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미래 Future of Work

국룰편찬위원회 고용노동분과 여러분께

자기 일자리는 자기가 알아서 만들자!

2023.11.29 | 조회 1.28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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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직업보다 오래 살 것이다

원래부터 우리는 우리의 고용주보다 오래 살았다. 2023년 S&P500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20년을 넘지 못한다. 요절도 이런 요절이 없다. 나의 삶이 길어지는 만큼 경제활동 시간도 길어져야 하는데, 회사들이 이렇게 맥을 못 추고 푹푹 고꾸라지니 누구에게 내 밥그릇을 맡긴단 말인가? 게다가 이젠 직업들이 사라진다고? 이게 무슨 말인가?

S&P500 기업들의 평균 수명. 이것이 마켓 사이클인가?
S&P500 기업들의 평균 수명. 이것이 마켓 사이클인가?

한 생애에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다는 말이다.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이자카야 사장님' 로망이 있지 않았나? 혹은 본업보다 더 몰입하게 되는 주말용 작은 일거리들이나? 교수님들은 학기 중에는 교육자가 되고 방학 중에는 연구원이 된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목공이나 요리, 운동 실력을 뽐내는 연예인들을 보면 '이 사람 요리 연구에 1만 시간을 쏟아부었구나' 싶다. 

 

고용은 더 이상 국룰이 아니다. 

사실 한 번도 국룰이었던 적이 없다. 비임금근로, 혹은 자영업 비중(self-employment rate)은 IMF 이전부터 높았다. 1996년 27.4%에서 시작해서 20여 년 간 조금씩 낮아지다 23년 처음으로 20%의 벽이 깨졌다. 국룰을 한참 어긴 2800만 원짜리 연봉과 억대 부채 콤보에 코로나 여파까지 겹쳤다. 그래도 여전히 OECD나 G7 국가들에 비해 높다

국룰은 그냥 고용이 아니라 '안정적 고용'이다. 아무 데서나 4대 보험 들어봐야 소용없고, 역시 남들이 알아주는 대기업에 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근간은 중소기업전체 기업의 99%·근로자 81%"이라 대기업 역시 국룰이 될 수 없다. 게다가 비정규직이 전체 임금근로자의 40%에 달하기 때문에 고용주 등빨과 상관없이 '안정적 고용'은 우리네 사는 모습은 아니다.

친절한 K통계청
친절한 K통계청

 

500만 m2의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수만 명이 닦고 조이는 것보다 광화문 파이낸셜 센터 빌딩 하나에서 수백 명이 키보드 뚱땅거리는 게 돈 더 많이 번다. 이 '축소 지향'의 경제 활동은 조만간 공장도 빌딩도 날려버리고 '인터넷이 되는 세계 어디서엔가 챗지피티와 짝짜꿍 하는 누군가' 한 명 혹은 두어 명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이 익명의 누군가는 미국인일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바다 건너 프리랜서 시장이 가장 크고 활발하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인구의 39%가 2022년 한 해 동안 프리랜서로 일해본 경험이 있다.구글에서 일하는 사람 반 이상이 프리랜서다. 2010-2020년 미국의 전통적인 고용 시장이 1.1% 성장한데 비해 프리랜서 및 '긱 일자리'는 15% 늘어났다. 이 얼마나 불안정한 일자리인가!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오지만 그럼 너네가 안정적인 일자리 만들어줘 흐르는 강물만큼 시대의 변화는 무심하다. 

안정적인 고용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좋은 점도 보인다. 전 세계 18백만 프리랜서를 거느린 Upwork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퇴사 이전보다 많이 번다. 벌이에 더 만족하는 쪽도 임금노동자가 아니라 프리랜서다. 돈이 아닌 시간을 더 벌기 위해 프리랜서가 되는 사람도 있으며, 설문 응답자 중 아이가 있는 사람의 52%가 프리랜서라고 한다. 회사 입장에서도 프리랜싱 계약은 전문 인재와 같이 일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중소기업에게는 더더욱!)이라, 과반이 프리랜서랑 일 해본 경험과 앞으로 프리랜서와 일할 계획 모두 있다고 답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이 코로나 이전에 했던 2018 미국의 일 생활(Worklife) 설문 리포트 '미국인들은 노동에 있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고용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프리랜서 시장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그 안의 프리랜서들도 미래를 낙관한다.

그 외 신기한 프리랜서 통계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 고용은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는가?

그러기엔 프리랜서 시장의 성장율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의 Upwork인 크몽의 경우 200만 회원을 거느리고 연 40-50%씩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국적 불문 요즘 것들은 고생을 안 해봐서 그런지 회사 밖은 정글인 것도 모르고 프리랜서를 꿈꾼다.

조직생활 좀 안 하게 해주십쇼
조직생활 좀 안 하게 해주십쇼

공사다망한 국룰편찬위원회에서 밥벌이 계약 형태에까지 신경을 쓰긴 어려울지 모른다. 초저출산 시대에 발맞춰 결혼 및 임출육 연령 제한도 높여줘야 하고 라떼는 여자 나이 서른이면.., 챗지피티 동년배기들을 위한 영유 수요도 연착륙시켜줘야 한다. (이건 일어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나 엎드려 아뢰옵건대, 고용은 국룰이었던 적도 없고 앞으로도 국룰이 되기란 힘드니,

바라옵건대 예비 시/처가 부모님께 '4대 보험은 없사오나 제 일자리는 제가 알아서 만들겠사옵니다' 수줍게 외칠 수 있도록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인구 줄어도 일자리 ASKY
인구 줄어도 일자리 A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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