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6. 영어에 목매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_1부

나의 평면적인 영어 실력에 진땀 흘린 나날들

2023.10.24 | 조회 3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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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국이 어땠냐면

영국에서 워홀 2년, 취업 5년 살며 겪었던 문화충격 및 소소한 에피소드

안녕 구독자 오랜만이야! 

잘 지내고 있었어? 요즘 왜 이렇게 힘이 쭉쭉 빠지는지 모르겠어. 사실 브런치북 공모전 준비하느라고 지난주에 계속 글을 썼거든. 머리를 너무 많이 썼나봐 ㅎㅎㅎ

오늘은 내가 영어실력을 어떻게 늘렸는지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해. 한국에서는 언제나 영어 잘하는 게 큰 경쟁력이니까 이 얘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생각보다 긴 것 같아서 오늘 1부, 목요일에 2부로 나눠서 보낼게!

 

내 영어실력은 평면이었어.

한국에 있을 땐 몰랐어. 오히려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했어. 고등학교 때까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영어였거든. 수능에서 외국어영역은 딱 1개 틀렸고 공부 안 하고 봤던 첫 토익점수는 820점이었어. 그러면서도 영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영어권 나라라면 다 똑같은 영어를 쓰는 줄 알았어. 영국 악센트가 명확하게 들리는 영화 ‘해리포터’를 볼 때도 한글 자막만 봤지 실제 배우들이 하는 영어는 듣지 않았어. 엉터리 입시 교육의 수혜자였다는 걸 알게 된 건 한참이나 지나서였지.

영국 워킹홀리데이에 합격하고 나서야 영국영어가 미국영어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어.

당황스러웠어. 20년 가까이 미국 영어를 배웠는데 다시 영국 영어를 배워야 하다니 너무 억울하더라구! 마음을 추스리며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했어. 조사해보니 IELTS라는 영어시험이 있었어. 영국버전 토익같은 영어시험으로, 듣기・읽기・ 쓰기・말하기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었어. 단기간에 영국영어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겠더라구. IELTS 학원을 다니며 영어공부를 하고 시험까지 봤어. 집에서는 영국 드라마 ‘My Mad Fat Diary’를 보면서 배우들 말을 받아쓰고 따라 말했지. 

영국에 처음 도착해서는 2개월동안 옥스포드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영어학원을 다녔어. 내가 만난 홈스테이 가족은 영국 백인 ‘캐롤라인’ 아주머니와 그녀의 90대 어머니였어. 홈스테이를 오래 하셔서 그런지 아주머니는 내게 정확한 발음으로 천천히 말해주셨어. 학원에는 활발하고 친절한 외국친구들이 많았지만,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학원 친구들을 멀리했어. 그저 집에 돌아와서 숙제 열심히 하고 학원에서는 수업에 집중했어. 결국 나는...영국에 오기 전 준비할 때도, 막상 와서 학원을 다닐 때도 이렇게 한국 입시 스타일로 공부하고 있었던 거야.🥸

 

실전 투입

홈스테이가 끝나갈 무렵, 런던으로 가는 내게 캐롤라인 아주머니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던져주셨어.

 “‘옥스팜(Oxfam)’에서 봉사하면서 영어를 익히는 건 어떻겠니?”

출처: 옥스팜(https://www.oxfam.org.uk)
출처: 옥스팜(https://www.oxfam.org.uk)

영국엔 옥스팜을 포함해 자선 가게(Charity shop)가 많아. 이런 가게는 기증 받은 중고품들을 팔아 자선기금을 모아. 가게는 매니저를 제외하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자원봉사인 만큼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이어도 괜찮았어. 다행히 내가 이사 온 동네에 옥스팜이 있었어. 용기 내서 지원서를 냈고 친절한 아일랜드 매니저가 웃으면서 날 받아주었어.

