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7월 4주차_#03

구독자 님, 지난 한 주 더위와는 사이좋게 잘 지내시나요? 좀처럼 편한 잠을 이루기 어려운 밤들인데요, 간간히 들려오는 메달 소식에 그래도 잠시, 더위를 잊어봐요. 이번 주 이야기는, 대부분 올림픽 관련이 많아졌어요. 아무래도 기간 중이기도 하지만, 전에 없이 '잡음'이 많은 대회라 스포츠를 넘어, 생각하게 하는 것들도 많다고 느껴요. 일본의 수영 선수였고, 현재는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이기도 한 이토 하나에는 "올림픽은 루이비통 이상의 브랜드를 짊어지고 출전하는 대회"라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절체절명의 여름, 우리는 그들을 통해 인생의 '어떤 결정結晶'을 경험하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그 여름, 도쿄에서 벌어지는 어쩌면 단 한 번의 순간,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오늘'을 이야기할게요. 구독자 님의 여름은,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있나요.

♨️ 시작하는 노래로, 코넬리우스의 '사우나가 너무좋아' 올려보아요. 코넬리우스의 곡은 개막식 오프닝의 4분을 담당할 예정이기도 했는데요, 오다야마 씨의 과거 이지메 관련 발언으로, 돌연 하차. 그 4분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현재, 유튜브 내 코넬리우스 채널엔 모든 댓글 창이 닫혀버렸어요. 서늘하고 물방울 스며드는 듯한, 이보다 더할나위 없는 여름의 '칠아웃'은 없을텐데 말이죠. 노래엔, 잘못이 없답니다.🎶

🚵🏼‍♀️ 도쿄 올림픽 개막식 본 연출안은, '아키라'의 빨간 바이크가 경기장을 질주하는 장면으로 시작. 프로젝션 매핑 기술로 도쿄의 마을이 서서히 드러나고, 미우라 다이치, 스가하라 코하루(태민의 노래에 함께했던 댄서에요) 등 댄서들이 춤과 함께 꽃을 피우면, 오오모토 카츠히로의 '2020 네오 도쿄'가 CG 영상으로 출현. 개막을 알리는 'Ready?'는, 최근 미국에서 활동하는 코메디언 와타나베 나오미였다고 해요. 실제 개막식은 지루하다, 잤다는 악평이 많았는데요, 이 연출, 생각만해도 흥분되지 않나요?

나오미는 한 차레 교체되며 부임한 총디렉터 사사키 히로시가 '(와타나베를) 돼지로 분하게 해 출연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결국 와타나베 씨는 개막식에 아예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어요. 대충 이야기가 떠오르죠. 지난 4월 '문예춘추'가 개막식과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올림픽 조직위로 부터 철회를 요구 받았었고요, '개막식 이후 '문춘'이 옳았다며 SNS에서 다시 논쟁이 되고있습니다. '문춘'은 현재 해당 기사 전문을 '문예춘추 전자판'에 공개하고 있어요.

😡 소설가 히라노 씨는 또 화가 났어요. 히라노 케이치는 이미 2020 도쿄 올림픽에 비판적인 입장을 여러 번 밝혀왔는데요, 개막을 해버린 지금 여전히 트위터에 올림픽을 맹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어요. 최근엔 메달 획득 수에 따라 랭킹을 매기는 관례에 대해 날카로운 일침을 했어요, TV 앞에서 응원하던 저 자신이 무색해질 이야기였습니다.

이와 같습니다. 실제로 국가별 순위를 매기는 건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오륜헌장 57조에 명기되어 있어요. 다들 하니까, 너도 그러니까 정말 몰랐는데요. 스포츠는 승부가 아니라는 걸, 우린 모두 잊고 있었나봐요.

🌃 개막식 경기장에 씨티팝이? 선수 입장, 2시간에 달하던 그 시간엔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 등 게임 음악이 BGM으로 흘렀는데요, 식이 시작되기 전, 그리고 후에는 야마시타 타츠로, 오누키 타케오의 '도회都会' 같은, 씨티팝이 줄곧 흘러나왔대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챠엔 디렉터는 '경기장이 나무로 만들어진 탓인지 소리가 잡음 하나없이 뽀송뽀송 들렸다고도 합니다. 쿠마 켄고(올림픽 경기장 설계자)의 자연을 품는 '건축의 소리'인가요?

