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해적들 이야기

실존했던 전설적인 여성 해적들

2026.01.11 | 조회 778 |
0
|
페퍼노트의 프로필 이미지

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만화 '원피스' 좋아하시나요? 해적을 소재로 한 이 만화에는 빅맘이나 보아 행콕 같은 여성 해적선장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거친 삶을 살아가는 해적들에게 여성 선장이 있다는 건, 구색을 맞추기 위한 만화적 허용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도 대단한 여성 해적들이 적잖이 있었습니다.

만화 '원피스' 속 여성으로만 구성된 구사 해적단
만화 '원피스' 속 여성으로만 구성된 구사 해적단

먼저 청나라에 '정일수(鄭一嫂)'라는 해적이 있습니다. 정일수가 진짜 이름은 아닙니다. 정일이라는 해적 두목과 결혼했기 때문에 형수를 뜻하는 '수' 자를 붙여 정일수라 불렸습니다. 남편인 정일이 죽은 뒤 우두머리를 잃은 해적단을 그녀가 장악했는데, 이후 그녀는 대해적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아내라고 불리는 게 부당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정일수의 해적단은 무척이나 강하여 청나라, 포르투갈 해군과도 싸워 이길 정도였습니다. 해적의 대명사와도 같은 인물인 '검은수염', 에드워드 티치(캐리비안의 해적에도 동명의 캐릭터가 나오고 원피스에서도 '흰수염' 에드워드 뉴게이트와 '검은수염' 마샬 D. 티치라는 두 개의 캐릭터의 모티브가 됩니다.)가 이끈 함대가 배 4척에 선원 300~400명 정도인데 정일수의 선단 규모는 약 400척의 배에 선원이 40,000~70,000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원피스의 빅맘 해적단과 견줄 규모입니다.

게다가 이 해적 여왕은 해적으로서 드물게 해피엔딩까지 맞았습니다. 청나라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완전한 사면과 재산 보장을 받는 조건으로 은퇴했기 때문입니다. 청나라 정부도 이 정도 규모의 해적단과 전쟁을 벌이기에는 부담스러웠던 모양입니다. '타짜' 시리즈에서 고니가 도박사로서 정점에 오른 뒤 도박을 끊는 데 성공하여 신의 손이라 불리는데, 해적을 성공적으로 '엑싯'한 정일수도 해적계의 신의 손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겠습니다. 마침 말년을 도박장을 운영하며 보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프랑스에도 남편이 죽은 뒤 이름을 떨친 여성 해적이 있었습니다. 잔 드 클리송(Jeanne de Clisson)인데요, 하지만 잔의 삶은 정일수와는 크게 다릅니다. 정일수는 매춘부 출신이라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지만, 잔 드 클리송은 해적이 되기 전 프랑스의 귀족 부인이었습니다.

잔이 해적이 된 건 남편이 반역죄로 몰려 참수 당하고 효수까지 되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잔의 대응은 처절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잔은 두 아들을 데리고 가서 효수된 아버지의 머리를 보여주며 복수를 맹세했습니다. 그리고 영지를 팔아 400명의 병력을 모았습니다. 한 성을 성공적으로 기습해 성 안의 프랑스 군대를 몰살하고, 단 한 명만 일부러 살려서 자신의 이름을 떨치게 했습니다.

이후 잔은 상선 세 척을 사서 전선으로 개조했습니다. 여전히 복수심에 불타는 잔은 기함의 이름을 'My Revenge(나의 복수)'로 지었습니다. 잔은 두 아들과 함께 대서양을 활보하며 프랑스 상선들을 공격했습니다. 이 때에도 공격한 배의 선원을 몰살하고 몇 명만 살려 프랑스 왕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이런 살벌한 방식 때문에 잔은 '브르타뉴의 암사자'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이 외에도 아일랜드의 그레이스 오말리, 카리브해의 앤 보니와 메리 리드, 모로코의 사이이다 알후라 등 역사 속에는 수많은 여성 해적들이 있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로 문서가 만들어져 있을 정도이니, 심심하실 때 읽어 보세요.

현대에도 해적 여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록 진짜 해적은 아니지만요. 카자흐스탄의 알렉산드라 엘바키얀이라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원하는 논문을 마음대로 볼 수 없었던 대학원생 시절의 불만을 바탕으로, 2011년 Sci-Hub라는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사이트는 저작권을 무시하고 연구 논문을 무료로 풀어버리는 해적(?)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그녀는 '과학계의 해적 여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2016년 네이처 지가 과학계에서 중요한 인물 10인에 그녀를 꼽기도 했습니다.

과학계의 해적 여왕, 알렉산드라 엘바키얀.
과학계의 해적 여왕, 알렉산드라 엘바키얀.

더 알아보기

페퍼노트, 해적에 대한 고정관념 분석: 해적들은 왜 안대를 차고 귀걸이를 하고 앵무새를 길렀을까요?
페퍼노트, 2013년까지 파리에서는 여성이 바지를 입으면 불법이었습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페퍼노트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6 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뉴스레터 문의pppr.note@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