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외의 것들이 승리한다' 내 인생의 UPSET '작고 커다란 것들에 관하여'

가볍지만 튼튼하게, 때로는 고이 접어 가지고 다닐 수도 있는 새해 기대하고 있나요. '무인양품'의 소파라면 소위 '빈백'이라 불리며 앉는 순간 잠에 취한다고 이야기되는 '마약 소파'가 가장 먼저 떠오를텐데요, 바로 얼마 전 새해를 맞이하며 '무지'가 오래만에 새로운 소파 모델을 공개했어요. 그리고 그 이름이 '공기로 만들어진 소파', 말만 들어도 조금은 동동 떠있는 기분이 드는데 이 소파는 우리가 해변에서 입체 상태 이전의 튜브에 바람을 넣어 도넛 모양 튜브를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로 제작이 됐어요. 곧, 별 다를 기술의 제품은 아니란 이야기인데요. 다만 소파를 앉는 면(座面), 허리 부분, 머리가 닿는 곳과 양팔이 스치는 자리 등 모두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별도의 에어 탱크를 설치, 튜브처럼 파도에 휘청휘청 한쪽에 몰리지 않는 착석감을 제공해요.  더불어 앉는 면에는 특히나 보다 편안함을 위해 쿠션 소재의 더 추가했다고 하는데요, 이 소파의 가장 큰 매력은 내부의 공기양을 조절할 수 있어 보다 늘어지고 싶다면 탱크 뚜껑을 열어 air out, 반대로 무언가 집중을 해야하거나 할 때에는 다시 air in, 때에 따른 나만의 착석감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일 거에요.

어쩌면 '마약 소파'의 앉는 순간 취해 잠든다는 입소문을 개선점으로 인식, 고려한 시도였을까요. 그에 더해 이와 같은 '공기 재질' 제품의 가장 취약할 파손 시를 대비해 각각 5개의 에어 탱크와 커버는 별도 판매도 제공해요. 근래 '무인양품'을 둘러싸고는 좋은 일 나쁜 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이야기가 혼재하는 분위기이기도 한데, 새로 시작하는 1일 조금은 공중에 둥둥 뜬 기분으로 하루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의 레터는 일단은 화요일에 발행되는 '화요 레터'이지만, 어딘가 조금은 금요일 같게도 적어 보았어요. 이야기와 크고 작은 뉴스가 함께 동행하는, 조금은 더 기분 좋은 새로운 날들을 우리 모두, 기대해보아요.

🛀 유휴지遊休地 개발과 새해 아침 주차장에서 생각하는 것 

새해가 시작하면 왜인지 청소를 그것도 대청소를 해야할 것 같고, 몸도 좀 더 깨끗이 해야할 것 같고 어제 밤과 같으면 날이 바뀌기 전 뭐라도 한 마디 해야할 것 같음에 괜시리 SNS를 뒤적이기도 하는데요, 사실 청소하고 목욕하고 트윗하는 거 꼭 1일만 날인 걸까요. 얼마 전 일본에선 아마도 처음으로 쇼핑몰 내 주차장에 사우나 시설 오픈 소식이 들려왔어요. 바로 미야자키현 미야자키 시(宮崎市)의 '이온 몰' 내 이름도 주차장, 'SAUNA PARKING'인데요. 사우나라고 하면, 근래 젊은 세대 내에 붐이 된 '센토'와 함께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가장 뜨겁게 부상한 레져 장르이기도 하거든요. 드라마 '사도'를 비롯 관련 문화 활동도 늘어나고, '일본 사우나 온냉욕 총합 연구소(⽇本サウナ・温冷浴総合研究所)'가 발표한 자료(일본 사우나 실태조사 2023)에 의하면, 일본의 사우나 애호가는 2016년 이후 계속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다, 2022년 곧 코로나 1년을 지나며 상승세로 V자 회복, 전년(1573만, 2021) 대비 45%가 늘어난 1681만 명이라고 해요.

