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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의 바탕에는 품위(decency)가 있고, 품위 있는 사람이 정치를 할 때 좋은 공동체가 이뤄진다. 품위 있는 삶이란 타자를 인정하고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삶이다. 가령 지하철에 탈 때 줄 서서 차분히 기다리는 사람, 승하차할 때 잠깐 멈춰서 내리거나 타는 사람이 있는지 살피는 사람은 품위 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다른 사람도 해야 할 일이 있고, 나와 마찬가지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는 걸 의식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품위 있는 삶을 위한 네 가지 근본 조건은 모두 당연하고 평범하다.
오랜 시간을 들여야 이룩할 수 있는 계획이나 관계에 참여하기,
인간의 궁극적 한계인 죽음을 인식하며 인생 방향을 설정하기,
음식·주거·수면 같은 생물학적 욕구 충족하기,
자기 주변을 배려하고 애착을 느끼는 기본 심리 욕구를 충족하기다.
품위는 위대하지 않다. 품위 있는 삶은 인간의 기본 욕구를 충족하고, 의미와 가치를 따지는 평범함에 바탕을 둔다. 타인의 모범이 되라고 부추기기보다 힘 닿는 한계 안에서 최대한 타인을 생각하고 공동체를 고민하며,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나 지구 전체를 살피면서 겸손하게 살도록 이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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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유튜브 채널 〈씨리얼〉은 몇 년 전부터 은둔형 외톨이를 다뤄왔는데, 최근에는 ‘장기 미취업’, 즉 돈을 벌지 않고 있는 상태를 초점에 두고 다시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두가 5년에서 길게는 11년까지 취업 공백기를 지낸 청년들이다.
용기를 내서 인터뷰에 임한 청년들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많다. ‘게으르다’ ‘눈이 높아서 그렇다’와 같은, 악순환으로 내모는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상단을 차지하는 건 같은 처지에 놓였던 당사자들, 그리고 이들을 진실한 마음으로 위로하는 따뜻한 시선이다.
“학업이 맞지 않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데 본인이 뭘 잘할 수 있고 뭘 하고 싶은지 찾을 기회가 너무 적다”
“행복은 진짜 가까이 있음. 삶은 당신의 의미 부여로 천국이 되기도 지옥이 되기도 함. 우리는 부드러운 바람 한 줌으로도 즐거워질 수 있는데 (사회는) 그걸 자꾸 잊게 만드는 거.”
이런 댓글을 보며 다시 깨닫는다. 기사나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 건 언제나 성숙한 시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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