🧔🏾 타케나카 나오토도, 개막식 전날 돌연 출연을 고사. 음악 연출을 맡았던 코넬리우스 오다야마 씨의 '전날 해고'가 한동안 시끄러웠는데요, 우리에겐 '노다메'의 마에스트로, 개성 넘치는 연기로 오래 기억에 남는, 40년 베테랑 배우 타케나카 씨도 과거 시각 장애자에 대한 비하성 콩트를 이유로, 출연을 자진 취소한 게 뒤늦게 알려졌어요. 본래 개막 초반 목공의 우두머리 역을 할 예정이었대요. 하지만 36년 전, 1985년 발매된 '타케나카 나오토의 방송 금지 테레비' 중 한 대목에 장애인을 야유하는 표현이 있었다고 하네요. 당시 한 차례 일단 사죄를 했다고는 해요. 36년이면 사람도 변하기 마련인데, 참...전 잘 모르겠다 느껴요.

🗿 건담을 지나 금메달 행해 달려달려?' 야외에서 펼쳐지는 종목 중 '트라인슬론'이 시작되며, 경기 코스인 오다이바에 설치된 거대 모형의 건담, 유니콘 건담이 화제가 되었어요. BBC에선 중계 방송 중' 건담을 제치고 달린다'는, 다소 싱거운 유머의 멘트가 나오기도 했답니다.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더할 나위 없는 문화 홍보랄까요? 새삼, 거리의 유산이란, 뭘까 생각하게 돼요.

🧖‍♂️  코넬리우스의 '사우나가 좋아좋아', 드라마 '사도'에서 퇴출. 과거 이지메 관련 인터뷰로 논란이 되었던 코넬리우스의 오다야마 씨 문제로, 그가 담당한 드라마 엔딩곡 '사우나가 너무좋아'가 다른 곡으로 교체될 거라고 '테레비 도쿄'가 발표했어요. 심야 드라마임에도 2019년 방영을 시작해 나름의 마니아적 인기를 누렸는데요, 현재는 홈페이지 상의 오다야마 씨 사진은 물론 코멘트도 모두 삭제되어 있습니다. 사우나를 하다보면 찾아온다는 황홀경, 그 '토토노우'의 순간을 그만큼 잘 표현한 음악도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그 빈자리를 대신할 음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 올림픽 경기장을 만든 쿠마 켄고 씨가, 이번엔 50년 단지, '집합 주택'의 리뉴얼해 공개했어요. 단지는 우리의 아파트, 경제 성장기에 급속도로 생겨나기 시작한 일본의 '공동 주택'인데요, 근래엔 주민의 고령화, 시설의 노후로 도시의 과제가 되어있기도 해요. 쿠마 씨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토 카시와에게 제안을 해 두 사람이 함께 요코하마의 1970년 지어진 단지 재생 프로젝트를 완료했습니다. 사토 씨는 참고로 유니클로, 쎄븐일레븐, 등 다수의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한 인물이기도 해요.

그리고, 쿠마는 단지의 가치를 '함께 모여산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거든요, 그래서 '건축'과 '건물' 사이의 유도리, 토지에 여백을 남겨둔다는 것의 의미를 보다 '오늘의 건축'으로 살려냈어요. 코로나로 집에서의 생활이 늘어난 지금, 고작 집 밖에 나서서 누리는 '일상'의 풍요로움을 고려해, 지붕 아래 아케이드에서 다양한 주민들끼리의 이벤트, 2층 여유 공간엔 작은 상점도 열 수 있게 설계했대요. 함께가 멀어진 지금, 주택은 '함께'를 찾기 시작했어요.

🌎 안도 타다오가 만든, '지구의 체온계' 요즘은 뭐든 쿠마쿠마쿠마 인것 같은데요, 콘크리트 건축의 대명사, 안도 타다오가 자신의 고향 오사카에 '(온도기 겸용) 시계탑'을 만들었어요. 투명한 꼬깔콘 모양으로, 유리 안에 온도계가 설치되어 있고, 파란 불빛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기온을 알려주는 시스템이에요. 안도는 "오사카에서 솔선해 아이들이 지구 환경에 대해 생각하며 자랄 수 있게, 그리고 일본 뿐 아니라 세계를 널리 내다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공공 장소에 시계탑은 많이 보았지만, 안도의 이 작품은 '온난화를 생각하는 시계'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답니다. 이름은 '지구의 체온계'로 지었다네요. 

