털 갤러리, 그리고 초보자도 무리없이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 기능을 갖춘 시설이에요.

화도구의 경우 모든 제품에 대해 시용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거 100년 화도구 숍의 초심을 바라보는 시도는 아닐까요. 오픈 첫날부터 20일까지는 이벤트를 거쳐 30일에는 '오지짱 센세'란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유명한 작가 시바사키 하루미치 씨를 초청, 그의 개인전이 열려요. 왜인지 '유튜브'의 워크숍이 될 것 같아요. 그나저나 시바사키 씨는 수채화를 매우 쉽게 그릴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데, 얼핏 밥 로스 떠올린 거 저 혼자인가요. 

👨🏼‍🚀  158개국의 파빌리온 그리고 이게 전부가 아닌데요. 이번 엑스포에는 파나소닉이나 NTT 그리고 내일의 주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스미토모(住友)' 등 다수의 일본 국내외 기업들도 참가해 민간 파빌리온도 다수 공개되요. 그 중 '건담' 안 보고 갈 수 없을 것 같은데요, 'Bandai Namco 홀딩스'는 이번 엑스포를 위해 'GUNDAM NEXT FUTURE PAVILION'이란 시설을 제작 공개해요. 로봇을 비롯 특촬물은 일본의 뿌리깊은 쟝르인 만큼 '건담' 시리즈에서 표현해왔던, 그러니까 만화라서 아니메라 가능했던 당시엔 뻥에 불과한 것들을 실현해보는 시도라 할 수 있어요. 가령 '우주에서 살아가다', '아직은 실현되지 않은 과학 기술'을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전제로 연출해요.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요즘 유행하는 일종의 몰입형 체험 기술이 도입되었고, 전시이자 개개인의 체험 말하자면 각자의 미래를 경험해볼 수 있는 건담인 셈이에요.

입구에 우렁차게 한쪽 팔을 힘세게 내뻗고 있는 건담, 일단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높이가 약 71m나 되는 이 우람한 로봇을 통해 '기동전사 건담'의 총감독 토미노 요시유키 씨는 '이건 모두 우리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걸 널리널리 공유하고픈 마음에서의 결과'라 말했어요. 알아요. 이건 모두 어디까지나 상상의 이야기라는 것. 하지만 때론 현실보다 중요한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일, 그리고 우리 살아가는 세상이 아닐까요.

 🚶🏼 이제와 뒤 돌아본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그냥 한 번 해보는 것' 

'온통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건,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이기 때문에 희망적입니다. 토미노 씨의 이 이야기 어쩌면 이번 박람회가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일까요. 어느 때보다 유독 좋지 않은 이야기가 많았던 엑스포가 어찌됐든 시작하고, 예상했던 문제는 현실이 되어 불만과 비판의 이야기도 많은 편인데요. 하지만 186일의 시간. 이는 한 켠 그를 극복하기 위한 세월이 되어줄까요. 개막을 하고 2틀째 X에는 '박람회 야바이(#万博ヤバい, 야바이란 단어 참으로 다양하게 번역되지만 여기서야말로 그야말로 다양하게 읽힐 것 같아요. 제가 느낀 건 '박람회 장난아냐' 정도랄까요.)'란 키워드가 트렌드에 진입하고, 먹는 것도 화장실도 심지어 편의점까지도 줄서다 나왔다는 말들이 터져 나오고, 또한 이번 화장실은 배리어 프리로 설계된 탓에 이용에 불편함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거든요. 하지만 반면, 반년이나 넘게 진행되는 행사라는 건 분명 우리 삶에, 나아가 살아감에 대해 무언가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을 거라 느껴요. 2018년 당시 이번 엑스포의 개최지를 결정할 때 일본은 아제르바이젠과 러시아과 힘겹게 경쟁한 뒤 낙점이 되었고, 그만큼 의욕만큼은 여느 대회 못지않게 충분했을 테니까요.

다만 현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가 아마도 중요한 거겠죠. 행사장 설립 비용부터 문제가 있었는데요. 초기 1250억 엔으로 책정했던 금액은 이후 더위 대책과 각종 재료의 원가 상승 등으로 2020년 12월과 23년 11월 두 차례 상향 조정되며 결국은 1.9배에 달하는 2350억엔이 쓰이고 말았고, 가장 민감한 게 숫자 문제이곤 하지만 일정 정도 어찌할 수 없는 조정이었을 것도 같아요. 2018년의 여름과 지금, 너무나도 달라진 일상일 테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이로부터의 문제가 지금의 박람회를 얼룩지게 한 가장 큰 이유일 듯도 싶어요. 물가 상승과 기후 이변은 어느 누구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박람회의 꽃'이라 불리는 각국의 파빌리온 건설이 지체되었고, 결국은 애초 예정된 수에서 약 20%가 줄어든 47개국 만이 독자적 파빌리온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보면 북구관(北欧館)과 같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스란드와 노르웨이 그리고 스웨덴은 공동 파빌리온으로 참가했고, 알제리와 캄보디아 튀니지와 치리 또한 하나의 건물을, 방글라데쉬와 세네갈 그리고 이집트도 합쳐서 동일한 파빌리온을 구성했거든요. 그런 이유로 본의 아니게 생겨버린 빈터를 운영측은 휴계소나 잔디 광장을 급 마련해야 했다고도 하는데 일견 봄을 잃고 겨울을 대비하던 때가 생각이 나는 것도 같아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예상은 엇나가기 쉽상이거든요.

