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스트라이크> 명문 게임단으로 잘 알려져 있는 NIP(Ninjas in Pyjamas)의 미국 주식 '나스닥' 상장 소식이 화제입니다. 지난 7월 26일 유럽과 미국의 e스포츠, 스포츠, 경제 미디어들은 일제히 글로벌에서 잘 알려져 있는 이 e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소식을 쏟아냈는데요.
왠만한 우리나라 기업들도 나스닥 상장을 위해 무리한 확장을 하다가 휘청거린다는 소식을 자주 들은 바 있는데요. 쿠팡에 이어 최근에는 네이버웹툰이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e스포츠 팬 여러분들에게도 '나스닥 상장'이 조금은 더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그래도 '프로게임단이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소식은 더 놀랍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LCK 팀들이 적자 운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이는 글로벌 시장 역시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외신 기사, IPO 자료 등을 통해서 NIP Group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서 알아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주식이나 경제 쪽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공부하기 위해 굳이 어려운 주제를 잡은 이유도 있습니다. 내용 중에 틀린 부분이 있으면 너른 양해 부탁드리고, 댓글로 콕콕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NIP Group, 나스닥 상장 뉴스 요약
기업들이 나스닥에 상장하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투자자를 다변화하여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영업 손실이 있거나, 영업 이익이 크지 않더라도 성장 가능성을 통한 기업 가치 평가에 자신이 있는 경우 나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것이죠.
나스닥 상장을 위해서는 IPO(기업 공개) 후 최종 공모가를 정하기 위해서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수요 조사 과정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어떤 가격으로 얼마나 많은 주식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를 표명한다고 합니다.
NIP Group은 공모가 희망 범위를 9달러에서 11달러 사이로 정했지만, 최종적으로 공모가가 하단 가격인 9달러로 책정되었습니다. IPO 과정에서 NIP Group의 가치가 어떻게 책정되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기업이 IPO 과정 중 투자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리스크를 줄이거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적거나, 시장 상황이 불안정하고 변동성이 클 경우 공모가가 하단으로 설정된다고 합니다.
NIP Group, 유럽? 중국?
NIP는 우리에게 스웨덴 프로게임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2021년 중국 e스포츠 브랜드인 ESV5와 합병을 발표했고, 그 절차가 지난 2023초에 공식적으로 끝났습니다. LPL을 시청하시는 분들은 빅토리 파이브 팀의 이름이 NIP(Ninjas in Pyjamas)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겁니다. 현재 두 명의 한국 선수 '루키' 송의진과 '제로' 윤경섭이 뛰고 있는 그 팀입니다.
이 외에는 주로 유럽을 거점으로 <카운터 스트라이크>, <레인보우식스 시즈>, <발로란트> 같은 FPS게임의 명가로 인정 받고 있고, <로켓리그>, 격투게임 등 다양한 종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합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ESV5가 중국 자본의 힘으로 NIP를 인수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이번 나스닥 상장 이후 블룸버그 인터뷰에 나선 인물은 '마리오 호'인데, 지난 2021년 합병 발표시 NIP Group의 회장이자 공동CEO로 취임한 인물입니다. 합병의 주도권이 스웨덴이 아니라 중국 쪽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또한 IPO F-1 서류를 통해 NIP Group의 지분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 자본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NIP Group의 나스닥 상장 소식을 상세하게 전한 외신 Sportico는 "우한시 정부가 지분의 약 8.5%를 소유하고 있고, Pyjama 창업자의 닌자 중 한 명인 Hicham Chahine이 약 12.4%를 소유하고 있으며 eStar를 설립한 전 중국 게이머인 Sun Liwei가 8.7%를 보유하고 있지만 22.4%의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Sun Liwei는 'XiaOt'라는 닉네임으로 <워크래프트 3>, <스타크래프트 2>, <히어로즈 오브 스톰>에서 활동했던 전 프로게이머입니다.
NIP는 돈을 잘 벌고 있는가?
나스닥 상장을 위한 IPO 과정을 통해 현재 NIP Group의 비즈니스 구조와 향후 계획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두괄식으로 먼저 말씀드리면, NIP Group은 돈을 잘 벌고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2023년 총 매출은 $84M, 한화로 약 1,160억 원 정도입니다. 그 중 디지털 상품 같은 IP 라이센싱 수입이 약 44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약 340억 원의 스폰서십&광고과 약 300억 원의 대회 상금이 그 다음이었습니다. Sportico는 NIP는 2021년 약 1,300억 원, 2022년 1,010억 원의 매출을 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반해 2023년 영업손실액(Net loss)은 1,330만 달러, 한화로 약 184억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업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한 수익성 개선이 매우 중요한 것이죠. 이에 대해 NIP Group은 향후 머천다이즈, e스포츠 교육, 구독형 서비스, 웹3, e스포츠 호텔, VR e스포츠 등 수익모델 다각화의 계획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스닥 상장보다 중요한 것들
사실 e스포츠 기업 중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한 곳은 덴마크의 Astralis 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열심히 검색을 해봤는데 상장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 이후 최신 근황에 대한 뉴스는 아직 없더라고요.
북미 최고의 FPS 인기 팀으로 알려져 있는 Faze Clan 역시 나스닥에서 수난을 겪었습니다. 지난 2022년 상장한 이후 24.69 달러까지 올랐던 주식 가격은 2023년 1월 26일, 75센트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로 인해 상장폐지의 위기에 몰린 Faze Clan은 결국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2024년 3월 게임스퀘어 홀딩스와 합병을 진행했고, 나스닥 주식 거래는 현재 중단된 상황입니다.
저도 이 분야는 전문적으로 설명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나스닥에 상장한 두 e스포츠 기업의 주가가 빠른 속도로 곤두박질쳤다는 것은 주식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압도적인 인기와 든든한 자금줄이 있다고 해도 주식 시장에서는 영업이익, 매출 등 숫자로 기업을 평가한다는 것이죠.
NIP Group의 향후 행보는?
Astralis, Faze Clan에 이어 세 번째로 나스닥에 도전하는 NIP Group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까요?
NIP는 Astralis, Faze Clan과는 상황이 다르긴 합니다. 중국 자본이 뒤에 버티고 있으므로 중국 시장에 집중해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엇보다 단순히 성적을 잘 내고, 스폰서십과 광고 등에만 의존하는 평면적인 수익 모델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프로게임단 운영 외에 공격적인 신사업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LCK 프로게임단들이 하고 있는 고민과도 비슷합니다. 좋은 선수를 영입하거나 키워내서 성적을 내고, 인기가 올라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인기가 많아진다고 해서 그게 돈을 잘 버는 비즈니스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e스포츠 기업들은 프로게임단 운영은 기본으로 잘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와 달리 관중 수입, 중계권료 등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수입이 적다보니 단순히 프로게이머들이 모여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것 만으로는 프로게임단이 생존할 수 없는 것이죠.
이런 측면에서 해외에서 e스포츠 기업들이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 계속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는 하지만 스포츠 마케팅, 컨텐츠 비즈니스 같은 분야는 서구권이 더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NIP Group에 대한 소식은 앞으로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흥미로운 소식이 있다면 또 전해드릴게요!
의견을 남겨주세요
e스포츠크리틱
💡중간에 인용한 Sportico의 자료와 재무재표의 단위가 틀려서 관련된 부분들 수정하였습니다. 링크드인에서 오류를 제보해주신 친절한 구독자님에게 감사드립니다. 🙇
의견을 남겨주세요
홍창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