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ん'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제는 알고도 산다는 게 '소비의 뉴-모델'인가요?

 📩 말미에 주효한 공지가 있어요. 고로, 주말간 '전체 오픈'해 놓겠습니다. 많이많이 관심 부탁드러요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게 여름이야? 봄이야? 벌써 에어콘 틀어야돼? 이미 틀었어?라 이야기하던 게 사실인데, 최근 며칠의 날씨 괜찮은 걸까요? 이례없이 뜨거운 6월이 어쩌다 찾아왔고, 허겁지겁 여름 옷들을 꺼내고 에어콘 청소며 써큘레이터 틈틈히 낀 먼지들을 닦아내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가운데(이거 냉방기 청소 중 난위도 최상같아요), 돌연 하루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우리 일상의 점점 더 취약한 현실을 마주하게 돼요. 개인적으로는 날씨에 매우 민감한 편이거든요. 비가 올 때면 외출하고 싶다가도 말아버리고, 날씨에 따라 입던 옷도 다시 갈아입는 사람인지라, 돌연 무언가 크게 달라진 날씨 기반의 생활에 조금은 방황하고 있기도 해요. 단, 어쩌면 이제부터는 정말 오늘 하루, 지금 당장을 단위로 살아가야 하는 건 아닐까요.

얼마 전 '구글'이 단 하루의 날씨 예보에 최적화된, 또는 집중한 새로운 기상 예측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거든요. 그들이 오랜 기간 개발한 새로운 관측 모델 MetNet-3을 활용, 최장 12시간까지 5분 단위로 강수량이나 강우량, 그에 더해 전반의 날씨를 서비스한다는 이야기였는데요. 기존 슈퍼 컴퓨터를 통한 시뮬레이션을 거치지 않는 덕에 비용도 절감되고, 반면 서비스의 정확도랄지 신속함을 향상되지만, 단 하나, 하루 단위의 예보, 즉 일주일 날씨랄지 다소 먼 내일을 준비하기 위한 비교적 롱텀의 날씨는 제공하지 않는데요. 이건 곧 오늘 하루만도 준비하기에 역부족이다? 혹은 그 이상의 내일을 예측한다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의 반증일까요. 올해는 장마가 거의 국지성 폭우의 연쇄 반복처럼 찾아올 거라는 이야기도 들리는 가운데, 기상 이변이 일상화되어가는 시절에 단 하루의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 그 의미를 되짚어봐요. 그리고 아나요? 테무, 알리에 이어 EC 패션의 끝판왕 '쉬인'이 곧 한국 시장 내 활동을 본격화 할 '예보'에요.

 🤐 일본에서 SHEIN이 대박 난 이유? '쉬~ん' 비밀이에요 

아는 사람 아는 줄임말. 구독자님 '버쩡'이 뭔지 알까요?(혹 저만 몰랐나요?🥲) 소위 줄임말, 얼마 전부터 MZ 세대를 중심으로 대화의 약어 사용이 유독 자유롭게 애용되는 분위기인데요, 여전히 잘 따라가지 못하고 한껏 줄어든 말뜻을 유추하느라 한참을 고민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대체 뭐에 이로운 줄임의 대화법일까 생각할 때도 있(었)어요. 다만, 이제는 조금씩 그 재미를 나름대로 경험하기도 하고, 어딘가 그들만의 소통이란 점에서 보다 친밀한 말의 어감도 갖게 된 것 같다는 착각?도 드는데요. 심각하게 정론을 들이밀며 이야기하면, 우리말 지키기에 반하는 일에 다름 아니겠지만, 시대가 변화한다는 건 다소의 불완전함, 정제되지 않은 것들의 어떤 결정들을 지나요. 그리고 다소 철지난 약어이지만 JC・JK・JD 이건 무슨 뜻일까요. 아마 일본 드라마나 문화에 친근한 사람이라면 가운데 JK는 어렵지 않게 유추가 가능할 것도 같은데요, 실은 모두 다 같은 패턴의 일본식 영어의 줄임말. '여자 중학생과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을 가리켜요. 일본어로 써보면 죠시 츄가쿠세이(中学生), 코우코세이(高校生), 다이가쿠세(大学生)가 즉 J와 C, K 그리고 D로 정리가 되거든요.

