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님, 잠깐 쉬려고 핸드폰을 들었다가 정신 차려보니 시간이 훌쩍 가 있던 적.. 있으시죠?
저는 그런 날이 꽤 많아요. 그럴 만도 한 게, 저는 '도파민 걸'이거든요.
웰니스 뉴스레터를 쓰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요ㅎㅎ 20대 내내 저는 도파민을 쫓아다녔어요. 술도 많이 마셨고, 자극적인 걸 늘 찾아다녔습니다. 그걸 실컷 겪고 나서야 건강한 도파민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요.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됐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취미를 도전해보고, 여행을 다니면서요. 돌아보면 그게 제 웰니스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딱 하나, 아직도 엉뚱하게 발현되는 도파민이 있습니다. 쇼츠/릴스 중독이요.
가끔 심할 때는 뇌가 마비된 것처럼 세 시간을 봅니다. 손가락은 계속 위로 올라가고 있고요. 겨우 폰을 내려놓고 나면, 이상하게 하루가 더 아쉬워집니다.
이유는 알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못 하겠고 피곤할 때, 이만큼 쉽게 도파민을 채워주는 게 없거든요. 특히 지난호에도 썼듯이 번아웃과 무기력을 겪으면서, 이런 릴스 중독 증상이 심해지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왜 이걸 못 놓는지 고민하고, 조금씩 다른 걸로 바꿔나갔던 경험을 구독자님과 나눠보려고 합니다☺️