확실히 근래엔 사우나 관련 팝업도 자주 보이고, 얼마 전엔 신쥬쿠 쇼핑 명소 이세탄 백화점에서도 대대적 이벤트를 갖기도 했거든요. 심지어 지난 여름엔 '사도'의 만화가 타나카 카츠키 씨가 프로듀싱한 사우나 시설 '사(サ)'가 시부야 복판에 문을 열기도 했어요. 아무튼, 나날이 높아지는 사우나 열풍인데요, 이번 쇼핑몰 주차장 내의 사우나 그야말로 일상 '사이 시간'에서의 사우나에요. 쇼핑몰에 놀러와 잠깐 대기하는 시간에 혹은 시설 내 영화관에 영화를 예매한 뒤 상영 시간까지 소위 '짜투리 시간'의 이용을 염두하고 만들어진 곳이라고 하거든요. 시설을 운영하는 건 사우나 사업 전문 기업 'Libertyship'의 관계자는 '입지가 쇼핑몰인 만큼 가족이나 커플 등 폭넓은 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계기'라고도 말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미야자키의 이 쇼핑몰, 연간 방문객이 11백만이고 쇼핑몰에서 필요한 쇼핑을 한다고 해도 늘 발품을 많이 팔게되는지라 잠깐 쉬었다 갈 무언가가 필요해지기도 하잖아요.

물론 사우나 했다가 기껏 치장한 것들이 헝크러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자사 개발한 IoT 시스템으로 체크인부터 이용을 끝마칠 때까지 거의 무인 영업 상태로 유지되는지라, 이용시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져요. 더불어 대형 쇼핑 시설만의 이점을 살려 테넌트와의 협력도 검토중이라고 하는데, 펍과 사우나 후 맥주 한 잔이나 이용 후 피부를 달래줄 코스메 브랜드와의 콜라보가 그려질까요. 시설은 미야기현 산 삼나무를 사용해 만들어졌고, 드럼통 모양의 '배럴 사우나'와 상자 모양의 '트레일러 사우나 두 종류의 부스에서 체험하게 돼요. 그에 더해 습도가 높은 게 특징인 핀란드 식 사우나에서는 사우나 스톤에 찬 물을 끼얹어 발생하는 증기를 즐기는 로유(löyly)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만하면 제법 사이 시간에서도 본격적이 사우나를 제공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주차장의 사우나가 실현하는 건 '당일치기 사우나', 곧 외출 겸사겸사 사우나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애당초 '장소를 가리지 않는 아웃도어 사우나'를 표방하는

'Libertyship'는 앞으로도 음식점이나 코인 란도리 등과 협업 사우나를 통한 '유휴지' 개발에 힘을 쓸 거라 밝혔어요. 유후지라고 하면, 얼마 전 레터의 주제 '짜투리 공간의 재개발' 기억나나요. 새해가 되면 나도 모르게 목욕을 하고 청소를 하고있는 것, 물론 깨끗하고 청결한 시작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돌보지 못했던 나의 남아있는 가능성의 자리를 모색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요. 이제는 친구와 약속을 하고 사우나를 하며 기다리게 되는 날이 지근 거리에 찾아왔는지 모르겠어요. 

💂‍♂️ 예전에는 하나였는데 이제는 하나, 둘, 셋 알고 보면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국내 축구 선수들은 어느새 한 팀을 꾸려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혹시 그를 넘을까요) 축구는 물론 스포츠라는 건 일상 가까이 함께 살아가는 가장 비일상의 체험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아니어도 좋아하는 종목 무엇 하나 가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일상 현실을 조금은 초월한 것들을 즐길 수 있잖아요. 아마도 그런 의미의 콜라보일까요. 스포츠가 발달한 유럽엔 그를 지원하는 스포츠들을 관할, '유럽 스폰서십 협회(The European Sponsorship Association)'란 게 있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 그곳에서 리버풀 풋볼 클럽의 공식 채리티 재단 '리버플FC 재단'과 일본의 출판사 '코단샤'가 맺은 협약 및 그에 제반한 활동에 '올해의 파트너 상'을 수여했어요. 얼마 전 프랑스 파리의 ' 생제르망'이 오사카의 한 미술관에서 팝업 이벤트를 하며 건축가 쿠마 켄고는 물론 패션 디자이너 VERDY와 Futura, 야마모토 신 등 아티스트와 협업이 이뤄지기도 했는데,

