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는 표준이라 할 것이 딱 정해져 있는 문제입니다. 온갖 것들의 표준을 정하는 국제표준화기구 ISO에서 일주일의 시작을 월요일로 못박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를 따라 '월요일부터 시작된다'라고 못박고 있습니다(의심 많은 친구와 내기를 하셨다면 증거물로 이 링크에서 2.2.8을 보게 하세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월요일'은 '한 주(週)가 시작하는 기준이 되는 날', '일요일'은 '월요일을 기준으로 한 주의 마지막 날'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묶어 한 주의 끝을 가리키는 한자어 '주말'로 표현하는 것을 보아도 일요일이 한 주의 마지막 날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요일을 시작으로 보는 경우가 여전히 많이 존재하는 이유는 기독교 사회의 전통 때문입니다. 특히나 강대국인 미국이 기독교 사회의 전통을 따라 일요일을 시작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서 헷갈리게 만듭니다(미터법 안 쓸 때부터 알아 봤습니다🤦).
7일을 단위로 날을 묶는 건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유래했습니다. 동일한 지역에서 발생한 아브라함계 종교들에서도 신이 6일 간 세상을 만들고 하루를 쉬었다는 묘사를 찾아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6일을 일하고 하루를 쉬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들 종교에서 신이 휴식을 취한 마지막 날은 토요일로 해석됩니다. 이 때문에 유대교에서는 지금까지도 토요일을 안식일로 여기며 휴식을 취하고 한 주의 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대교와 달리 기독교에서는 예수가 부활한 일요일 역시 축제일과 같이 여기게 됩니다. 그리고 기독교가 로마에서 공인되고, 321년 콘스탄티누스 1세는 기독교에서 축제일처럼 여기는 일요일을 쉬는 날로 만듭니다. 쉬고 일하기 보다는 일하고 쉬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져서인지 이 때부터 사람들 인식 속에 일요일이 일주일의 마지막 날로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종교 진영에서는 토요일을 마지막으로 여기던 전통을 오랫동안 고수했습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아이슬란드, 일본 등은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보는 미국에서도 주말(Weekend)이라 하면 토요일과 일요일을 일컫습니다.). 한국은 앞서 말한 것처럼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보지만, 달력은 일요일을 시작으로 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명확한 이유를 알 순 없었지만, 아마 미국이나 일본의 영향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달력의 좌우에 빨간색, 파란색을 두는 것이 디자인 상 좋아 보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달력에 관해서는 해볼 만한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하여, 언젠가 또 재밌는 달력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ㅇㅇ
일본은 어쩌다 일요일이 시작일랑가요?
페퍼노트
이 역시 공신력 있는 정보 출처를 찾아내진 못했습니다. 미국의 영향이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추측해 봅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