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IS IS NOT 봄, 5월에 빠져버린 세상은 '그래서 뭐라고 하던가요?'

일을 하다 나도 모르게 커피 잔을 왈칵, 테이블에 넘어진 커피는 줄줄이 방울 따라 키보드를 적시고 재택이든 회사 사무실이든 이만한 재앙 있을까요. 그제는 라디오를 듣다 어느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위에 문득 올려 놓은 잔 하나가 초래할 겁잡을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는데요, 키보드야 얼렁 일어나 드라이로 급 대처를 하거나 정 되지 않을 경우 무료 AS 기간을 확인 수리 센터를 찾아볼 일이겠지만, 피아노의 건반 사이사이 스며드는 정체 모를 액체에 건반은 축축히 무딘 소리를 낼 뿐인데요. 우리의 일상이라는 거, 새삼 얼마나 위험한 날들을 숨긴 채 흘러가고 있을까요. 어제의 전, 예정에 없던 병원을 찾았다 굳이 필요치 않은 짐 하나를 가슴에 덜컥 안고 돌아오는 길이 되어버렸지만, 그 덕 또는 탓에 오래 전 살던 동네의 극장에서 그도 홍상수의 신작을 볼 수 있었어요. 그 때문인지 가슴에 예정에 없던 짐을 이고서도 무언가 푸근한 귀가길을 걸어올 수 있었는데, 산다는 거 돌연 무엇일까요. 오늘같이 초여름 뺨치는 날에는 이렇게나 가뿐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제와 같이 런던 날씨 떠올리게 우울充充한, 금새라도 비를 뿌릴 듯한 바람은 어서 빨리 집에라도 들어가야 싶으면서 다만 엄동설한 가운데에서도 간신히 일어나는 아침처럼, 그래서 그 멀리의 인생이 우리에게 뭐라고 하던가요.

수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베르린 경쟁에 초청되었던 홍상수 감독의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영화에서 정말 몇 번 없는 '줌인과 아웃'이 발동되는 대목이에요.

지난 5월 17일 일본에선 오사카에 진행중인 엑스포를 기념 커피 노포 브랜드 UCC와 얼마 전 레터에서 잠깐 언급했던 셀렉숍 브랜드 URBAN RESEARCH가 협업, 커피를 엎질러 버린 듯한 티셔츠를 수량 한정 공개하기도 했어요. 말하자면 업계 처음으로 커피 유출 후의 가루를 사용 염색한 티셔츠가 발매되었는데요. 물론 이는 사고로 벌어진 후의 사태 수습이 아닌, 부러 의도를 가지고 만든, 그러니까 우연찮게 발생한 일을 하나의 가치 생산으로 이어가는, 해프닝적 티셔츠를 만들어버린 이야기인데요. 구독자님, 저는 이 비쥬얼을 보고 매번 '버릴까말까'를 고심하는, 그리고 여태 버리지 못하고 있는 아마도 산 지 5년 쯤 된 것 같은 저질의 H&M 박스 티셔츠가 떠오르고 말았는데요. 숱한, 크고도 작은 재앙과 함께 살아가며 그럼에도 우리에겐 얼마나 많은 쓸모를 아직은 가진 기억들과 함께인걸까요. 폐기 섬유를 원재로 한 리사이클 실을 30% 활용, 그렇게 생산된 티셔츠는 1956년 발매된 UCC의 캔커피 모양을 한 케이스에 담겨 판매가 되고, 그렇다는 건 이미 오래 지나버린 그 언젠가의 '오늘'에도 쓸모는 조금, 남아있는 걸까요.  개인적으로 일본의 캔커피에는 오후 3시즈음 샐러리맨의 수고가 담겨있다고도 생각하는데요,

오늘의 주제

1️⃣ 엎질러도 유용해지는 것이 있다?! U자 돌림 UCC와 Urban reasarch가 벌인 리사이클링의 뉴사이클

2️⃣ 고층 하늘 뻗어가는 시부야, 아래서 볼까 '넷'에서 볼까 변화하는 거리를 실시간 바라보는 시view야 

3️⃣ 가장 고요한 앱이 단 하루 1만 다운로드를 찍은 설, '후즈크에'의 이번엔 나 혼자 읽기 위한 책의 환경을 만들다

4️⃣ 무지에선 숙박도 되나요? 생활 잡화와 의복, 그리고 먹거리 이 모든 걸 담아낼 그릇은 역시나 하우스, 집뿐이에요

5️⃣ 일본에서 흥행중이라는 K-패션, 중요한 건 얼마나 사실인가가 아닌, 그래서 무엇이 중요한가 아닐까요. made in 보다 아마 더 가치있을 실사구시의 패션은?

티셔츠의 재료가 된 건 다름 아닌 UCC 그룹 계열 카페 上島珈琲店에서 원두 추출 후 생겨난 커피 가루를 활용 염색한 실로 방직한 천이었어요. 그리고 더불어 커피백을 재료로 런치 킨챠쿠(巾着, 소위 천가방이 이런 소재를 갖죠) 백도 소량 생산해요.

단 한잔의 값싼 커피임에도 어딘가 늘 향수를 자극하는 건 어쩌면 정말, 실제로 실재하는 가치가 존속하고 있음을 은유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구독자님, 오늘 밤 좀 설치지 몰라도 지금쯤의 커피 한 잔 어떨까요. 어쩌면 그 날의 잊지 못하고 있는 나의 하루가 살며시 다가올지 모르겠어요.

