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주간모기영 67호

[은프로의 여기저기] “이야기-신비롭고 투명한” - 이웅배 개인전, [장프로의 <요시노 이발관>(2004)],

2022.12.31 | 조회 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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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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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67호
주간모기영 67호

[은프로의 여기저기]

“이야기-신비롭고 투명한” - 이웅배 개인전
(2022.12.27.-2023.01.19. 갤러리 제이콥1212)

이웅배 작가의 개인전 <이야기 - 신비롭고 투명한>은 성서의 이야기를 종이에 그린 후 디지털화해서 유리에 프린트한 작품 스물여섯 점을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고래등의 물줄기를 타고 암흑을 탈출하는 요나부터 왕으로서의 위엄도 부끄러움도 없이 몸을 드러내고 춤을 추던 다윗왕, 손 마른 병이 나아 깜짝 놀라는 환자나 우물가의 여인, 밤새 씨름하는 야곱과 불시에 아브라함을 방문한 세 천사들처럼, 성경의 유명한 이야기들이 굵은 선으로 그려져 색을 덧입고 그림자까지 달고 나타납니다. 판판한 유리판에 딱 붙어있는 그야말로 납작한 그림들인데요, 유리를 통과한 빛이 그림자와 입체감을 낳듯이, 작가의 해석과 묘사를 거친 성경의 내러티브와 이미지는 무척 입체적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투명하면서도 신비로운 것은 특별히 그것을 담은 그림의 본체와 그림자가 서로 다른 색과 결을 갖고 있고, 어떤 경우엔 그림자가 훨씬 정직한 ‘빛‘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심히 들여다보면 작품 ”천사(1)”의 얼굴은 유리판의 정면에서 보이는 얼굴보다 그림자가 더 선명하고 잘생겼습니다. ^^;

베데스다에서 물을 휘젓고 있는 천사의 그림자도 그렇지요. 저에게는 마치 천사가 코끝과 턱에 땀방울을 달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러니까 그건 유리판의 원 모습 뒤로 새겨진 그림자를 통해 상상되는 천사의 열심입니다.

“이는 천사가 가끔 못에 내려와 물을 움직이게 하는데 움직인 후에 먼저 들어가는 자는 어떤 병에 걸렸든지 낫게 됨이러라.”

요한복음 5:4

“천사-물을 휘젓는”

사실 복음서의 이 이야기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누가보아도 각지에서 몰려든 병자들의 간절함, 그리고 특히 주인공인 38년 된 병자의 절망과 그의 병이 오래됨을 한눈에 알아본 예수 그리스도의 관심과 자비일 겁니다.

“천사-물을 휘젓는”이라는 작품은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가끔 내려와 베데스다의 물을 휘젓는 역할을 맡은, 그리고 곧 무대에서 사라질 운명을 지닌 이 단역의 천사를 작가는 투명한 유리판에 붙잡아두었거든요. 이토록 성실하고 투명한 천사라니요.

연말과 새해를 조용히 맞이하고 싶으시다면,
‘야곱의 우물’과도 같은 ‘갤러리 제이콥(야곱)’
잠시 머물다 오셔도 좋겠습니다.

고단하고 슬픈 채로 마음과 몸을 잔뜩 웅크린 사람들(“마음이 가난한 사람1,2,3,4”)과 신의 법을 모신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온몸이 비틀린 왕(“기뻐서 미친 듯이 춤추기1,2,3”)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고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물을 길러 온 죄 많은 여인(“어째서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세요?”)이 그리스도를 만난 사건과 일하던 밭에서 우연히 보물을 발견한 소작농의 ‘횡재’(”밭에서 보물을 찾은 사람”)가 하나의 이야기로 나란히 읽히는 곳입니다.

누군가는 온갖 악기를 동원해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래를 연주하고(“온갖 악기로1,2,3”) 누군가는 그것에 귀를 기울이고(“들을 귀 있는 사람” “귀를 기울이다-섭리”) 누군가는 온몸으로 춤을 추고 있는데, 아무도 서로를 비교하거나 소외시키지 않고, 어쩌면 가면을 쓰지 않고도 서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거라는 (”거짓 없이 이웃 대하기“) 희망을 품게 된다면, 꽤 멋지게 새해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장프로의 <요시노 이발관>(2004)]

남자아이들에게 바가지머리 이외의 스타일을 허락하지 않는, 백년 전통을 지키는 마을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마을의 절대권력 이발사 아줌마에게 “우린 바가지 머리가 싫다!”며, 소년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하는군요. 오기가미 나오코의 <요시노 이발관>을, 장프로가 세대론으로 풀어봅니다.

“왜 할렐루야를 부르냐며, 전통을 고수한다면서 왜 서구의 노래를 부르냐며 반항하는 아이들. 문득 그 모습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케이타의 할아버지 그리고 그 윗세대들은 할렐루야가 아닌 다른 곡을 부르며 전통을 지키지 않았을까. 혹은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과연 케이타와 친구들은 이 산에서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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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을 보내며,
모기영의 2022년 마지막 뉴스레터를 띄워 보냅니다.
돌이켜보면 나는. 우리는 왜 이 일을 계속하는 걸까,
심각하게 고민이 될 때마다 모기영의 존재를
기뻐해주시는 분들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을 다잡았던 순간들이
올해도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새해 소망과 계획을 품고 계시든지,
열심과 선의에 충분한 보상이 따르는 한해가 되시기를,
내년 이맘때는 더 크게 웃으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신비롭고도 투명할, 새해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은 수석프로그래머
손글씨&디자인 지향드림

 

2022년 마지막 날.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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