유럽의 축구 리그 '개천에서 용 나야'만 체험할 수 있는 게, 어쩌면 더이상 아닌가봐요. '코단샤'는 몇 해 전부터 '리버풀FC'와 손을 잡고 일본의 만화와 문화를 통한 콜라보레이션, '세계 책의 날'에는 '리버풀FC'의 전용 경기장 안필드(Anfield)에서 어린이 대상 독서 촉진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런던의 '테이트 모던' 말고 'Tate Liverpool'이 진행하는 지역 학교와의 커뮤니티 활동도 함께하곤 했거든요. 그리고 지난 7월 10일부터 16일까지는 바로 그 '테이트 리버풀'에서 양사社의 협업을 홍보하는 전시 'InspiRED'를 갖기도 했어요. 이번 수상은 본 전시에 대한 결과이기도 해요. 그런데 '영감을 받다'의 inspired에서 왜 'red'만이 대문자 처리되었는지는 '축알못' 아니라면 얼추 짐작이 가겠죠. 전시에선 21-22, 22-23 시즌 내 진행된 콜라보레이션의 결과, 만화가 야스다 츠요시가 그린 작품이랄지, 츠지토모 씨의 축구 만화 'GIANT KILLING', 그리고 '코단샤'의 대표 만화 잡지 '주간소년'과의 콜라보 포스터가 특별 제작, 전시되기도 했어요.

더불어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오오쿠보 아츠시 씨는 '리버플 FC'의 축구 역사에서 기념이 되는 '신' 들만을 모아 리버플 거리와 어우러진 작품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타이틀은 일본의 서도 풍으로 This is Anfield. 어딘가 축구와 만화의 협업처럼도 느껴지지만, 이렇게 두 출판사와 축구 구단은 향후 세대의 교육과 문화에 이바지되는 활동을 이어갈 거라고 이야기해요. 

🧑🏽‍🤝‍🧑 축구를 매개로 일본 100년 출판사와 영국 130년 축구 구단도 손을 맞잡는 마당에 이런 협업 어떨까요. 근래 호텔도 만들고, '돈키호테'의 '도'를 극대화한 새로운 업태의 가게 '도미세(ド店)'를 런칭하는 등  '나는 내 갈 길을 간다'를 보여주고 있는 '돈키호테'가 지난 12월 22일 일본의 최대 광고 기획사 '하쿠호도(博報堂)'와 협약을 맺고, 새로운 법인 'pHmedia'란 걸 함께 설립했어요. 일단 '돈키'를 운영하는 모회사는 '판 퍼시픽 인터내셔널 홀딩스', PPIH인데요 그래서 이번에 만들어진 법인의 사명은 이에 '미디어'만을 붙여 놓은 꼴이에요. '하쿠호도'는 '덴츠'와 함께 일본 톱2의 광고 제작사라 할 수 있고요. 그러니까 유통업계 좀 별난 기업과 광고 마케팅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 힘을 모으는 셈인데요, 그런데 사실 '돈키호테'는 아직도 손글씨와 그림으로 자체 간판과 팝업 패널을 만드는 부서를 별도로 두고 있을 정도록 자체 아이덴티티가 강한 마케팅, 선전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여기에 인사이트랄지, 광고적 상상은 별로 없거든요. 그저 직접적이고 솔직하고 과갑하게 표출하는 그야말로 '도'의 화법이 곧 '돈키'의 마케팅 톤이었어요.

