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며 가며 만나는 이웃이 가볍게 내게 말했다. 'OO엄만 언제즘 안 바빠져요?' 오랜만에 연락 주고 받은 동료 코치님이 내게 웃으며 이렇게 안부를 물었다. '홍코치님, 여전히 바쁘시죠?' 이 정도면 '홍성향 = 바쁨(busy)'의 공식이다. 거부할 수 없다. 그렇다. 바쁘다. 캘린더가 가득차 있다.
아이를 낳으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더 많이 했고, 어느 새 아이가 둘이 되었고, 조직에 월급을 받는 업무 성격이 아닌, 스스로 일을 만들어 내고, 영업하고, 수행하는 등 모든 일을 망라해야 하는 1인 기업 형태니, 누군가가 말했듯, 1인 기업의 낭만은 없다. 스타트업의 낭만은 없다. 사장은 원래 삶이 곧 일이고, 일이 곧 삶이다.
[이전에 출장가며 귀로 듣고 뒷 부분 메시지에 너무 공감되서 웃음이 터진 영상]
그런데, 요즘 나는 나의 이 '바쁨'에 있어 많이 달라졌다. 편안해졌다. 힘이 빠졌고, 중간중간 매우 의식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두었으며, 꼭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닌 이상은 거절도 하기 시작했다. 여러 형태의 일들을 단일화 시키고 있다.
(이 부분은 예전에 내 지인에게 얻은 통찰이 꽤 큰 힘이 되었다.
'성향아, 너 참 바쁘지? 언제 쉬어?',
'언니, 어떻게 하면 안 바쁠 수 있어?',
'응, 시간당 단가를 올리는 것 말곤 없지.'
🫢Wow, So Cool.......
그러나 지인의 말은 심플한 진리였고, 그 이후 그 방향으로 날 가다듬어왔고, 매우 도움이 되었다.)
나의 모든 일은 한 장의 엑셀표(1년 나의 KPI)와 하나의 재무관리 엑셀표, 두 파일로 관리된다. 지금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일의 흐름들이 내 소득에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팔로업하고 있다.
하면서 좋았던 것은 언제 내가 쉬어갈 수 있는지, 혹은 언제 내가 시동 걸고 몰입해야 하는지의 리듬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전엔 들어오는 대로, 일을 받아들이고 수행했다. 당연하지, 선택을 받아야 하는 업인 이상, 선택을 받는 것에 대한 나의 의견을 낼 수 있어질 때까진 선택 받는 것들을 계속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지금 경력의 나는 선택 받은 후, 그 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나의 의견도 조금씩 낼 수 있어졌다. 그러면서 나는 얼마만큼의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언제는 어떤 쉼을, 어떤 내용의 배움을 채우고 싶은지를 계속 생각하는 연습을 해 왔다.
최근 2025년에서 2026년으로 넘어가는 지금, 코치로서 나의 5년, 10년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것을 기준으로 몇 가지 시도를 했다. (1) 먼저 39차 코칭스터디 책으로 <감으로 하는 브랜딩은 끝났다(조연심 저)>을 선택하고, 'AI를 활용하여 코치로서 브랜딩 시도하는 것'을 매우 적극적으로 지난 2-3개월 동안 시도했다. (2) ICF에서 운영하는 Coach a Coach 프로그램에 고민하다 결국 신청했다. 영어로 아시아권 외국인 코치들과 3인 1조 구조로 코치-고객-관찰자 구조로 코칭실습을 6개월 간 해 가는 모임이다. 이런 환경이라도 세팅해두지 않으면, 영어로 코칭하는 것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될 것 같았다.

(3) 그리고 바로 ICF PCC 갱신 신청을 했다. MCC 준비하는 코칭교육을 몇 년 전부터 이수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크게 자격 도전까지 마음이 서진 않고 있다. 다만 그 기준으로 공부하는 매력은 엄청나게 느끼고 있다. 감사하게도 갱신 신청하고 몇 일 되지 않아 갱신 완료 메시지가 왔다.


(4) 그리고 MCC 역량을 갖춘 코치가 되기 위한 선택으로 만든 환경은 지난 9-10월 2달 동안 레터를 통해서도 소식을 전한 권은경 코치님이 진행하시는 '슈퍼리더십 코치 스쿨 1단계' 과정이었다. 1년에 딱 하나의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세팅해두고, 현업에서 일하면서도 본질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매우 좋았고, 많은 배움이 있었으며, 실제 코칭 현장에서도 성과로 이어졌다. 그 과정이 지난 수요일 마무리 되었다. 1달 쉰 뒤, 2단계가 들어갈 예정이다.


