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면 좋'을'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42

미키 마우스의 그 미키, 2028년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행사 일환으로 King & Prince의 두 멤버 타카하시 카이토(左)와 나가세 켄이 기념송을 부르는 아티스트로 선정됐어요. 근데 어딘가 두 멤버 그려진 접시가 궂즈로 나올 거 같진 않나요.🥲

 🍧 여름이 이제 막 시작하려는 아침 아니 어둑한 밤에, 구독자님 무슨 생각을 하나요? 물론 절기가 12월력 페이지 수만큼 이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테지만, 그럼에도 달력을 넘기며 살아가는 일상에 문득 6월이라는 건 괜시리 마음을 바짝 긴장하게도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여름을 좋아하는 터라, 아직까지는 변하지 않게 여름이 좋아 기대는 맘도 분명 어딘가 있지만, 그럼에도 벌써 올해도 반이나? 싶어지는 건, 어기없이 삶에 쫒겨 살아가는 날들의 뒤늦은 깨우침은 아닐까 모르겠어요. 얼마 전 일본에선 '킹프리-kings & prince를 줄여 이렇게 말하죠'의 멤버인 타카하시 카이토와 나가세 켄이 '미키'의 공식 행진곡 주인공이 되었다는, 그런데 그게 무려 1955년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오프닝 곡으로 쓰였던 '미키 마우스 마치' 이래 오피셜 '미키의 노래'로는 처음이란 사실에 일본은..이라기보다 '킹프리' 팬들 사이에선 꽤나 화제가 되었는데요. 내막을 좀 들여다보면 오는 2028년은 미키가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이에 '디즈니'는 그에 준하는 애니버서리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고, 그래서 그게 무언가 하면 이름부터 거창한 글로벌 프로젝트 'Mickey & Friends in Real Life', 고로 이번 '킹프리'의 '미키 송'은 그를 축하하는 노래이자 앞으로의 '미키 행진곡'으로 쓰여질 예정이란 거에요.

사실 전 미키에게도 그리고 킹프리는 더욱더 관심이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동심과 희망 영원한 우정의 상징과도 같았던 미키의 '백년해로'라는 걸 어딘가 관심을 기웃기웃 하게 되지 않나요. 마치 '바래지 않는 동심의 삶'같이 말이에요. 그리고 매번 여름이 또 뭐길래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가슴이 설레고 기다리게 되는 건 내 안에도 어쩌면 1/100 바래지 않은 그 시절의 무언가가 아직,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반증은 아닐까 모르겠어요. 물론 동심도, 미키 또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겠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따갑도록 내리쬐던 여름볕의 꿈들은 아마, 변하지 않고 그곳에 있겠죠. 여담이지만 아이돌의 상징, 이누도 잇신 감독은 일본 영화계의 보물상자라고도 말했던 '쟈니즈'는 쟈니즈 씨 성추문 사건 이후 사명을 'smile-up'으로 변경, 하지만 많은 뮤지션들이 회사를 떠났고 '킹프리' 역시 2024년까지만 쟈니즈 소속, 이후부터는 '주식회사 킹프리'로 활동하고 있어요. 무언가 시대와 세대에 따라 아이돌도 변화하는 계절에, 이번 여름은 우리에게 또 어떤 시작을 가져다줄까요. 🏃🏻‍♂️

🌸  '얼마만큼의 속도로 살아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일본의 아니메, 특히나 순정 만화 세계관 눈부시는 작품의 경우 실사화란 늘 논쟁의 대상이 되곤 했는데요, 특히나 지금 골라본다면 바로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그 중에서도 이름부터 애절한 '초속 5센티미터'가 아닐까 싶어요. 초딩 때 알고지내던 소년과 소녀가 졸업과 동시에 그리고 아빠의 직업 상 이사를 하는 바람에 떨어져 살게되며 시간과 함께 거리도 자꾸 멀어지기만 해 어른이 되어 떠올리는 그 날의 기억은 애틋하기만 한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이, 단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많은 인기를 누렸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3번째 극장 개봉 영화 '초속 5센티미터'가 실사 영화로 제작, 오는 10월 10일 일본 개봉해요. 그렇다면 감독은 누구인고 무엇보다 남자 주인공 토오노 타카키 군을 어떤 배우가 연기할까가 주목되잖아요. 개인적으로는 무난하게 잘 고른 캐스팅이라 생각이 되는데요 아이돌 그룹 'SixTONES'의 멤버이자 최근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녘의 모든 것'과 그 전 이와이 슌지 감독의 '키리에의 우타'에 출연했던 마츠무라 호쿠토가 맡았어요. 

