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올림픽이 곧 막을 내립니다. 노르웨이, 캐나다, 스위스같이 천연 스키장이 가득한 나라의 선수들과 경쟁해내는 한국 선수들을 보면 참 대단합니다. 그런데 사실 조선시대 함경도 산골에서도 사냥꾼들이 스키를 타고 다녔던 걸 아시나요? 심지어 그 스키를 타고 하는 일이 호랑이 사냥이었습니다.
이 도구의 이름은 '설마(雪馬)', 즉 '눈 위를 달리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더 익숙한 발음은 '썰매'인데요, 설마의 발음이 변해 썰매가 된 것일 수도 있겠고, 반대로 썰매를 한자로 기록하려다 보니 설마라고 기록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 사냥꾼들의 설마는 우리가 아는 썰매보다는 스키의 형태에 가깝습니다. 두 개의 긴 나무판을 발에 묶고, 나무 밑창에 기름칠을 한 뒤 눈 쌓인 산골짜기를 타고 내려가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설마는 세종실록에도 기록이 등장할 만큼 역사가 깊습니다. 함경남도 맹천에서 발견된 관련 유물은 무려 2,000~3,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18세기 실학자 이익이 쓴 '성호사설'에 따르면, 함경도 사냥꾼들은 설마를 타고 가속도를 붙인 채 산비탈을 내려오면서 그 기세로 호랑이나 곰을 창으로 찔러 잡았다고 합니다. 설산에서 그냥 스키 타고 내려오기만 해도 무서울 텐데, 내려오는 길에 호랑이가 보이면 그대로 돌진해 창을 찔러넣었던 것입니다. 말을 타고 돌진해 창을 찔러 넣는 유럽의 기사들처럼요.
그러니 나름 우리나라도 스키에 대해 역사와 전통은 있는 국가인 셈입니다. 이렇게 위험천만해 보이는 방법으로 사냥을 하셨던 조상님들의 유전자가 과연 살아남아서 우리에게도 전해 내려왔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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