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라입니다.
어느덧 24년 새해의 첫 한 달이 지나고 2월의 첫 날입니다. 지난 한 주는 날이 꽤나 포근해서 이제 봄이 오려나 하는 생각을 조금씩 해볼 수 있었던 한 주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한 주간 지금 발행하고 있는 이 뉴스레터의 브랜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이 레터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제목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부분들을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이 레터가 쌓여나갔을 때 어떤 재밌는 일들을 해볼 수 있을까를 상상해보는 즐거운 꿈을 꾸는 한 주를 보냈습니다. 뉴스레터에 대한 새로운 브랜딩, 네이밍은 아직 고민 중인 부분인데요, 의미 있는 변화를 하게 된다면 또 레터를 통해 여러분께 말씀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레터의 주제가 꽤나 낯설고 또 분량도 길었어서 많은 분들이 가볍게 읽긴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좀 더 가볍게 읽어보실 수 있는 주제를 준비했는데요, 위스키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보신 분은 아실 만한 피트향을 가진 위스키, 아일라 지역의 위스키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피트향 위스키를 마셔보거나 혹은 피트향을 맡아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피트향을 처음 맡으면 충격적인 약 냄새에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런 냄새가 나는 술을 마시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저는 처음 피트향 위스키의 향을 맡았을 때 어릴적 배가 아플 때마다 할머니가 주시던 정로환이라는 약이 생각 났었답니다.ㅎㅎ 그만큼 피트향의 첫 경험은 강렬하고 충격적이었어요.
그러다가 계속 마시다 보니 저도 모르게 피트향에 홀딱 빠져, "피(트향에 스)며들어" 점점 더 강한 피트향을 가진 위스키를 찾게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답니다.
이런 오묘하고 신기한 피트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피트향에서 피트는 한국말로는 "이탄"이라고 하는데요, 이거는 수천년 동안 식물 등이 화석화되어 만들어진 유기물입니다. 석유처럼 땅을 파서 채굴하는데, 이 이탄(피트, peat)를 태워서 위스키의 원료가 되는 보리를 건조 시키는 "몰팅"이라는 과정에 활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몰팅 과정에 이탄을 태운 불을 활용하게 되면 이탄을 태우면서 나오는 연기의 강한 향이 보리에 스며들게 됩니다. 이렇게 몰팅 된 원료로 위스키를 만들게 되면 우리가 아는 피트향이 강한 위스키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피트향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의 아일라("아일레이"라고도 말합니다.)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어서 보통 피트향 위스키 = 아일라 지역 위스키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아일라 지역에는 9개 정도의 증류소가 있고 피트향을 가장 핵심적인 특징으로 하여 조금씩 다른 맛과 향을 가진 위스키를 생산합니다.
처음 피트향 위스키를 접하는 분들이나 혹은 피트향 위스키를 알아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저는 피트향의 강도 단계에 따라 각각 다른 4개의 증류소에서 생산되는 4가지 위스키를 소개하곤 하는데요, 이번 레터에서도 제가 주로 소개하는 4단계 피트향 위스키(증류소)를 간단하게 소개해보겠습니다.
1단계 보모어(BOWMORE)
보모어는 소위 입문용 피트향 위스키라고 불립니다. 피트향이 아주 강하지 않지만 가볍게 피트향을 느끼면서 마실 수 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보모어를 드신다면 보모어 12년을 추천 드리는데, 가벼운 피트향과 함께 고소한 향을 느낄 수 있고 게다가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져서 무리 없이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피트 입문 위스키입니다. (참고 보모어 12년 바틀 가격은 약 8만원 내외 입니다. )
2단계 라가불린(Lagavulin)
다음 단계는 라가불린 위스키 입니다. 라가불린은 보모어보다는 강하지만 앞으로 소개할 두 위스키에 비해서는 마일드한 정도의 피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로 설명하니 너무나 심플한 설명이지만 확실히 보모어보다는 강하지만 그래도 균형을 깨지 않는 수준의 피트향을 가진 위스키라고 할 수 있어요.
