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 혹시 보지도 못한 영화를 좋아해본 적 있으신가요?
아직 못 본 영화 말고, 앞으로도 볼 수 없는 영화요. 배우는 정해졌고, 컨셉 아트도 다 그렸고, 어떤 영화가 될지 설명까지 들었는데 정작 영화가 없습니다. 제작이 엎어진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영화가 자꾸 궁금합니다. 감독의 다른 작품을 볼 때도 생각나고, 참여했던 미술가의 그림을 보다가도 떠오릅니다. 몇 장 남은 사진을 보고 있으면 머릿속에서 혼자 영화가 돌아갑니다.
이 분야의 대표작이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의 〈듄〉입니다.

저는 원래 댄 오배넌이 각본을 쓴 〈에일리언〉의 제작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이 영화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2016년 해외 커뮤니티에서 관련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접하고 DVD를 구입해 한글 자막으로 봤습니다. 이듬해인 2017년 2월에는 페이스북에 글도 썼습니다.
그때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부터 흥분해서 적어놓았더군요.
살바도르 달리, 믹 재거, 핑크 플로이드, 뫼비우스, H. R. 기거.
영화 좋아하는 사람, 음악 좋아하는 사람, 그림 좋아하는 사람을 한꺼번에 붙잡아놓을 명단입니다. 이 사람들이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은 그렇게 시작했다가 끝내 개봉하지 못한 영화들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영화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사람과 그림과 음악이 이후 어디로 갔는지도요.
한 편씩 보다 보면 좀 억울해집니다.
아니, 이런 영화들을 개봉 안했다고?
살바토르 달리가 황제인 영화
조도로프스키는 〈엘 토포〉, 〈홀리 마운틴〉, 〈성스러운 피〉를 만든 감독입니다. 그중 〈성스러운 피〉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한 30번쯤 봤을까요? 비디오, DVD 다 가지고 있고 극장 개봉시에 직접 봤습니다. 이 감독이 프랭크 허버트의 《듄》을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원작에 충실한 무난한 SF를 기대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겁니다.
그 예상대로 참여진부터 무난하지 않습니다.
달리는 황제로, 오슨 웰스는 하코넨 남작으로, 믹 재거는 페이드 로타로 출연할 예정이었습니다. 음악에는 핑크 플로이드와 프랑스의 실험적인 밴드 마그마가 거론됐습니다. 뫼비우스가 스토리보드를 그리고, 크리스 포스와 기거가 영화의 시각적 세계를 만들며, 댄 오배넌이 특수효과를 담당하는 구상이었습니다.

빌뇌브의 〈듄〉을 보신 분들은 페이드 로타를 기억하시겠죠. 오스틴 버틀러가 연기했던 그 창백하고 위험한 인물 말입니다. 그 자리에 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를 넣어보세요.
오… 이것도 꽤 보고 싶은데요?
거기에 기거가 만든 하코넨의 세계, 뫼비우스의 인물과 의상,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까지 붙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시각과 청각이 과로할 것 같습니다. 저는 좋습니다만. 약 2년 동안 준비하며 수천 장의 스토리보드가 만들어졌지만, 프로젝트는 촬영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 과정이 훗날 프랭크 파비치 감독의 다큐멘터리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를 찾아보면서 실제로 만들어졌을 영화보다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댄 오배넌입니다. 오배넌은 이후 〈에일리언〉의 각본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듄〉을 준비하며 알게 된 기거의 작업은 기거가 〈에일리언〉에 참여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됐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 중 한 명인 뫼비우스도 있습니다. 〈듄〉에서 방대한 스토리보드를 그렸던 그는 훗날 뤽 베송의 〈제5원소〉 제작에도 참여합니다. 뫼비우스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5원소〉의 미래 도시와 독특한 디자인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그 작품에서 익숙한 시각적 언어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반갑습니다.

그리고 달리와 기거의 관계도 재미있었습니다.
기거에게 달리는 오랫동안 영향을 받은 예술가였습니다. 그런데 달리가 기거의 작품을 조도로프스키에게 소개했고, 그것이 기거가 〈듄〉에 참여하는 계기가 됩니다.