그리고 감독은 무려 아마 이번 영화가 장편 데뷔작이 되는 사진가 오쿠야마 요시유키 씨인데요. 오쿠야마 씨는 대표적으로는 '포카리 스웨트'의 여고생들과 함께 찍은 청량감 넘치는 CF를 비롯, 최근 단편 영화에 도전 '앳 더 벤치'라는 걸 만들기도 했고, 'Bacon Icecream'이란 타이틀의 사진집은 저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대중적으로도 인기가 있는 작가인데요. 확실히 그의 사진을 떠올려보면 평범한 일상을 어딘가 몽연하게, 무언가늘 끝나버리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거나 금새 지고 마는 시간에의 애틋함을 품고 있고, 그래서 당장 떠오르는 이미지는 뿌옇게 흐린 창가에 내리쬐는 햇살과 같달까요. '앳 더 벤치'는 제목 그대로 도심 외곽 강변의 벤치만을 바라보며 그곳에 오가는 사람들을 그냥, 담담히 담아낸 작품이기도 했어요. 이거 분명 그 아무것도 아닌 장면에 자리하고 존재할 그 무언가에 대한 마음 아니겠어요. 그리고 그 벤치는 실제 그가 자주 산책하던 곳의 벤치였다고 해요. 그러니까 신카이 감독과 오쿠야마 씨, 어쩐지 어울리나요? 마츠무라가 말하길 신카이 감독은 '호쿠토 군이 하는 걸 보고싶다'고 했다고 하고, 실재하는 '초속 5센티미터'를 건네받은 오쿠야마 감독은 '지금밖에 만들 수 없는 것이있다, 언젠가는 잊어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본 작품에 임했다'고 해요. 따라서 1분 1초도 아닌, 초속 5센티미터인걸까요.

일본이 멸망하다, 침몰한다 류의 블록버스터는 정말 숱하게 많잖아요. 어쩌면 지금의 7월 위기설 또한 하나의 픽션 좀 영화같은 이야기 아닐까요. 현실-세상은 종종 영화가 되고싶어하는지 모르겠어요.

 🫢 소문은 본래 타고난 특성이 널리널리 퍼져 나가다...인 걸까요. 요즘 자주 들려오는 일본 관련 이야기란 7월 엄청난 지진, 분화가 발생한다일 것 같은데요. 그런 이유로 여행 업계에서는 일본 상품의 예약 저조랄지, 그를 보도하는 기사도 여럿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일본의 7월이 위험하다는 것, 그래서 정말 무엇 때문인 건가요. 소문은 7월이 지난 뒤, 그 후의 삶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어 줄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은 이야기들, 일단 의심부터 하고 살펴보는 편인데요. 실제로 결론부터 말해보면 근래 퍼져가는 일본의 7월 위기설,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 소문의, 혹은 나름 근거를 갖고 주장하는 7월에 일본에 대재앙이 닥쳐온다는 말의 출처는 다름아닌 만화거든요.