라가불린 위스키를 드신다면 라가불린 16년을 강력하게 추천드리는데요, 라가불린 16년은 피트향과 달달함과 약간의 훈제향이 어우러져서 조화가 좋은 맛과 향을 가진 위스키로 아주 매력적인 위스키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연말에 일본을 방문할 일이 있어 짧게 방문했다가 집에서 킵해두고 마시려고(ㅎㅎ) 좋은 가격에 구매해오기도 했답니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져서 예전보다는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하네요. 라가불린 16년은 매우 유명한 전설적인 위스키 평론가 마이클 잭슨(문워크하는 마이클 잭슨 형이 아닙니다..!ㅎㅎ)이 최고점을 준 위스키로도 유명합니다. 평가를 매우 박하게 주는 평론가임에도 불구하고 라가불린 16년에게는 최고점을 주었답니다.
3단계 라프로익(Lapgroaig)
다음 단계는 라프로익입니다. 라프로익 위스키는 앞서 말씀 드린 두 위스키보다 피트향의 존재감이 뿜뿜 느껴지는 그런 위스키인데요, 라가불린처럼 맛과 향의 균형이 좋다기 보다 피트향 본연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위스키 입니다. 라프로익이 내세우는 슬로건이 바로 "Love it or Hate it"인데요, 그만큼 피트향의 매력을 잘담았고, 그래서 호불호가 강한 위스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라프로익을 드셔본다면 저는 라프로익 10년을 추천드립니다. 라프로익 중에서는 가장 무난한 라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 라프로익 본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라프로익 10년은 피트향과 함께 바다향 즉, 짭짤한 풍미가 매력인 위스키입니다. 라프로익 10년을 드셔보시고 취향에 맞으셨다면 더 깊은 피트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준비가 되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단계 아드벡(Ardbeg)
마지막으로 가장 강한 개성을 자랑하는 아일라 위스키, 아드벡입니다. 아드벡은 가장 강한 피트향 뿐만 아니라 높은 도수 그리고 스모키향을 자랑하는 위스키라고 생각합니다. 즉, 아드벡 하면 피트향+스모키향을 결합한 강렬한 존재감의 위스키라고 생각하며, 개인적으로는 비오는 날 가장 땡기는 위스키이기도 합니다.
아드벡을 처음 드셔보신다고 하면 아드벡 10년을 추천드리고 만약, 정말 피트향과 스모키향의 아주 진한 향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라고 하시면 아드벡 코리브레칸을 추천드립니다. 아드벡 10년은 피트향과 스모키향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 아드벡이라는 위스키를 느끼기에 아주 좋고, 아드벡 코리브레칸은 도수부터 57도에 달하는 강한 위스키로 오늘 한번 제대로 피트향과 스모키향을 끝장나게 즐겨 보겠다라고 생각하실 때 드시면 만족감을 극대화 시켜줄 위스키입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피트향에 대한 이야기와 피트향을 가진 아일라 위스키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봤습니다. 오늘 말씀드렸던 위스키들 외에도 피트향의 매력을 담은 위스키들이 아주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피트 위스키에 대해서도 차차 이야기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사리사욕을 담은 철저하게 제 개인적인 취향을 담은 피트 위스키도 언제 한번 꼭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렇게 다섯번째 위스키 뉴스레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의 첫 뉴스레터 목표가 5개의 뉴스레터를 꾸준히 내는 것이었는데요, 저희 첫 작은 목표를 달성하게 되어 굉장히 뿌듯하고 기쁩니다. 다음 목표를 위해 저는 또 꾸준하게 여러분께 다양한 위스키 이야기를 담은 레터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D
레터에 대한 감상이나 건의 사항, 다뤘으면 하는 주제 등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말씀주시기 부탁드리며, 이번 한주도 즐겁게 마무리하시고 모처럼 포근한 겨울 주말을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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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아일라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제 스코틀랜드 지역과 지역별 대표 위스키를 추천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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