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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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최종 후보가 되어) 영국 다녀온 다음에는 ‘이게 <저주토끼>하고 비슷한가? 더 잘 썼나, 더 못 썼나?’ 하는 생각을 계속해서 글을 잘 쓸 수가 없던 시기가 좀 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안 팔리는 작가였다. ‘내가 언제 위대했나’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경제적으로 망해도 상관없고, 항상 미미했기 때문에 그냥 미미하게 살면 된다. 그러면 될 것 같다.
(고통이란 주제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삶이 고통의 바다라서 그렇다. 내가 전공한 러시아 혁명기 유토피아 소설은 대부분 고통에서 시작한다. 세상이 이렇게 고통스러우니 혁명을 통해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이야기다. 그게 와 닿았다. 고통은 남이 대신 겪어줄 수도 없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언어도 없으니 남한테 전달할 수 없다. 사람마다 삶은 굉장히 다양하다. 무엇보다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고통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당장은 모른다. 그래도 선한 사람들 여럿에게 물어보면 대략 답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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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몰라도 끄덕일 수 있는 음악, 장면이 흐려져도 정서로 기억되는 영화가 있다. 음악감독 경험도 있는 백현진 배우는 배경지식 없이 클래식 즐기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 어떤 평론가의 말에도 휘둘릴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 귀에 좋은 것을 찾아가세요. 클래식에 쫄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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