| 언제 릴스를 자꾸 보게될까? |
생각해보면 제가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하고 정신없이 할 때는 특정 패턴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언제 이런 중독 현상이 나타나는지부터 적어봤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전부 '틈'이에요.
일에서 쉼으로 넘어가는 틈, 쉬다가 다시 뭔가 해야 하는 틈, 하루에서 잠으로 넘어가는 틈, 잠에서 하루로 넘어가는 틈. 전부 다음에 뭘 할지 정해두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그 틈마다 비슷한 감정이 깔려 있었어요. 피곤함, 귀찮음, 공허함, 아쉬움.
전부 지금 이대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하루가 아쉬워서 릴스를 켜지만, 세 시간 뒤에는 하루가 더 아쉬워져 있습니다. 달래려던 감정을 오히려 키우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다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저는 릴스를 못 끊는 게 아니라, 잘 쉴 줄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분명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은데, 막상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어색하니까 결국 폰을 들었던 거예요. 쉬는 법이 한 가지뿐이면, 그 한 가지가 모든 틈을 다 먹습니다.
사실 정말 피곤한 날에는 누워서 폰만 보는 것도 필요한 휴식이에요. 저도 그런 날이 있고,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 문제는 모든 날이 그날이 되어버린 것이었어요.
그래서 질문을 바꾸게 되었어요.
'릴스를 어떻게 덜볼까'가 아니라, '아무것도 안하고 휴식할 때, 대체 어떻게 쉬는 게 잘 쉬는걸까?' 라는 질문으로요. 저는 그 답을 뜻밖에도 2천 년 전 사람들에게서 찾았습니다.
| 원래 쉬는 데에는 여러 이름이 있었다 - 『시간의 정치학』 |
최근에 『시간의 정치학』 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었는데요, 저자는 정치경제학자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시간이 사실은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이라고 말해요. 그래서 역사의 시대별로 달라져 왔대요. 주말이라는 개념조차 20세기의 발명품이고, 1930년대가 되어서야 완전한 주말이 표준이 되었다고요.
특히 '고대 그리스인들이 시간을 구분하던 방식'이 제가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에 영감을 줬습니다.
⏳ 고대에는 시간에 다섯 개의 이름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시간을 구분 했대요. 지금의 평일/주말, 일하는 시간, 쉬는 시간, 점심 시간.. 이런 부실한 구분과는 다르게 5가지의 이름으로 일상의 시간을 불렀습니다.
기껏해야 평일/주말로 구분되는 우리의 일상에 비하면 꽤나 낭만적이죠? ☺️
이 시간 개념들이 저에게 인상 깊었던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묶으면 이렇습니다.
1️⃣ 첫째, 노동과 일이 달랐다는 것
노동은 남의 요구를 수행하는 의무예요. 지금 우리가 말하는 '일'처럼 임금을 받고 하는 일이죠.
반면 일은 나와 내 가족, 내가 속한 공동체의 필요를 채우는 활동입니다. 집안일이나 누군가를 돌보는 일, 배우는 것, 하고 싶어서 하는 작업이 전부 '일'인 거죠.
지금 우리는 돈을 받는 것만 일이라고 부르잖아요. (그리스어로 노동은 '포노스'인데, 고통이라는 뜻이고 가난을 뜻하는 '페니아'와 뿌리가 같대요. 실제로 그 노동은 노예와 장인, 이주민의 몫이었고요.)
2️⃣ 둘째, 쉬는 시간이 하나가 아니었다는 것
레크리에이션은 회복하고 즐기는 시간이에요. 먹고 마시고 운동하는 것들이요.
그리스인들은 이걸 절대 나쁘게 보지 않았고, 모든 시민에게 충분히 필요하다고 인정했습니다. 그 정점이 올림픽이었고요. 반면 스콜레는 배우고 참여하는 시간이었어요. 놀랍게도 연극을 보러 가는 것도 여기 들어갔대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공감과 연민을 배우는 활동으로 봤거든요. 둘 다 필요하다고 했지만, 절대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3️⃣ 셋째,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에도 이름이 있었다는 것
특별히 아에르기아, '관조'라고 불리는 시간개념이 있었어요. 특히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기에 특별한 자리를 줬습니다. 깊이 생각하고 헤아리는 데 이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봤거든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낭비가 아니라 필수였던 거죠.
⌛ 그런데 지금 우리에겐 두 개뿐이에요
그리스인들의 시간 개념에 따르면, '스콜레'는 학교(school)의 어원이에요. 그리고 '일'을 뜻하는 단어는 '아스콜리아', 스콜레가 없는 상태라는 뜻이었고요. 사실 그들에게는 여가가 기본값이고 일이 그 부재였던 셈입니다.
산업화를 지나면서 이 다섯 개가 두 개로 줄었습니다. 일하는 시간과, 일하지 않는 시간.
'일'을 먼저 내세우고, 나머지를 전부 '일하지 않는 시간' 하나로 뭉뚱그리게 되면서, 여가를 우선시 했던 그리스인들과는 아예 반대로 가게 된거에요.
더욱 핵심은 그 '일하지 않는 시간'이 사실상 레크리에이션 한 칸으로만 채워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오직 다시 일하러 가기 위해 재충전하는 시간이요.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여가는 그저 노동의 반대물이 되었고, 허용된 레크리에이션이 되었습니다.
배우고 나를 만드는 시간도, 아무것도 안 하고 머무는 시간도 갈 자리를 잃은 거예요.
저자는 이걸 사회 구조의 문제로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 큰 이야기를 다 이해했다고는 못 하겠어요. 다만 제 저녁에 그대로 대입이 되더라고요.

🔑 그래서 뭐가 문제였냐면요
고대 사람들은 노동 바깥의 시간을 가장 가치 있게 봤어요.
시민의 목표가 스콜레의 시간을 늘리는 거였고,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에도 특별한 자리를 줬으니까요. 가치가 있으니 이름이 여러 개였던 거죠.
지금 우리는 정반대입니다. 일하지 않는 시간은 그냥 '남는 시간'이에요. 가치를 안 두니 굳이 이름을 붙일 일이 없고, 이름이 없으니 저녁에 뭘 할지 물어볼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묻지 않는 자리는 가장 손쉬운 게 가져가요. 저한테는 그게 릴스였고요.

