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무덥게 찌는 듯한 날씨의 연속인데, 지난 일주일 잘 지내셨나요? 비가 온다 하더니 장마가 온 것 같지도 않게 끝이 나버리고, 매일매일이 정말 더운 날씨의 연속인데요 이럴 때 일수록 컨디션 관리와 건강 관리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일주일에 1~2번 정도는 헬스장 대신 러닝을 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호기롭게 낮 시간에 뛰러 나갔다가 3km로 채 못 뛰고 포기했답니다. 뛰다 보니 땀도 너무 많이 나고 정말 숨이 막히도록 더워서 더 뛰었다가는 큰일 나겠구나 하는 신호를 확 느껴서 급 러닝을 멈추고 천천히 걸어서 집에 돌아오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뛰고 나서 집으로 걸어서 돌아오는 데도 심박수가 떨어지지 않아서 헐떡거리면서 돌아왔는데요, 날이 덥다는 것을 알면서 이 것을 굳이 실제로 뛰어봐야 깨닫는 바보 같은 짓을 오늘 했던 것 같습니다.ㅎㅎ
구독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요즘 러닝 즐기시는 분들 많으실텐데, 여름에는 되도록 헬스장의 러닝머신을 이용하시고 야외 러닝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뛰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한 주의 근황은 여기까지 마무리하고, 오늘은 저도 조금은 낯설지만 우연한 기회에 한번 위스키를 맛보게 되어 알게 된 독립병입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위스키 뉴스레터가 이제 70편을 넘어가니 증류소 기반의 위스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독립병입 위스키들도 많이 소개 드리게 되는데요, 여담이지만 위스키를 많이 마시다 보면 확실히 독립병입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와인에 비해서 위스키의 종류는 상당히 적고 제한적인데 반해 독립병입 위스키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끝도 없이 다양한 위스키들을 접하고 맛볼 수 있어 재미가 남다르거든요. 또 각 독립병입 위스키 마다의 특징을 알게 되면 독립병입 위스키 중에서도 또 취향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답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세계 최초의 독립병입 업자 "카덴헤드(CADENHEAD)" 입니다.
카덴헤드는 제목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세계 최초의 독립 병입 위스키 업자 입니다. 1840년대에 조지 던컨이라는 사람이 스코틀랜드의 에버딘이라는 곳에 와인과 증류주를 다루는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한 것이 그 시작인데요, 사업이 점점 확장됨에 처남이었던 윌리엄 카덴헤드(William Cadenhead)를 영입해 회사를 같이 운영해나가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회사의 창립자였던 조지 던컨은 병으로 세상을 일찍 떠나게 되고, 같이 회사를 운영하던 윌리엄 카덴헤드가 이 회사를 본격적으로 이어 받아 "Wiliam Cadenhead's"라고 회사명을 변경하여 운영하게 됩니다.
윌리엄 카덴헤드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는 그의 조카였던 로버트 두티(Robert Dothie)가 회사를 이어받아 이때부터 드디어 "독립병입자 사업"의 아이덴티티를 세우게 됩니다. 로버트 듀티는 회사가 유명해지게 된 제품인 싱글몰트 스카치와 럼을 개발했던 것은 물론, 다양한 위스키를 혼합하여 만든 말하자면 독립병입 위스키인 "Heilanman"과 ""Putachieside"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여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고자 하죠.
로버트 두티는 "By Test the Best"라는 슬로건으로 버스 뒷면, 극장 커튼, 콘서트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광고해나가며 카덴헤드를 성장시키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카덴헤드는 이제 주류상이 아닌 하나의 위스키 브랜드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30년 대공황이 찾아왔고 안타깝게도 Wiliam Cadenhead's의 재무 상태를 그리 좋지 못했지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로버트 두티는 은행 담당자를 만나러 가게 되는데, 너무나 불행하게도 은행 담당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로버트 두티는 도로를 건너려다 트램에 치여 사망하게 됩니다. 로버트 두티는 독신이었기 때문에 물려받을 사람이 없어 그의 두 자매에게 이 회사가 넘어가게 되는데요, 두 사람 모두 와인이나 증류주 업계에 대해 완전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회사를 살아남게 하기 위해 오랜 시간 Wiliam Cadenhead's 에서 일했던 Ann Oliver라는 여성에게 이 사업을 맡기게 됩니다.