 🐈 내가 아닌 도시에 물어보아요, '지금은 봄 or 여름일까요' 

언젠가 분명 지났던 길인데 진입 지점이 달라진 이유로, 그곳에 오기까지의 동선이 전과 다르게 다소 복잡했던 관계로 돌연 '여기가 어디지?' 싶은 기분 들었던 적, 구독자님 없을까요. 기본적으로 전 다소 길에 약한 타입의 인간인지라 지난 여름 이사를 하고 그야말로 앞의 문장과 같은 일들이 수두룩했거든요. 신도시 특유의 비슷한 거리 모습 때문일 수도, 또는 아직 다 완성되지 않음이 전해주는 얼추 비슷한 풍경에의 반응일 탓도 있겠지만, 도시에 살면서 불쑥 '나 지금 어디있지'와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비단 내면을 고민하는 자아의 철학적 성찰을 가리키지는 않을 거에요. 가장 가까이 앞뒤, 그리고 좌우로두 출구가 있는 상가 복합 건물에서 다 도착했음에도 어디로 들어가 어디로 나와야 할지 방황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거든요. 실제로 바로 이 대목이 제가 길을 찾다 가장 곤란해지는 케이스인데요. 하지만 이게 다 방향 감각 좀 떨어지는 도시인의 둔한 인간의 생활력 때문일까요. 1인칭 시점이라는 건, 다자적 나아가 전지적 시점과 달리 보고 보이는 것의 대상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때로 우린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또는 '멀리서 바라봐야 보이는 것이 있다'는 둥 나의 제한된 시야를 극복하려고도 하잖아요. 게다가 도시의 하늘 높이 치솟은 빌딩가를 걷다보면 오히려 여기가 어디인가를 묻는 것 자체가 다소 쓸모없는,

도리어 길 찾기에 방해가 될 불필요한 물음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는데요. 당장 필요한 것만을 해결하고 집이든 어디든 돌아가기 위한 건물과 길들. 하지만 새삼 우린 어디에서 무얼 하며 어디로 가고 살아가는 걸까요. 얼마 전 4월 28일, 아마도 길 잃기 가장 쉬울 고층 빌딩군의 도시 랭킹 5위 쯤 들 것 같은 시부야에선 근래의 변화하는 마을의 모습을 실시간, 웹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제작, 공개가 되었어요. IT 벤쳐 타운이기도 한 이곳에 위치하는 디지털 콘텐츠 기획사 '주식회사 퍼즐'의 작업인데, 이들은 시부야 지역을 크게 다섯 곳으로 나누어, 그 중에서 30곳의 주요 스팟을 지정 후 그곳의 변해가는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촬영, 가장 리얼타임의 시부야를 제공해요. 일종의 인터넷 상의 '살아있는 시부야 지도'가 만들어진 셈인데요, 100년에 한 번이라는 재개발이 한창인 지금의 시부야, 아마도 앞서 적었던 것처럼 언젠가 길을 잃을지 모른다는, 곧 잃어버릴지 모를 오늘의 시부야를 기록, 기억하기 위함일까요. 시부야의 '부야'를 viewer, 영자로 표기한 웹사이트 '渋viewer'는 시부야 역을 중심으로 반경 0.5km 내 30곳을 뷰포인트로 동일한 장소에서 지속 촬영 제공하고, 해당 포인트를 클릭했을 때에는 각 장소에 대한 촬영 기록, 그리고 지역에 관한 정보들을 열람할 수 있는 구조에요.

스마트폰 아닌 넷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과 같이 매번 확인하며 시부야를 걷지는않겠지만, 어쩌면 도시에도 너와 내가 아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관점에서의 바라보는 풍경이 필요한 걸까요. '퍼즐'의 대표이사 니시카와 야스히로 씨는 '매일같이 잊지 않고 움직이는 (도시의) 도전'에 대해 말했는데요, 사실 그간 우린 너무 자기 중심 1인칭의 일상 안에 도시를 탐해왔던 건 아닐까요. 변해버린 거리만큼, 쓸쓸한 기분이 드는 건 분명 우리 뿐은 아닐테니까요.

 🍵 기록을 음미하는 계절이 나도 모르게 어느덧 

알고 있나요? 후즈크에 1호점 하츠다이 지점은 하마구치 류스케의 단편 '천국은 아직 멀리(天国はまだ遠い)'의 장소로 쓰이기도 했어요.

'요즘 별로 못 읽는 것 같아' '내가 독서를 좋아한다 말해도 될까' '다 읽지 못했으니까 읽었다고 할 수 없겠지',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몰라 감상을 말해볼 수 없어.'

책을 파는 곳이 아닌...이렇게까지는 근래 드문 이야기도 아니지만, '단지 책을 읽기만을 위한 장소'는 어떨까요. 2019년 신주쿠 인근 하츠다이(初台)에 1호점을 오픈, 현재 시모키타자와와 니시오기쿠보 3곳까지 늘여간 독서를 위한 책방 '후즈크에'인데요. 이곳에 관해서라면 책방의 남다른 운영 방식 때문에 일찍이부터 레터를 통해 여러 번 이야기한 것 같아요. 다만 책을 읽기만을 하는 곳인데 어떻게 수익이 가능할까부터, 실제 책을 읽는 책방이란 어떤 모습일까 등등 의문점이 많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데 사실 책이란 거 말이에요. 읽고있는 행위야 말로 그를 계속, 오래 지속하게 하는 유일한 일상이 아닐까 싶어져요. '후즈크에' 주인이자 본인도 독서 애호가인(실제로 '독서 일기'란 책을 펴내기도 했어요)한, 아쿠츠 타카시 씨는 '후즈크에' 시작에 대해 '책을 읽고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 단순히 아름답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그를 현실 안에 일하느라 또는 복잡한 인간관계에 치여 책 한 권 읽을 겨를 만들어내기도 쉽지 않은 사회에서 구현해낸다는 건, 어쩌면 그 어떤 업종의 방식보다 치밀하고 섬세한 설계가 필요한 일이기도 했을지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기간 중 '후즈크에'가 시작한 '책을 읽는 시간'의 지도가 인상적이었는데요,

