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일까요? 평범한 일상이 조용히 흘러갑니다. 뭔가 신나는 일이 있으면 좋겠지만 어제와 별 차이 없는 오늘을 보내고, 내일도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니 힘도 좀 빠지는 한 주였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많은 분이 생각보다 오래가는 코로나로 지친 듯합니다. 여행을 떠나신 분도 제법 있고요.
예민해지는 걸까요? 예전엔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도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단톡방에서 답장으로 응원 글을 썼는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사람 때문에 살짝 상처를 받습니다. 분명 카톡에 멘션 표시가 있을 텐데 이모티콘 하나라도 클릭해주면 좋으련만 손가락이 참 인색하네요. 닉네임으로 들어온 오픈 채팅방에서도 아무런 말도 없이 단톡방을 나가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익숙한데 아는 사람이 그렇게 나가면 섭섭하더군요. 누구는 자신이 떠나는 걸 알리기 싫어서 닉네임을 '.' 이나 ' 알 수 없음'으로 바꾸어 나가기도 하죠. 그냥 "사정이 생겨 나갑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라고 말하고 나가는 게 그리 어려울까요?
요즘 저는 내면의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어요. 상처받은 아이를 다독거려줍니다.
"아마 그 사람은 카톡을 잘 못 해서 자기가 멘션된 것도 모르고, 아마 아주 바빠서 단톡 메시지를 하나하나 못 봐서일 거고, 아마 단톡방에서 전체에게 말하기가 부끄러운 것이고, 아마 ..."
분명 제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닐 텐데 말이죠.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자꾸 화살이 저에게 날아오는 기분은 뭘까요? 화살을 맞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계속 셀프 다독거림을 합니다.
최근에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큰돈을 주었습니다. 이미 약속한 거라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저의 경솔함을 탓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 운이 좋은 거였다고, 그 사람 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의 무지로 손해를 본 상황일 수도 있는데 그냥 무덤덤하더라고요. 그 돈 없다고 사람이 죽는 것도 아니니까요.
때로는 악연으로 만나고 때로는 선연으로 만난다고 생각해요.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잘잘못을 떠나 단지 그 사람과 저의 인연이 좋지 못해서고, 저로 인해 누군가가 혜택을 받는다면 그 역시 제가 은혜를 베풀어서가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복을 스스로 꿰찼을 뿐이라고 믿어요. 나쁜 인연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인연을 연결했는데 이 역시 뛸 듯이 기쁘진 않았어요. 감각이 무디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에 공모전에도 꾸준히 도전하고 있어요. 문득 결과가 궁금하여 지원한 곳 결과를 어젯밤 잠들기 전에 살펴봤는데 역시나 탈락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모닝 페이지에 '공모는 다 떨어지고 ㅠㅠ'라고 썼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생각해봤어요. 정말 다 떨어진 게 맞는지 사실 확인을 해봤어요. 올 초부터 지금까지 4곳에 지원했는데 2곳은 떨어졌고 나머지 2곳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어요.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단 떨어진 건 2개다 ㅎㅎ'라고 고쳐 썼습니다. 또 다른 곳에 지원할 것이고 다 떨어지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 계속 지원할 겁니다. 그러면 다 떨어지는 순간은 영원히 없을 테니까요.
부정이 엄습할 때 반대편을 보면 좋겠습니다. 죽으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눈을 크게 뜨고 보면 그리 나쁘지도 않아요. 사실을 왜곡하는 제 마음이 더 나빠요. 중요한 건 제 내면의 아이가 상처받지 않는 것입니다. 주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말이죠. 내가 나를 지키지 않으면 누가 보살펴 줄까요? 매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저를 다독거립니다. 나비 포옹이라며 살짝 쓰다듬어주라고 하지만 저는 마사지 하듯 톡톡 다독거리며 이렇게 노래를 부릅니다.
"고마워~, 사랑해~, 아프지 마~, 노 워리즈(No worries), 오늘도 잘 될 거야!"
저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여러분은 내면의 아이에게 어떻게 다독거리나요? 방법을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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