하지만 사실 이거 코로나 한참 전, 스다 마사키가 결혼하기 이전, 심야의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던 때 전 처음 알았거든요. 그러니가 이제와 돌연 JC・JK・JD같은 거 사용했다가는 구세대 취급 받기 십상이에요. 다만, 얼마 전 중국의 초염가 패스트패션 브랜드 SHEIN이 일본에서 진행한 행사를 보도하며 일본 미디어 대상 각종 뉴스를 송신하는 'prtimes'가 바로 이 철지난 유행어를 사용했어요. 그러니까 공식 미디어발 뉴스에도 사용될 정도로 보편화된 표현이고, 어쩌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일종의 미디어 신뢰감을 갖고 생각하게도 되는데요. 일단 행사는 지난 6월 9일 일본의 5대 돔으로 꼽히는 '사이타마 슈퍼 아리나'에서 개막한 '쉬인'의 일본 최대 규모급 JC・JK・JD 문화제, 이름을 '신데렐라 페스'라 지었어요. 쉬인'이 일본에서 웬일인가 싶은 물음과, 문화제라는 건 일본 중·고등학교에서의 축제를 말하는 '분카사이(文化祭)'잖아요. 그리고 JC와 JK, 그리고 JD.까지 다분히 일본 시장의 현지화를 노리고 있나요.

국내에선 테무와 알리가 상품의 유해물질 검출로 연일 소비자의 뭇매를 맞는 가운데, 이상하게도 '쉬인' 이야기 들어본 적 있나요. 물론 온라인 종합 마켓과 패션 전문 브랜드라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고보면 '쉬인' 한국에선 실패한 걸까요? 어플의 다운로드는 2022년부터 가능했고, 지난 8월부터는 공식 국내 홍보사가 정해지기는 했어요. 다만, 요즘 일본에선 예상치 못한 선전을 하고 있고, 심지어 유니클로 버금가는 어패럴 강자라 이야기되고 있거든요. 사실 '쉬인'이라 하면 각종 브랜드 카피 소송에 휘말리고, 일본 내에서도 유니클로의 근래 최대 히트작 친환경 시대의 '버킨백'이란 별명까지 갖게된 라운드 미니 숄더백의 카피 상품으로 실제 '유니클로'가 고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반대로 MZ 사이에선 저렴하고 패셔너블하다는 이유로 은근히 잘 팔리고 있다는 게, 요즘 일본 어패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요한 이슈에요. 2022년부터는 나고야와 히로시마, 오사카 등 주로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 내 첫 팝업 스토어를 개최했고, 현재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팝업을 오픈, 심지어 오사카에서는 22년 10월에 시작 23년 3월 26일까지 무려 6개월에 걸쳐 진행, 총 방문자수 43만 5천명을 찍기도 했거든요.

쉬인, 본래 광범위한 온라인 유통 채널을 바탕으로 어플 중심의 판매 창구를 활용, 현재 150개 이상의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철저히 온라인 중심 브랜드잖아요. 국내에서는 성수동에 가면 어느 하루 팝업 쉬는 날이 없다고 하지만, 쉬인 들어본 적이 없어요. 여전히 핸드폰 어플만 만지작할 정도인데요, 일본과 쉬인, 혹은 일본의 1020과 중국의 MZ 어패럴 상권 무엇이 서로를 찾게하고 있는 걸까요. 혹은 중국은 왜 일본에 공을 들이나요? 얼마 전에는 일본의 주요 시사 매거진 '현대 비즈니스'와 '프레지던트' 그리고 '동양 경제'가 모두 비슷한 주제의 기사를 내놓기도 했거든요. 각각 '중국의 EC 어패럴 브랜드가 폭발하듯 팔리고 있는 수수께끼는?'과 같이 단순히 브랜드 성공의 맥락을 짚는 기사부터, '언제부터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옷이 싸기만 하면 되는 것이 되었나'와 같은 다소 한탄이 섞인 기사, 그리고 '동양경제'는 일본의 젊은 세대가 중국 브랜드 '쉬인'의 1천엔 짜리 티셔츠츨 사는 이유'란 제목에서 엿보이듯 보다 실직적인 브랜드에 대한 세대별 인식의 변화, 나아가 어플 중심 소비 패턴이 몰고 온 새로운 시대의 시장에 대해 고찰하기도 했어요.