내가 책의 페이지를 펼친 순간을 웹상 가상의 지도에 표기를 하며 서로가 이어지는, 독서의 순간으로 하나의 시간이 만들어지는 다소 뭉클하기까지 한 책을 읽다의 가시화는, 그를 경험하는  이들 사이에만 공유되는 시간인 것도 같았거든요. 그런데 말이에요. 이를 보다 체계화, 조직화해보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요. 지난 3월 5일, '후즈크에'는 책을 읽는 일상'을 실편하기 위한 또 하나의 장치로 독서의 SNS 앱, 'Reads'란 걸 출시했어요. 독서앱이라고 하면, 현재 없는 건 아니지만 실제 사용하고 있는 분 있을까요. 아마도 내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에 대한 기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을 듯도 싶지만, '책을 읽기 위한 책방' '후즈크에'의 Reads는 가게가 오픈 초기부터 지속해왔던 '책을 읽는 환경을 조성하다'에 전적으로 집중한다는 마음으로 다 읽지 못한 책이라도 책에 대한 그럴싸한 감상이 아닌 그에 관한 그 무언가의 생각이라도 부담없이 자유롭게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의 앱이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아쿠츠 씨가 앞서 말했듯 독서와 관련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일들이 많았을까요. '리즈'는 출시 한 달만에 다운로드 수 2만, 이용자의 투고수 15만, 그리고 PV수는 무려 340만을 기록했는데요. 분명 그간의 다 하지 못한 독서에 관한 하지 못한 말들이 어딘가 누구에게나 쌓여있었나봐요. 첫날 하루 만에 1만을 찍었다고 하니 일부는 '후즈크에'의 숨은 팬을 입증하는 숫자였을까요.

 🤫 '책 앞에서는 모두 아름답다' 가장 고요한 데시벨의 앱 バズった！

저 위의 서울 부근 반짝이는 노랑. 바로 저에요.🙂

나아가 아마도 세계 유일할 것 같은 가장 하지 않는 앱, '리즈'는 미디어에도 영향을 끼쳐 3월 24일자 '마이니치 신문(毎日新聞)'에 아쿠츠 씨 인터뷰와 함께 소개가 되었고, 3일 뒤인 27일엔 라디오 프로그램 J-WAVE의 'GRAND MARQUEE'에 아쿠츠 씨가 직접 출연, 그리고 글도 쓰는 아쿠츠 씨는 문예지 '신쵸(新潮)' 5월호에 '독서들, Reads개발기'란 타이틀로 에세이를 기고하기도 했어요. 말하자면 책과 책방을 둘러싼 흥망성쇠는 어찌보면 일상의 디지털化이후 그야말로 매일같이 이야기되는 주제이지만, 와중 좀처럼 말해지지 않았던 독서에 대한 책 중심이 아닌, 그를 마주하는 우리들의 책에 관한 일상이 여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 걸까요. 현 시점 일본 외 국가에서는 서비스가 되고있지 않는 듯 싶어 다소 아쉽게 생각하면서도 앱의 출시 이후 '프리미엄 버전이 필요해', '광고 삽입해도 괜찮아요', '빨리 수익화하고 싶어' 등과 같은 의견이 쇄도했다고 하니, '조만간의 글로벌 유저 확보' 제안해보고 싶어지는 기분이에요. 앞에 적은 '후즈크에시간(フヅクエ時間)', 곧 독서의 지도 는, 한국에서도 글로벌 어디서도 가능했거든요. 하지만, 딱 한 가지 개인적으로 핸드폰 지저분해지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라 앱 설치의 최소화를 유지하는 편이라 그렇다면, 여기서는 무엇이 가능한가요. 

가끔 게시판을 보면 그런 거 있잖아요. 정치글 금지라고. 실은 우리 모두 보다 평온한 SNS 바라고 있던 건 아닐까요.

먼저 Reads는,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SNS를 지향해요. 본래 SNS라 하면(전 늘 이에 관해 2011년의 일드 '솔직하지 못해서'를 언급하는데요) 평소 현실 일상 안에 하지 못했던 말이나 생각을 암암리에 비밀스레 털어놓는 맘 편한 장소였음에 불과하고, 지금은 현실상 전혀 그렇지 않은 정치적 격론이 벌어진달지, 잘못 적은 글 하나에 불특정 다수로부터 공격을 당한달지, 필요치 않은 소동이 단지 좋아요나 리트윗의 숫자로 우왕좌왕하고 있잖아요. 아쿠츠 씨 역시도 SNS란 본래 '여가(余暇)의 시간을 느슨히 즐기기 위한 장소'였음에도, '현재는 다방면에서의 위협과 불안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하거든요. 그래서 그를 불편해하는, 그 안에서의 필요 이상의 관심과 수선함을 피하고 싶은 Reads는 '좋아요'를 수치화하지 않아요. 팔로우, 팔로워의 수도 내가 아니면 볼 수 없어요. 더불어 투고의 공개 범위를 게시글마다 개별 설정할 수 있고, 리트윗 원천 불가능해요. 많은 인플루언서들 관심 뚝 끊어질 듯한 이야기이지만, 어딘가 이 만으로도 고요한 책을 읽는 오후가 떠오르지는 않을까요. 실제 이는 '후즈크에'가 점포 3곳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 '매장 내에서의 룰'을 웹, 앱상에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상도 있거든요. 가령 '가급적 혼자 내점하시기를 바랍니다'랄지, '스마트폰의 사용은 자제해주세요'와 같은 룰들이 '후즈크에'는 돈을 받고 장사를 하는 곳임에도 창업 초기부터 존재하고 있어요. 이런 것, 좋아요 버퍼 노리는 자칭 인플루언서들 노발대발할 이야기겠지만, 단지 책을 읽기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아니겠어요.