앞에서 제가 잘 쉴 줄 몰랐다고 했잖아요. 쉬는 법을 부를 이름이 하나밖에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 하나를 셋으로 나눠보면 달라집니다.
오늘은 회복이 필요한지, 배우는 시간이 필요한지, 그냥 머무는 시간이 필요한지. 묻는 순간 선택지가 생기거든요.
여가는 남는 시간이 아니라, 이름을 붙여서 되찾아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끊는 대신 바꾸기 - 세 칸으로 나눠 채우는 저녁 |
자, 그럼 여가를 다시 되찾기 위해 핸드폰을 내려놓는 얘기로 다시 돌아와볼게요.
솔직히 저에게 릴스를 그냥 끊으려는 시도는 여지없이 실패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 저한테 '끊기'는 애초에 가능한 목표가 아니었어요. 스크린타임 잠금은 알림이 떠도 무시하면 그만이었고, 인스타를 지우면 유튜브 쇼츠를 봤고, 지금은 일 때문에 아예 지울 수도 없거든요.
그래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빼는 대신 넣기.
릴스를 참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다른 걸 넣는 거예요. 생각해보면 잠깐 못 참고 sns에 들어가는 그 순간만 피하고 다른 일을 하게 되면, 그 일에 몰입하고 나서는 릴스를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아무거나 넣는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었어요. 릴스는 지쳐 있을 때도 손이 가잖아요. 그 자리를 대신하려면 적어도 그만큼은 만만해야 했어요. 두 가지가 필요했습니다.
🎬 기준 하나. 끝이 있는가
제가 문제라고 느낀 것들에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릴스는 다음 게 계속 나오고, 피드는 끝까지 내려갈 수 없고, 메시지는 언제 올지 모르니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언제 멈출지를 매번 제가 정해야 하는데, 지쳐 있을 때 그 판단이 될 리가 없죠. 자제력도 바닥인 상태고요.
| 끝이 정해진 것 | 끝이 없는 것 |
|---|---|
| 팟캐스트 한 편, 아티클 하나, 책 한 챕터, 영어 앱 15분 | 릴스, 피드 스크롤, 메시지 확인 |
같은 폰으로 하는 일인데도 끝나고 난 뒤 기분이 완전히 다릅니다. 폰을 안 쓰는 게 목표가 아니라, 뭘 하려고 켜는지가 달라지는 거니까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더라고요😅 끝이 있는 것 중에도 지친 날엔 도저히 안 되는 게 있거든요. 영어 앱 15분도 어떤 날은 15분이 아니라 한 시간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래서 다음 기준이 더 중요해요.
⚡️기준 둘. 오늘 내 에너지는 어느 정도인가
방전된 날에 영어 공부를 하겠다는 건 지키지도 못할 계획이잖아요. 그런 날은 회복이 먼저고, 힘이 좀 남은 날에 배우는 걸 하면 됩니다.
쉬는 데에도 순서가 있는거죠. 내 에너지의 정도에 따라 유연하게 휴식 방법을 정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뭘 넣었냐면요, 앞에서 소개한 그리스인들의 시간 분류에서 힌트를 얻어, 제 저녁을 제 식대로 세 가지로 나눠봤어요.
일, 레크리에이션, 여가·관조 세 개로요.
사실 관조의 시간은 조금 어려울 수 있어요. 저는 멍때림의 시간을 좋아하긴 하는데요, 정말 아무것도 안한 채로 있는 건 금방 질려버리거든요.
그래서 후각/청각/촉각 같은 다른 감각을 같이 써주는 게 좋아요.
특히 최근에는 '소리'에 온전히 집중하는 공간에서 관조의 시간에 제대로 몰입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소리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은 다른 자극이 들어올 자리가 없어서 심심할 틈이 없더라고요.
제가 다녀온 곳들은 아래 큐레이션 섹션에서 다뤄볼게요 :)