서로 조금씩 앵글과 논조는 다르지만, 확실한 건 지금 일본에선 '쉬인'이 먹히고 있다는 사실. 그것도 앞으로의 소비 주체 1020들이 쉬인의 옷을 즐겨입어요. 사실 일본의 카피를 필두로 저작권에 대한 민감함은 거의 최상 수준이란 인식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정말 단지, 예쁘고 싸서일까요? 심지어 국민 어패를 브랜드 유니클로를 대놓고 베낀 이슈까지 있었던 걸 감안하면, 쉬인에 빠져드는 이유, 정말 무얼까 싶어지는 대목이에요. 🤔그래서 좀, 이야기해볼까 하는데요. 물건이 아닌 경험 소비에 이어, 기업의 가치와 친환경적 활동 등을 고려한 소위 코로나 국면을 경험하면서의 '에코 소비'를 지나, 돌연 들이닥친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발 가격의 공세. 세상은 지금 잠시 후퇴중인가요? 국내에서도 유해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전히 테무와 알리의 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건, 다시금 소비의 기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는 건 아닌가 싶어지기도 해요. 일본이 쉬인에 빠진 이유, 정말 뭘까요. 그리고 한국에서도 곧 본격적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지난 20일 '쉬인'은 발표했어요.

 👬  싸게 사고싶은 사람과 더 싸게 팔고싶은 시장의 '동상이몽'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무색하게 싸서 잘 팔리는, 나아가 어느새 전에 없던 시장까지 개척해낸 것 같은 중국발 '테·알·쉬.' 일단은 가격에 대해 말해보아야 할 것 같은데요. 테무와 알리, 그리고 쉬인의 제품가가 싸다는 것, 그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 내의 '싸다'를 월등히 능가하고 있다는 것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싸서 잘 팔리는 법은 없잖아요. 싸다고 하면 일단 품질을 의심하게 되고, 태그를 뒤집어 생산지나 제조국들을 살펴보게 될 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감은 다분히 보장되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요. 그렇지만 근래의 리테일 업계의 소비를 보면 국내에서 다이소가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그리고 쿠팡의 판매가가 하나의 소비 기준 가격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과 같이 '싸다'는 것의 의미 또한 시대와 함께, 또는 근래 다사다난했던 시절의 변화상 안에서 더불어 변해버렸는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그보다 앞서 소위 가성비, 비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조건부 제품의 가격을 고미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기는 했어도, '값이 싸다는 게' 코스파가 좋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코로나 국면을 지나며 매우 놀랐던 기사가 있었는데요. 그건 중국발 어패럴 EC SHEIN이 GMV, 유통거래총액에서, 카테고리 내의 패스트패션 업체 스파 패션의 대명사격이기도 한 ZARA와 H＆M를 누르고 우위에 올랐다는 거에요. 2022년 '쉬인'의 GMV는 전년 대ㅣ 50%가 증가한 160억 달러, 약 2조 3300억원을 기록했어요. 이건 일견 코로나 특수 이익을 누리며 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한 EC 브랜드의 선언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간의 어패럴 시장의 동향을 돌이켜보면 패스트패션에 대한 반성, 코로나로 인한 환경에 대한 고민, 그리고 친환경적 소비와 가치를 공유하는 일상의 구매가 어김없이 움직였잖아요. 그럼에도 다시금 '싼 게 비지떡이다?' 쉬인이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무얼까 정말 궁금해져요. 그런데 혹시, 코로나 시절 곧 자유로운 외출을 통제 받으며 우리가 어떻게 사고 또 써왔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얼마 전 일본에서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었거든요. 일본의 소비청에 의한 코로나 이후 소비 패턴에 대해 묻는 조사에서 '비용 대비 효과 곧 코스파를 중시한다'는 물음에 '맞다'거나 '어느 정도는 맞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5.2%, 그에 반해 '(거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18.1%에 그쳤어요.

