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 없는 예술
글 없는 그림책은 마이너 장르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그림책은 아니죠. 글에 익숙한 독자들이 대부분이니까 글 없는 그림책을 만났을 때 많이 당황해요. 그런데 이때 이 당황스러움을 어떻게 핸들링하느냐에 따라 독서가 확장될 수 있어요. 도전 의식이 생기는 거죠. 이 그림이 나한테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내 마음속에 들어온 이야기가 뭘까? 생각하면서 일단 끝까지 읽어보는 거예요. 그림책도 그렇고 어떤 낯선 예술 장르를 만났을 때 처음엔 다 당혹스럽잖아요. 하지만 아! 이거 나는 몰라, 하고 덮어버리면 거기서 끝나고요. 반면에 모르지만 알고 싶다, 궁금해하는 순간들을 놓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가는 예술의 향유자가 될 수 있죠. 글 없는 그림책은 항상 이런 도전을 주죠. 되게 적극적인 독자를 원하는 거예요.
느긋하게 모호한 의미를 즐기고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의 답변을 마련해 온전히 자기 것으로 가져가는 것, 글 없는 그림책을 즐기는 방법이죠.
(누구나 그림책을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대해) 누구나 할 수 있고 하면 된다는 말을 제가 무책임하게 한 것 같은데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였어요. 왜냐하면 저도 ‘그림책 작가가 되려면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내가 알고 있는 상식 내에서 필요한 것들을 피하지 않고 하면 될 것 같아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잘 그릴 수 있는 스킬을 키워야 하는 것처럼요. 그런데 대개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내가 이게 부족한데 이걸 안 해도 할 수 있을까요?’라는 의도성 질문이 많아요. 그분들께 해줄 수 있는 말은 “피해 갈 수 없어요. 결국 그거 해야지 당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어요.”예요. 즉 굉장한 비밀은 없다는 말이에요.
# 탁월함의 출발은 호기심이지만, 주요 동력은 성실성이다
탁월함은 능력보다 습관에 가깝습니다. 이를테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불완전해도 과감하게 시도해보고, 모른다고 인정하고, 타인의 요구에 반응해서 방향을 수정하는 등 모든 형태의 포용 능력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명과 정서적 주권을 중요하게 꼽습니다. 조직에서는 신뢰로 뭉친 다양한 사람이 서로 공명해야 공동체의 미래가 밝습니다. 개인에겐 무엇보다 정서적 주권이 중요하죠. 감정을 통제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훌륭하게 행동할 수 있어요.
멈춰서 질문해야 합니다. 무엇이 중요한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다른 사람이 쳐다보듯 나를 관찰해야죠. 미셸 오바마는 청소년기 이후로 자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나는 충분히 우수한가? 이것은 내게 충분히 유익한가? 이런 식의 자문자답이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부정적 감정의 파도를 타지 않으려면, 내가 통제 가능한 선에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운명에 맡기는 거죠.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