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10.07 | 조회 5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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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영감을 주는 메시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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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커리어 목표는 단순하다. 나는 가능한 한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파도가 칠 땐 파도를 타고, 파도가 없을 땐 물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다음 파도를 기다린다. 어떤 파도는 너무 거세기 때문에 타기가 어려울 테고, 어떤 파도는 나를 위해 만들어진 듯 나를 사뿐히 들어 옮길 것이다. 그 모든 파도는 한 번 뿐이고, 결국은 모두 지나간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잔잔한 바다에서도 높은 파도에서도 물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지고 있는 짐을 다른 사람들이 모를 때 외로운 것 같아요. 나누어 지는 건 기대하지도 않고, '내가 지금 어떤 짐을 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남들은 하나도 모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들을 매일 맞부딪힌단 말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럽고 치사하니까 그만두자'가 아니라 '지금 이런 마음이 들어도 계속해야 해'라고 결정하고 일을 이어가는 마음들에 대해서 꼭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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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가 내세우는 얼굴은 어느 젊은 여자다. 학살의 현장에서 오빠들이 다 죽은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죄인이 되고 만 딸,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느라 살아있는 딸에 잔인할 정도로 무관심한 어머니에 대한 애증, 시시각각 떠오르는 학살의 기억과 그럼에도 꾸역꾸역 살아내는 삶.

죽고 싶다. 죽고 싶다. 그렇지만 은행나무는 너무도 곱게 물들었고 하늘은 어쩌면 저렇게 푸르고 이 마당의 공기는 샘물처럼 청량하기만 한 것일까. 살고 싶다. 죽고 싶다. 살고 싶다. 죽고 싶다.


이 글은 전쟁의 서사이기도 하고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어머니를 애정하고 증오하는 딸의 이야기, 그리고 방황하는 청춘의 이야기 그 모두다. 분명 경험되었으나 말해지지 않았던 삶, 그 삶은 박완서의 맹렬한 기록을 통해 비로소 역사성을 획득한다.

박완서는 삶의 곡절에서 겪은 아픔과 상처를 반드시 글로 쓰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고통의 시기를 살아냈다. “이것을 기억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라.” 숙부와 오빠 등 많은 가족이 희생당했으며 납치와 학살, 폭격 등 죽음이 너무나도 흔한 시절이었다. 이름 없이 죽어간 가족들을 개별적으로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 처음 글을 쓴 목표였다. 그러나 막상 글을 통해 나온 건 분노가 아닌 사랑이었다. 그는 글로써 자신을 치유해 나갔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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