릴스에 손이 가기 전에,
앞에서 적은 릴스가 켜지는 순간들에 요즘은 이렇게 합니다. 일/레크리에이션/관조 셋 중 어디서 고를지만 정해두면 훨씬 쉬워지더라고요.
| 이런 순간에 | 오늘 힘은 | 릴스 대신 |
|---|---|---|
| 피곤할 때 (제일 잦아요) | 녹초 | 레크리에이션 | 폼롤러, 마스크팩. 가볍게 나를 돌보는 힐링 활동으로 |
| 해야 할 게 있는데 미룰 때 | 조금 있음 | 일 | 15분 타이머. 진짜 15분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합니다 |
| 주말 오후, 문득 공허할 때 | 조금 있음 | 여가·관조·일 | 나가서 산책을 하거나 집에서 움직이며 미뤄둔 집안일을 합니다. 영화를 보며 집중하는 것도 좋아요 |
| 잠들기 전, 하루가 아쉬울 때 | 녹초 | 레크리에이션 | 팟캐스트 자동 꺼짐 |
| 주말 아침, 침대에서 뒹굴 때 | 조금 있음 | 여가·관조 | 침대에서만 나오면 됩니다. 무작정 나와서 걷거나 카페를 가요. |
정해두고 나니 좋았던 건, 뭘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고민하는 순간이 곧 폰을 드는 순간이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셀프케어를 하거나 멍때리다 끝난 저녁도, 이제는 이름이 있는 저녁이 됐어요.
예전에는 생산적인 걸 하나도 못 한 날이면 저녁을 버린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름이 생기니까 달라지더라고요.
오늘은 레크리에이션을 한 날, 오늘은 관조를 한 날인 거예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에 특별한 자리를 준 것도 그래서였겠죠.
나를 만드는 시간만 생산적인 게 아니었습니다. 몸을 쓰고 감각을 쓰는 시간도, 아무것도 안 하고 머무는 시간도 각자 할 일이 있었어요.
저는 그 셋을 전부 '쉬는 시간' 하나로 뭉쳐두고, 그중 어느 것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던 거고요.
혹시 저처럼 저녁마다 "뭐 하지?"가 떠오르신다면, 목록을 한번 만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항목마다 '녹초여도 할 수 있음 / 조금 힘이 필요함'만 표시해뒀는데, 그것만으로도 지친 날에 고를 게 생기더라고요.

| 사운드 테라피, 소리로 쉬는 법 |
머릿속에서 생각이 끊이지 않고 산만할 때 저는 소리에 감각을 온전히 맡기는 게 큰 휴식이 되더라고요.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거든요.
소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할게요 :)

* 입장료 | 성인 15,000원 (음료 1잔을 고를 수 있어요!)

파주에 있는 음악 감상 공간이에요.
저는 들어가자마자 공간에 압도됐어요. 크고 높은 공간을 음악 사운드만이 가득 메우고 있었거든요. 처음엔 귀가 아프지 않을까 싶었는데 금세 적응이 되더라고요.
핸드폰은 넣어두고, 음악을 들으면서 가져간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이따금 눈을 들어 위쪽 창틈으로 보이는 초록 나무들과 쏟아지는 햇살을 구경하기도 했고요. 음악이 바뀔 때마다 작은 화이트보드에 작품 이름을 적어주시는데, 그것도 좋았습니다. 책 에도 생각보다 집중이 잘돼서 세 시간을 그대로 있었어요. 시간이 정말 금방 갔고요.
같이 간 친구는 원래 카페에 오래 못 앉아 있는 사람인데, 여기는 오히려 편안하다고 했어요. 말소리로 소란스러운 게 아니라서 오래 있는 게 힘들지 않았대요.

웅장한 음악에만 온전히 저를 맡긴다는 걸 정말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완벽한 관조의 시간을 보낸 것 같아 또 방문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꼭 파주까지 가지 않아도, 요즘은 사운드바나 음악을 크게 들려주는 공간이 꽤 생기는 것 같아요. 머리를 비우고 소리의 감각에 나를 맡기며 휴식하고 싶다면 한 번쯤 경험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 들은 수업 | 히말라야 싱잉볼 사운드 테라피 · 60분 · 35,000원 (오붓 패스 이용 가능)