다만, 2023년 9월 '하쿠호도'가 실시한 '리테일 미디어 종합 조사'란 걸 들여다보면, '리테일 미디어 자체는 국내외 주목을 받고있지만, 국내 업체의 리테일 미디어 활용률은 30%에 머물고 있다', 고로 자사가 가진 미디어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 판단에 의한 것이기도 해요. 더불어 '돈키'를 운영하는 'PPIH'의 자체 어플리케이션 'majica 앱'은 국내외 700곳 점포의 구매 양상을 포함 약 1300만의 유저를 보유하기도 해요. 이건 곧 그만큼 활용되어질 데이터의 토양 자체가 풍부하다는 이야기잖아요. 기존의 직원의 센스, 돌발적인 유머 등을 바탕으로 한 '아날로그적 선전' 만으로 허비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계산이기도 해요. 그래서 '하쿠호도'와 'PPIH'는 'majica 앱에서 확보되는 대규모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이해력과 '하쿠호도'의  지혜를 융합, CTA(Call To Action, 소비자 행동의 환기)와 직결되는, 최적화된 통합형 마케팅 및 판촉 활동'이 가능한 통합 마케팅& 미디어 솔루션을 개발, 제공해갈 것이라고 했어요. 

'통합'이란 말, 두 번이나 나왔죠. 이는 기존의 리테일 미디어가 영업부가 판매 활동을 일괄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라, 선전, 마케팅적인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기 마련이었거든요. 하지만 'pHmedia'은 이를 일괄적으로 통합, 상품 개발부터 물류 배송, 상담과 광고와 판촉, 그리고CM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마케팅 활동으로 구매와 관련 모든 데이터를 아울러 관리, 활용할 계획이에요. 정리해보면 브랜드 마케팅과 트렌드 마케팅 투자의 최적화를 위한 협업, 그런 시스템의 구축이랄까요. 그럼에도 여전히 '돈키'와 '하쿠호도', 본사도 각각 메구로구 아오바다이와 미나토구 아카사카 최소 이만큼은 이질적인데 어떤 시너지의 효과가 새해를 맞아 벌어질까요. 어쩌면 나와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나'라는 건, 의외로 생각보다 다른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 '자판기 샐러드'가 일러주는 '오늘보다 내일의 팁' 

'자판기 왕국', 코로나 이후 대면 상거래가 줄어들며 더욱 확장한 일본의 자동 판매기인데요, 코로나 돌연 변수도 익숙해져 다시 일상을 찾아가는 길목에, 지금 그 자판기 어떻게 활용이 되고 있을까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자판기를 이용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거든요. 정말 아주아주 배가 고플 때 지하철 플랫폼에서 비스킷 같은 걸 사 본 적은 있지만, 그렇지 않고는 별로 이용되지 않는 게 자판기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얼마 전 시부야역 이노카시라센(京王井の頭線) 환승 구간에 설치된 샐러드 자판기 뉴스, 기억나나요. 당시엔 2030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출근길 시장을 노리는 사업이라 전망을 했었는데요, 결과 이게 요즘 그렇게나 호조를 보이고 있어요. 심지어 가격이 가장 싸게는 880엔에서 1280엔이나 하는데 말이죠. 거의 밥 한 끼 값인 셈인데요, 심지어 자판기 샐러드의 가격. 뭐가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자판기를 운영하는 'KOMPEITO'의 아라이 노부아 씨는 지난 12월 한 달 누적 판매 개수가 1만 식食을 돌파했고, 하루 평균 30개씩 팔려가고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하루 평균 30개, 많은 건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본 기업이 사실 이전 100엔대의 샐러드로 장사를 했을 때(그 때는 'OFFICE DE YASAI'란 이름이었어요) '자판기 샐러드'는 거의 그야말로 찬밥신세. 2021년 1월 시부야의 한 빌딩에 100엔 상품 중심으로 '샐러드 자판기'를 설치하니 한 달 수익이 수 천엔대에 머물렀거든요. 상식적으로 1천엔 샐러드보다 100엔짜리 샐러드가 있다면 당연히 값싼 걸 선택할 것 같은데 결과는 극과 극, 예상을 크게 벗어났어요. 아라이 씨는 값이 문제인지, 내용물이 원인인지 엄청 고민을 했다고 하거든요. 어쩌면 아무래도 샐러드인데 100엔짜리에 신뢰가 가지 않았던 게 아닐까,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요. 물론 그도 맞았지만 여기엔 사실 더 많은 이유가 숨어 있어요. 먼저 고정된 빌딩 내가 아닌 역사의 가거나 오는 유동성의 길목이라는 점. 빌딩의 안이라면 먼저 그곳에 들어가거나 체재하는 사람 만이 구매의 타깃이 되지만,

24시간 늘 유동성을 견지하는 역사 내 통로라면 그곳을 오가는 모든 이들이 구매의 타깃인 셈이잖아요. 그래서 아라이 씨는 하루 매출이 이전 100엔 샐러드의 한 달 분이었다'고까지 말해요.