7월의 일본이 위험하다는 걸 일본 미디어에서도 이야기는 되는데요, 다만 이의 진위 보다는 관광업계에 끼칠 피해에 대부분 논점이 맞춰져요

2025년 5월 29일 '허프 포스트' 일본 기사 중 메인 카피 일부인인데요. 소문이 소문을 타고 마치 진짜인 것마냥 관광업에도 손해를 끼치고 있는 지금의 이 소문이 시작된 건 알고보니 2021년 출판된 만화 '내가 본 미래의 완전판'의 오비, 책 띠에 적혀있던 홍보 문구였어요. 그게 다름 아닌 '진짜 대재난은 2025년 7월에 닥쳐온다'라 쓰고 있었거든요. 어찌 좀 진짜인가? 걱정이 되나? 싶어지기는 해요. 더구나 이 만화라는 게 1999년 출판된 만화 '내가 본 미래'의 속편, 연장선상의 작품이기도 하고, 99년에 만화는 마찬가지로 오비에 '대재해는 2011년 3월'이라 적었었거든요. 311 동일본 대지진, 기억하나요. 그래서 당시에도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확실히 이건 좀 믿을만한 가설일까요. 어쩌면 설마, 이번에도 타츠키 료우 씨의 만화가 또 한 번의 예언은 아닌가 싶어지는 게 사실 사람 심리인 건 같아요. 그에 더해 만화-픽션 밖의 현실 사회에서도 근래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하면, 먼저 311 대지진은 맞아버린 예측으로 결론이 났고, 더불어 일본 인근 바다에선 해저 지반이 파열하며 태평양 섬국가에서 츠나미를 동반한 지진이 일어나기도 했어요. 정말 만화를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죠? 하지만 앞에서도 적은 것 같이 지진을 현 과학 기술의 지견으로는 정확히 일시까지 특정해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하고,

실제 7월 위기설로 인해 현실에 벌어지고 있는 일, 일본행 비향기가 속속 취소되고 있어요(左) 그리고 문제의 발단이 된 타츠키 료우 씨의 만화 띠지에 '꿈의 예언 만화 부활'이라고 쓰는 거, 출판사도 좀 책임이 있어요 

당초 소문의 출처가 된 게 현실 아닌 만화 픽션이었다고 하면, 일단 무턱대고 걱정하는 일은 좀 걷어내야 하는 걸까요. 왜냐하면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논픽션, 현실 세계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을 테니까요. 실제 '블루버그' 보도에 따르면 4월 이후 홍콩과 대만, 그리고 한국의 일본 여행 항공권 예약자 수가 급감하고 있고, 특히 홍콩의 경우 6월 말부터 7월 상순까지 그러니까 만화가 예측하는 딱 그 기간 전후로 예약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3% 하락했다고까지 해요. 일본? 가지 않으면 될 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엔 이젠 너무 글로벌한 일상아닐까요. 일방향적인 피해란 것도 이 세상에 별로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 4월 23일 미야기현-2011.311 대지진의 주요 피해지이기도 했죠- 무라이 요시히로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는데요. '소문이라는 건 재미를 먹이삼아 퍼져가는 것. 비과학적 근거로 SNS에서 확산되고, 관광 면에서 영향이 생긴다는 건 그대로 방관할 수 없는 문제'다라고 일단은 안심을 요청했어요. 그리고 아마, 지금 가장 맘이 불편할 만화의 저자 타츠키 씨 또한 한 마디 했거든요. '마이니치 신문' 취재에 '(만화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는 독자의 자유로운 판단에 따라 맡겨야 하는 것. 다만, 과거에 휘둘리지 말고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가장 할 만한 말을 했을까요. 구독자님, 어쩐지 조금은 안심이 될까요. 일단은 소문의 원치 않게 원작자가 된 장본인이 등장했으니 근거없는 말들은 물러갈 법도 한데, 이럴 때면 늘 사람이란 왜이리 나약할까, 싶어지기도 하는 게 사실이에요. 분명한 과학 지식 그리고 사실을 곁에 두고도 실수를 하고 우를 범하게 되는 게 또 사람이잖아요. 더불어 그를 기(期)로 무언가의 다짐도 하게 되는데 말하자면 세상은 좋거나 나쁘거나 오늘로부터 비약하려고 하는 걸까요. 다만, 일본에선 진도 1 이상의 지진은 매년 2천회 이상 발생하고 그렇다는 건 매일같이 어딘가에서는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말이 되잖아요. 그리고 이 말을 좀 더 뿔려보면 삶의 위기 또는 재앙이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까에 지나지 않는 문제이기도 한 걸까요. '허프' 취재에서 일본 기상청은 근래 화제가 되었던 '지진운(地震雲)'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했는데요 '구름은 상공의 기류나 태양광에 의해 특이한 형태아 색을 띄는 경우가 있다'면서 '구름은 대기의 현상, 지진은 대지의 현상'이라 일축하기도 했어요. 단 한 자 차이인데 일단은 '옳게 읽는 것'부터. 하지만 그럼에도 불안하다면 '나는 하지 않으면'될 뿐 아닐까요. 문제는 근거없이 퍼뜨리는 소문일 거라 생각해요.