곧 들이는 수고 대비 얻을 수 있는 비용에 보다 값을 지불하게 된 변화를 의미하겠죠? 그리고 여기서의 '수고'란 아마도 쇼핑을 위한 외출, 곧 오프라인 소비가 갖는 물리적 번거로움을 직격하고 있을 거에요. 그런데 '쉬인'이라면 싸게는 수 백엔부터 비싸야 3천엔 사이로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그것도 발품 하나 팔지 않고 얻을 수 있으니 '가성비' 더하기 비자유의 일상이 불현 시작된 시절의 반사 이익까지 더해져 초저가 브랜드의 판매가 반등할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도 같아요. 더구나 '쉬인'의 경우 다방면의 영역에서 다양한 장치 등을 통해 코스파를 억누르기 위한 시스템을 철저히 구현해 놓고 있기도 하거든요. 세밀한 설정 기반의 검색 기능이랄지 인플루언서 등을 대동한 레코멘드 기능, 더불어 이용자의 실제 구매 후기를 영상으로 서비스하는 UGC까지 가격 외의 '코스파'를 결정하는 것들을 최대한 콘트롤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에요. 코스파가 좋다는 것, 비단 값이 싼 것 만이 아닌, 사러 나가는 수고랄지 상품을 고르는 시간이나 노력, 더불어 멘테넨스까지 아울러 매겨지는 값이라는 걸 고려하면 '쉬인', 이만한 코스파적 플랫폼이 또 있을까 싶어져요.

다만, 이 모든 것도 그에 반응하는 유저, 곧 시대와의 합이 맞지 않는다면 의미는 없는 걸텐데요. 마찬가지로 얼마 전 또 하나의 흥미로운 조사가 있었어요. 이번엔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저출산, 일본에선 '쇼시카(少子化)'에 관한 조사인데요. 같은 해 '일본 경제 신문'이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저출산의 이유에 대해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가계에 여유가 없다'고 답한 이가 75.4%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그 밖에는 '현역 세대의 가계 지원이  부족하다' 곧 가계가 힘든데 충분한 도움이 없다거나, '일본의 향후 경제가 불안하다'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이 힘들다와 같은 의견들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즉, 단순하지만 자금이 부족하니까 값이 싼 것을 구매한다, 곧 '쉬인'이 팔린다'의 결말로도 이어지잖아요. 다만, 설문을 진행한 '일본경제신문'은 '소비 국면에 불안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거든요. 말하자면 소비하는 제품에 불만이 있거나 브랜드에 대한 비호감으로 구매를 중지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닌, 미래에 대한 불안, 경제적 리스크로 인해 소비가 저가 지향, 나아가 위축되고 있다는 이야기에요.

제품의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이 그에 대한 선호도나 필요가 아닌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것, 다분히 우울해져요. 더구나 일본에선 코로나 초기 급증했던 각종 서브스크 서비스의 이용률이 하양세로 접어들었고, 그 이유 역시 '더이상 필요하지 않아서'거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 보다는, 지불할 수 있는 여유가 충분치 않아서라는 것. 비단 일본 내부 만의 이야기일까요. '쉬인'은 이상하리만치 한국에서 조용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그를 제쳐두고서도 갈 수록 싼 값에 반응하는 소비 패턴이 지금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우리의 일상 괜찮은 걸까요? 특히나 일본의 경우 장기간의 엔저 영향으로 자국 브랜드들은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초저가 브랜드의 공세라는 건 가히 말못할 어려움 그 이상일 거에요. 그리고 한국 또한 최근 달러 대비 환율이 1400선에 육박했다고 하잖아요. 반면 중국의 원화는? 싸다는 것, 이렇게 강력한 대항마였던 적이 있을까요. 그리고 '쉬인'은 아니지만 '테무'의 캐치 카피는 무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자'에요. 무엇이 팔려나가고 있는 걸까요. 