저는 달리를 아주 오래전 시대의 예술가처럼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큐멘터리에는 그가 실제로 살아 움직이던 모습까지 등장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러 예술가가 생각보다 가까운 시대에 살았고, 서로 만나고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달리와 기거가 알고 지냈고, 뫼비우스가 그들과 같은 영화에 참여했다니요. 거기에 핑크 플로이드까지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사람들이 알고 보니 서로 친구의 친구였던 겁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게 영화광에게는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모릅니다.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조도로프스키는 훗날 다른 영화감독에게 자신의 스토리보드를 펼쳐놓고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실제 영화를 상영한 것은 아니지만, 두꺼운 그림책을 한 장씩 넘기며 감독이 설명하는 일종의 비공식 상영회였던 셈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인연은 거기서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니 빌뇌브가 새로운 〈듄〉의 감독을 맡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와, 이걸 빌뇌브가 만든다고?
당연히 기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조도로프스키의 프로젝트와 데이비드 린치의 〈듄〉까지 알고 있었으니, 이번에는 어떤 감독의 〈듄〉이 나올지 궁금해졌거든요. 그렇게 저는 〈에일리언〉을 찾아보다가 〈듄〉에 도착했고, 그 안에서 〈제5원소〉와 달리, 기거와 뫼비우스를 만난 뒤 다시 새로운 〈듄〉을 기다리는 사람이 됐습니다. 뵐뇌브의 〈듄〉은 말해 뭐해요. 현재 개봉했던 2편의 영화를 저는 극장에서만 각각 3번씩 봤습니다. 곧 개봉할 3편도 너무 기대됩니다.
사막에서 시작한 기획을 따라왔는데 우주선 안에서 침 흘리는 생명체를 만나고, 다시 모래벌레를 타고 사막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이런 연결 때문에 영화 뒷이야기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존 레넌이 골룸이 될 뻔했습니다
이번에는 비틀스입니다.
1960년대, 비틀스가 직접 출연하는 〈반지의 제왕〉 영화가 추진됐습니다. 폴 매카트니가 프로도, 링고 스타가 샘, 조지 해리슨이 간달프, 존 레넌이 골룸을 맡는 구상이었다고 합니다. 스탠리 큐브릭에게 연출을 타진했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잠깐만요. 존 레넌이 골룸이라고요? ㅋㅋㅋㅋㅋ
폴 매카트니가 반지를 들고 가는데 존 레넌이 뒤에서 빼앗으려고 따라다닙니다. 링고는 폴을 도와주고, 조지는 지팡이를 들고 등장합니다. 캐스팅 명단만 봤는데 이미 이상한 영화가 한 편 재생됩니다.
비틀스 팬과 톨킨 팬이 같은 극장에서 행복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한쪽은 환호하고 다른 한쪽은 이를 갈았을 수도 있겠죠. 사운드트랙만 따로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영화는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훗날 피터 잭슨은 폴 매카트니와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톨킨이 비틀스의 영화화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피터 잭슨이라는 이름이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실제로 〈반지의 제왕〉을 영화로 만든 감독이죠. 그리고 이 사람이 나중에는 비틀스의 작업 영상을 복원하고 편집해 〈겟 백〉을 만듭니다.
물론 두 프로젝트 사이에 직접적인 제작 계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런 우연은 참 반갑습니다. 오래된 기획 기사 한 줄이 수십 년 뒤의 다큐멘터리를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드니까요. 골룸이 된 존 레넌은 못 보지만, 노래를 만드는 존 레넌은 더 가까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우회로 아닌가요.
무서운 외계인을 만들려다 나온 귀여운 외계인
이번에는 스티븐 스필버그입니다.
스필버그는 〈미지와의 조우〉 이후 새로운 외계인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제목은 〈Night Skies〉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스필버그의 외계인 영화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우주에서 온 외계인들이 지구의 한 가족을 공포에 몰아넣는 이야기였습니다. UFO를 보고 감동하거나 외계인과 친구가 되는 영화가 아니라, 외계인이 나타나면 일단 집 안의 문부터 잠가야 하는 영화였던 겁니다.