🩴 여름이 여름이기도 전, 오늘 낮 최고기온 28도. 어떻게 입고 살아야 할까요. 아니, 얼마만큼 벗을 수 있는 걸까요. 질문이 좀 이상해져 버렸는데요 여름철 복식 생활에 있어 아마도 가장 번거롭게 느끼는 게 신발(양말 포함) 그리고 가방이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가방 안들고 나가면 심지어 가지고 나갈 물건이 없어도 어딘가, 허전함을 들고 나온게 아닐까 싶어 외출한 내내 기분이 좀 어색하기도 한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오늘처럼 덥기만 한 날에는 한껏 가벼워지고 싶은 게 또 속내잖아요. 그래서 구독자님, 여름 맞이 잘 준비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전 올해야 말로 '고에몽(goyemon)' 살 수 있을려나요? 아니 어쩌면 꼭 고에몽이 아니어도 괜찮은 걸까까요. 얼마 전 패션 브랜드 SOPH.는 좀 기상한 콘셉트를 빌려 한 상품을 공개했는데요. 바로 마치 프로 축구단과 협업을 한 것처럼 가상의 축구 팀을 지어낸 뒤 런칭한 브랜드 'F.C.REAL BRISTOL', 그리고 교토의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노포 하키모노시(履物匠, '신을 거리'를 만드는 장인을 일컬어요) '기온 나이토(祇園・ない藤)'의 자체 브랜드 'OJOJO NAITO'와 콜라보를 실시, 여름 철 딱 좋을 것만 같은 '신을 거리'를 만들어냈거든요. 이를 보고 전 당장 지난 해부터 찜해두고 있던 '고에몽'의 '운다(unda-雲駄)'가 다시 또 떠오르고 말았는데요, 일단 이들의 '운다'는 일본의 전통 여름철 신을 거리 게타를 스니커즈를 결합해, 보다 캐쥬얼한 게타 문화를 보급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발이에요.

지난 4월에는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 콜라보한 제품도 공개 '고에몽'의 말뜻은 에도 시대 일세를 풍미했던 도적의 이름에서 유래, 'We steal standard 당신의 상식을 훔치겠습니다.'라 해요.

91년생 도립고등학교(都立工芸高校) 동창생 사이인 오오니시 아이와 타케우치 켄타가 '일본의 전통과 최신 기술을 융합한 제품을 만들어 기성관념을 쇄신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을 창출하자'는 목표 아래 힘을 모아 만들어낸 브랜드가 바로 '고에몽'이거든요. 이름부터가 좀 고풍스럽죠. 게다가 둘은 고교 시절 '머신 크래프트'과에 재학했다고 하는데, 조기교육 중요성 이럴 때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아무튼 둘은 2018년 고에몽의 설립과 함께 만들어낸 '고에몽 운다' 시리즈가 하루 만에 2천만엔 이상 팔리며 화제를 모았어요. 이후에도 다양한 협업과 디자인의 '쇄신'을 통해 전통의 게다를 오늘의 샌들로 새로이 갱신해가요. 근래엔 '베이디 에이프'의 밀리터리풍 게타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그래서 어찌보면 올해는 여기에 'soph.'가 합류한 느낌이랄까요. 교토의 전통이 담긴 게타신을 'F.C.REAL BRISTOL'의 스포티함, 액티브한 생활감을 더해 만들어낸 듯 또 하나의 2025년 현대에 떨어진 게타처럼 보이거든요. 전체적으로는 브래드 이미지인 블랙을 기조로 발코 부분에는 엡블렘 로고가 새겨져있는데, 그럼에도 장르적으로 엄연히 게타에요. '전통에서의 기술과 지혜를 활용해 신음으로서 바른 자세가 자연스레 갖춰지는,

동시에 체력과의 퍼포먼스 그리고 건강의 향상 등을 모두 고려했습니다.' 다분히 100년 역사 '하키모노시'의 지혜, 그리고 기술을 전수받은 기색이 뚜렷하죠. 그리고 이 지혜는 지금도 유효할 것 같은데, 왜 플리플랍 신고 걷다 내 신에 내가 걸려 삐끗 할 때 있잖아요. 그런 거 보면 기온에서 게타 신은 게이샤들 걸음걸이가 이해되는 것도 같고, 어쩌면 신발이 만들어내느 걸음이란 게 있는 걸까요.