  🔴 차이나-패싱과 AI 생산에 의한 탈-지역화 곧 보더리스 시대에 '중국 혹은 중국이 아니라는 포지션 

마스다 씨의 이야기가 드러내고 있듯, 그러니까 '쉬인'이 이제 막 오픈을 향해 달려오는 지금 시장은 점점 인플레와 경제 사정의 침체, 더불어 쪼그라든 소비 심리와 위축된 자금 사정이 어찌할 수 없이 찾아낸 벼랑 끝에서의 시장이 아닐까 싶어져요. 가계가 힘드니까,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시절에 그렇다면 소비란 전에 없이 절약할 수 있는 코스파 중심의 것들을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는 모양인데요. 그런데 아나요? 우리보다 무려 3년 가까이 일찍 '쉬인'을 맞이한 일본에선, 그 브랜드가 중국의 것이라는 걸 알고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거 말이에요. 더구나 주요 고객층은 1020이 중심이라 브랜드의 국적마저 살펴볼 자리가 없었을지도 모르겟는데요. 하지만 소비자 탓할 게 아니라 사실 '쉬인'은 오랜 기간 '중국'이란 내셔널리티를 감추고 성장해왔어요. 설립 초기부터 미디어 취재에는 일체 응하지 않고, 본사 또한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아닌 지방 도시 남경에 위치하고, 무엇보다 애당초 중국에서는 사업을 하지않고, 중국 패싱, 구미권을 중심 타깃으로 비즈니스를 착수했거든요. 특히나 근래엔 싱가폴로 운영 본부를 이전하면서 더욱더 '탈 중국' 노선을 공고히 하는 분위기인데요.

더구나 AI 기술에 이한 무한 학습과 반복에 의한 어패럴 생산은, 더욱더 생산지의 오리지널리티를 희박하게 하고 곧 탈지역, '메이드 인 차이나'의 좋든 나쁘든 이미지 효과도 상쇄시키는 결과를 가져와요. 즉, 디지털 AI 시대에 중국은 비로소 탈 중국의 노선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걸까요.

그래서 초기 미국에선 '미스테리의 기업'이라 불리기도 했고, 코로나 국면을 지나며 디지털 소비가 일반·보편·확장하는 가운데 '이 브랜드가 어디의 것이나'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상의 쇼핑 패턴이 기준이 되어가는 상황 속에 굳이 알 필요가 없는 탈 지형적 전략에 한껏 힘을 실어준 경향도 있어요. 특히나 M도 지나 Z 세대라는 건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경험한, 디지털 환경에 그 어느 세대보다 친화적인 타깃이잖아요. 그런 이유로 '쉬인'은 그게 중국의 것이냐 아니냐와 상관없이, 혹 관심도 갖지 못한 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게 되는데요. 여기에 일본의 특이성을 가져와보면, 오랜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프치프라(プチ(小さい)プライス(価格), 작은 비용 대비 플러스를 의미, 곧 우리의 가성비)'랄지, 실가격은 어떠하든 비싸보이는(高見え, 타카미에) 등과 같은 키워드가 패션 소비를 움직이며 그를 적절히 충족시켜 준 것이 바로 '쉬인'이라 할 수 있어요. 말하자면 누구도 예견치 못한 코로나 이후 전세계적 장기 경제 침체로 인한 소비 국면에 딱 들어맞을 브랜드가 등장했다는,

바로 그런 이야기가 될까요. 코로나의 시작에 대해서도 중국 기원설이 있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를 위한 준비가 브랜드 '쉬인'에는 이미 내장되어 있었던 것처럼도, 이제와 보니 해석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이런 거 다 근거는 충분치 못한, 어디까지나 '설'에 가까운 이야기잖아요. '쉬인'이 설립된 건 코로나보다 훨씬 전 2008년 중국 남경시에서였고, 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곧 히스토리를 설명하는 건 정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창업자 쉬양텐(許仰天), 크리스 슈 씨의 개인적 자수성가 스토리가 지배적이거든요. 알려지기로 그가 '쉬인'을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는, 대학을 졸업 후 IT 기업에 취직, 일을 하며 미국에서 발견한 '메이든 인 차이나'의 실은 어디에도 없을 경쟁력이었어요. 그가 말하길, 중국에서 제조한 웨딩 드레스가 미국에서는 몇 배나 비싸게 팔린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두 눈으로 목격한 뒤, 그렇다면 '중국에서 생산한 어패럴을 중국 가격으로 미국에서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했거든요. 어찌보면 너무나 단순한 발상, 하지만 유통의 기본 체인망이라 할 수 있는 제조와 유통, 그리고 판매 사이 부가되는 중간 비용을 철저히 배제한,