후즈크에.에 관해서는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요 시기별로 조금씩 업데이트 되어가는 책방의 모습이 보여요

더불어 전 좀 마음에 드는 게 내 마음대로 태그를 설정, 나와 닮은 독서의 취향을 가진 이와 연결되어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어보다 책을 구매한 장소, 또는 읽은 카페이거나 공원 등 책과 관련된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리즈'란 점이에요. 구글 맵과의 연동을 통해 스폿을 지정 투고를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이에 태그별 서머리 기능을 더하면 특정 장소에서 읽은 책들, 또는 장소와 얽힌 책의 일상을 아카이빙할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혹은 '책은 늘 커피와 함께'라고 하는 사람은 책과 카페에 관한 자기 나름의 기록을 생성, 소유할 수 있는 구상인 거겠죠. 말하자면 '보다 자유롭게 읽다', 책이 가진 본래 독서가 가지고 있던 읽어지고 싶은 마음의 원형은 아니었을까요.

 🌹 생활 잡화점 '무지'가 돌연, 어디에 사냐고 묻는다면 

생활 잡화의 브랜드이면서 '그곳에 살고싶다'고 느끼곤 하는 '무인양품', 실제로 이들은 2002년부터 집을 제작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 현재 '나무의 집(木の家)' '해의 집(陽の家)' 그리고 '창의 집(窓の家)'과 수직의 집(縦の家)' 총 네 종류의 집을 설계하고 있는데요, 무지 관점의 집의 카테고리는 얼추 정리가 되었던 걸까요. 지난 4월 25일 '무인양품의 집'의 사업을 주관하는 MUJI HOUSE는, 기존 '나무의 집'의 또 다른 한채로서 '콤팩트한 목조 주택에 살다'의 두 모델을 발표했어요. 나무로 만드는 집이란 사실 근래 이후 영구성이랄지 부패하는 목재 특유의 성질 탓에 우리 일상 주거 시장에서 벗어나 버렸지만, 코로나 이후 또는 각종 대자연의 재앙들을 마주하며 진정 지속 가능한, 영구적인 것은 무엇일까. 질문을 받기도 했잖아요. 그런 이유로 일본에선 건축가 쿠마 켄고나 후지모토 소우와 같은 이들이, 그리고 해외에서도 다수의 건축가들이 목조의 건축을 다시금 시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목조, 나무란 아마도 가장 자연스러운 집의 형태인 터라, 건축이 일종의 딜레마적 패러다임에 갇혀버린 지금, 어쩌면 오늘의 건축을 일으키게 할 거란 희망을 갖게도 하는데요. 다만 역시나 문제인 건 지금의 건축법, 그리고 역시나 콘크리트나 철에 비해 강도가 현격히 떨어지는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과제가 남아있고, 그리고 이는 현실적인 문제로서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건설 비용을 요구하게 되는 일도 왕왕 발생하곤 해요.

곧 주류가 아닌 방식으로 '우리집'을 만들다, 비싸게 먹힐 수가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에요. 하지만 이런 건 사실 집 외부의 사정들, 집을 만들면서 부닥치는 지극히 현실적인 말하자면 사회의 기준과 그에 맞지 않는 표본을 성립하기 위한 문제일 따름이잖아요. 그래서 아마, 실정은 이렇다 하더라도 '우리집'에 한해서라면 지켜져야 할 것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살펴보면 먼저, '무인양품'이 집을 만드는 이유. 그릇이나 침구류 또는 문구류부터 의복까지 생활 곳곳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이 브랜드가 집의 건축까지 나서게 된 동기는 바로 이 단 한 문장, 변치않는 철학에 담겨 있어요.

말하자면 규모가, 가격이 만들고 쓰여짐에 있어 그 시간의 너비가 월등히 크고 높아졌을 뿐, 생활의 도구로서 우리 일상이 담기고 작용하기 위해 필요한 '그릇'으로서의 집을, '무인양품'은 말들고 있을 뿐인데요. 그래서 이들이 만들어 제공하는 집들을 살펴보면, 어느 하나할 것 없이 부동산 시장에서 말해지는 것들을 피해가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아요. 자연으로부터의 빛을 적절히 활용하고 그와 함께 살아가는 '창의 집'의 경우, 물론 일조량을 우선시하는 주거의 형태이기도 할 테지만 '무인양품'의 '창의 집'은 커다랗고 높이를 갖지 않는 '나가야(長屋)'의 창을 통해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며 비로소 완성되거든요. 곧, 조금 더 커다란 '그릇'으로서 자연을 취하는 셈인데요. 그리고 이는 다른 '무지의 집들', '종'과 '빛'과 '나무'에도 공통적으로 작동해 '무인양품'은 자사의 집을 네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고 있지만, 어쩌면 일견 사계절의 집처럼도 느껴지는 대목이 있어요. 자연과 함께 산다고 해도(다분히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우리가 계절에 따라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듯이, '무인양품'은 그를 집의 형태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는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이번 새로 공개된 '나무의 집'의 경우, 여기에 '콤팩트하다'란 새로운 조건을 덧붙였어요. 이름하여 '히라야 에디션(平屋 edition)'인데요.