편의점 속옷이라 하면 일단 남성이 주요 고객이라 생각하지만, 지난 4월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파미마가 출시한 '립 탱크탑' 제품은 컵 부분에 이음매가 없고 통기성이 뛰어나 많은 화제를 모았어요. 이 역시 '유니클로'를 의식하고 있나요?

 📷 패밀리마트, 국내에선 이미 이름이 바뀐지가 한 세월인데 이젠 좀 다른 의미에서 다르게 불러야 하는 걸까요. 얼마 전 옷도 만드는 콘비니 '패밀리마트'가 이번엔 위의 기사에서도 이야기한, 사진 작가 오쿠야마 요시유키 씨와의 콜라보를 진행, 도쿄의 한 장면이 담긴 프린트 티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FACETASM의 디자이너 오치아이 히로유키 씨가 이끄는 '파미마' 내 의복 브랜드 '콘비니웨어' 또 하나의 신상인데요. 오쿠야마 씨는 근래 도쿄의 거리와 인물을 8미리 카메라에 담아 사진집으로도 엮어내고 '앳 더 벤치'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고 등등 프로젝트 'TOKYO SEQUENCE'를 진행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엔 그 시퀀스의 한 장면이 '파미마' 티셔츠에 새겨진 거에요. 대부분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 등 기존의 편의점 협업으론 다소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느끼면서도, 일면 '유니클로'의 UT가 떠오르는 건 단지 여름이 불러낸 환상일까요. 하지만 단지 그렇게 이야기할 수는 없는 건, 최근 발표된 '일경(日経) BP 컨설팅'이 실시한 '브랜드 가치 조사' 중 일반생활자 편에서 종합 42위에 올랐거든요. 지난 해에는 71위였다고 하니 30단계나 뛰어올랐나요?

그에 더해 상승 원인으로 지적되는 게 'friendly 친밀감(80위에서 57위) outstanding 독자성(264위에서 203위) 그리고 innovrtive 혁신성(325위에서 93위) 항목이었다고 하는데, 하나같이 미래적 가치에서의 활약이 눈에 띄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코로나 빼놓을 수 없겠죠. 코로나 기간을 지나며 외출하기가 꺼려져 소홀했던 옷 소비에 대해 '파미마'의 콘비니엔스웨어'는 아마도 분명 찾지 못했던 해결점이 되어주었다 생각하거든요. 2023년 11월엔 콘비니 업계 처음으로 패션쇼를 열기도 했고, 그리고 이건 비단 '편의점이 패션쇼를 한다' 식의 일시적 화제성의 뉴스가 아닌, 다시 돌아보면 우리 일상 가장 가까이의 자리에서 패션쇼,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확인시켜준, 달리 말해 다시 회복하는 일상 그 이상을 의미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파미마'의 옷들은 2024년 2월 기준 2021년 런칭 당시보다 매출이 4배 이상 늘어 100억엔 기록을 달성했는데, 어쩐지 꼭 남의 일처럼만 느껴지지 않는 거, 나의 일상도 일으키는 포지션으로서의 편의점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랄까요. 호소미 켄스케 '파밀리마트' 사장은 지난 결산 보고 자리에서 '작은 승리를 반복해 쌓아가는 게 곧 편의점의 승부수랍니다'라 말했어요.