존 세일즈가 각본을 썼고, 론 코브가 연출을 맡을 계획이었습니다. 특수분장 전문가 릭 베이커는 외계인들의 모습까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진행 중에 스필버그의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무서운 외계인들보다 지구에 홀로 남겨진 착한 외계인 한 명의 이야기에 더 끌리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게 멜리사 매시슨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발전시켰고, 1982년의 〈E.T.〉가 탄생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외계인들이 가족을 공격하던 영화를 만들려다가 감독이 생각을 바꾸자 외계인이 가족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무서운 외계인 영화의 흔적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Night Skies〉의 외계인 침입과 가족 공포라는 발상은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한 〈폴터가이스트〉의 개발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물론 하나의 각본을 그대로 둘로 쪼갠 것은 아닙니다. 초기 구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들이 서로 다른 영화로 발전한 겁니다. 두 영화는 공교롭게도 같은 해인 1982년에 개봉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유령이 가족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다른 쪽에서는 외계인과의 이별로 관객을 울렸습니다. 스필버그는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 방법과 울리는 방법을 한꺼번에 고민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물론 〈Night Skies〉가 완성됐다면 어떤 영화가 됐을지는 모릅니다. 그래도 릭 베이커가 만들었던 외계인들이 스필버그의 영화에서 사람들을 쫓아다녔다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다만 엘리엇이 E.T.와 헤어지며 울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슬펐는데, 외계인에게 잡아먹히기까지 했다면 어린 시절의 저에게는 좀 가혹했을 것 같습니다.

매드맥스 감독에게 배트맨을 맡겼다면?
〈매드맥스〉 시리즈를 만든 조지 밀러 감독도 슈퍼히어로 영화를 만들 뻔했습니다. 그것도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플래시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저스티스 리그〉였습니다.
제목은 〈Justice League: Mortal〉
2007년 워너브러더스가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로, 조지 밀러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아미 해머가 배트맨, D. J. 코트로나가 슈퍼맨, 메건 게일이 원더우먼, 애덤 브로디가 플래시를 연기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캐스팅 명단보다 감독 이름에서 더 흥분했습니다.
조지 밀러라니요.
제가 이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액션을 잘 찍기 때문이 아닙니다. 조지 밀러는 〈매드맥스〉 같은 거칠고 폭력적인 영화를 만드는 한편, 〈꼬마 돼지 베이브 2〉나 〈해피 피트〉 같은 가족영화와 애니메이션까지 만든 감독입니다. 장르의 폭부터 남다릅니다.
그런데 그 다양한 영화들을 보고 있으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캐릭터가 살아 있다는 겁니다. 특히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생각해보세요. 저는 이 영화가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액션과 분위기, 세계관 연출의 교과서처럼 이야기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차량들이 서로 부딪치고, 사람들이 달리는 차 위에서 뛰어다니고, 불길과 폭발이 화면을 뒤덮습니다. 그런데 조지 밀러는 이런 장면을 단순히 화려한 볼거리로만 만들지 않습니다.
맥스와 퓨리오사, 눅스의 이야기는 액션이 진행될수록 더 선명해집니다. 인물들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지, 왜 싸워야 하는지를 긴 설명보다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액션의 물리적인 감각입니다. 요즘처럼 CG로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조지 밀러는 실제 차량과 스턴트, 배우들의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물론 CG도 많이 사용했지만 실제 촬영한 액션을 바탕으로 화면을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에서는 차의 무게와 속도, 충돌의 충격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실제로 위험을 감수하며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그게 조지 밀러 액션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액션을 위해 캐릭터를 움직이는 감독이 아니라, 액션을 통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감독입니다. 그런 감독에게 거대한 자본과 DC의 슈퍼히어로들이 주어진다면 어떤 영화가 나왔을까요?
배트맨과 슈퍼맨,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들이 조지 밀러의 세계에서 어떻게 싸우고,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성장했을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볼거리가 화려한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니라,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액션 속에서 완성되는 영화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제작되지 못했습니다. 주요 배우들의 캐스팅이 진행되고 의상과 제작 준비까지 이루어졌지만, 할리우드 작가 파업과 호주의 제작비 세금 환급 문제 등이 겹치면서 결국 중단됐습니다.