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위와 같은 문제들과 달리 어찌할 수 있는 문제들에 관해서는 먼저 입장객에게 가장 중요할 가이드북에 미완성의 일러스트가 사용되는 일이 있었어요. 이번 공식 가이드북은 여행 대행사 JTB가 퍼블리싱이 기획 제작 출판하고 판매까지 맡았는데요, 그 중 아오야마 쿠니히코 씨가 그린 일러스트가 제작 도중에 인쇄돼 3월 21일 판매되고 말았어요. 일러스트는 '우리들의 미래 사회는 어떤 세계'란 제목으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활약하는 미래 도시를 담았다고 하지만, 완성 도중의 것이라 하늘 위 자동차만 덜렁 있을 뿐 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태양광 패널이 반짝이는 하늘의 풍경은 생략되고 만 거에요. 그림을 그린 당사자 아오야마 씨는 '돌연 대충 그린 그림을 넘기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인상을 갖게됐다'며 불편한 맘을 토로했는데, 더 문제인 건 가이드북이 판매되고도 일주일째 아무도 몰랐다는 것. 이를 인지하고 박람회 측이 사과문을 올린 건 3월 27일이거든요. 편집과 출판 가까이 살아본 사람으로서 남의 이야기같지는 않은데요,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가나요?

게다가 심지어 첫날부터 탄산가스가 폭발하는 사고마저 나고... 일찌감치 액땜했다 생각하면 미련 없을까요. 그래도 다행인 건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고, 정보나 사실 관계가 오보되지는 않았다는 위안이에요. 다만 미완의 그림이 이렇게나 공개되어 버리는 모습이 지금의 박람회 그대로구나 싶으면서, 그래서 인생이다 느껴지는 건 또 뭘까요. 박람회 담당상 이토 요시타카 씨는 '이제와 비관해서는 별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하자'라 말했어요.

👨🏼‍🍼 사전 예매율이 저조하다고는 해도 세계 곳곳에서 몰려오는 관광객 포함 180여일 간의 축 피해갈 수 없는 건 '사람에 치이다', 인파로 인해 불거지는 불편함 아닐까요. 아마도 그래서일까요. 일본의 편의점 체인 '패밀리 마트'가 개막을 3일 앞둔 4월 13일 급 트레일러 타입의 편의점 매장을 공개, 운영하기 시작해요. 일단은 이름도 붙어 '마이시마 /N점'인데요. 컨테이너 크기인만큼 컴팩트한 소형의 점포이지만, 회장에서 필요할 대부분의 것들, 간단한 음료나 오니기리, 그리고 타올과 장갑 등 280개 품목이 무인 영업 셀프 레지 방식으로 장사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는 필요와 경우에 따라 이동이 가능한 다방면의 판매소라는 점. 요일별 이벤트와 행사의 사정 따라 사람의 밀집도가 달라지는 만큼, 또한 필요의 용처 또한 변화할 것을 예상한 구상이겠죠. 더불어 '파미마'는 이번 엑스포와 관련 신규 점포에 대해 약 7m 길이의 대형 미디어 디바이스 패널을 카운터 상부에 장착, SDGs 달성을 위한 자사의 사업 내용등을 홍보하고, 아무래도 다국적 다국 언어의 손님 맞이를 준비하며 대일본인쇄(大日本印刷)와의 협력으로 리얼 타임 음성 변환 서비스의 디스플레이가 외국어와의 소통을 도와요.

왜 때로는 문제가 너무 거대해 사소한 것들을 놓치기 마련이고, 나아가 의외로 작은 것으로 전체가 해결되기도 하잖아요. 더불어 아이스 커피와 라떼가 대량으로 배치되어 있다고도 하는데, 보통의 콘비니에서라면 볼 수 없는 일. 내일에의 실천이란 아마도 가장 작음에서 피어나는 실질적 도움의 배려가 아닐까요. 그러니까 작은 실천이 아마도 커다란 내일을 만들어요. 