 👨🏻‍🎓 새삼 디자인이라고 하면 패션 떠올리는 사람 이제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일상에 얼마만큼의 디자인적 궁리가 배려되고 있을까요. 얼마 전 일본에서는 도쿄대학이 새로운 학부로 '디자인학'을 도입한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말하자면 1958년 전후 이후 전에 없던 학과를 새로 도입했다는 말이 될텐데요, 일단 도쿄대 이야기가 나오면 학교 졸업한지가 언제인데, 그렇다고 그만한 수험생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귀기울이게 되는 거..제 안에 잠재하는 학벌의식인가요. 아무튼 지식의 상아탑이라 할 수 있는 대학에서 기존 운영하던 학과에 더해 무언가를 새로 추가했다는 건 아마 넘어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는 곧 앞으로의 사회가 필요로하는 동시에 추구하는 것들을 향해있음에는 틀림이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도쿄대의 디자인학부 공식 명칭은 UTokyo College of Design는 2027년 9월 새 학기를 시작으로 운영이 되늗데요. 학사 4년 석사 2년이 통합된 형태의 프로그램이고, 성적이 우수하면 5년차 졸업도 가능, 디자인을 축으로 창조성과 예술적 디자인 뿐 아니라 그를 넘어 실제 살아가는 일상 내에 존재하는 가능성의 디자인들, 가령 교통이나 사회 시스템의 존재 방식에 대한 디자인들까지 보다 넓은 범위에서의 디자인을 가르치고 배우게 돼요.

'soil'은 시설에서 배춝되는 오염수를 물순환 시스템을 통해 정화한 뒤 재이용하며 그의 과정에서 오염수의 배출량과 재생가능한 물의 양, 그리고 재생수의 사용량까지 밸런스를 관찰하며 안정적인 물의 공급망을 구축해가요. 하루 예측치가 하루 물사용량 500리터 중 400리터라고 하니, 내일을 위한 이노베이션이 될까요. '도큐'와 

이전한 '소일' 외관(左)과 '도교대' 디자인학부 학부장으로 임용된 마일스 패닝턴 교수의 작업

그리고 첫 디자인학과장으로 현재 도쿄대학원 정보학부에 소속되어 있는 마일스 페닝턴 교수가 선정됐어요. 전 수업 영어로 진행한다 하거든요. 그에 더해 1학년에는 모두 기숙사제를 실행하고, 석사 4년차는 필히 Off-Campus Experience 캠퍼스 밖에서 무언가의 경험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이런 거 보면 왜 없던 학구심도 솟는 거 같죠. 100명 정원 중 절반을 다양한 국적의 학생으로 받는다고까지 하거든요. 하지만 그보다 이미 한참 지난 기-졸업생으로서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아카데미까지 움직인 디자인이라고 하면, 더욱더 디자인의 실용 가능함을 공부해야 하는 걸까요. 지난 4월 21일에는 '도큐(東急)' 그룹이 운영하는 이노베이션 센터 약자로 SOIL, Shibuya Open Innovation Lab이 기존 미야마스자카(宮益坂)에서 시부야 동쪽 에리어 쪽으로 이전, 오픈을 하기도 했거든요. 2019년 오픈한 이곳은 투자가나 스타트업, 그리고 관공청이나 미디어 등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조직들에 종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상호 연계를 통해 가치를 창출해내는 키 플레이어'를 육성해간다는 미션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요. 실제로 다양한 이벤트나 공부회 등이 개최되고, 회원으로 인증이 되면 시설 내 오픈 스페이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학교든 어디이든 한 곳에반 갇혀있으면 결코 알 수 없는, 벗어날 수 없는 지식의 벽이란 게 있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졸업과 함께 배움으로부터 멀어져버리는 거 이제야 필히 '졸업'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 그런데 어쩌면 내가 몰라서 그렇지 어른이 된 이후에도 사회는 배움을 계속하고 있었던 걸까요. 패션 브랜드를 갖고있지만 동시에 NPO 법인도 운영하는 도야 유토 씨의 DOYA가 이번엔 '가공의 대학'을 콘셉트로 하는 브랜드 'The University.'를 런칭, 오는 6월 6일 시부야의 공원과 일체화된 상업 시설 'RAYARD MIYASHITA PARK'에 첫 점포도 오픈해요. 이름부터가 '더 대학'인 셈이니 얼추 '갭'으로 대표되는 캠퍼스룩의 패션 브랜드일까 싶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이 브랜드는 매출의 3%를 아프리카 지역에 학교 건설에 기부하고, 나아가 10년 뒤에는 브랜드 운영으로 얻어진 수익을 바탕으로 가나에 대학을 개교하겠다는 계획까지 가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건, 정말 오롯이 대학을 시작하기 위한, 그도 교육 빈곤 지역에 배움을 실천하려는 패션 브랜드의 사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사장인 도야 유토 씨는 '골드만삭스'에 근무하던 시절 NPO법인 Doooooooo를 도쿄 시부야에 만들었고, 이후 아프리카 교육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그곳에 학교 건설에 주기적으로 기부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더불어 기존의 브랜드 'CLOUDY'는 아프리카의 인력을 적극적으로 상품 제작에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좀 남다른 브랜드, 그리고 사업가인 셈이에요.