즉 상품 가격의 '시차'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한 신개념의 비즈니스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통이라면 제조사의 물건이 타 지역에서 판매될 때 기본적으로 운반료에 더불어 그게 관계하는 각종 부가적 비용이 소요되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그는 '메이든 인 차이나' 결코 좋은 이미지로 소비되지 않는 그 타이틀을 싼 노동력과 적은 생산 단가라는 플러스적 가치로 전환해낸 셈인데요. 이를 위해 '쉬인'은 창업 해인 2008년부터 구미(欧米)권을 중심 타깃으로 한 EC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란 명확한 목표를 설정, 2013년에는 영국의 비슷한 업계를 매수, 자금 조달과 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하게 돼요. 그렇게 불과 5년만인 2017년엔 유니콘 기업, 시가 총액 1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기업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는데요. 물론 이는 코로나라는 지극히 비현실적, 예상치 못했던 변수적 환경 변화가 뒤받침된, 비대면 소비의 일반화라는 이점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EC 생활권, 몰랐던 일일까요. 즉, 코로나라는 이상 징후적 일상 속에서도 그를 적극 활용하며 성장해온 기업이 바로 '쉬인'이라 말해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싸다'가 정의는 아니지만, 조건부 정의일 수 있는 게 우리 사는 세상이에요"

더불어 이와 같은 '쉬인'의 탈 중국 전략, 중국 패신으로 인해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내수 대기업에 흡수될 위험도 피해올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2010년 무렵비슷한 시기에 런칭한 많은 중국의 스타트업들이 거대 EC 알리바바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성장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처음부터 중국을 건너 뛰고 북니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 '쉬인'이었기에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다고도 국학원대학(國學院大學)의 경제학부 교수 미야시타 유우지 씨는 지적해요. 

그러니까 이건 곧, 크리스 슈 본인의 자전적 역사와 코로나 전후 전세계적으로 벌어진 유통 업계 내의 경향이 맞물리며 일궈낸 브랜드의 성공이라 할 수 있을까요. 세상 어느 브랜드의 성공도 시대의 동향, 트렌드를 무시하고 설명될 수는 없겠지만, 싼 것을 찾는 시대가 환호하는 지금 '쉬인'이란 브랜드에 관해서는 이상하게도 돈을 쓰고도 맘이 좀 무거워지는 기분, 들지 않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특히나 코로나가 남긴 인류의 가르침이라면 보다 환경을 우선하고, 소비되지 않는 소비를 실천, 장기적 관점에서의 일상을 케어하는 방향이었던 거잖아요. 다만, '쉬인'의 경우라면 코로나가 남긴 어찌할 수 없는 인류의 발자국을 십분 활용하며 성장하고 있는 모델인 셈이고, 그래서 각종 카피 문제랄지 서플라이 체인에서의 노동력 갈취와 학대, 더불어 패스트 패션의 온실 가스 배출에 대한 헤묵은 과제가 다시 불거지는 거 아닐까요. 이와 관련 '쉬인'은 2021년 이후 서스태너빌리티에 대한 행동 규범을 발표하거나 전 밸류 체인(Value Chain, 기업에 있어 수익을 창출하는 각 사업들의 연계망)에 있어 온실 가스의 감축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거든요.

다만, 지금도 무방비 대량으로 소비 판매되고 있는 '쉬인'을 보면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심지어 경제 저널리스트 우라가미 사나에 씨는 '서스태너빌리티를 실천, 강조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쉬인'의 타깃이 아니다'라는, 좀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했어요. 곧 가성비가 지속 가능성을 이겨버린 일인가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쉬인'을 구배하는 주요 계층이란, 미국에서는 다액의 장학금 론을 책임져야 하는 대학생들이 시작이었고, 일본에서는 장기화되는 엔저와 그로 인해 축소하는 가계 사정에서 자라난 젊은 세대에요. '싸고 예쁜 옷이 많다', '뭐든지 판다'고 말하는 소비자 앞에서 그를 설득할 지속 가능한 이유는 별로 효과를 갖지 못해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건, 무엇보다 지속 가능함을 전제로 가장 먼저 해소되어야 할 문제일 테니까요. 그래서 더욱 걱정만 하게 되는데요, 우라가미 씨는 이런 이야기도 했어요. '서스태너블한 조류가 아무리 확대한다고 해도, '싸다'의 가치는 인류 보편적인 것이고, 세계적인 인플레인 상황에서 '싸다'를 곧 정의로 생각하는 소비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이죠.

 🤫 쉬, 그래서 너의 이름은 뭐니? 