 🫗 STAY 안에 머무르는 방식으로, 젤 큰 동네 '무지'는 우리집 LDK가 되어있고 

파티션을 잘 궁리해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햇살 만으로 쾌적한 삶이 가능해져요.

무지 하우스가 외벽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 '가리바리움 동판(ガリバリウム鋼板)'은 영구성이 뛰어나고 뭐가 묻어고 세척이 쉽고 나아가 태풍이나 지진과 같이 강한 외부로부터의 위력에도 잘 버텨낸다고 해요.() 그리고 최대한 심플하게 안을 꾸미고 꾸미지 않음으로서 생활 리듬에 맞는 나아가 변화하는 리듬의 일상에 맞추어 나만의 주거 공간을 시기별 재-설계할 수 있어요.

사실 자연과의 공생을 말함에 있어 현대 사회가 가장 곤란해지는, 곤혹스러워지는 부분은 우리 일상으로 말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커다란 자연이란 존재, 일상의 스케일을 훌쩍이 넘어서버리는 '그릇'으로서의 자연이거든요. 실제로 '무지'의 '나무의 집'은 이름이 '나무'인 만큼 목재를 다량 사용해 지어질 것 같지만, 막상 완성된 집을 보면 '벽'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설핏 자연 한 복판에 집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것처럼도 느껴져요. 오히려 '나무의 집'이란 이름은 한 그루의 나무와 같이 만들어진 집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될 정도인데요. 다만 이는 보다 넓고 개방감 있는 주거 환경의 마련을 위해 최소한의 벽이나 구획을 만들지 않고, 집의 골격을 이루는 자재 자체를 강도가 높은 방식으로 주조해 마치 하나의 커다란 방이 곧 집이 되는 그림을 모델로 한 결과에요. 사실 우리가 사는 가장 평균적 모델로서 집이라고 했을 때 그를 설명하는 건 방 개 거실 주방 또는 발코니 등 곧 집을 구성하는 공간의 요소들이잖아요. 다만 '무지'의 '나무의 집'은 이와 같은 집 내부의 요소들이 공간을 꾸려가는 데 있어 제약이 된다고 말하고, 곧 일상의 자유도를 심히 침법한다는 철학 아래 만들어지는 한 채라 할 수 있어요. 말하자면 '1실의 공간'이 곧 '나무의 집'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일본 전통 가옥 방식의 특징, 수평한 구조의 큰 창을 내어 밖까지 내부로 끌어들이는, 곧 너른 정원이자 마루를 연출하는 구상을 '무지'의 집들은 적극 차용해요.

그렇다면 이와 같은 자유로운 '나무의 집'에서 나의 방은 어떻게 만들어지냐고 한다면, 파티션이나 가구 등을 통해 생활 환경의 변화에 맞는 다수의 공간이 생겨나게 되는 식이에요. 풀어보면 결혼을 하고 단 둘이었을 때 필요한 방의 개수와 자녀가 생기고 학교에 들어가고 각자의 방이 필요해졌을 때의 공간의 수와 배치 또는 크기와 용도의 설정이 달라지는, 자유롭게 변경 가능한 집이라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는 곧 자유도가 높은 만큼 다소 번거럽고 귀찮아질 것 같기도 한데, 다만 일단 이번 '히라야 에디션'이 보여주듯 각각의 '집'에는 제안된 모델은 있어요. 우리가 모델 하우스에 가서 아파트의 평형과 구조를 보는 것고 같은 사례의 제시는 존재하는 셈인데요. 그래서 이번 경우는 거실과 주방은 최소화하면서 11자 키친으로 집 내부의 회유성을 높여주고 침실은 느낄 수 있게 패브릭-파티션을 쳐놓은 플랜 A랄지, 일종의 '빛의 집'과의 융합형으로 집 밖의 주차장 등 상황에 따라 임의로 설계가 가능한 보다 러프한 플랜도 마련되었어요. 구독자님, 어떤 걸 선호하나요. 개인적으로는 오래 전 미드 '퀴어애즈포크'를 보고 스튜디오 형태의 원룸에 동경을 했던 시절이 있는데, 무드는 그와 전혀 상이하지만 자연과 함께 산다면 아마 그 집에 방과 방 주방과 거실을 구분짓는 벽이란 별로 존재하지 않을 것도 같아요. 

더불어 히라야를 다시 도입한 이번 주택에서 창은 완전히 벽 안에 수납이 되도록 설계해 하나의 창으로도 두 개의 개방감, 효과를 가져온달까요. 이를 '모든 창을 열다, 全開口サッシ라 불러요.

소위 어릴 때 집을 그린다고 하면 나도 짝꿍도 뾰족한 삼각형의 지붕을 떠올리곤 했잖아요. '무지'에선 그 형태가 집 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도록, 다름 아닌 별도의 건축 자재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서 훼손되지 않은 1실 전체의 개방감을 보존해요.

