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취미로 다이빙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도 몇 분 계셔서 가끔 인스타그램에 멋진 사진을 올려 주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개 이렇게 취미로 다이빙을 즐기시는 분들에게 허락된 수심은 40m 정도까지입니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40m 이상 깊은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무모한 행동으로 여겨집니다. 그 정도 깊이에 도달하면 유사시에 도움을 청하기도 힘들고, 몸을 가누는 것도 더 어려워지고, 어두워서 위험한 대상을 알아보기도 어려워지는 등 위험한 일이 많아질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이빙에는 예상 못할 부작용도 하나 있는데, 바로 술 취하듯 취해 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현상을 '마티니 효과'라고 합니다. 15m 잠수할 때마다 마티니를 한 잔 마신 만큼 취한다고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50~70m 가량을 잠수하면 졸음, 판단력 저하, 환각, 현기증, 걷잡을 수 없는 웃음, 히스테리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70~90m 가량 잠수하면 필름이 끊기기도 하고 정신적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모두 술자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들입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혈중 기체 농도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호흡할 수 있는 기체는 마취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기체들이 피에 녹을 수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어서 일상 생활을 하다가 질소 같은 흔한 기체에 마취효과를 보기란 어렵습니다. 그런데 수심이 깊어지면 압력이 상승하고, 압력이 상승하면 기체를 액체에 더 많이 녹일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헨리의 법칙'이라 합니다.
혹시 헨리의 법칙을 페퍼노트에서 읽어 보셨던 기억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스크림에 이산화탄소를 녹이던 바로 그 원리가 헨리의 법칙입니다. 슈팅스타에 이산화탄소를 녹이는 원리 그대로, 깊은 바다에서는 우리 혈액에 더 많은 기체가 녹아듭니다. 그리고 이것이 마치 술이 우리를 취하게 하는 것처럼, 신경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따라서 너무 깊은 바다로 다이빙하는 것은 음주운전을 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취미를 즐기더라도 항상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안전지침을 따르고, 건강하게 뭍으로 나와 슈팅스타 한입 하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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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곰탱이
와 늘 깨알같은 소중한 지식에 한번도 빠짐없이 정독으로 구독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페퍼노트
감사합니다 :) 계속해서 좋은 내용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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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맨몸으로 잠수하는 프리다이버들은 정신력이 생각했던거보다도 어마어마한갑네;;
페퍼노트
프리다이버 자격증을 딸 때에도 일반적으로 40m까지만 시험해 본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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