이후 조지 밀러는 결국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완성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영화 역사에 남을 액션영화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들었을 〈저스티스 리그〉는 여전히 궁금합니다. 당시의 DC가 조지 밀러에게 충분한 자유를 주었더라면 어땠을까요. 배트맨과 슈퍼맨이 그 감독의 손에서 어떤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을지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물론 배트모빌은 조금 걱정이 됩니다.
왠지 차를 그냥 타고 다니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ㅋㅋㅋ
톰 크루즈를 데려와도 안 되는 일
기예르모 델 토로의 〈광기의 산맥〉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영화로 옮기려던 프로젝트입니다. 남극 탐사대가 얼음 아래에서 인간이 몰랐어야 할 존재와 역사를 발견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델 토로에게 맡긴다니, 일단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괴물을 사랑하는 감독에게 러브크래프트라니요.
여기에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에 참여하고,
톰 크루즈가 주연으로 거론됐습니다.
관객은 기대하기 시작했지만 제작사는 계산을 해야 했습니다. 큰 제작비가 들어가는 R등급 공포영화였습니다. 결국 제작이 성사되지 않았고, 델 토로가 당시 준비했던 CG 테스트 영상을 훗날 공개했습니다.
톰 크루즈가 나온다고 무조건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게 투자 심의를 통과하는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톰 크루즈에게는 실현되지 않은 유명한 배역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이언맨입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영화가 나오기 전, 스튜디오가 크루즈를 원했다는 초기 각본가들의 회고가 있습니다. 다만 크루즈 본인은 실제로 배역을 맡기 직전까지 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상상은 됩니다. 톰 크루즈의 토니 스타크라니. 수트의 안전성을 확인하겠다며 본인이 직접 날아보겠다고 할 것 같습니다. 자비스가 말려도 안 들을 얼굴입니다.
그런데 델 토로의 〈광기의 산맥〉이 더 아쉬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델 토로만큼 인간이 알지 말아야 할 기괴한 존재들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괴물의 외형뿐 아니라 그 존재가 어떤 세계에서 살아왔고, 어떤 역사와 문화를 가졌는지까지 상상하는 감독이니까요.
러브크래프트의 세계는 그런 감독에게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문제는 그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돈이었겠지요.

그런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려왔습니다.
2026년 8월, 슬로바키아의 영화감독 아드리안 아다메츠가 〈광기의 산맥〉을 새롭게 영화화하겠다며 티저 영상을 공개한 겁니다.
물론 델 토로의 영화를 이어받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원작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추진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상이 본격적인 영화 촬영분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촬영지를 조사하면서 찍은 영상에 시각효과를 더해 만든 일종의 테스트 영상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제법 그럴듯합니다.
아다메츠는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입장입니다. 아직 제작비 확보와 본격적인 촬영이라는 산이 남아 있지만, 적어도 누군가는 델 토로가 끝내 만들지 못했던 그 세계를 다시 영화로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같은 원작이라도 감독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영화가 나오겠지요. 델 토로가 만들었을 기괴한 생명체와 아다메츠가 상상하는 남극의 공포가 얼마나 다를지도 궁금합니다. 물론 이 프로젝트도 무사히 완성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러브크래프트의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호기심 때문에 고생하는데, 영화를 만들려는 감독들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제발 남극에 무사히 도착했으면 좋겠습니다.
큐브릭의 영화는 죽었지만, 책은 살았다
스탠리 큐브릭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후 〈나폴레옹〉을 준비했습니다.
준비의 규모부터 좀 다릅니다. 역사학자의 도움을 받고, 촬영 후보지를 조사하고, 방대한 사진 자료를 모았습니다. TASCHEN이 소개한 자료만 해도 촬영지 사진 약 15,000장과 슬라이드 17,000장입니다.


이쯤 되면 나폴레옹이 돌아와서 "감독님, 저도 그건 기억이 안 납니다"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투자사의 우려 속에 촬영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남은 각본과 편지, 의상 연구와 사진들은 훗날 TASCHEN의 《Stanley Kubrick's Napoleon》에 담겼습니다.