그러니까 '입지'의 문제였던 걸까요. 하지만 고작 그런 이야기라면 새해 벽두부터 별로 하려고 하진 않았을 거에요. 아라이 씨는 '샐러드 자판기'의 성공 그 제1의 이유는 바로 가격, 1천엔이 넘거나 육박하는 그 가격에 있다고 했어요. 잎서 싸게는 880부터 비싸게는 1280엔이라고 적었지만, 이건 때때로 경우에 따라 변동하는, 즉 가격의 유동성 '다이내믹 프라이스'를 도입한 숫자이기도 하거든요. 'DYNAMIC 프라이스', 이거 곧 수요와 공금에 따라 가격이 시시각각 변화는 구조거든요. 가장 대표적으로 호텔의 숙박료가 그렇고 근래엔 테마 파크나 스포츠 관람 티켓도 결승에 올라갈 수록 비싸지잖아요. 그런데 이를 아라이 씨는 샐러드, 아니 자판기 샐러드에 도입하기 시작한 거에요. 시작은 팔리지 않고 버려지는 '폐기물' 처리를 고민하다 생각한 아이디어라 하는데, 설마 그게 본 사업의 아마도 가장 핵심 이슈였어요.

'('다이내믹 프라이스'를) 도입한다고 해도 실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잘 몰랐기 문에 처음엔 직원이 감으로 정하는 수준이었어요. '이건 판매하고 시간이 지났으니 % 인하'처럼 말이죠.' 그러다 점점 데이터가 쌓여갔고, 그를 바탕으로 어떤 숫자에 실제 고객이 반응하는지를 파악, 지금의 880～1280円 가격이 책정되었다는 이야기인데요. 단순히 20% 할인일 때 좀 더 팔리고, 40%로 내리니 그보다 더, 70%에선 그보다 훨씬 더 팔리는(적자도 그만큼 늘었지만요) 간단명료한 논리이지만, 아라이 씨는 '자판기 샐러드'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해요. 그래서 결과는 판매 개수로 보면 '다이내믹 프라이스' 도입 전에 비해 1.8배 증가, 매출은 15배나 늘어났어요. 에게게, 1.5%라 할 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는 사업에서 하나의 평균치를 확보한다는 건 그 다음을 계획함에 있어 기준이 되어줘요. 실제로 시오도메의 한 빌딩에 설치했을 때에도 이 숫자는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하거든요. 그렇다면 이 1.5라는 숫자, '자판기 샐러드'의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숫자는 아닐까요.

확실히 야채가 가득 들어가는 '샐러드'의 선도, 그건 소비자 뿐 아니라 만들고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중요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그리고 바로 이게 비교적 고가로 책정된 '새러드'의 바탕이 되어주었다고도 할 수 있어요. ''선도가 좋고 다양한 야채가 들어있으니 좀 비싸도 괜찮지'라는 반응이 자판기를 설치하고 반년 즈음 지나 일정 정도 신뢰성 있는 데이터로 확인이 되었어요.' 물가가 오르고 먹거리가 비싸다고 하지만 막상 실제 일상 생활에서 가격 만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얼마나 안정적인 식생활을 지켜갈 수 있을까, 즉 경제적 효율성 뿐 아니라 생활의 안정성까지 고려되는 게 바로 먹거리 시장, 특히나 출근길 아침 메뉴의 일상일 거에요. 그에 더해 'KOMPEITO'은 AI 카메라를 설치 고객의 패턴을 분석하고 출근에 자주 이용할 거란 예상과 달리

아침에는 생과일 쥬스를, 저녁에 퇴근을 하며 샐러드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고도 하는데요, 코로나 이후 다방면의 일상에서 비대면 거래를 도와주었던 자판기, 이젠 편리해서만은 안되는 걸까요. 빌딩 안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역사의 통로, 싸서 좋은 게 아니라 비싸도 믿을 수 있는, 1.5%란 숫자는 작다면 한없이 작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하루에, 오늘을 개선시켜 주는 숫자로서 얼마든지 커져갈 수 있는1.5이기도 할 거에요. 새해에는 떡꾹이지만, 전 올해 먹지 못했거든요. 