그런 이유로 2021년 '닛케이 신문'이 매년 선정하는 'suit of the year'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도야 씨는 이번 '더 유니버시티'에 대해 '새로운 재능이 시작되다'가 가장 큰 콘셉트라고 말하며 '(매장은) 제품을 사는 것만이 아닌, 사람이 모이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을 꾸려갈 것이다'라고도 했어요. 물론 이와 같은 장의 설계 이제 그리 드문 일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 배움이, 교육의 시작이 자리할 수도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미야시타 파크' 사우스 2층에 들어설 매장은 마치 학교의 동아리실을 본따 만들어졌고, 이후 다양한 크리에이터를 초빙한 강의와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해 공부해볼 수 있는 카페도 매장 내 운영한다고 하니까 꼭 공부를 학교에서만 하란 법, 역시나 아니었나봐요. 제품의 라인업 중에도 티셔츠를 비롯한 어패럴 외에 머그컵과 다종의 문방구, 미츠비시 연필(三菱鉛筆)과의 콜라보한 아이템이 있으니 '나는 공부를 하러 패션 브래드 매장에 간다' 그리 틀린 말도 아닐 것 같아요.

카나자와와 이시카와 현의 지역 간 공동 아트 기획 전시 그 첫번째 주자는 영국의 미술작가 라이언 간다의 'Inside the periphery'에요. 회사 마당에 이런 깃발 펄럭인다면, 회사 다닐 맛 좀 더 날까요. 

 🎏 지역 소외와 근래엔 인구 유출로 인한 지역 소멸이란 말까지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우울한 시대에 하지만 지역이 로컬로서 살아남는 법이 정녕 없는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때에도 그랬고 필요한 만큼의 지원은 역시나 필요하지만, 그 이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는, 해볼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 또한 중요하다 느끼거든요. 해보기도 이전 손쉽게 지원을 받을 수 조건이 쉽게 있게 되다보면, 정작 지역으로서 그리고 또 개인이나 사업자로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이 가로막히는 것처럼 될 수가 있다 생각해요. 실제로 코로나 기간 중 일본에서 보아왔던 각 산업과 업계에서의 자구책은 가히 크리에이티브 그 자체라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자구책이란 거, 알고보면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 카나자와(金沢)의 지역 기업 'setchu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사설 현대 미술관 KAMU kanazawa는 이시카와(石川)의 지역 기업 테크놀로지 상사 미츠야 산업 주식회사와 공동 프로젝트를 실시, 단 하나의 깃발 만으로 마을 전체를 휘날리게 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타이틀이 TOWN hack Flag Art Project with MITANISANGYO인데요. 말하자면 깃발을 매개로 아티스트의 작품을 제작하고 그를 미츠야 산업 카나자와 본사의 게양대에 '설치'하는 방식이에요.

2022년에는 카나자와의 대표적인 유흥가 신천지의 전신주와 네온사인을 사진작가 모리야마 다이도의 흑백 사진의 전시하는 창으로 사용하는 일을 벌이기도 했어요. 이전 레터에서 이야기했던 뉴스에요.