![[슈퍼리더십 코치 스쿨 6강에 대한 나의 기록]](https://cdn.maily.so/du/coachheeso/202511/1762609528521666.png)
(5) 외국계 코칭회사 / 코칭플랫폼 2군데와 인터뷰를 앞두고 있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지금 이 주어진 일들만 하다가는 내가 지금 역량에 안주할 것 같다란 느낌이 왔다. '이 정도 하면 되지' 하는 감각은 해롭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완전 다른 물에 나를 담궈서 흔들어두어야 한단 마음이 들었다. 그들과 또 어떤 인연이 될까 잔잔하게 흥미롭다.
이렇게 쓰고 보니, 편안해졌다고 하는 사람이 여전히 바쁜거 아닌가? 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 근원에 있는 태도가 달라졌다. 일은 여전히 흘러 넘치고 있고, 하루하루 그것을 해야 하는 삶인 것엔 변함이 없지만, 이전엔 그런 삶에 있어 '애를 쓰고, 열심히 살았다면', 지금은 힘을 빼고 '즐겁게/즐기면서/편안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바쁜데, 편안하다.
흥미로운 것은 애쓰고, 매우 열심히 살았을 때보다 조금 힘 빼고 편안하게 가는 지금의 소득이 1.5배는 높아졌으며, 일의 카테고리도 조금 더 내가 하고 싶은 일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왜일까, 그 부분에 대한 해답을 지난 '슈퍼리더십 코치스쿨 6강'에서 얻었다.
"사실 코칭고객분들은 우리가 어떤 말을 했는지, 뭘 전달했는지 자체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잠깐 기억하거나, 금방 잊어버릴 수 있어요. 하지만, 코치인 우리에게서 보았던 '모습', 그 '분위기', 우리가 고객을 어떻게 대해주었는가 하는 '경험'에 대해서는 고객의 오랜 장기 기억 속에 저장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코치로서 더 노력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질문을 잘 할 것인가에 대한 노력보다는 우리의 모습, 분위기 등에 좀 더 집중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AI의 등장 등 세상이 급변하더라도, 코치가 살아남아 계속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 고객을 만나든지, 코치인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 편안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으로요."<슈퍼리더십 코치 스쿨 1단계 6강(10/29)> 중 권은경 코치님의 코멘트.
바로 내가 보이는 '분위기'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애쓰고 있는 사람보다 편안하고 여유 있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다. 여기에 내 방식은 일에 있어선 편안하고 여유롭되, 내 다음을 위한 준비, 그 도전에 있어선 열심을 다하는 것이다. 많은 코치들이 이야기하듯, 코칭 교육에선 최선을 다해 배우고, 코칭 장면에 들어가 고객 앞에 앉고 나서는 배운 모든 걸 잊고, 고객 한 사람에게만 집중해야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나의 코치로서 성장의 최근 키워드는 위에서도 드러났겠지만, 'AI(미래), ICF 역량요소(스킬 함양의 정수)' 2가지다. 결국, 변화하는 시대를 잘 읽을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은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이제 코치로서 말, 표현기법에 대한 발전이 아닌, 나란 사람에 대한 성숙이다. 좋은 코치가 시간이 흘러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만, 역시 좋은 사람은 좋은 코치가 될 수 있다. 이젠 나라는 한 개인의 성숙에 집중할 때다. 흥미롭다. 코치로서 잘 성장하고 싶은데, 역설적으로 코치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성숙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믿고 신청하는 (6) 김지혜코치님(KSC)이 진행하시는 8주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내 책 '자문자답 나의 1년 2024-2025' 맨 앞장에 보면 그려져 있는 2025년 나의 방향성이 있는데, 2025년 11월인 지금, 그 방향성 위에서 마지막 2달 무얼 꼭 이루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깊이 물었고, 그에 대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그 1단계가 '설밀나튀(설탕, 밀가루, 나트륨, 튀김)'를 멀리 하는 것이다. (목표: 대사회복)
나는 내가 나 자신을 어떤 지점에서 '수치심'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한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늘 실패했으므로, 그 아래 매우 단단한 부정적 신념(결국 안 될거야)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처럼 그저 '안 돼'라고 말하며 넘어가는 내가 아니라, 진하게 마주하고, 결국 극복해내는 나의 경험을 내가 나에게 주고 싶었다.
"지금 코치로서 어떤 느낌을 느끼고 있으세요? 지금 느껴지는 그 느낌들 (예. 걱정, 불안, 두려움 등)에 빠져 있지 말고, 이 순간을 '아주 중요한 순간'으로 직감해보세요. 그리고 그 직감을 살려 또 다른 걸 생각하고, 그 속에 있는 내 성장을 위한 어떤 메시지를 생각해보세요. 그리곤 그것과 관련해서 다음 어떻게 할 것인지 행동으로까지 연결되어보세요.
결국, 코치로서 나의 성장을 연결해 가려면, 지금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를 잘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를 관찰하면서, 지금 내가 코치로서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 어떤 경계선 위에 서 있는지 등도 잘 관찰해 보세요. 만약 그러한 나의 성장 여정, 그 속도와 방향에 대해 충분히 인정한다면, 더 이상 나란 자기 자신을 흔드는 데 에너지를 쓰지 말고, 새로운 방법을 계속 모색하면서, (코치로서) 자기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시면 좋겠어요. "<슈퍼리더십 코치 스쿨 1단계 6강(10/29)> 중 권은경 코치님의 코멘트.
다시 또 해가 뜨고, 나의 코치로서의 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캘린더에는 수행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주어진 일들이 있음에 그저 감사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다. 감사한 마음을 기반으로 더 지금의 일을 잘 해 보고 싶다. 그 마음으로 오늘 아침에도 뛰고, 식단하고, 수면관리하며 나아간다.
생존을 넘어 실력을 갖추는 다음 10년, 그 시작은 바로 '자기 성숙'이다.
지금 당신이 코치로서 진하게 느끼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그 감정은 당신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나요?
올해 연말, 남은 2달, 코치로서 무엇 하나에 최선을 다해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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