 😷 다시 만나자던 그 약속, 믿음이 지붕을 만들었어요 

저희 레터에서 아마 몇 차례 이야기는 했었던 것 같은데요, 근래와 새로이 시작되는 것들은 다소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이기도 할까요. 얼마 전에는 쿠마 씨 설계한 토미오카(富岡) 시청사의 목조 건물이 뒤틀림이 발생하고 부식이 진행중인 곳도 발견돼 뉴스가 되었는데, 물론 나무의 건축이 근대 100년을 지탱해온 콘크리트-철의 건축만큼 탄탄하지 못할 수 있어도, 목조의 건축이란 아마 사람과 함께 사람이 개입하며 어울려 살아가는, 그런 진행형의 건축이었음을 떠올려봐요. 만들어놓고 끝.이 아니라, 생활과 함께 수리도 하고 때로는 보수나 되고침도 하면서 말이에요. 무엇보다 지금에 와서 다시 시작하는 목조 건축인만큼, 다시 시작하는 건축(생)이란 점에서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내일의 필요한 가치를 갖고있기도 하고요. 다만, 이번 엑스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보이거든요. 박람회를 상징하는 메인 시설물 '큰 지붕의 링(大屋根リング)'을 두고 '과도한 상상이 초래한 현실의 실패'라거나, 대회 이후 곧 없어질 것을 생각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는 돈의 지출이었다는 식의 비판이 적지 않아요. 이건 저희 레터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던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 씨의 설계인데요,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이 큰 지붕의 링은 높이 20미터에 직경 600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원형 구조물에, 지붕임에도 2층 구조로 너머로는 세토우치(瀬戸内) 해안이 내려다 보이고, 그 곳에는 잔디를 깔아 사람들의 보행은 물론 잠시의 휴식을 위한 설계도 궁리되었어요. 작은 목조 주택조차 막상 지으려고 하면 지금의 건축법에 걸리는 지점이 많아 곤란해지기 마련인데, 그야말로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이라 하면 얼마나 위험 요소가 많았겠어요. 하지만 이럴 때가 아니면, 곧 '미래의 도시와 우리의 삶'을 상상해보는 자리가 아니라면 아마도 하지 못했을 실천이고, 분명 실천하지 못했을 상상이에요. 그래서 때론 내일에 대한 유연함이 필요해지는 건 아닐까 싶거든요. 오래 전 오사카에서의 첫 번째 박람회, 1970년 때에는 오카모토 타로 씨의 '태양의 탑'이 당시 경제가 막 일어나던 일본의 번창할 미래를 희망케 했다면, 이번 후지모토 씨의 '큰 지붕의 링'은 코로나 이후 다시 만남과 모임을 통한 화합과 다양성의 가치를 연결함의 의미를 가져요. 다시 말해 단순한 건축 이상의 희망, 다짐, 그리고 다시 한 번의 긍정하는 우리에 대한 믿음이 쓰여져요.

후지모토 씨는 이 링에 대해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연결하는 장소'라 칭하면서, '링 안에 세계의 사람과 나라들이 모이고, 미래를 함께 생각하고고민한다는 사실 자체가 커다란 가치가 되어 자리한다'고 설명해요. 이를테면 건축을 통한 '연결하는 힘'을 이번 엑스포를 통해 시험해본달까요.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파빌리온이 들어선 '죤'의 하나, '고요한 숲의 죤'이 위치한 건 바로 이 링의 중앙 부분. 후지모토 씨는 '중앙에 고요한 숲이라 불리는 리얼한 숲을 설계하면서, 자연과 공생하는 미래의 사회상을 실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는데요, 어찌보면 인간이 살아가는 링의 현실 사회와 그 가운데 숲이라는 대자연의 상징, 그리고 현실의 세계는 링이 되어 순환하고 자연을 아울러 함께 흘러가는 시간이 그곳에 머물러요. 그리고 아마도, 그래서 미래에 대한 박람회가 실현되는 것이겠죠. '빗물이 샌다', '일부가 뒤틀려있다' 며칠 전에는 지붕에 대해 이런 이야기도 흘러나와 돌연 불안하게 하기도 했지만, 사실 이곳 박람회장이 만들어진 유메시마(夢洲)는 매립지거든요. 그래서 박람회 측 설명에 의하면 건축 당시 침하되지 않도록 일부의 기둥에 한해 지반에 비해 다소 높은 위치에 고정했고, 그로 인해 지붕이 다소 경사질 수 있도록 부러 설계를 했다고 해요. 말하자면 의도된 뒤틀림이에요. 빗물은 개막 당일 행사의 연기를 검토할 정도로 거센  비바람이 불었으니 다소 양해가 가능한 게 아닐까 싶어지기도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큰 지붕의 링'의 준공이 시작된 건 코로나 시작 단계, 2019년 무렵이거든요. '리얼하게 다시 모인다'는 것을 오늘의 역사로서 증명하고 있는 장면처럼도 보여요. 그런 의미에서 후지모토 씨는 '2025년을 상징하는 건축으로 후세에도 전해줄 가치가 있다'면서 본 링의 존속을 희망했어요. 그로부터 약 5년, 우린 다시 만나고 있잖아요.👬

