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어 선생님

2021.10.19 | 조회 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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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영감을 주는 메시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문장들.

# 나의 문어 선생님

끌로에가 지난 6개월 동안 올린 인스타그램 피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피드와 헷갈릴 정도다. 문어, 꿀벌,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 옷이나 가방에 대한 설명보다 자연에 대한 사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끌로에의 파격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 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다. 2020년 12월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그녀는 지난 4월부터 급진적인 시각적 내러티브를 위해서 인스타그램 피드를 정리하면서 패션 트렌드에 대한 피드를 줄이는 대신 자연 세계의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 땅, 식물, 곤충, 과일이 그 주인공이지만 가끔 주근깨가 올라오기도 한다.

자신이 지닌 윤리와 핵심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도 모던한 디자인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양심 있는 럭셔리' 또는 '정직한 럭셔리'를 추구하고 있다.

우루과이에서 태어난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목장을 운영하는 부모 아래에서 자랐다. 끌로에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를 이끄는 일 외에도 2011년 목장을 물려 받아 운영하고 있다. 동물과 함께 일하면서 환경 보호에 앞장서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 '양심 있는 럭셔리', '정직한 럭셔리'를 추구하며 소재 수급부터 제작자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모든 포장에 24주 안에 퇴비로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첫 명품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녀는 끌로에를 포함한 패션 업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지구의 한정된 자원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인스타그램에 뜬금없어 보이는 자연 사진을 올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것은 치유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지 못했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하는 여정을 통해 시각적 치유가 이뤄진다."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WWD와의 인터뷰에서 자연 사진을 통해 화려한 패션 사진에 지친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제품에 대한 존중은 제품의 재료를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또한 끌로에를 이해하는 데는 상품의 원료가 되는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자연 사진이 팔로어들의 눈을 편안하게 만들 뿐 아니라 제품의 재료가 되는 자연을 세심하게 파악하는 데서 물건을 존중하는 마음이 나온다고 말한다.

원문

 

#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인터뷰

“배우에게 연륜과 경륜이 쌓이면 내공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과장도 하고 부자연스럽지만, 어떤 경지에 도달하면 연기가 자연스럽게 되죠. 내 안에 오일남을 집어넣어 연기할 때도 많았지만, 내 의식의 흐름대로 표현해도 오일남과 맞아떨어질 때가 많았어요.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소유하고 욕심 부리고 하다가 나이 70, 80 되면 다 놓고 싶어져요. 소유욕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러운 ‘나’만 남죠. 만약 내가 60대였으면 오일남을 지금처럼 연기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는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To have or to be)에 나오는 이야기에 나이를 더해 설명을 이어갔다. 산길을 걷는 나그네가 꽃을 만났을 때 젊은이는 소유의 갈망으로 그 꽃을 꺾고, 40~50대는 소유욕을 버리지 못해 뿌리채 꽃을 캐어 자신의 정원이나 뜰에 심고, 70~80대가 되면 그 자리에서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것이다. 오씨는 “인생이 그런 것 같다”며 “크든 작든 많이 받은 삶, 이제 (인생이) 얼마 안 남았는데 될 수 있으면 주자 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말했다.

그는 ‘평행봉 사나이’다. 스스로 “내 인생의 반려운동”이라고 말할 만큼 10대 때부터 60년 넘게 평행봉으로 체력을 단련해왔다. 지금도 매일 아침 6시20분이면 집에서 나와 20분을 걸어 남한산성 초입에 도착한 다음 평행봉을 50개 한다. 하루에 1만보 걷기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연기에 기력이 있어야 해요. 또 말과 말 사이에는 침묵의 언어가 있어요. 그것을 내공으로 살릴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게 호흡이에요. 연기의 기본은 기력과 호흡이 아닐까 생각해요. 좋은 연기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관객에게 잘 전달해서 공감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언젠가 러시아 극단이 내한해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공연했어요. 나이 90이 넘은 노배우가 독백하면서 막이 내렸어요. 영혼이 울리는 것 같은 감동을 받았어요. 나는 평행봉을 하면서 미수(88세)까지 무대에 서고 싶어요.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됩니까, 희망사항이죠(웃음).”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우리말 중에 아름다운이라는 말을 참 좋아해요.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회, 아름다운 사람…. 내가 언젠가는 무대를 떠날 것 아닙니까. 그때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우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셰익스피어는 희곡 <템페스트> 마지막에서 주인공의 입을 통해 ‘이제 족쇄를 풀어주십시오’라고 말해요. 그러고는 펜을 꺾고 고향으로 돌아가 전원생활을 하다 삶을 마감하죠. 나도 통일이 되면 우리 할아버지가 사셨던 해주 땅에서 전원생활을 하다 삶을 마치고 싶었어요. 아마 이루지 못할 테지만요.”

원문

 

# AMOUR PROPRE

코미디언 조세호씨가 지난 3월 코오롱FnC와 협업해 남성복 브랜드 ‘아모프레’를 출시했다. 대한민국 남성 평균 신장인 168~173㎝의 체형을 연구해 옷을 만든다.

"살다 보면 일이 안 풀리고, 자존감이 떨어질 때가 많은데 그럴 때일수록 나를 위로하고, 더 아껴줘야 한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난 이상 행복할 권리가 있다."

"과거에 그랬다. 양배추로 이름은 알렸지만, 비호감 이미지 때문에 방송 일이 고정적이지 않았고 수입은 들쭉날쭉했다. 그래서 남들에게 잘나 보이겠다는 심정으로 갑옷처럼 명품을 걸쳤다. 그러다 공허함이 느껴졌다. 남들 시선만 신경 쓴 패션은 결국 인정받을 수 없고 내게도 상처만 남겼다."

"나라는 사람이 가진 가치를 존중하자는 의미를 찾다가 사전에서 ‘아모르 프로프레(amour propre)’라는 프랑스어를 발견했다. 자부심 또는 자존감, 자신감 등을 뜻하는데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가장 맞아떨어져 ‘아모프레’라고 줄여 쓰게 됐다."

"남의 시선과 사회가 정해놓은 미적 기준에 나를 맞출 필요는 없다. 나 스스로 정한 정도까지 최선을 다했다면 스스로 칭찬할 줄도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최근 체중 감량을 했는데, 솔직히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남들 시선 때문에 살을 뺄 필요도 없다고 본다. 자존감은 자신을 얼마나 아껴주는지에 달렸다."

원문

 

# 오늘의 단어

프랙털. 전체와 비슷한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기를 무한 반복하는 기하학 형태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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