그런데 구독자님, 오늘의 레터 왜 집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그게 아니라 '무지'는 지금 또 왜 새로운 유형의 집을 만들어 공개한 걸까요. 한참 이야기해놓고 이제와서 뭔 소리야' 싶기도 한데, 사실 '무지'가 집도 만든다는 이야기는 사업의 시작이 10년도 훌쩍 넘어가니 별 새로운 이야기도 아닐 테지만, 이번 '나무의 집'을 업데이트하며 이들이 이야기하는 건 다시한 번 '자연에 살다', 다만 현실적 조건을 감안해 '콤팩트하게 자연에 살다'에요. 그에 더해 코로나 이후, 그리고 지금까지 일본에서 주택과 관련 심플하게 살고자 하는 니즈가 늘어 '무인양품'적으로는 '히라야'에 관한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하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시장의 늘어난 수요에 반응하고 있을 뿐인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사실 '무인양품'이 소위 공간 비즈니스, 가령 2019년 오픈한 긴자의 '무지 호텔'이랄지 간혹 빈 집이나 고민가, 또는 7-80년대 만들어져 대부분 시설이 노후화된 일본 곳곳의 '단치(団地)'를 리뉴얼하는 등의 일들은 곧 지금 시대 우리의 삶터에 대한 하나의 메시지처럼도 느껴지거든요. 지난 2024년 4월 '무인양품'의 자회사 '양품계획'이 숙박과 체제에 관한 사업을 아울러 'MUJI STAY'란 이름의 신사업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Social Good 사업부의 집행위원 나가타 히데토모 씨가 이야기했던 '지역 기반의 체험 프로듀싱'이라는 건 궁극적으로 머묾(Stay)의 한 유형 '살다'에 기반하지 않을 수 없어요.

 🏡 '무지'에 산다는 것의 은유성, 자연이 그래서 네게 뭐라고 하던가요? 

트렌드적으로, 또는 사회 변화에 따라 캠핑이 유행하고 펜션 사업이 흥하고 또는 한달 살기와 같이 단기적 주거 형태가 일종의 유목민적 생활 패턴을 자리를 잡기도 했지만, 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건 지역과의 관계, 그 끈끈함의 정도가 하나의 척도가 될 수 밖에 없어요. 말하자면 '무인양품'은 시작한지 이미 20년도 더 지난 '무지 하우스'를 포함 새로이 이름을 'MUJI STAY'라 명명하며 '(이는) 저희가 하고있는 숙박 시설을 축으로 각 지역나름의 체험을 프로듀싱, 활성화에 기여하며 지역 주민, 그리고 사회의 발전과 자사의 이익 창룰의 순환을 만들어가는 비즈니스 모델'이라 설명해요. 조금 풀어보면 곧 지역에서의 삶이 다양한 삶의 체험을 통한 이익을 모델로 하는 사업이 된다는 이야기일텐데요. 그래서 아마 이전 레터에서 소개했던 '에어비앤비'에 입점한 무지의 모델이 가능해지는 거겠죠. 그에 더해 여기서의 'STAY'란, 일상 그 제반의 필요한 모두 아우루는 체재의 형태인 터라, 나가타 집행 위원은 '무지 스테이'의 모델이 된 것으로 2020년 오픈한 대규모 매장, 니가타(新潟) 나오에츠(直江津)의 예를 드는데요. 총 면적 5800평이나 되는 이곳은 '무지' 사상 최대 규모의 점포이고, 이렇게나 매장이 크기를 불리게 된 건, 비단 물건을 제공하기 위함 뿐이 아닌, 쌀의 고장 니이가타인 만큼 농산물의 직판장으로서의 역할, 더하기 지역 식재료를 사용한 식당과의 연계, 그리고 배움과 놀이의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2020년 기준 가장 큰 '무지' 매장이었던 니이가타 현 나오에츠 지역의 매장. 층간을 구분하면서 하지 않아 안그래도 큰 매장 더 크게 느껴지죠. 그리고 이를 지붕까지 뻥 뚫린, 吹き抜け후키누케 구조라고 해요.

사실 대규모의 '무인양품', 근래 자주 들었던 이야기잖아요. 회사 차원에서 하나의 전략으로서 분명 지금의 무지가 취하고 있는 방식이기는 한데요, 그런데 동시에 지산지소의 로컬 라이프, 지역 나름의 삶을 실제 계획해해보기 위함이었을지 모르겠아요. 커다란 점포를 통해, 곧 다양한 요소를 몽땅 갖춤으로서 지역에서의 자급자족한 생활을 실천해보는 나름의 무지다운 생활자로서의 '모델 하우스' 플랜이랄까요. '생활자에 다가서는 서비스'가 앞으로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라는, 나가타 씨의 말을 보아도 '무지'의 집 만들기, 분명 '무지' 나름의 로컬적 실천이고 근래 빈집이 사회 과제로 떠들어지는 주거 환경의 묘한 공백화 현상에 맞물려 말해보면 '집'을 빌려 우리의 '머묾'에 대해 사고하고, 나아가 설계하는 그 첫 걸음은 아닐까요. '무지'는 근래 지역의 폐교나 빈 집 등을 활용 민박이나 문화 시설 등을 오픈하고 1️⃣ MUJI BASE, 동시에 군마(群馬)의 츠이고이무라(嬬恋)나 니가타 미나미츠난(南津南)와 같이 캠핑이 활성화된 지역에선 캠핑 장으로 운영 2️⃣ MUJI CAMP, 앞서 소개했듯 기존 호텔이나 여관의 남아도는 방이나 시설이 노후화된 객실은 부분 개수를 통해 새로운 여행객의 투숙 시설 3️⃣ MUJI ROOM로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울러 MUJI STAY가 완성되는 '모델 하우스'인 셈인데요. 어찌보면 내 삶의 용도에 맞춰 이름을 달리하고 쓰임을 새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집은 방이 몇 개'보다 중요한, 앞으로의 삶을 위해 준비해두어야 할 여유 공간, 사고의 유연성, 그런 지면도가 아닐까요. '무지'의 '히랴아'처럼 수시로 시시각각 설계를 달리하는 그야말로 자유형 골격의 집은 아니라 할지라도 머묾의 관점에서의 계산이 필요한 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아닐까 모르겠어요. 근래 소유가 아닌 공유를 말해온 사회적 실천의 연장이기도 하고, 집을 만들고 판매하면서도 오히려 여유와 함께를 바라보는 집이란, 그야말로 좀 근사하지 않나요. 그리고 '무지'가 요즘 유독 대형 매장을 연달아 오픈했던 이유 이렇다할 마도리(間取り)도 없는 우리 집에서 그건 좀 거리가 있는 우리집 마당일지 모르거든요. 곧, 마을에 살다는 이렇게 구현이 되어갈까요.

