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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오주환 "밴드 아도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새로운 독립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대담 정리 (1/3)

2021.07.05 | 조회 5.7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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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엔터문화연구소

WEIRD | Wave · Economy · IP · Relationship · Digital

지난 달 3회로 연재된 곰사장님의 칼럼 '스트리밍을 고칠 때입니다(1~3편)' 이후에 온라인으로 3시간 동안 진행한 대담을 정리합니다. 분량이 길어 3회로 나눠서 공유합니다. 대담 정리에는 음악가 시와님이 도움을 주셨어요. 고맙습니다. (1)곰사장+오주환+차우진 대담: 밴드 아도이의 비즈니스 모델 - 음원과 음반: 수수료를 어떻게 줄일까? - 굿즈: 리스크를 어떻게 줄일까? - 공연: 어떻게 잘 기다릴까? - 국내외 유통망 분리: 어떻게 좋은 조건을 찾을까? - 포지셔닝: 어떻게 코어 팬을 계속 만날까? - 질의응답: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2)곰사장+오주환+차우진 대담: 사전 질문 Q&A (3)곰사장+오주환+차우진 대담: 현장 질문 Q&A

 * 곰사장(고건혁)의 발제는 3회 연재 칼럼으로 대체합니다. 


밴드 아도이의 비즈니스 모델

차우진: 곰사장님의 칼럼과 발제를 요약하면 스트리밍 환경으로 인해 시장도 바뀌고 산업 구조도 바뀌었으니, 아티스트의 역할도 바뀌어야한다는 말인 것 같아요. 그게 '사업가형 아티스트'인 거고요. 그 점에서 가장 좋은 사례이자 한국에서는 드물었던 사례들을 계속 만들어가는 아도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곰사장님 발제에 이어 아도이의 오주환님 모시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오주환: 안녕하세요. 아도이의 오주환입니다. 아도이는 2017년 5월 <캣닢 Catnip>이라는 6곡 EP로 데뷔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굉장히 신나고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오늘 발제는 아도이의 비즈니스 모델로, 제가 일하면서 느꼈던 과정들과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제 사례가 반드시 정답이라고는 말할 순 없는데요, 콘텐츠도 다르고 그때와 지금의 상황도 너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아도이라는 팀의 사례가 여러분이 앞으로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시는데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밴드나 뮤지션이 매출을 발생시키는 부분은, 상위 1%든 나머지 90%든 동일하다고 봅니다. 대체로 음원, 음반, 굿즈, 공연, 그리고 사이드로 광고, BGM, OST 작업이 있겠죠.

곰사장님의 발제가 거시적이었다면, 저는 아티스트이자 곡을 만드는 사람이기에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려는 시도보다는 어떻게 수익 구조를 더 뾰족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음원/음반의 유통 수수료가 있죠.

음원과 음반: 수수료를 어떻게 줄일까?

음원유통사의 수수료는 적으면 15%, 많으면  25~28%의 비율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음악하는 사람들은 보통 유통사와 만날 때 이런 부분을 잘 모르고 만나서 수수료 25~30%로 계약을 하거나, 아니면 중간에 다른 업체를 끼면서 결과적으로는 이중 수수료를 내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아도이의 수수료율은, 계약 내용이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저희는 처음부터 수수료를 최대한 적게 내는 방법들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사실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들입니다.

국내 유통사에는 카카오M, 벅스, 지니, 플로(드림어스), 소리바다, 미러볼, 포크라노스 등이 있죠. 아도이는 이런 유통사들과 미팅을 하면서 요율 차이와 우리에게 맞는 유통 업체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럴려면 내 포지션이 어디고, 이 포지션에서 어떻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해보겠습니다.