영화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메이킹북은 갖고 싶습니다. 이런 것보면 TASCHEN이 참 무서운 출판사입니다. 감독의 보관함 속 자료를 독자의 책장으로 옮겨놓습니다. 한 장의 완성된 스틸 대신, 그 장면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조사했는지 보여줍니다. 의상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어떤 장소를 골랐는지, 왜 그 장면을 찍으려 했는지.
디자인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결과물만큼이나 위험한 자료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감상하면 되는데, 준비 자료는 자꾸 들여다보게 되거든요. 내가 작업한다면 무엇을 골랐을지 생각하게 되고요.
큐브릭의 〈나폴레옹〉이 걸작이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큐브릭이 영화를 준비하는 방식은 영화가 없어도 구경할 가치가 있습니다. TASCHEN은 그 지점을 정확히 상품으로 만들었습니다.
못 본 영화가 아쉬워서 책을 샀는데,
책을 보면 영화가 더 보고 싶어집니다.
아니 근데 영화 못보잖아요?
영화광에겐 이런게 고문입니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기차를 놓쳤지만...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도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들 뻔했습니다.
그것도 달리는 기차를 소재로 한 액션 스릴러였습니다.
제목은 〈Runaway Train〉, 우리에게는 〈폭주기관차〉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작품입니다.
1960년대 중반, 구로사와는 미국 제작사와 함께 영어로 된 영화를 준비했습니다. 탈옥수 두 명이 기차에 올라탔는데, 기차가 통제 불능 상태로 달리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설정만 들어도 꽤 재미있습니다. 도망치려고 기차에 올라탔더니 이번에는 기차에서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인생이 피곤한 주인공이 나와야 영화는 재밌습니다. ㅋㅋ
구로사와는 이 영화를 자신의 첫 컬러 영화로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눈 덮인 풍경을 배경으로 검은 기관차가 달리는 모습도 구상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럴듯합니다. 흑백영화의 명장이 자신의 첫 컬러 영화를 만들면서 검은 기차와 하얀 설원을 선택했다는 사실도 재미있습니다. 컬러영화를 찍겠다고 했는데 머릿속에는 여전히 흑과 백이 강렬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제작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측과의 제작 여건이나 작업 방식에 관한 문제가 겹쳤고, 촬영은 계속 연기되다가 결국 무산됐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약 20년이 지난 1985년, 〈폭주기관차〉가 실제로 개봉합니다.
다만 감독은 구로사와가 아니었습니다. 소련 출신의 안드레이 콘찰롭스키가 감독을 맡았고, 존 보이트와 에릭 로버츠가 출연했습니다. 구로사와가 남긴 원안을 바탕으로 새로운 각본을 만들어 완성한 영화였습니다. 놀랍게도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등 세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구로사와가 끝내 만들지 못했던 영화가 다른 감독의 손에서 살아났고, 제법 좋은 평가까지 받은 겁니다. 물론 구로사와가 직접 만들었다면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됐을 겁니다. 같은 원안을 가지고도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영화는 전혀 달라지니까요.
특히 구로사와의 액션 연출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7인의 사무라이〉나 〈요짐보〉에서 보여줬던 인물들의 움직임과 공간 활용을 달리는 열차 안에서 펼쳤다면 어땠을까요. 아쉽게도 구로사와가 만들었을 〈폭주기관차〉는 여전히 볼 수 없습니다. 대신 그가 남긴 이야기가 다른 감독의 영화가 되어 남았습니다.
기차는 결국 출발했습니다.
운전사가 바뀌었을 뿐이지요.

이제 저는 박훈정을 기다립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영화들은 모두 감독이 원래 구상했던 모습으로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어떤 작품은 기획만 남았고, 어떤 작품은 다른 영화가 되었으며, 또 어떤 작품은 다른 감독의 손에서 완성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착각하기 쉽습니다. 못 만든 영화는 전부 걸작이었을 것 같고, 감독이 하고 싶은 대로만 했으면 다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 같습니다.
그럴 리가요.
〈외계+인〉을 생각하면 일단 한숨부터 나옵니다. 저는 그렇게 만들 거면 안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던 쪽입니다. 최동훈 감독님은 케이퍼 무비를 계속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다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한탕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범죄영화 말입니다. 〈범죄의 재구성〉이나 〈도둑들〉처럼 서로 협력하는 척하면서 상대의 몫까지 계산하는 그 장르요. 돈 훔치는 사람들 찍을 때 그렇게 재미있었는데요. 제 시간까지 훔쳐가실 필요는 없었잖아요.
