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Esports 업계에는 의미 있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T1이 LCK 최초로 게임단이 직접 개최한 외부 공식 경기인 '홈그라운드'를 개최했는데요. 최근 몇 주 동안 가장 화제가 되었던 떡밥이었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지켜봤습니다. 이 외에도 DRX는 경영진을 개편했고, GSL은 또 한 번의 결승전을 치렀습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 알기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T1 홈그라운드 in 고양 소노 아레나
T1이 최초로 팀이 주관하는 홈 경기를 치렀습니다. LCK 결승전이나 롤드컵 현장과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었는데요. 고양 소노 아레나의 6천 석이 모두 채워진 가운데, T1은 홈경기라는 컨셉을 위해 응원단, 응원가, 배우 박보영의 장미꽃 선물, 가수 에일리의 애국가, 2023 월즈 기념 '다비드 아발론' 제작 챔피언십 반지 수여식, 팬미팅 등으로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T1 홈그라운드에 대한 미디어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입니다. e스포츠 대회 현장에 KBS 같은 지상파 뉴스가 왔다는 것은 이번 이벤트가 확실히 전국구였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스포츠서울은 스포츠 신문답게 이번 이벤트를 프로 스포츠 현장과 비교하면서 좋은 평가를 했네요. 전체적으로 'e스포츠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저 역시 뉴스레터에서 따로 다뤘던 것처럼 이번 행사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운드 이슈로 인해 경기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지만, T1 팬들이 즐길거리는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T1이 kt롤스터에게 1:2로 패배한 것은 아쉬울 수 있지만, 다른 스포츠에서도 홈 팀이 늘 승리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팀이 개최하는 홈경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화제성도 충분하고, 참가자나 후원사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T1처럼 한국관광공사나 고양시와의 협력을 통해 단순히 e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지역 관광 이벤트로 거듭날 수도 있으니까요.
규모가 워낙 컸다보니 후원사, 지자체의 도움 없이 이 정도의 행사를 다른 팀들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만약, 하고 싶은 팀이 있다면 무리 없이 소화 가능한 행사 볼륨을 가늠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디테일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요. 사운드 이슈가 발생했을 때 LCK 중계가 현장 상황을 보여주지 못했고, 현장 온도가 높아 선수 및 관객들이 더웠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또한 kt롤스터 '데프트'의 헌정곡이기도 한 지난 롤드컵 주제곡인 GODS를 활용한 점도 사실 '홈&어웨이' 컨셉이었다면 피했어야 할 디테일입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아진다면, 이런 디테일들은 리그 차원의 논의를 통해 표준화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T1 홈그라운드가 남긴 의미와 전망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뉴스레터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GSL은 계속 될 수 있을까?
'Dark' 박령우가 개인 통산 3회 우승에 성공하면서 2024 GSL 시즌2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결승전은 프릭업 스튜디오를 떠나 상암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리면서 이전보다 더 성대하게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 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GSL이 마지막이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스타크래프트 2 : 자유의 날개> 출시와 함께 출범한 GSL은 무려 14년 동안 49번의 정규시즌(오픈 3회 포함)을 치렀는데요. 슈퍼토너먼트 등 스페셜 대회를 합치면 70번이 넘어갑니다. 하지만 오랜 친구였던 핫식스가 2023년을 마지막으로 후원을 종료하고, 2024년부터는 우승 상금이 500만 원으로 하락하는 등 좋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왔습니다.
현재 스타2 e스포츠는 지난 2010년 ESL과 3년 계약을 한 이후 블리자드가 직접 운영에서 손을 땠습니다. 사실상 글로벌에서는 ESL, 한국에서는 아프리카TV가 지탱해온 판이죠. 사우디의 오일머니 덕분에 올해까지는 큰 대회가 있어서 선수들에게는 괜찮다고는 해도, GSL을 개최하는 아프리카TV의 입장은 다를 수 밖에 없겠죠.
GSL 자체의 수익성이 지속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면 게임 유저의 축소로 인한 시청 지표의 하락과 선수 풀 축소 이로 인한 후원사 공백 등은 아프리카TV가 어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겁니다. GSL 종료 루머는 스타1 BJ들의 입에서 먼저 나와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아프리카TV 채정원 본부장 스타일상 아니라면 '아니다'라고 빠르게 말해줄 법도 싶은데, 아직까진 그런 코멘트가 없었다는 점이 뭔가 고심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DRX, 신임 대표 - 단장 취임
최근 DRX가 자회사인 이드림워크코리아를 흡수합병하면서 양선일-박정무 각자대표 체제가 되었습니다. 양 대표는 이드림워크코리아에서 <발로란트>, <철권> 등 다종목 팀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고, 박정무 대표는 DRX의 소유주인 사모펀드 ATU 파트너스의 대표이자 DRX 의장이었습니다.
투자 업계에서는 이드림워크 코리아가 중동에서 인기 있는 종목을 잘 운영하고 있기에 이번 결정이 DRX의 중동 자본 유치를 위한 밑그림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양 대표는 게임단 운영, 박 대표는 외부 투자 유치에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요.
최상인 대표의 사임과 이번 경영진 취임 발표에 대해 별도로 알려진 내용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LCK 팀들이 적자 경영을 하고 있고 이는 DRX도 마찬가지였을테니, 이러한 상황이 최근 이루어진 큰 변화의 근본적인 이유라는 추측이 무리는 아닙니다.
특히, 양선일 대표는 1세대 카운터스트라이크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해외 게임단, 프로덕션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전 스트라이커즈를 창단했는데요. 이 팀은 초창기 국제 대회에서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국내 <발로란트>씬의 인기를 끌어 올리며 강팀으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등 운영 종목을 늘리며 다종목 게임단 운영 노하우를 증명했는데요. 양 대표가 운영하던 팀들은 LCK 팀에 비해 창단 및 유지 비용 대비 상금, 광고 및 후원 등 매출이 높았기 때문에 DRX를 소유하고 있는 ATU 입장에서는 양 대표의 선임에 기대를 거는 부분이 확실히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양 대표를 비롯해 이번에 취임한 서민석 단장, 이드림워크코리아 임현석 COO 등 보좌진 역시 추구하는 방향과 게임단 운영 노하우가 기존 LCK 팀 경영진들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성적이 나와야 좋은 사업을 할 수 있고,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선수단과의 인간적인 소통과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 변화가 DRX LCK 팀에도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개인적으로도 많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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