🐉 블루드래곤의 해, 때로는 세상의 발걸음에 보조를 맞춰보아요 

어딘가 모르는 곳을 찾아갈 때, 구독자님 핸드폰 어플의 네비게이션 꼭 찾아보는 편...이겠죠. 이게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록 이제는 이동의 반려 기기가 되어버린 듯한 기분인데요. 하지만 그럴 때의 좋지 않은 점이란 다음 번에 같은 곳을 찾아 갈 때에도 여지없이 똑같이 어플 지도에 기대야 한다는, 즉 조금도 전에 비해 나아가지 못했다는 곱씹어보면 좀 안타까운 사실이에요. 오래 전 어플이 없을 때 지도 한 장만 있다면 갈 수 있었던 곳을, 그 본능적 타고난 '찾아가기의 능력'을 기기에 위탁하며 우린 점점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건 아닐까, 새해를 맞아 등골이 좀 오싹해지기도 하는데요. 12간지의 행성을 돌고 돌아 올해는 용의 띠, 그것도 청룡 블루드래곤의 해라고 하는데(언제부터 이렇게 수식이 꼭 붙게 되었나요), 전 비록 청룡도 그냥 용띠도 아니지만, 혼자 도는 행성은 없는 것처럼 우린 모두 올해의 청룡띠 만큼 무언가의 이정표를 찾게될 거에요.

오늘 아침, 트위터를 훑다 위의 타이포그라피를 발견했거든요. 오바나 다이스케라는 자이너의 작품이고, 일본에서 '용의 해'는 '타츠도시(辰歳)'라 하기 때문에 '타츠', 곧 서다에 기인해 앉아있던 글자가 일어서는 모습을 형상화 해놓았어요. 센스 좋고 아이디어 훌륭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메시지까지,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번의 새해를 시작하기에 이만한 그림 문자가 또 있을까요. 네비게이션 앱의 대중화와 함께 최근엔 '간판'의 의미, 역할도 다시 정의되고 있지만 패밀리 레스토랑 '가스토'를 운영하는 '스카이라크 홀딩스'는 얼마 전 로드 사이드 간판과 주차장과 결합된 매장의 '드라이브 IN' 간판을 재정비, 리뉴얼 설치한다는 발표를 했어요. 네이버 어플 하나면 해결될 것 같은데, 앱 보고 길 찾다 허탕친 적 있지 않나요. 당연히 점포가 있음을 알리는 용도이고, 가로수의 낙엽이 무성해질 때, 이후 새로운 점포가 생기거나 높은 빌딩의 건축으로 시인성이 떨어졌을 때 등 기타 간판의 인지 효과를 저해할 요소들을 철저히 분석, 해결책을 마련한 게 그냥 좀 믿음직스럽게 느껴졌거든요. '앞으로 60미터를 가면 가게가 있다던가, 우회전을 하면 주차장이 나타난다던가',

오히려 함께 길을 동행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새해에는 우리 모두 스스로 일어나, 찾지 못할지도 모를 길을 조금씩 걸어가 보아요. 그나저나, '금요 레터와 '화요 레터'가 뒤범벅된 이번 레터, 어떠셨나요? 대중없는 것 같지만, 숨어있는 주제는 '의외의 것들이 승리한다'라고 이제서 밝혀요. 그럼 우리 이제 '의외의 승리'하러 출발해볼까요. 어제는 놀았기 때문에 24년의 시작 오늘이라 하기로 해요.

📫 오는 금요일, 1월 5일에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24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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