🇰🇷 ALAND TOKYO가, 잡지와 콜라보?! 3주간 '스튜디오'가 돼요. 지난 10월 도쿄에 진출, 시부야에 1호점을 오픈한 '에이랜드 도쿄'인데요, 근래 1020을 중심으로 커져가는 '네오 한류'의 붐을 선두하는 스폿이 되어가고 있어요. 그 가운데, 7월 20일부터 8월 19일까지, ALAND의 웹매거진 ALAND STUDIO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매장 곳곳에 구루메, 코스메, 패션, 기타 라이프 스타일과 기사가 게재되어 있대요. 그리고 2층은 '한국같은 방(韓国っぽ部屋 )스튜디오'로 꾸며져 시착 후 촬영할 수 있게 꾸려놓았다고 합니다. 기사에선 한국의 트렌디 컬러 네온 오렌지, 네온 블루이라 이야기했는데요. 정말 우리가 '네온 컬러'를 좋아하고 있던가요? 🤔

🐰 '바니즈 뉴욕', 신쥬쿠에서 시부야로 이사? 지난 2월 백화점 체인 '바니즈 뉴욕'의 신쥬쿠 지점, 일본의 1호점이 30년 역사의 이별을 고했는데요,  JR 두 정거장, 시부야 '세이부 백화점' B관 1층에 오는 8월 '바니즈 뉴욕' 시부야점이 문을 열어요. 말하자면 백화점 안에 백화점. Dept in Dept인 셈이에요. '바니즈 뉴욕'은 일본에서 90년대 일본의 3대 백화점 그룹 이세탄 미츠코시에서 데리고 왔어요. 이후 2010년 경 세이부 세종 그룹으로 넘어갔고요. 새로 문을 여는 시부야의 '바니즈'는 기존 에르메스 자리에서 남성 패션에 집중해, 멘즈 셀렉숍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에요. 정말정말...코로나만 아니라면 정말정말...달려갈텐데 말이죠...🏃🏽‍♂️

💠 일본의 최대 아트 창고, '테라다 창고'가 'tiktok'으로 전시를 열어요. 코로나 이후 갤러리도 맘껏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얼마 전 5월 말 무렵부터 70년 역사의 창고 그룹 '테라다 창고'가 tiktok에 계정을 개설하고, 하지못한 전시를 하나둘 중계하고 있어요. 참고로 창고가 웬 전시? 아트일까 싶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테라다 창고'는 '스토리지 서비스'를 기간 사업으로, 미술 보관 서비스를 시작, 아트 업계에서 무시못할 대량의 아트를 소장하고 있는 곳이기도 해요. 미술 작품의 복원이나 운송,배송과 전시 모든 영역에 손을 뻗치고 있어요. 지난 5월 돌연 중지되었던 전시 「-Inside the Collector’s Vault, vol.1-풀어헤쳐본 콜렉션(解き放たれたコレクション)'을 비롯, 건축 창고의 기획 '노래하는 건축(謳う建築)을, 기획 담당자의 해설과 함께 발신하고 있습니다. '틱톡'은 '짤의 보고'라고만 생각했는데, 역시 모든 건 쓰는 사람 나름인가봐요.

🌖  이상일 감독의 신작이 결정. 지난해 '서점 대상'의 대상을 수상한 나기라 유우의 '유량하는 달(流浪の月)'을 원작으로, 마츠자카 토오리, 히로세 스즈의 캐스팅이 발표됐어요. '유랑하는 달'은 비 오던 공원, 어린 소녀에게 우산을 씌어준 대학생과 이후 집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소녀의 의지를 받아들여, 함께 2개월을 살아가는, 하지만 대학생은 납치법으로 몰리게되는, 묘하고 얄궂은 전개의 스토리에요. 시간이 흘러 가해자와 피해자로 재회하는 순간 까지가 소설엔 담겨있습니다. 이상일 감독은 '여기엔 연애도, 우정도,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관계가 존재한다. 영혼과 영혼이 영겁의 세월을 넘어 흔들림없이 맺어지는 순간이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이상일 감독이라면 '분노', '악인' 등 소설을 바탕으로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곤 했죠. 개봉은 22년. 새해가 기다려지는 이야기에요.

구독자 님, 오늘의 이야기들, 어떠셨나요? 올림픽이 중턱을 넘어가는 지금, 전 자꾸 끝나버리는 여름이 야속하게 느껴져요. 개인적으로는 이상일 감독의 신작이랄지, '일본의 눈'으로 만들어낸, 재해석한 '에이랜드' 시부야점, 쿠마 켄고의 '단지의 미래'가 몹시 궁금한데요, 내일이란 늘 이런 기다림, 오지않은 것들에 대한 설렘으로 만들어진다고 느껴요.

그리고 마지막 곡, 뉴스에서도 언급한 오오누키 타케오의 '토카이 都会', 남겨놓을게요. 이시이 유야 감독의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짙은 블루'의 장면을 차용한, MV입니다. '잠들지 않는 밤, 들썩이는 빛의 홍수 / 거리에 색을 입히는 여자, 멋부리는 마음과 놀다' 이렇게 시작해요. 잠오지 않는 밤이라는 건, 어쩌면 잠자지 않아도 되는 밤인 게 아닐까요. 구독자 님의, 멋지고 근사한 하룻밤, 기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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