…이런 영화로 다시 돌아오지 마십시오.

반대로 단점이 보여도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되는 감독이 있습니다. 제게는 박훈정감독이 그렇습니다. 저는 박훈정 감독의 광팬입니다. 특히 〈마녀〉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조금 특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박훈정의 영화에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익숙하게 봤던 설정과 캐릭터, 액션의 문법이 자주 등장합니다. 초능력을 가진 인물, 정체불명의 조직, 특별한 능력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들,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살아가는 주인공 같은 이야기들 말입니다.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오래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들이지요.
박훈정 감독 역시 실제 인터뷰에서 〈아키라〉, 〈최종병기 그녀〉, 〈간츠〉, 〈아인〉 등의 작품을 언급하며,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익숙한 이야기를 한국의 상황에 맞게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그 점이 좋습니다.
어디서 본 듯한 설정이라고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변주하고, 자기만의 세계로 만들어내느냐겠지요. 〈마녀〉에는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캐릭터들이 가진 능력과 숨겨진 과거, 그들을 만들어낸 조직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인물들까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 세계 어딘가에 더 강하고 이상한 인물들이 남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덕후 입장에서는 이런 게 참 좋습니다. 등장인물 한 명이 새로운 능력을 보여주거나,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조직의 이야기가 조금만 나와도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거든요.
〈마녀 2〉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작만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무엇보다 박훈정 감독은 새로운 배우를 찾아내고 그 배우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마녀〉의 김다미가 그랬고, 〈마녀 2〉의 신시아도 그랬습니다. 낯선 얼굴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 세계의 중심에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관객은 배우와 캐릭터를 동시에 처음 만나야 하니까요.
그런데 박훈정은 그걸 꽤 잘합니다.

저는 〈마녀 2〉의 액션과 캐릭터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작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인물과 능력, 조직의 규모를 드러내면서 세계관을 넓히는 역할도 했고요. 그래서 앞으로 어떤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 캐릭터가 기존 인물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가 계속 궁금합니다.
이 감독의 세계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좋습니다.
조지 밀러가 액션을 통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감독이라면, 박훈정 역시 캐릭터의 개성과 능력을 액션으로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두 감독의 영화가 닮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두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에 공통점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좋아하는 장르에서는 관대해지는 부분이 생깁니다. 다른 영화에서 보면 흠잡을 것을 여기서는 재미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저도 압니다. 취향이란 게 원래 좀 불공평합니다.
그래서 박훈정의 신작 〈슬픈 열대〉 소식도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이 제목은 꽤 낯이 익습니다.
2023년 개봉한 〈귀공자〉가 처음에는 〈슬픈 열대〉라는 이름으로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박훈정이 각본을 쓴 〈악마를 보았다〉의 원제는 〈아열대의 밤〉이었습니다. 물론 이 작품들이 모두 같은 원안에서 나왔거나 하나의 세계관에 속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감독이 반복해서 선택하는 이름과 공간, 인물들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이 보입니다.
이번 〈슬픈 열대〉는 열대우림에서 아이들을 킬러로 키워낸 '사부'와 조직의 이야기입니다. 사부가 죽자 형제처럼 자란 조직원들이 서로를 의심하며 복수에 나섭니다. 김명민, 이신영, 박유림, 박해수가 출연하며, 국내 개봉은 2026년 11월 25일로 발표됐습니다.
또 아이들을 데려다 이상한 것을 가르쳤군요.
박훈정 감독의 세계에는 멀쩡한 보호자가 참 드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설정이 좋습니다.
한 조직 안에서 형제처럼 자란 사람들이 어느 순간 서로를 의심하고 싸워야 하는 이야기. 박훈정 감독이 이런 인물들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어떤 액션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해외 반응도 나쁘지 않습니다. 2025년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됐고, 2026년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은까마귀상을 받았습니다. 프랑스 에뜨랑제영화제에서도 국제경쟁 최고상인 누보 장르 그랑프리를 받았습니다.
