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혹은 사막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극을 위한 것

사막의 상징과 같은 낙타가 사실은 북극에서 왔다고?

2024.09.29 | 조회 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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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등에는 큰 혹이 있습니다. 낙타는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 살기 때문에 이 혹에는 물이 저장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지만 사실은 지방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낙타에게 이런 지방 저장소가 필요했을까요? 놀랍게도 이 혹은 사막에서의 생존을 위해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캐나다의 나탈리아 리브친스키 박사는 2006, 2008, 2010년 세 번에 걸쳐 엘즈미어 섬에서 독특한 화석을 채집합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나무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후에 이것이 어느 큰 우제류의 다리뼈라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리고 그 시대에 북미 대륙에 살았던 가장 큰 우제류는 다름 아닌 낙타였습니다.

낙타의 조상은 북미 대륙에 살았고, 이것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넘어와 지금의 낙타가 되었으며 남미로 가서는 라마, 알파카 등이 되었습니다.
낙타의 조상은 북미 대륙에 살았고, 이것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넘어와 지금의 낙타가 되었으며 남미로 가서는 라마, 알파카 등이 되었습니다.

낙타의 조상이 북미 대륙에 살았다는 것은 그 때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엘즈미어 섬에서 발견된 화석이 낙타의 화석이라 생각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엘즈미어 섬은 캐나다에서도 가장 북쪽에 있는 섬들 중 하나로, 바로 옆에는 그린란드가 있을 정도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리브친스키 박사는 이 화석이 낙타의 것일 거라는 과감한 가설을 세웠고, 뒤에 이 뼈들로부터 콜라겐을 추출해 분석한 끝에 사실임이 밝혀졌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큰 섬이 엘즈미어 섬이고 그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그린란드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큰 섬이 엘즈미어 섬이고 그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그린란드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낙타의 혹이 생겨난 배경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낙타의 혹은 사막에서의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극에서의 생존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북미 대륙에 살던 낙타의 조상들이 350만 년 전 어떤 이유로 북쪽으로 이동하였고, 북극의 혹독한 겨울을 견디기 위해 지방을 저장할 수 있는 혹이 발달한 변이들이 살아 남았습니다. 이 혹을 가진 낙타들은 이후 베링해협을 건너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점차 남하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막에 도착했을 때, 그들의 혹은 예상치 못한 혜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발달한 혹이 오히려 무더운 사막에서 열량을 저장하는 데 완벽한 도구가 된 것입니다.


더 알아보기

유튜브 Zattwo ZVS, 낙타는 북극에서 왔습니다 (feat. 낙타의 혹) / 낙타와 물
Science Daily, Remains of extinct giant camel discovered in High Arctic
나무위키, 엘즈미어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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