2017년 <캣닢>을 낼 때, 저희는 당시 어떤 결과도 없는 신인 밴드여서 처음부터 카카오M 같은 대형 유통사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기엔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대신 저희는 유통사를 계속 바꾸는 방식으로 일했어요. 처음에는 미러볼, 두번째는 지니뮤직, 그 다음엔 CJ, 그리고 새로 발매할 앨범은 카카오M과 하게 됩니다. 물론 이건 국내 유통에 한정된 이야기인데요. 이렇게 유통을 계속 바꿔가면서 조건이나 요율, 기간 등을 더 낮춰가면서 수익을 조금씩 늘려나갈 수 있었어요.

음반의 경우, 아도이는 LP를 많이 만들어서 판매했는데요. 이건 아도이의 커버 아트가 유명해지면서 생긴 특수성일 수도 있지만, 저희는 유통에서 LP를 제외시키고 직접 유통을 해봤어요. 그러면 LP는 음원 유통사와 상관없이 아도이의 자체적인 회사인 엔젤 하우스(Angel House)의 수익모델이 된 거죠. 사실 이게 자체 수익을 높이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고요, 계약 때문에 미팅을 하면서 음원 유통사들이 피지컬 음반에 대해 큰 니즈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반을 빼는 조건을 추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이런 조건이 코로나 시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LP나 카세트 테이프 등은 저희가 직접 제작 업체를 찾아서 제작하고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렸고요. 그 과정에서 최적화된 방법을 찾으면서 음원과 음반을 통한 수익 향상을 해결했어요.

굿즈: 리스크를 어떻게 줄일까?

오주환: 그리고 굿즈가 있는데요. 제 생각엔, 많은 사람들이 굿즈에 대한 필요성을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공격적으로 굿즈에 대한 전략을 만들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아도이를 기획할 때부터 굿즈를 SS, FW 등 시즌 별로 구상을 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앨범은 3장 발표했는데 굿즈는 10번에 걸쳐서 반분기 별로 냈습니다. 처음엔 직접 제작도 하고, 브랜드랑도 함께 하기도 했고요. 그 중엔 무신사와 콜라보를 한 것도 있어요.

당연히 처음엔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굿즈는 판매가 되지 않으면 재고로 남기 때문에 얼마나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이 되죠. 그래도 요즘에는 3년 전과 달리 개인의 굿즈까지 만들어 주는 플랫폼도 많이 생겼어요. 항목도 티셔츠, 후드, 모자 등 의류 쪽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요즘에는 텀블러, 휴대폰 케이스, 슬리퍼, 머그컵, 담요, 베개 등등 종류가 100가지가 넘기도 하고요. 이런 항목들을 초기 리스크 없이, 주문을 하면 그 양에 따라서 하나 씩이라도 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업체들이 생겨나서 저희보다는 좀 더 유리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마플샵이라고 있어요. 요즘 많은 인디 밴드들이 거기서 굿즈를 많이 제작하는데, 앞으로도 이런 업체가 계속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저희 같은 인디 밴드들, 소속사가 없는 음악가들은 앞으로 초기 투자 자본이 넉넉하지 않더라도 굿즈를 제작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저희는 초기에 제작, 창고관리, 배송까지 모두 다 직접 신경을 썼는데요. 이제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아웃소싱 업체를 찾아 맡기면서 더 음악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면서 나름 리스크를 줄이는 형태로 발전했다고 봅니다.

공연: 어떻게 잘 기다릴까?

