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읽고 쓰는 춘프카입니다. 제법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그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셨나요?
저는 크고 작은 변화를 통과하는 22년 상반기를 보냈어요. 쓰기와 읽기는 계속 되었고요. 마음이 요동치던 날도 있었지만, 조금은 괜찮아졌어요. 지난 이야기는 조금 더 정제된 글로 전하겠습니다.
뉴스레터와 관련해서 말씀드릴 부분이 있어요. 8월부터 다시 재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낮 12시에 발행되는 시스템을 꾸준히 유지하며 다양하고 흥미로운 시선과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또한, 새로운 필진과 함께 합니다. 글쓰기를 사랑하고,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는 다정한 '그들'과 시작해볼게요. 첫 발행은 8월 12일 금요일이고요. 그 전에 새로운 작가 소개와 앞으로의 방향 등을 소개할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오늘은 멀리 파나마에 살고 계신 이레네 작가님과 인터뷰한 내용 그리고 7월 인천일보에 기고한 칼럼 <추앙하다>를 전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Rough : 당신과 나의 이야기
📻 2화 당신을 듣는 밤 : 파나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추앙(推仰)하다
흥미로운 책방을 발견했다. 대부분 퇴근하고 귀가할 무렵인 저녁 7시에 영업을 시작해 새벽 1시면 끝나는 곳이다. 주로 재즈 음악이 흐르고 책을 읽다가 시원한 맥주도 한 잔할 수 있다. 가끔 각자 읽고 밑줄 그은 문장을 소개하는 '낭독회'도 열리고, 연사를 초청해 강연도 펼친다. 무엇보다 가장 특이한 점은 한 달에 딱 한 번만 가게 문을 연다는 것이다. 덕분에 손님도 대부분 사전 예약으로 받는다.
삼십 대 중반의 이곳 주인장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일을 실행해 옮긴 사람이다. 직장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는 그는 “올해 초부터 건강 악화와 함께 개인적인 고민으로 긴 시간 동안 '멘붕'이 이어졌다.”라며 “되려 없던 용기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적당한 준비와 때를 기다리는 대신, 행동을 택했다. 일상에서 충분히 사색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직접 만든 것이다.
처음 오픈할 때 '한 사람이라도 찾아오면 기적이다.'라고 여겼지만, 막상 반응은 뜨거웠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와 닮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벌써 단골을 자처하는 40대 손님은 “학원 운영 등으로 늦은 밤 퇴근할 때가 많아서 좋아하는 책도 못 읽고 괴로웠는데 내게 필요한 서점을 발견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때때로 책방은 '고민 상담소'가 되기도 한다. 오히려 가까운 사람이라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속마음을 서로 나눈다. 한참 귀 기울이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책을 읽고 있는지 사람을 읽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다고 주인장은 말했다. 특별하게 조언하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건은 없고, 몇 시간이고 한참 듣는다. 그것이 제일 좋은 격려이자 대답이다.”라고 말했다.
책방 이름은 '해방클럽'이다.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쪽 벽면에는 '추앙(推仰)'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높이 받들어 우러러본다'라는 뜻이다.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의미를 더 확대한다. “응원하는 거. 너는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응원하는 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 1시까지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연령대 제한은 없었지만, 대부분 20, 30대 직장인이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각자 편한 자리에 앉아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혼자 '우리 동네에서 이런 책방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곳에는 나는 '추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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