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글쓰기의 시작점에 대하여

유려함 보다 중요한 두가지

2025.12.04 | 조회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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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벤자민

브런치북 <서른의 나는 세살의 나를 불러본다> 연재중

* 2025년 1월에 쓰인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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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처럼 유려하게 글을 쓰고 싶어요."

 

  2024년 가을, 글쓰기 모임 지원서에 이렇게 썼다. 그런데 모임에서 나는 그보다 중요한 걸 배웠다. 첫째는 독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쓰는 법, 둘째는 정지우 작가가 글쓰는 이를 응원하는 진심이다.

 

독자를 위하는 마음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기 전, 솔직히 나는 글쓰기를 제법 잘 한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여태 했던 글쓰기에는 '독자'라는 존재가 빠져 있었다. 앙꼬 없는 찐빵, 초코 없는 초코칩이었다. 내가 글쓴이요, 내가 읽는 이였다.

  그럴 법도 했던 게, 내겐 독자라는 존재가 없었다. 주로 일기나 생각 정리를 썼다. 그나마 용기내어 SNS에 공개한 글도 어디에 닿는지도 모르게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차라리 혼자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걸 후회도 많이 했다. 누군지도 모를 사람의 시선에만 신경 쓴 나머지, 단 한 줄도 제대로 쓰지 못한 적도 있었다. 내게 독자란 보이지 않는 감옥 같은 존재였다.

  이런 연유로 타자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줄곧 써왔다. 오직 나 자신만이 나의 글을 읽고 나의 글에 영향받는 독자였던 것이다. 쓰는 내가 즐겁고, 읽는 내가 감명 깊으면 그만이었다. 실제로 나는 글을 쓰면서 수십 번도 넘게 내 글을 읽었다. 써낸 글은 이후에도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이런 글쓰기 생활로도 나름 만족하며 살았던 것 같다.

  정지우 작가의 글쓰기 모임은 최소한의 고정 독자를 보장했다. 정지우 작가는 물론, 같이 모임에 참여하는 10인의 모임원이 있었다. 내 글을 읽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이 글쓰기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리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내가 아닌 타자를 위해 글을 써보았다.

  나 혼자 쓰고 마는 글이 아니라 독자에게 읽히는 글을 써내려갔다. 정말 쉽지 않았다. 나름 노력했지만 나도 모르게 생략하고 숨기는 내용이 많았다. 나에게 당연한 내용은 생략되고, 드러내기 껄끄러운 내용은 숨겨졌다. 친절하지 않았고 솔직하지 못했다. 내가 나의 글을 읽을 때는 이런 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글에 쓰이지 않은 모든 정보와 문맥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개월간의 글쓰기 모임이 끝난 지금, 그 감각을 조금은 알 것 같다. 텔링과 쇼잉, 구체적으로 풀어주고 추상적으로 묶어주기, 대조의 활용 등, 글쓰기 모임에서 배운 글쓰기 팁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그 근본에는 바로 독자가 있었다. 제목으로 독자의 흥미를 돋우어야 했고, 문장으로 독자에게 온전한 감정을 전해야 했다. 글쓰기 모임에서 배운 모든 팁은 바로 독자를 위한 것이었다.

 

 

글쓰는 이를 응원하는 진심

  정지우 작가는 모임원 모두가 모임 이후에도 글쓰기를 지속하기를 바랐다. 글쓰기가 삶에 얼마나 가치를 더해 주는지 그 진가를 알길 바랐다. 작가의 피드백 속에는 그 진심이 함께 녹아 있어 은은한 향기가 났다.

  지금이야 솔직히 말하건대, 초창기에는 정지우 작가의 피드백을 완전히 수용하지 못했다. 궁금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더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시간이 마련되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다. 정지우 작가의《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를 읽고, 몇 번 더 모임을 갖고 나서야 작가의 진심을 깨달았다. 그제야 작가의 피드백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의 글에 적용할 수 있었다.

  나는 정지우 작가의 진심을 이어받아 적극적으로 글쓰기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나만을 위한 글이 아닌, 독자를 위한 글을 쓸 것이다.

  정지우 작가의 글쓰기 커뮤니티에만 기대지 않고 나만의 글쓰기 시스템을 갖추어 나갈 것이다. 실제로 글쓰기 모임 기간 중 친구들와 회고 모임을 만들었고, 일주일마다 회고 에세이를 발행하고 있다. 회고 모임은 2025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블로그와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만나는 것도 도전 과제 중 하나다.

 

  독자를 위하는 마음과 정지우 작가의 진심 어린 응원, 이 두 초석은 앞으로 쌓아 올릴 나의 글쓰기 인생에 튼튼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정지우 작가의 신간 《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에 수록된 글 입니다.도서 정보 바로가기(이미지 클릭)
정지우 작가의 신간 《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에 수록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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