오주환: 공연은... 요즘 코로나여서 할 말이 없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저희도 공연을 많이 하고 그런 공연을 발판으로 굿즈와 음반의 매출도 올리고, 또 그 다음으로 좀 더 규모가 큰 공연을 계속 만들면서 성장하는 팀인데요. 다른 분들처럼 일년 반 정도 공연을 하지 못해서 수익이 많이 줄었습니다. 전년 대비 75% 정도 줄었으니까 힘든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온라인 공연도 많이 시도했어요. 저희는 운 좋게 선택받아서 지자체, 콘진원, 대기업 등의 스폰서로 온라인 공연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누구나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아서 이 부분은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 온라인 공연의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자기 자본으로 온라인 공연을 하면 BEP가 너무 안맞고, 결과적으론 마이너스라서 시도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스폰서십으로 온라인 공연을 조금씩 하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지원 받은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지만, 유료로 진행하면 그 정도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아직까진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공연에 익숙하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블랙핑크 같은 팀과는 다르니까요. 그래서 지원금 심사에서 떨어지면 자체적으로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어서, 사실 코로나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다만, 조금 먼 얘기를 해보자면 OTT 시장에서 공연 영상을 제작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그 전에 코로나가 끝나면 공연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사실 저희로서는 그 쪽이 더 빠르다고 생각을 하고, 아도이는 그때를 대비하면서 음악과 콘텐츠를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으로 광고나 OST를 제작하면서 작년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보존했습니다.

국내외 유통망 분리: 어떻게 좋은 조건을 찾을까?

오주환: 이번에는 유통망의 분리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도이는 국내 유통과 해외 유통을 분리시켰는데요, 처음에는 애플뮤직이 해외 유통을 맡았지만 지금은 전부 오차드(The Ochard)라는 해외 유통 전문사를 통하고 있습니다.

오차드를 통하는 게 좋은 이유는, 사실 아도이는 국내 마켓도 있지만 크게는 동남아시아를 중요한 타깃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러 채널, 특히 글로벌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데, 이런 부분은 '피칭 에이전시'라고 플레이리스트에 마케팅 비용을 써서 집행하는 회사들이 있어요. 그런데 오차드는 자신들의 오피셜 플레이리스트를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차드와 계약을 하면, 피칭 에이전시와 동일하게 노출이 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역별 유통에 있어서는, 한 회사와 모든 지역을 커버하는 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은 제외하는 식으로 유통 계약을 나눴습니다. 미팅을 하다보니 유튜브만 따로 계약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음악에서 유튜브가 중요해지니까 유통사들이 주도권을 가지려고 경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 환경에서 음악가들이 유통을 세분화해서 가져갈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계약을 직접하는 게 어렵긴 합니다. 아도이는 해외 프로모터를 두고 이 일을 진행하고 있어요. 나인킥(9kick)이라는 대만의 회사인데요. 비교적 일찍 해외 프로모터랑 인터내셔널 계약을 맺고 해외 공연, 음원, 음반, 굿즈 수익 같은 것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연결되었어요.

당연히 처음에는 해외 프로모터가 없었죠. 그때는 아도이의 프레스킷을 만들어서 콜드 메일을 대량으로 보냈는데요, 뮤콘(MU:CON)같은 행사에서 제공하는 비즈니스 미팅에 참석해서 해외 프로모터들도 진짜 많이 만나고, 그들에게 아도이를 어필하고 마케팅도 하면서 계약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해외 프로모터는 더 중요해질 것 같다고 생각해요. 

해외 마켓은 아도이의 성장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했다고 봅니다. 아티스트 포 스포티파이의 데이터를 보면 대만과 태국 같은 지역에서 아도이의 성과가 굉장히 좋게 나오는데요. 그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도 집행하고, 공연도 공격적으로 기획해서 아시아 투어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대신 해외 공연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예를 들어 개런티가 천만원이라고 해도 이동과 숙박 등의 비용을 생각하면 남는 돈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항공비나 호텔비는 CJ문화재단의 튠업 같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원받았어요. 저는 아도이의 멤버이자 엔젤 하우스라는 회사의 대표로서 다양한 지원처를 알아보는데, 한 곳에서만 받지 않으려고 분기별로 지원 사업들을 나눠서 관리하기도 합니다.

포지셔닝: 어떻게 코어 팬을 계속 만날까?