 🌞 맘에 들어 입고 사는데 'made in 뭔들?' 

아우어 베이커리도 만든 노승훈 씨는 일본에 갔다 편의점 문화에 영감을 받고 '나이스 웨더'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만들어진 '나이스웨더' 일종의 편의점으로 변주한 셀렉숍이란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 표방하는 건 '일상에 다가서는 라이프 스타일의 제안'이라나요.

얼마 전 성수에 오픈했다는 일본 코스메 브랜드 '시로'의 팝업 가보았나요? 개인적으로 지금의 성수, 어떤 배우는 그를 남성수라고도 지칭하던데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최근 일본의 패션, 그리고 코스메틱 브랜드의 일단은 팝업으로 진출하는 흐름이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듯 느껴져요. 잠실 롯데에서는 '빔즈'가 팝업을 보이기도 했잖아요. 동시에 일본에서는 그에 반응이라도 하듯 국내발 오리지널 패션 뷰티 브랜드의 데뷰가 눈에 띄는데요. 얼마 전에는 일본 셀렉숍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UA가 한국의 셀렉숍 NICE WEATHER와 계약을 체결, 일본 데뷔 단독 매장으로 오픈했어요. 더불어 EC도 런칭을 했는데,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측은 향후 5년간 일본 전국에 10에서 15개의 점포를 확장하겠다고까지 말해요. '하나의 '사업'으로서 육성해갈 계획이다.'(UA 개발본부 신규개발실 실장 사토 고우) 제법 본격적이죠? 그래서 최근 일본에 선보인 게 4월 26일 대개장을 한 오사카 한큐 백화점의 본점 우메다 매장이고, 그런데 '나이스 웨더' 어떤가요? 제 기억에는 아마도 2021년 정도? 성수에 팝업으로 등장해 그야말로 '나이스'한 날씨를 연상케 하는 맑은 블루의 인상을 새기기는 했지만, 이후 좀 뜸하게 느껴지기도 해, 전 이 기사를 보고 '아직 있구나' 싶었을 정도거든요.

'로우 크래식'의 옷들, 일본 팝업을 위해 공개된 컷이에요.

그래서 이번 일본 진출이 놀랍다기보다 다소 의외였는데요, 그런데 때로는 이런 것도 어필이,장점이 되어주나요.  UA는 이번 '나이스 웨더'의 런칭에 대해 '무엇보다 사업을 벌일 자유도가 높다'는 점을 들었거든요. '한국 국내에서도 아직 규모나 지명도가 제한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일본에서는 그만큼 세계관이나 브랜딩에 있어 유연하게 접근, 구축해갈 자유도가 생겨난다.'  어찌보면 '나이스웨더' 입장에선 다소 서운하게 들릴 수 있겠다도 싶지만, 때로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해 우리 또한 자라고 성장해가는 것처럼 브랜드 역시 가끔은 이와 같은 외부로부터의 어프로치, 득이 될지 몰라요. 그리고 UA가 밝힌 앞으로의 일본내 '나이스 웨더' 관련 계획을 살펴보면, 그간 잡지 못했던 앞으로의 행방이 조금 보이기도 한달까요. UA는 일본 내 '나이스웨더'에 대해 약 10평 정도 소규모의 '에키나카' 점포부터 30~50평  정도의 패션 빌딩 내의 점포, 더불어 80평을 전후로 SC, 쇼핑몰 내 매장을 이야기해요. 상품군에 관해서도 '나이스웨더' 제공 아이템 뿐 아니라 독자적 큐레이션에 의한 한국 브랜드의 매입, '한국 패션의 상자'와 같은 곳으로 만들어간다는 구상이에요. 현재 한국 내 '나이스웨더'는 서울의 가로수길과 성수, 그리고 더 현대 내 3곳이 운영중이잖아요.

 ✈️ 한국 돌아 일본을 거쳐 시작하는 '생활형 편의점'의 편집숍 

한섬의 eql 사진은 성수 모습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가 좀 괜찮던데요. '로우 클래식'이 옛 도큐 플라자 지금 '오카모도'에서 팝업을 가져요. 