기대를 좀 낮추고 기다리려고 했는데 자꾸 이런 소식이 옵니다. 팬을 아주 가만두지 않습니다. 물론 이번 〈슬픈 열대〉가 앞에서 소개한 무산된 영화처럼 오래된 기획을 되살린 작품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이 영화를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앞에서 소개한 영화들은 감독들이 끝내 보여주지 못한 세계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는지는 남은 자료를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박훈정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서도 비슷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이 감독이 좋아하는 인물과 조직, 폭력과 배신의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지 궁금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스토리보드나 제작 당시의 증언을 찾아보며 상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곧 극장에서 직접 볼 수 있으니까요.
저는 보러 갈 겁니다. 팬이니까요.
좋아할지는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팬이라고 해도 감독님 대신 반성문까지 써드릴 수는 없으니까....
기획은 엎어졌는데, 왜 아직도 궁금할까요
영화는 완성되지 못했지만 제작진은 몇 년씩 준비했고, 돈을 썼고, 함께 일할 사람을 모았습니다.
남은 자료가 훗날 유명해졌다고 해서 당시의 손실과 좌절까지 좋은 경험으로 바뀌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옆에서 "그래도 배운 게 있잖아요"라고 하면 한 대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작 취소라는 한 줄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 위대한 유산으로 남았습니다. 조도로프스키의 〈듄〉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다른 영화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스필버그가 준비했던 외계인 영화는 〈E.T.〉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큐브릭이 조사한 자료는 독자가 펼쳐볼 수 있는 책이 됐고, 구로사와가 남긴 각본은 다른 감독의 영화가 됐습니다. 조지 밀러가 준비했던 〈저스티스 리그〉는 결국 볼 수 없게 됐지만, 그가 슈퍼히어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동안 상상의 즐거움을 줍니다.
중요한 것은 실패 자체가 대단해서가 아닙니다.
그 안에 사람들이 다시 보고 싶어 할 만큼 구체적인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달리를 황제로 앉히겠다는 발상, 기거의 기괴한 그림, 큐브릭이 끝없이 모은 사진, 구로사와가 달리게 하려던 검은 기관차. 영화 전체는 실현되지 못했어도 그것들은 따로 떼어 보았을 때 여전히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사람이 가져가서 읽고, 보고,
자기 작업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이가 들고 점점 더 많은 것을 알아갈수록 완성된 작품만 보고 한 사람의 창작을 다 알았다고 생각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개봉작 목록에는 그 사람이 끝내 찍지 못한 장면이 없습니다. 흥행 성적에는 다음 감독이 그 그림을 보고 떠올린 생각이 잡히지 않습니다. 투자사가 접은 기획과 관객이 궁금해하는 영화가 꼭 같은 순간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서랍 속 기획서를 전부 꺼내 제작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좋은 구상과 좋은 영화 사이에는 여전히 엄청난 일이 남아 있습니다. 앞에서 최동훈 감독님 이야기를 괜히 한 게 아닙니다.
다만 한 편이 무산됐다는 이유로 그 안에서 시도한 것까지 한꺼번에 쓸모없었다고 정리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무엇이 남았는지, 그것을 다음에 누가 쓰는지까지 보면 영화의 역사가 조금 더 재미있어집니다.
저는 안전하게 잘 만든 영화도 좋아하지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걸 만들려고 했는지 궁금해지는 영화에 더 오래 붙잡히는 편입니다. 아직 못 본 박훈정의 신작을 기다리는 것도, 수십 년 전에 엎어진 조도로프스키의 그림을 다시 찾아보는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그러니 이 글은 실패한 거장들을 위로하려고 쓴 글은 아닙니다.
그 사람들이 도대체 뭘 하려고 했는지, 아직 궁금한 관객이 쓴 글입니다.
존 레넌의 골룸만 해도 그렇습니다.
안 만들어져서 다행이라는 의견,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도 저는 보고 싶습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구독자 님은 어떠셨나요?
위에 언급한 다양한 작품중 꼭 보고 싶은 작품이 있으신가요?
AI가 더 발달되면 언젠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제가 어디서 상영회라도....

여러분 덕분에 젤리가 맛있는 간식을 먹고 있어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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