오주환: 아도이는 공연을 할 때 음향 크루와 항상 함께 다니고 있어요. 해외 공연을 할 때에도 VJ, 영상 촬영을 전담하는 팀과 계약해서 함께 다녔고요. 비용도 많이 들고 반드시 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공연의 퀄리티를 항상 비슷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노력했습니다. 음향의 경우에는 확실히 공연에서의 차별성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만 케어해주시는 음향 감독님과 모니터 스테이지 스탭이 있으니까 여러가지로 플러스 요인도 있었고요. 

사실 저희들이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건, 지금 아도이의 포지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도 생각해요. 누구나 자신이 어느 포지션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그렇게 해야 결국 그 위치에서 어떻게 하면 한 발 짝 앞으로 더 나갈 수 있는지 연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도이는 처음부터 카카오M과 직접 유통할 순 없는 위치라서 조금씩 계단을 밟는 것처럼 바꿔나갔던 것 같아요.

아도이x새소년x신해경(ASK) 무브먼트 | 2017
아도이x새소년x신해경(ASK) 무브먼트 | 2017

공연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엔 클럽FF에서 50~100명의 공연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밴드의 성장이란 '역피라미드'의 형태거든요. 위로 올라갈 수록 공연의 규모가 커지죠. 처음엔 50명, 그 다음엔 100명, 200명, 500명... 200명 이상의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아도이, 새소년, 신해경 등 각각 50~100명 사이의 공연이 가능한 팀들을 합치는 기획 공연(ASK 무브먼트)을 준비했어요. 그러면 250~300명 정도의 공연이 가능해지거든요. 이걸 2~3회 계속하면서 입지를 다진 후에 500명이 가능한 공연장들(브이홀, 상상마당, 웨스트브릿지, 현대카드 등)에서 단독 공연을 진행했어요.

그런 공연장에서 매진을 시키고 공연을 성공시킨 다음, 500명 규모의 공연을 3일 간 진행해서 1500명으로 성장시키고, 코어 팬을 만든 다음 3000명 규모의 악스홀로 나가고... 악스홀 공연 3회를 한 다음엔 블루스퀘어로 가고... 이런 식으로 아도이는 공연에 대한 성장 계획이 항상 있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거기서 잠깐 멈춘 셈이지만, 이런 전략이 가능하려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음악가들과 협업을 하면서 사이즈를 키우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아도이에게는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팀들에게도 이런 방식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질의응답: 

차우진: 잘 들었습니다. 주환님 말씀을 들으면, 단지 밴드가 아니라 하나의 회사, 그러니까 곰사장님의 발제 내용처럼 '사업가로서의 아티스트'라는 개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음악을 하는 감각 뿐 아니라, 음악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감각을 체화한다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행사 전에 미리 질문을 받았는데요, 그 중 대부분이 발제 내용으로 소화된 것 같지만, 그외에 좀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영역에서 필요할 것 같은 질문 몇 개를 추려서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마케팅 관련 질문입니다. 마케팅 리소스가 제한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테크닉을 어떻게 쓰셨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이 있는데요. 방금 예를 든 50명, 100명으로 공연 사이즈를 키우는 단계에서 각각 활용한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주환: <캣닢>을 제작할 때 텀블벅 펀딩을 진행했어요. 팬들의 후원금 500만원으로 제작비를 마련했는데, 거기에 멤버들의 사비를 더해서 약 100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데뷔 앨범을 제작했습니다. 녹음비, CD 제작비, 뮤직비디오와 저작권인지료, 그리고 리워드 상품 제작비까지도 포함된 금액이고요. 아까 굿즈 얘기를 했는데, 처음부터 직접 제작하는 게 어려우면 텀블벅을 통해 진행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텀블벅을 진행할 때의 팁을 말씀드리면, 목표 금액이 만약 500만원이라고 했을 때 350만원 밖에 모이지 않아 무산될 위기가 되면 나머지 금액은 자기 자본을 넣어 달성시키는 게 낫다고 봅니다. 그게 프로젝트와 팀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350만원을 모아준 팬들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외에, 마케팅 전략이라면... 솔직히 저희는 진짜 방법을 많이 찾았어요. 인디셔플같은 해외 블로그에 막 메일을 보내서 아도이의 음악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해서, 언급이 되면 그걸 활용하기도 했고요. 또 이전부터 음악을 해오면서 맺은 관계들, 방송국 PD나 평론가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고 소개하면서 그냥 발로 뛰었던 것 같아요. 자원이 없을 때는 이런 식으로 무작정 만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일들의 성격은, 아까 얘기한 대로, 팀이 성장하면서 달라질 수 있고요.

