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휴식',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일을 하느라 소모된 에너지를 다시 충전할 수 있는 회복의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만 합니다.
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이치겠지만,
여러분은 정말로 쉬어본 적이 얼마나 되시나요?
몸이 아닌 마음까지 말입니다.
사회는 우리에게 꼭 한시도 쉴 틈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무언가 시도하지 않으면, 이대로 머무르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며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지고 있죠.
그러다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체만으로 자신을 나무라고,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내가 가만히 머무는 동안 누군가는 부단히 올라서고 있을 것이며, 그만큼 나의 경쟁력이 약해지게 될 거란 조급함이 드는 것이죠.
이런 마음이라면 쉬어도 쉬는 것 같지가 않을 겁니다.
겉보기에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쉼 없이 감정이 들끓고 있으니까요.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꿈에 그리던 휴양지에 가서 편안한 자세를 취해본들 소용이 없겠지요.
저 역시 한때는 제대로 쉰다는 게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쉴 때가 아닌 것 같다', '가만히 쉬는 게 더 불안하다', '쉬기보다 뭐라도 더 준비해놔야 할 것 같다'는 식의 말들로, 휴식을 갖는다는 게 마치 죄인 것처럼, 유예해야 할 시간인 것처럼 여기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었고요.
달콤한 휴식을 갈망하면서도, 은연중에 아직 내게 휴식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기상조. 정말 쉬는 데 시기상조라는 게 있는 걸까요?
대체 그 시기란 언제 오는 걸까요?
우리가 쉼에 대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건 교육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뭔가를 하는 사람에게는 '부지런하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겐 '게으르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끔 배우며 자라왔습니다.
이미 무의식중에 '쉬는 사람=게으른 사람'이라는 도식이 형성되어 있기에, 휴식을 취하려고 하면 왠지 이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편치만은 않은 기분이 드는 것이죠.
그런데 정말 단순히 쉰다고 해서 다 게으른 사람이 되는 것이며,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게으름'이란 무엇인가요?
게으른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게으름을 나무란다.
그러므로 우리가 말하는 게으름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만약 당신이 건강한데 일정 시간이 지나서도
침대에 누워 있으면
어떤 이들은 당신이 게으르다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기운이 없거나 다른 건강상의 이유로
놀거나 공부하고 싶어 하지 않으면 그것 역시
어떤 이들은 게으르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로 게으름이란 무엇인가?
마음이 그 자신의 반응,
그 자신의 미묘한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
그런 마음은 게으르고 무지하다.
당신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거나
많은 책을 읽지 못해 정보에 밝지 못한 것,
그것이 무지가 아니다.
무지는 자신에 대한 앎이 없는 것,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동기와 반응이 무엇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이 잠들어 있을 때 게으름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이 잠들어 있다.
그들은 지식에, 경전에, 혹은
다른 누군가가 한 말에 갇혀 있다.
그들은 사상을 따르고 계율을 실천하기 때문에
풍요롭고 충만하고 강처럼 흘러 넘쳐야 할 마음이
좁고, 무디고, 지쳐 있다.
그런 마음이 게으름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정말로 게으른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당신이 게으르다고 사람들이 말해도
그냥 받아들이지 말라.
무엇이 게으름인지 스스로 알아내라.
그저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모방하는 사람,
두려움 때문에 작은 틀을 파서 자신을 가두는 사람,
그런 사람은 게으르며
따라서 그 마음은 시들고 허물어진다.
그러나 주시하며 깨어있는 사람은
게으르지 않다.
자주 조용히 앉아
나무, 새, 사람, 별, 고요한 강을
바라본다 해도.-지두 크리슈나무르티, [게으름이 어떻다는 것인가]
겉보기에 부지런해 보인다고 해서 과연 마음까지 부지런하리란 법이 있을까요?
크리슈나무르티는 게으름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 버립니다.
우리가 응당 부지런히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여긴 것, 곧 열심히 지식에 몰두하고, 누군가를 모방하고, 세상에서 알려진 각종 노력들을 실천하는 게 게으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본래 무한한 풍요로움을 지니고 있지만, 누군가의 말에 갇히게 된다면 그만큼 마음의 크기를 좁히게 된다는 것이죠.
크리슈나무르티는 이처럼 사람들의 말만을 듣고 스스로를 가두는 상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 상태가 마음이 잠들어있다는 증거이자, 그게 바로 게으름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게으름의 여부가 행위에 달려있는 게 아닌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인데요.
우리는 우리 자신이 게으른지 아닌지를 충분히 알아챌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다수가 옳다고 하는 것이나 기존에 해오던 것만 고수하여 안주하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내면에 집중하여 오직 나만이 들려줄 수 있는 새로운 목소리를 좇고자 하는지, 곧 내면의 초점이 어디에 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건 오직 우리 자신뿐입니다.
그런데 왜 나의 시선이 내면을 향해 있어야 게으르지 않다는 걸까요?
삶을 경험하는 주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떻게 느끼고 있고, 어떻게 느끼길 원하는지,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반응이 어떤지를 알아차리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까요?
그렇게 깨어있는 내면으로 자신이 어떠한가를 주시하는 사람은, 설령 겉보기에 늘어지게 쉬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누구보다도 충실히 삶을 경험하고 있는 중일 겁니다.
지금 이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여러분,
여러분의 내면은 어떤 얘기를 건네고 있나요?
무얼 느끼고 있나요?
내면이 정말 원하는 바를 하고 계시나요?
나의 경험은, 나의 마음은, 나의 삶은, 나의 앎은
모두 나로부터 비롯됩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보다도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결정하는지가 더 중요함을 잊지 마시고,
누구보다도 소중한 '나'만의 나날들을
생생히 깨어있는 마음으로 풍요하게 누리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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