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일반적인 글쓰기와 차이가 있다면 번역은 “보이지 않으려고 분투하는 글쓰기”라는 점. 필연적으로 투명해질 수밖에 없는 일을 사랑하는 두 사람이 2주에 한 번씩 나눈 편지가 책으로 묶였다.
원문의 독특한 느낌을 ‘쨍그랑 하는 울림’이 남도록 번역할 때마다 작은 용기를 내야 해요. 때로는 편집 과정에서 잘려 나가기도 하고, 살아남더라도 ‘직역투’라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거든요.
저는 여러 면에서 부족한 사람이지만 번역만큼은 제 강점이 발휘되는 일인 것 같아요. 인내심, 성실성, 센스, 감성, 유머, 문장력 등이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는 일이거든요. 일상 생활에서는 한심하고 서투르지만, 번역을 하고 있는 저는 꽤 괜찮은 사람인 듯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번역을 더 사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Humanist
커트 보네것이었나요.인용구를 정확히 찾을 수가 없지만, 광활한 우주의 시공 가운데 지금 여기 살아있는 우리가 닿을 수 있는 최선은 서로에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에게) 최대한 친절히 대하다 죽는것 뿐입니다. 이보다 거창한 삶의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를 만나면 의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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