세상에서 가장 싼 티셔츠, 특히나 맹더위 땀 흘리는 계절 하루에도 여러 번 갈아입을지 모를 여름에 두루두루 지탱해줄 티셔츠를 찾는 법, 어쩌면 이제 곧 본격 행보에 나서는 '쉬인'이 갖고있을까요? 오늘은 중국의 초염가 EC 중 하나인 '쉬인'을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아마 저희 레터에서 두 번째 이야기한 '쉬인'이고, 이전엔 그들의 제조 공정 더불어 유통 상에서의 불합리한 노동 착취랄지, 제품 모방 이슈가 주였다면, '어머나 맙소사' 오늘은 일본에서 무난히 성공한 스토리를 돌아보았어요. 즉, 모두가 가난해지는 시절 그에 적합한 브랜드가 등장, 자연스레 인기를 획득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할텐데요. 싸면 비지떡이라는 말, 혹시 그 다음엔 '그걸로 충분하다'는 말을 숨기고 있었던 걸까요.

다만, 이 브랜드를 만든 크리스 씨의 개인적 스토리로 옮겨오면 이는 다분히 사업하기 힘든 중국 내에서 그를 극복하기 위해 탈중국적 노선을 선택, 미국에서 먼저 성공한 뒤 세계로 확장해가는 곧 타지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시장을 일궈내는 일종의 '금의환향'적 사업 모델이고, 역수출이 아닌 탈·거점의 비즈니스, EC가 새로 써내는 어디에도 국적을 두지않는 일종의 유목민적 어패럴의 성공은 아닐까 싶어지기도 해요. 애당초 EC라는 게 그만큼 놓치게 되는 대면 관계에서의 가치들이 수두룩하지만, 동시에 모두 다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니라고 코로나와 글로벌적인 인플레, 그리고 '본 투 비 디지털' 세대의 출현이 맞물려 개척해 낸 그럼에도 지속 가능한 소비의 지형을 만들어낸 건 아닐까, 생각해보게도 돼요. 테무가 이야기하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한다는 말' 다분히 자본지배적이고, 실가격은 그에 백분에 일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그런 마음만큼은 때때로 필요해지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 그를 지켜가기 위해 필요한 건 정말 무어일까요.

배우 오카다 마사키가 중학생 때부터 절친한 친구이자 아티스트 요네모토 요네 씨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IN MY DEN'을 런칭했어요. 함께 농구부 친구였고, 어른이 된 뒤 무엇이든 함께해보자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 하고, 브랜드의 이름 'IN MY DEN'의 '덴'은 둥지나 동굴을 뜻하기도 하지만, 여기에선 서재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것들을 갖춘 일종의 '비밀기지', '놀러가고 싶어지는 장소, 왜인지 돌아가고 싶어지는 장소'란 의미를 가져요. 고로, 다시 이야기해 우리를 나답게, 자유롭게 해주는 것들은 인플레, 초저가 쇼핑 시절에 정말로 무엇일까요. 

📤 야마테센의 뉴스 배달부 #142호는 다음 주 어느 주중에 발행됩니다.

➕ 금요 레터를 대신하는 인스타가 출동은 했지만, 아직 본격적 활동은 하지 못하고 있는데요(딱히 쉬인은 아니면서도), 요즘 자꾸 '쓰레드' 신청 메시지가 와서 몇 번을 무시하고 받아보니, 그곳에서 진행하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시 공지 드릴게요. 이전 금요 레터의 버전 2는 오늘부터 메타(구 페이스북)가 만들었다고 하는 '쓰레드' 계정 https://www.threads.net/@hyokki_j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다소 번거로울지 모르지만, 부탁드릴게요. 이런 말 잘 안하는 편인데 오프닝 내용도 있고 하니, '많관부' 할게요.🙇‍♂️

📤 그리고 오는 6월 마지막 주, 29일에는 '6월의 금요일', 첫 번째 갈무리 금요 레터가 발행됩니다.

📮 또 하나, 차후 상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시즌2 리로드를 진행하며 사실상 멤버십 레터가 되어버린 만큼, 그에 상응하는 최소 부족하지 않는 선에서의 아카이빙 레터를 운용할 계획이에요. 향후 '모두 오픈'되는 기존 레터에는 별도의 마크가 부착될 예정입니다. '야마테 뉴스 레터'는, 지속 가능한 리사이클系 구독을 지향하거든요.🌳

🟢 그리고 저, 더이상 게으르지 않을 결심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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