보도자료의 경우에도, 이전에는 보도자료를 꼭 배포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지 않나 싶어요. 이렇게 시대와 상황이 바뀌면서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 힘을 줘야할 부분과 그러지 말아야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게 마케팅 전략이 아닐까 싶고요. 예를 들면, 아도이는 유튜브 광고를 안했어요. 그래서 저희 콘텐츠 조회수가 상대적으로 조금 적을 수는 있는데요, 조회수는 많지만 댓글은 몇 개 없는 경우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어요.

이것과 관련해서는, 예전에 바이럴 업체에서도 제휴 문의가 많이 왔는데요. 도움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저희는 양날의 검이라는 생각으로 고사했어요. 단기적으로 조회수가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밴드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한 번 잘못되면 무너지는 요인들을 피하면서, 당시 아도이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을 했던 것 같아요.

방송의 경우, 확실히 인지도가 넓어질 수는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결이랄까, 사실 아도이한테는 '힙한 느낌'이란 게 있는데 그게 빠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우리에게 맞는 것, 우리가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들을 정리한 것 같네요. 이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차우진: 이런 질문도 있습니다. 아까 텀블벅 얘기도 해주셨는데, 그와 별개로 초기 인디 아티스트의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 그러한 레버리지를 위한 모델이나 사례에 대해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오주환: 네 일단 텀블벅이 있고요, 또 CJ튠업 같은 지원사업들을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아까 얘기한 대로, 아도이는 해외공연을 위한 항공비 등을 집중해서 지원사업을 받았던 사례도 있어요. 그외에는 네이버 온스테이지, 플로, 현대카드 등의 지원사업들을 잘 찾아보고 활용해야한다고 봐요. 현대카드에서 진행한 공연은 대관료를 지원 받았는데, 덕분에 티켓수익을 그대로 수익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언급한 곳들은 기업의 문화재단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기준은 아니거든요. 그런 입장에서 마련하는 지원 사업들이, 잘 찾아보면 많은 것 같아요. 

차우진: 그런 정보들은 어떤 식으로 찾으셨나요? 처음부터 막 즐겨찾기에 저장된 건 아닐텐데요? 

오주환: 사실 너무 유명한 사업들이라서 찾아보면 다 나오기도 하고요, 독립적으로 활동한다고 했을 때는 기본적으로 그 리스트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음... 아까 곰사장님이 스트리밍에서는 상위 10% 아티스트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나머지 90%는 기본적인 수익도 어렵다고 했는데요. 어쩌면 이건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옳은 건 아니겠지만,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거시적인 문제 해결보다 지금 당장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야구 같은 스포츠도 그렇고, 일반 회사나 대학 입시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겠죠.

음악에 있어서는 사실 앨범이 너무 많이 나오잖아요. 경중을 따지긴 어렵지만 제작비로 100만원을 쓴 음반과 10억을 쓴 음반은 당연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봐요. 기획이든 퀄리티든 더 좋은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줘야 하는 게 음악가의 미션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런 기준에서 함께 고민해보고 싶은 것은, 상위 10%와 나머지 90%의 구도보다 그 바로 아래에 있는 11%에서 20%에 속하는 음악가들 역시 어떻게 하면 수익을 더 늘리고, 지속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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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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