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월의 끝자락입니다. 출퇴근길에 하나둘씩 벚꽃이 보이더군요. 이렇게 봄이 또 찾아왔구나, 실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부터 새롭게 시도하는 일들이 많은데요. 1월 레터를 통해 소개했던 인천일보 칼럼을 비롯해 <유일한 일상> 에피소드 버전 전자책 제작, 글쓰기 강연 등 다양한 도전을 마주했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계획들이 많은데요.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부딪쳐보고 있어요.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예측할 순 없지만, 일단 해볼게요.
오늘 레터 말미는 지난 3월 18일 자 인천일보를 통해 기고한 칼럼을 소개하며 마칠게요. 그전에 소식 하나를 더 전하자면 드디어 네이버 오디오 클립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오래(정확히는 2010년)부터 팟캐스트 애청자로 나꼼수를 비롯해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등을 접하며 매력에 빠져있었는데요. 늘 머릿속으로 그리곤 있었지만 바쁘다는 이유와 선뜻 용기 낼 수 없는 마음에 미루다, 여기까지 왔어요.
채널 이름은 러프(Rough)입니다. 사전적 의미보다 제가 스스로 정한 뜻은 단어는 '미완성'이었어요. 그것은 부정적인 접근이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미숙하지만 계속 무언가를 꿈꾸고 도전해가는 나(혹은 타인)를 떠올렸습니다. 매주 금요일 업로드를 목표로 하고 있고, 무척 더듬 거리면서 첫 방송을 무사하게(?) 마쳤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분과 인터뷰를 나누고,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꾸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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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레터로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2022.03.28 싸랑을 담아, 춘프카 올림
자신의 세계를 넓혀준 사람
이십 대를 관통하며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될까, 자주 묻곤 했다. 평소 말주변이 없던 선배는 방황하는 내게 별다른 조언 대신 책 한 권을 내밀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었다. 밤새 읽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소설을 읽는 이유를 그때 알았다.
언젠가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넓혀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라는 문장을 읽었다. 운 좋게도 내 주변엔 그런 존재가 많았다. 협소했던 세계관을 넓혀준 이들 덕에 책과 영화, 사랑 그리고 여행을 알게 됐다. 그렇게 자신만의 독창성, 전문성, 차별점을 보여주고 공개적인 페르소나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과정들이 모여 소위 말하는 '퍼스널 브랜딩'으로 이어지고 있다.
퍼스널 브랜딩은 '자신을 브랜드화하여 특정 분야에 대해서 먼저 자신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또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되는 나만의 가치를 높여서 인정받게끔 하는 과정이다. 용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20여 년 전 톰 피터스가 '당신이라는 브랜드(A Brand Called You)'라는 기사를 잡지에 쓰면서 알려졌다.
<이태원 러브레터>의 김정응 작가는 오랜 시간 브랜딩을 주제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는 “유명하거나 특정한 누군가만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기 고유의 것을 가지고 승부를 보는 게 브랜딩”이라며 남들이 가진 걸 부러워만 하지 말고,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함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브랜딩이 중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을 브랜드로 생각하는 순간 꿈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시작은 내가 되고 싶은 무언가를 상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자기가 되고 싶은 모습, 닮고 싶은 무엇, 바라는 바를 염두에 두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 곧 삶이자 퍼스널 브랜딩이다.
그 출발점은 '나에 대해 사전적 정의를 내리는 일'부터 시작된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찾아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계속 자문해야 한다. 물음표(호기심)가 느낌표(창의성)가 되는 지난한 과정을 통과하면 개인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쩌면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는, 저릿한 자극을 주는 사람으로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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