이러한 자매의 선택은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오는데요, 이 Ann Oliver라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시대의 흐름이나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기를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방식이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으나,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회사의 행정 전반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무너졌고,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회사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결국 Ann Oliver는 회사를 팔고 은퇴할 것을 권유받고 그녀는 이를 받아들이게 되지요. 회사를 매각하게 되면서 카덴헤드에 남아있던 재고는 가치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위스키와 럼으로 가득 차 있었고 결국 이 재고 정리를 위해서 경매회사인 크리스티(Christie's)가 나서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카덴헤드의 주류 재고떨이(ㅎㅎ)는 카탈로그만 167페이지에 달했던 영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와인 및 증류주 경매였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경매를 통해 회사는 부채를 훌쩍 뛰어넘는 흑자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William Cadenhead는 스프링뱅크 증류소의 소유주인 J&A Mitchell에 매각이 되게 됩니다. 참고로 J&A Mitchell은 약간 익숙하시지요?ㅎㅎ 스프링뱅크 위스키를 다루면서 소개 드렸던 스프링뱅크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명 입니다. 기억이 가물하실 수 있으니 스프링뱅크편 링크도 함께 달아봅니다. :)
이 매각에서 좀 재밌는 이야기가 1970년대 초반에 유리 바틀 부족 현상이 있었고, J&A Mitchell의 소유주였던 Hedley Wright는 Wiiliam Cadenhead의 인수로 여기에 남아있는 유리 바틀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유리 바틀은 한 병도 제대로 얻지 못했다고 하네요..ㅎㅎ
결론적으로 Wiiliam Cadenhead의 "Cadenhead's"라는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위스키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은 에딘버러와 런던에 전용 매장을 열어 운영하고 있으며, 스프링뱅크 증류소의 숙성고를 활용하여 독립병입자로서의 매력있는 위스키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카덴헤드는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요, 분류를 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Authentic Collection - (매장 전용) 싱글캐스크를 CS로 병입한 라인업
- World whiskies - (매장 전용) 스코틀랜드 외 미국,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다양한 나라의 몰트 위스키들
- Chairman's Stocks - 카덴헤드를 인수한 J&A Mitchell의 헤들리 라이트의 개인 컬렉션에서 특별하게 선별된 캐스크로 병입된 위스키들
- Enigma Series - 여러개의 캐스크 병입, 블렌디드 위스키, 블렌디드 몰트 등 다양한 실험적ㄹ인 조합의 위스
- Cadenhead's Original Collection - 전 세계의 다양한 증류소들의 위스키를 베이스로 하는 라인업
- 7-Stars - 캠벨타운의 위스키 중 원액들만 골라 정교한 블렌딩을 통해 만들어지는 위스키로 최종적으로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마무리 숙성을 하는 것이 특징
이 중에서 매장 전용이라고 적어둔 라인업은 에딘버러와 런던에 있는 카덴헤드의 매장에 가야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기 쉽지 않고, 보통은 아래 2가지인 오리지널 컬렉션이나 세븐스타즈를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컬렉션은 다양한 증류소의 위스키들을 병입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하기도 하지요. 제가 마셔보았던 것도 오리지널 컬렉션의 중 하나 였습니다.
제가 마셨던 카덴헤드 위스키는 발블레어(Balblair) 8년 숙성 스몰배치 위스키였는데요, 2011년에 증류된 위스키를 2019년에 병입하였습니다. 발블레어는 하이랜드 지역의 위스키 증류소인데요, 발블레어 증류소와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뉴스레터에서 따로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위스키는 마실 때는 몰랐는데 648병 한정으로 생산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정말 보기가 힘든 위스키이기도 합니다. 도수는 캐스크 스트렝스이기 때문에 57.8도로 상당히 높은 편 입니다.
이 위스키의 맛의 특징은 과실향이 아주 아주 메인입니다. 이 것은 아마 발블레어 위스키 자체의 특징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데요, 아무튼 베리향, 건포도향 같은 베리류의 과실향이 물씬나는 위스키로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셰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고요, 과실향으로 맛과 향을 풍성하게 즐기고 나면 과실향에서 이어지는 묘한 피니시가 꽤나 오래 남습니다. 꿀이나 초콜렛처럼 달거나, 스파이시함과 같은 그런 류의 맛과는 매우 거리가 멀고요, 피니시에서도 베리류나 시트러스 느낌의 향이 쭉 남아서 마지막까지 입맛을 다시게 하는 그런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위스키를 마실 때 저는 사실 카덴헤드라는 독립병입 브랜드를 몰랐었기 때문에 이게 뭐에요?라고 하며 마셨었지만, 마시고 나니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바에서 카덴헤드 위스키를 찾아보는 것이 아주 쉬운 편은 아니기도 하고, 위스키를 마실 때 머리에 딱 떠오르는 그런 브랜드는 아니라서 만나보기가 쉽지는 않긴 합니다. 바에서 카덴헤드의 위스키가 보인다면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카덴헤드 위스키를 다양하게 마셔본 것이 아니라서 무조건 맛있다는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우선 제가 마셔본 기억이 매우 좋았고 새로운 느낌의 위스키를 마셔본다는 부분에서 재밌는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사라의 술장 구독자님들이시라면 아마 왠만큼 유명한 위스키는 다 한번쯤 마셔보셨으리라 생각되는데, 바에 방문하였을 때 색다른 위스키를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신다면 카덴헤드의 독립병입 위스키를 한번 도전해보시길추천드려요. 혹시 도전해보신 구독자님들이 있다면 꼭 댓글로 후기도 달아주세요! :)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번 주말은 유독 엄청나게 빠르게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내일부터 다시 일주일의 시작이라는 것이 약간 믿어지지 않을 정도 입니다..ㅎㅎ 너무 덥고 습해서 기운이 쉽사리 나지 않는 요즘이지만, 구독자 여러분 다들 몸보신 음식들 잘 챙겨드시고 항상 시원한 곳에서 쾌적하게 일하고 휴식하는 하루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오늘의 뉴스레터를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저는 그럼 다음주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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