처음엔 창고에서 기증받은 물품을 분류하고 가격표를 붙이는 일을 했어. 나중에는 계산대에서 직접 손님들을 상대하기도 했지. 주로 '봉투 필요하세요? (Do you need a bag?)'를 말했었지 ㅎㅎ 8개월 동안 일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어. 봉사자들은 주로 동네 노인분들이었어. 그때 처음 알았어.

'아, 런던 내에서도 동네별로 악센트가 다르구나!’

내가 살았던 동네엔 이스트런던 악센트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어. 노동자층(working class)이 많이 쓰는 억양으로 ‘T’ 발음을 생략하는 게 특징이야. 예를 들면 water는 ‘워터’가 아니라 ‘워.어.’로 발음을 하더라구. 사실 노동자층뿐만 아니라 그냥 평범한 계층(?) 친구들도 이렇게 발음을 자주 하더라. 참고영상 공유해. 한때 유튜브 만들었을 때 삽입했던 3초짜리 장면이야 ㅎㅎ

이를 시작으로 7년동안 정기적으로 ‘발음충격’을 받았어.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발음은 무수히 많은 영국발음 중 하나에 불과했어. 그것도 귀족계층이 쓰는 발음 위주여서 오히려 내가 쓰기에는 뭔가 어색했지. 드라마 ‘셜록’으로 유명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상류층 발음을 구사하지만 현실에서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는 상류층이 거의 없었어😅 이곳에 갓 발을 들인 외국인 노동자로서 마주한 건 노동자층, 중산층 그리고 타지역과 전세계에서 온 이들의 각양각색 악센트였어. BBC나 팟캐스트로 들은 영어로는 바다같이 넓은 범위의 악센트를 이해할 수 없었어... 하루에도 몇 번씩 좌절했어 진짜.. 😭

리스닝 뿐만 아니라 스피킹에서도 많이 헤맸어. 특히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에 왜 이렇게 심장이 벌렁거렸는지 몰라... 스타벅스에서는 워낙 선택해야할 게 많았고 내 취향은 확고했거든. '크림 뺀 아이스 카페 모카, 톨 사이즈, 우유는 두유로 바꿔서 주세요.' 이걸 한 번에 말하는 게 너무 버거우면서도, 아메리카노를 일절 먹지 않던 시절이라 타협할 수는 없었어. 꾸역꾸역 말하곤 했지. 사실 부끄럽지만 이 주문을 편안한 마음으로 하기까지는 몇 년 걸렸던 것 같아.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 오래 기다릴까봐 눈치 보면서 어버버하는 게 잘 안 고쳐지더라고.. 

2014년 초, 나의 첫 데이트 상대였던 영국인 톰과 통화할 때 일이야.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고 말줄임표를 끝없이 늘어뜨리게 되었어.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를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혀버린거야😨 한참 말을 더듬기만 하고 말을 못 하니까 나중에 톰은 ‘너 진짜 영어공부 좀 해야겠다.’라고 핀잔을 주었어. 얼굴이 화끈거렸어. 한국 입시에서는 영어성적이 최고였는데 ‘영어의 나라’ 영국에서 열등생 취급을 당하다니... 

 

헤헤 오늘은 여기까지~~!! 목요일 레터에서 영어실력이 늘게 된 일과 뒤늦게 깨달았던 점을 마저 이야기해줄게. 아, 그건 그렇고 내가 브런치북을 만들었어. 이 뉴스레터에 이미 썼던 글도 있고 앞으로 보낼 내용도 있지만... 내 영국살이에 대한 글 10편을 간략하게 모아봤어. 혹시 시간되면 한 번 읽어봐! 그럼 목요일에 만나 😁

<브런치북 - 그래서 영국이 어땠냐면 >

 

2023년 10월 23일 월요일

수수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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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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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

    0
    4 months 전

    앗 아쉬운 타이밍에서 끝나버렸네요! 목요일 뉴스레터 기대할게요! 덤으로 알게된 유투브계정 보면서 기다릴게요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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