이렇게만 보면 회사 내부의 행사처럼 보일 것도 같고, 국기나 기업 로고가 박힌 깃발 다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도 싶잖아요. 다만 2020년 6월에 개관한 'KAMU kanazawa'가 지금껏 해왔던 작업들을 살펴보면, 'TOWN hack' 한 마디로 카나자와 마을 전체를 전시의 場 , 전시실로 간주하고 주요 장소 혼다 공원(本多公園)이랄지 콘리보(香林坊) 동네의 지하 광장, 그리고 신천지 쇼텐가이(新天地商店街) 등 카나자와 시내 18개 장소의 전신주 등을 깃발을 거는 게양대로 삼아 마을 전체가 깃발로 휘날리는 아트의 체험을 만들어왔거든요. '마을의 문화와 경관이 갖는 특징을 살리면서 현대 아트를 마을 안에 녹아들게 하고 그를 통해 카나자와 거리에서 손쉽게 아트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다.' 'KAMU kanazawa'가 본 프로젝트에 임하는 마음을 표명한 문장인데요. 지금 당장 거리에 걸려있는 현수막 몇 개라도 대체해보면 동네의 아트, 이렇게나 쉬었던가요.

 🎐 우리의 행성은 지금, '어떤 하늘'을 날고 있을까요?  

구독자님, 내일이 되면 우린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세상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그냥 오늘보다 조금 더 덥거나 추울까요. 본의 아니게 중대한 선택을 목전에 두고 맞이하는 저녁이란 의식하려 하지 않아도 자꾸 무얼 할 때마다 짐짗 멈추게 되는 게 있는 것 같은데요. 가령 오늘의 레터와 같이 시기가 시기인 만큼, 모든 말이나 이야기에는 상황적 독해라는 것도 작동하는지라 아무튼 조심하게 되는 '나'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내일의 그  선택 또한 마찬가지겠죠. 오래 전 사카모토 유지의 드라마 '콰르텟'을 보면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남녀가 모여 '콰르텟'을 이루는 장면이 등장하잖아요. 그리고 그의 이름으로 '도너츠홀'이라 짓게 되는데, 도너츠 홀이라는 것. 완성품 도너츠도 아닌 그 안에 뻥 뚫려있는 구멍을 부러 이름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비슷한 시기 전 일본에서 '진'을 만드는 분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요. 때 마침 그 분이 만든 진의 제목이 '미스터도너츠에서 만나요'였어요. 그리고 하는 말이 '도너츠'는 구멍이 있어야 성립하는 빵이에요'였는데, 그래서 뭐가요? 싶어지지만, 이따금 의미와 상관없이 또는 그에 선하여 다가오는 말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전 혼자 만들어보는 자비 출판의 책 타이틀을 염치도 없이

왼쪽부터 키나코, 팥, 그리고 흑설탕을 시럽으로 가득 채운 와라비모치

'도너츠 홀'이라 해버렸거든요. 하지만 좀 일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 구멍이란 차실을 만들 때의 정중앙 비어있는 사각의 여백이기도 하고, 곧 신의 자리이자 세상을 완성하는 아무것도 아니면서 전부인, 그런 자리의 은유이기도 하거든요. 이건 하라 켄야 씨의 책에서 배웠는데, 딱히 일본적 사고 방식이 아니라 해도, 비워둠으로써 완성되는 거 뭘까요. 물론 이것저것 마구 채워넣으며 아무말이라도 해볼 수는 있지만, 때로는 비워둠으로서 가득 차는, 満ちてゆく 차오르는 계절 또한 제법 있는 게 아닐까요. 도넛 체인점 '미스터 도너츠'가 오는 창업 55주년을 맞아 6월 4일 신식감의 신제품 '못치링(もっちゅりん)'을 출시해요. 모치모치한 폰더링, 근데 모양은 그냥 일반 도넛인 걸보면 모치모치하면서 폰더할 수는 없는 걸까요. 도넛이라는 거 그러고보면 여러모로 '비워둠'을 생각하게 하는 빵일지 모르겠어요.

📫 다음 '야마테 레터' #168호는 6월 10일 즈음 발행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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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란 건 참 범위가 넓지요?! (23.06.16일부 이글루스 측의 운영 종료로 볼 수 없는 글이 되었어요. 일부 브런치와 겹치기도 하지만, 당시 과감히 안녕해야겠다 생각해 그냥 있었는데 조금 그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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