 국내에선 쇼핑몰, 백화점 진출이 브랜드에 있어 하나의 교두보처럼 여겨지는 것이 공식 룰처럼도 여겨지지만, 처음부터 작고 크게 시작하는 모델은 또 어떤 의미에서 한국에서 출발, 일본을 돌아 확장하는 그림의 비즈니스 모델일까요. 말하자면 역수출과 역수입이 아무렇지 않게 그야말로 자유로이 빈번해지는 시절에 그리고 우린 무얼 중요히 보아야 할까요. 무엇보다 일본의 남의 것을 나의 것으로 (잘)만드는' 성향은 또 국내의 브랜드에 어떤 잠자고 있던 가치를 깨워낼지도 궁금해져요. 그에 더해 또 하나의 한국발 패션 브랜드 'LOW CLASSIC'는 시부야 파르코에서, 그리고 '한섬'이 운영하는 패션 셀렉숍 EQL 또한 인근 '도큐플라자' 오모테산도 오카모도(おかもど)'에서 6월 5일까지 셀렉숍을 운영해요. 그런데 이 팝업은 일본의 셀렉숍 SHEL'TTER의 '도큐플라자' 지점에서이거든요. 셀렉숍이 고른 셀렉숍. 그러니까 오리지널 뭔가요. 얼마 전 일본에선 '쉬인'의 일본 내 성공 이유가 요즘 들은 그게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란 말을 본적이 있는데요. 어찌하면 메이드인 한국이든, 일본이든 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우린 지금 고르고 사고 또 입고 생활하고 있는 걸까요.

 🌦️ 오늘이 비록 어제를 배신한다 할지라도 

물맛 좋으면 빵맛도 좋을까요. 야마나시현 키타무라시(北杜市) 미나미하츠가타케(南⼋ヶ岳) 지역에 트러플을 베이스로 하는 랩 베이커리 카페 '트러플 베이커리'가 오는 7월 4일 문을 열어요. 그러고보면 물 좋고 산 좋은 곳에서의 가공품, 굳이 하지 못할 거 없는 거 아니었을까요. 

남자와 여자가 차 안에 있어요. 카메라는 이들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고, 창 밖으로는 웬 하얀 suv 승용차가 지나가요. 그러자 여자가 '엄만가봐'라 말하고, 남자는 '엄마야'라 답해요. 그리고는 집 구경을 시켜준다고 낮은 언덕길을 오르며 시작하는 영화, 여자의 집은 예상과 달리 산 하나를 거의 다 사용하듯 넓고 푸르게 지어졌고 갈수록 영화는 이상한 분위기에 잠겨버리는데요. 마치 집이 산이고 산이 집, 그리고 여자의 아빠가 돌아가신 엄마, 곧 여자의 할머니를 위해 짓고 또 함께 살았다고 하는 그곳은 어느새, 둘의 대화가 오감에 따라 어쩌면 이미 여기가 아닌가 싶어지는 기분이 들게해요. 차가, 그도 커다란 덤프트럭이 시도없이 달리는 길가에 지어진 집을 두고 영화는 여기 너무 좋다라고도 하죠. 그러니까 이거 뭔가요.

지난 레터에서 '뉴발란스'가 5월을 그레이의 달이라 지칭하며 벌인다는 행사, 그래서 뭘 했나 보았더니 이런 걸 했네요. GREY ART MUSEUM의 스페셜 푸드 메뉴로 '후우키(富喜) 제면소'와 공동 개발한 '노도코시 생면, 그레누(グレヌー)'의 모습이에요.

바로 그제 저녁, 병원에서 힘든 짐을 지고 예정해두었던 극장에서 홍상수의 신작 이야기에요. 그리고 아껴 듣는 심야 라디오 '당밤'의 코너 '한 장면'을 조금 따라해보았는데요. 왜 이런 거 있지 않나요. 하루가 끝이나고 또는 다음 날이 되었지만 여태 남아있는, 또는 다시 생각나 오래 머무는 그런 장면이나 어떤 말 또는 장소와 같은 거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날의 그가 우리에게 뭐라고 하던가요.' 이번 영화에선배우 하성국이 이전의 김상경, 특히 '생활의 발견'의 경수를 그대로 재현하듯, 다만 시간이 흐르만큼 사고와 고뇌의 번지수와 깊이도 달라져 결국은 한 남자의 인생과 삶에 대한 고뇌의 미로길을 정말 전력으로 체험하고 말아요. 그 과정과 결과가 그야말로 치열하고 침참하죠. 그래서 전 어김없이 그 무렵의 '생활의 발견'과 20대 중반, 그리고 홍상수 영화의 초기를 지나 중반 언덕길 즈음의 시절을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세상은 자주 뒤를 돌아보는 건 아니라고, 과거에 너무 얽매여 있으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곤 하지만, 과거라는 거 아마도 사람 사는 자연 안에서 이미 내일이 되어있을지 모른다 느끼고 말았어요. 아마도 그게 그리고 홍상수 영화가 저에게 작동하는 방식은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전 마지막 즈음의 주인공 동희가 나무에 가까이 다가가 불을 비추는 장면이 마치 오래 전 나를 향해 있다고 보았거든요. 길을 걷다 왜인지 보게되는 텅빈 골목과 같이 언젠가 어디서 우린 분명 그를 알아차리게 될까요. 그 불빛을 보게 될까요. 그러니까 '내일이 우리에게 뭐라고 하던가요. 5월도 어느덧 중턱 너머, 구독자님, 다음 레터 📫 '야마테 레터' #167호 또는 금요 레터 #142는 다음 주 27일 정도 발행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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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란 건 참 범위가 넓지요?! (23.06.16일부 이글루스 측의 운영 종료로 볼 수 없는 글이 되었어요. 일부 브런치와 겹치기도 하지만, 당시 과감히 안녕해야겠다 생각해 그냥 있었는데 조금 그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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