일때매 바쁘고 스트레스 받았던 한 주의 마지막 금요일 저녁, 싱잉볼 사운드 테라피를 받아봤어요. 저는 오붓 앱에서 찾아서 히말라야 싱잉볼 클래스를 예약했습니다. 가만히 누워서 온 몸의 감각의 열고 긴장을 풀다보면 복잡하던 생각들에서 잠깐 벗어날 수 있는 틈이 생기거든요.
사운드 테라피라고 하면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 하는 건 정말 단순해요. 매트에 눕고, 진행자가 싱잉볼이나 다른 도구들을 연주하고, 편안하게 누워 듣기만 하면 됩니다. 명상처럼 뭘 떠올리거나 호흡을 세지 않아도 돼요. 이 클래스는 50분 정도 누워서 진행되는데, 싱잉볼 말고도 여러 기구로 내는 소리가 계속 이어집니다.
소리를 귀로만 듣는 게 아니에요. 온몸에 진동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낮은 소리는 공기를 타고 몸에 그대로 닿거든요. 가까이서 울리면 귀보다 몸이 먼저 반응해요. 배와 가슴 쪽이 웅웅거리는 게 처음에는 낯설 수 있는데요, 파동을 따라가다 보면 몸이 편안해집니다.
핸드폰을 만지거나, 다른 생각을 할 틈없이 소리의 파동에 집중하고 나오면 개운한 느낌이 들어요 :)
* 60분 2-4인 그룹 사운드 배스 70,000원

여기는 저도 아직 안 가본 곳인데요, 전통 한옥에서 하는 그룹 사운드 배스인데, 순서가 재밌어서 담아뒀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사운드 배스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 한옥 소개와 전통차 시음으로 감각을 깨우고, 사운드 배스를 하고, 마지막에 한옥 향수를 시향하는 순서래요.
소리만이 아니라 다른 감각까지 같이 쓰는 구성이라 눈이 갔어요. 고즈넉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다양한 감각을 깨워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 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해요 🌿 |
솔직히 말하면, '어떻게하면 릴스를 그만볼까?, 쇼츠를 계속 보는 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요즘엔 AI에게 물어만 보면 가장 최신의 연구결과까지 찾아서 좋은 방법은 얼마든지 제시해 주잖아요.
어려운 건 늘 그다음입니다. 안다고 해서 행동이 바뀌지는 않으니까요.
오랫동안 이걸 의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호를 쓰면서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저는 피곤할 때 쉬는 방법을 하나밖에 몰랐고, 그러니 저녁마다 같은 걸로 채워졌던 겁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는 방법을 더 늘어놓기보다 생각을 바꿔줄 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휴식과 여가를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 더 유연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 퇴근했으니까, 피곤하니까 생각 없이 눕는 대신에 지금이 나의 소중한 '여가 시간'이라는 걸 한 번 인지해보는 것.
- 그리스인들처럼 거기에 이름을 붙여보는 것.
- 그리고 그날의 내 에너지 레벨에 맞게 유연하게 골라보는 것
제 휴식시간을 진짜 바꿔준 건 이런 작은 것들이었거든요.
솔직히 저도 여전히 가끔은 그냥 릴스만 보다 잠들기도 해요. 그렇지만 나의 저녁 시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할 수 있는 일들의 목록을 만들어 둔 것이 그런 날들을 확실히 줄여줬습니다.
꼭 누워 있어야 쉬는 건 아니라는 가스라이팅(?)도 조금 필요하긴 합니다ㅎㅎ 이건 지난번에 휴식을 이야기하며 액티브 리커버리를 소개했던 ep16. 번아웃 직전, 나를 지키는 법을 같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잘 쉬려는 노력도 결국 저의 매일을 잘 보내고 싶어서잖아요, 쉬는 게 비우기만 하는 일은 아니더라고요. 뭘로 채우느냐에 따라 다음 날의 제가 달라지고, 그런 날들이 쌓여서 제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가 정해지니까요. 피곤하고 귀찮은 저녁에 구독자님도 조금 더 나에게 진짜 좋은 휴식을 가질 수 있길, 거기에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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