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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공회대 일반대학원에는 특별한 졸업생이 있다. 지난 5년간 석·박사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사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상숙(92)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내가 최고령 박사라고들 주변에서 말하지만, 특별히 내 나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나이에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걸 남들이 인정해주고, 도와주고, 격려해준 데 대해 감사할 뿐”이라고 답이 돌아왔다. 87세에 대학원 정규과정을 시작한 그는 “나이가 많은데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겠냐고 걱정한 사람이 더러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난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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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을 쌓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정신과 치료보다 중요해요”라고 그들에게 나는 말한다. 권위주의와 집단주의를 싫어하고 행복한 개인주의자가 될 거라고 아무리 부르짖어도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데 적합한 동물이 아니다.
혼자서 “나는 누구인가?”를 골똘히 생각한들 답이 나올 리 없다. 혼자 이룬 자기 성찰은 불완전하다. “이게 나야!”라고 스스로 믿는 것보다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발견한 자기 모습이 실제에 더 가깝다. 타인의 낯선 모습과 마주했을 때 비로소 남과 다른 자기를 발견할 수 있다.
“삶에서 추구할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도 만남을 통해야 얻을 수 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뭘까?”를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과, 자신이 그들을 위해 내줄 수 있는 것을 함께 알아야 인생의 목표가 또렷해진다. 잠재력을 꽃피우려면 우정을 나눌 대상이 필요하다. “친구는 우리를 최고의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타자”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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