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 영원히 못 갈 것이오

2022.09.19 | 조회 1.1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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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은 1914년, 불과 18세 나이에 일본 유학생 잡지 ‘학지광’에 처음 발표한 논설에서, ‘현모양처론’은 여성의 역할을 가정 안에 묶어 두는 새로운 굴레라고 비판했다. ‘온양유순’한 여성을 기르려는 교육의 목표 또한 여자를 노예로 만들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추샤, 노라, 라이초우, 요사노 등 다양한 새로운 여성상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여성도 “욕심을 내서”, 어느 방향으로든 더 나아가야만 한다고 주창했다.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을 영원히 못 갈 것이오. 우리가 욕심을 내지 아니하면 우리 자손들을 무엇을 주어 살리잔 말이오? 우리가 비난을 받지 아니하면 우리의 역사를 무엇으로 꾸미잔 말이오?”(‘학지광’, 1917년 7월) 나혜석의 주장은 처음부터 대담하고 과격하고 당찼다.

나혜석은 그 시대를 살며 겪은 모든 경험과 그때마다 느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솔직하다 못해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체면과 허위의식에 사로잡힌 기성 세력에 충격을 주고자 했다.

나혜석이 스물두 살 때였던 1918년에 쓴 자전 소설 ‘경희’는 이렇게 끝맺는다. “하나님! 내게 무한한 광영과 힘을 내려 주십시오. 내게 있는 힘을 다하여 일하오리다. 상을 주시든지 벌을 내리시든지 마음대로 부리시옵소서.” 부친의 뜻을 거역한 채 부잣집 며느리로 들어가 살지 않기로 결정한 경희가 마지막으로 절규하는 대목이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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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벨바그’ 사조를 이끈 프랑스의 거장 영화감독 장뤼크 고다르(91)가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불치 질환을 앓던 고다르는 스위스에서 의료진이 제공한 약물을 스스로 투약했다. 1960년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네 멋대로 해라>의 “영원불멸의 존재가 되고 나서 죽는 것이 야망”이라는 대사를 실제로 구현한 셈이 됐다. 

가족의 돌봄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국 사회에서 조력자살은 오히려 가난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만이 삶과 죽음을 결정한다는 믿음은 흔들리고 있다. 좋은 죽음을 어떻게 정의할지는 결국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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