 🩳 가끔은 '바지만 존재하는' 세상의 내일을 생각해봐요 

사람이 보여주는 어떤 불확실하지 않음의 불확실성. 구독자님, 어느덧 여름이 시작하려 하는 걸까요. 세상 계절 중 여름이란 유난히도 아찔하게만 느껴지는데요 어느덧 시작해 어쩐지 끝이 나있는 듯한 뙤약볕 기억은 매번 지난 후에 돌아보게 하거든요. 전 어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외출을 한 기념으로 괜히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보곤 했는데요, 세상 참 재밌는 건 길 건너 빨갛게 봉우리를 티운 꽃들이 다른 길가에선 아직 그늘 아래 가리어져 있고, 올해는 목련과 벚곷이 함께 하늘을 물들이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펼쳐져요. 때로 시간은 만나고 교차하고 그리고 헤어지고 어긋나기도 할까요. 와중에 전 요즘 이정후 야구 선수의 남의 나라에서도 잘만 하는, 적응할 시간도 없이 처음부터 잘하는 모습이 그저 '대단하다'고 지켜 보고 있을 뿐이지만요, 사실 더 신비롭게 대단한 건 부전자전, 어떤 의심도 없이 증명이 되고마는 유전자와 같은 게 또 아닐까요. 물론 그에는 그만한 환경과 적절한 성장의 과정이 밑밭침이 되어 주었겠지만,

탁구를 하는 오준성 선수는, 지난 해 아시아 선수권에서 무려 세계 랭킹 1위 중국 선수를 이겼다고 하는 그 기적같은 선수 오준성 씨는 다름 아닌 부산 아시안 게임 메달 리스트 오상은 선수의 아들이라 하거든요. 그러니까 세상엔 분명 보다 확실함을 담당하는 무언가가 아마 존재하는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 런칭한 패션 브랜드 'UTGY'는, 알고보니 아방한 디자인으로 마니악한 인기를 갖는 '메시부쿠(mercibeaucoup)', 그리고 '후라보아(FRABOIS'의 디자이너 우츠키 에리 씨의 아들, 유타 씨가 만든 옷이었어요. '문화복장학원'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유학 재학 중에는 패션지 '소엔(装苑)'이 주최하는 디자이너 콤페에서 수상하는 등 다시 한 번 보다 확실성의 DNA를 실감해요. 전 기형학적 바지 실루엣이 얼핏 보기에 '꼼데' 출신 아닐까 싶었는데, 유타 씨는 그를 '사르에르 팬츠'라 칭하며, 동시에 '지금은 촌스러운 이미지가 붙어버렸지만, 엄마의 대표작이고 저 또한 즐겨서 입는 옷, 저의 아이덴티티이기를 더해 나만의 사르에르 팬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그러고보면 나의 엄마 아빠라는 건, 실은 가장 확실함의 내일에 대한 가능성 그 하나가 아닐까요.

그리고 하나 더 재밌는 건, 올 FW 쇼를 준비하며 막상 전체 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유타 씨는 보톰스만, 바지만의 콜렉션을 완성했어요. 비록 시일을 맞추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적 미완결의 완성이지만, 이번 오사카 박람회가 첫날부터 강우에 이런저런 비관으로 얼룩져 막을 열었지만, 세상은 어쩌면 그런 게 보다 더 '진짜' 아닐까요. 유튜브 통해 중계되는 푸른 하늘 아래 모인 1만명의 '합창'을 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어쩌면 부족하니까, 모자라고 또는 완결되지 않아 완벽함이란 게 존재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사막에 차가 갇혔을 땐 타이어의 공기를 빼요. 우주에서 작은 다툼이 생기면 그들은 부러 작은 고장을 낸다고도 해요. 곧 전력보다는 최대한의 최선이 보다 유효하고, 생각보다 산다는 건 강력한 펀치보다 지속 꾸준한 '잽'의 순발력 이기도 한 세상 살아간다는 것. 구독자님, 주말에는 비가 온다고 하던가요. 그게 지나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요. 그리고 봄은...훌쩍 그곳에 있을까요.🐶

🍏 아래는 오늘 레터와 함께 보면 '도움이 될지 몰라' 3편 가져다 놓았어요. 오사카, 그리고 엑스포, 그에 더해 안도 타다오를 키워드로 한답니다

📫 그리고 다음의 '야마테 레터' #163호는 4월 26일 즈음 발행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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