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나만의 숨겨둔 보석같은 위스키, 토마틴(Tomatin) 이야기

잘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쉐리 위스키의 정수를 보여주는 매력적인 위스키, 토마틴 이야기

2025.03.16 | 조회 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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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술장

위스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 하는 주간 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지난 한 주도 잘 지내셨나요? 저는 3월이 되면서 부쩍 바빠진 일들로 인해서 정신 없이 지나가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함께 하고 있어서 어느 때보다 하루하루를 길게 쓰고 있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에요. 그 와중에 날씨가 정말 봄날씨가 되었더라구요! 지난주에는 정말 봄이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서 봄을 맞이한다는 설렘에 기분이 좋아지는 한주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부터 며칠간은 추운 날씨(꽃샘추위!!)가 이어지다가 이제 본격적인 봄날씨가 시작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제 곧 다가올 벚꽃 시즌과 지금이 아니면 입을 수 없는 짧디 짧은 봄옷 시즌을 만끽하기 위한 준비를 미리 해야할 것 같습니다. :) 

오늘 위스키 뉴스레터의 주인공은 저의 숨겨둔 보석같은 위스키입니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했던 위스키였는데요, 한국에서는 사실 인기가 없는 탓에 찾아보기 쉽지 않은 위스키이기도 합니다. 저의 숨겨둔 보석같은 위스키, 오늘의 주인공 토마틴(Tomatin) 입니다. 

호평이 많은 토마틴 18년
호평이 많은 토마틴 18년

 

사실 토마틴은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의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의 이름입니다. 말하자면 지역명이 "토마틴"인 셈이죠. 이 마을은 인구가 200여명에 불과한 엄청 작은 마을입니다. 이 작은 마을에 가장 고도가 높은 곳에 바로 토마틴 위스키 증류소가 세워졌지요. 

토마틴은 잘 알려져있진 않지만 나름 유서가 깊은 증류소 입니다. 그 시작은 189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한창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 붐이 일어날 때쯤 토마틴 증류소도 시작되게 되었습니다. 다른 뉴스레터에서도 여러번 언급한적 있지만 그 전까지는 세금 이슈로 인해서 불법으로 몰래 만드는 밀주가 성행했었는데요, 토마틴 증류소가 있었던 지역도 산악 지형 덕분에 몰래 위스키를 만들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곳이라 밀주가 성행했었던 곳이었어요. 그러다가 정부와 정책이 위스키 생산에 친화적으로 바뀌게 되자 토마틴 증류소가 공식적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토마틴 증류소는 20세기초부터 점점 성장하더니 20세기 중반 그러니까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1950년대부터 위스키 블렌딩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토마틴의 인기도 높아지고 이와 함께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1970년대 중반에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많은 량의 위스키를 생산하는 증류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 때 무려 1,250만 리터의 위스키를 생산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것이 토마틴의 발목을 크게 잡게 됩니다. 

1980년대부터 위스키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위스키 불황이 시작되게 되고 위스키 시장의 침체와 함께 토마틴 증류소도 어려움에 빠지게 되지요. 이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1986년 결국 토마틴 증류소는 파산을 하게 됩니다. 이 때 떠오르는 위스키 강국이었던 일본에서 "다카라 주조(Takara shuzo)"와 "오쿠라 상사(Okura&Co.)"가 토마틴을 인수하게 됩니다.

토마틴의 경영난에 관한 기사를 담은 신문
토마틴의 경영난에 관한 기사를 담은 신문

 

이로써 토마틴은 최초로 아시아에 넘어간 스코틀랜드 증류소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 두 일본 회사에 인수된 후 토마틴은 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었고, 그렇게 블렌디드 위스키에 들어가는 원액과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하며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토마틴을 처음 위스키를 좋아하기 시작해서 열심히 위스키를 마시러 다니던 2019년에 구형 보틀로 먼저 만나게 되었었습니다. 그 때 한창 위스키 공부를 열심히 하였던 때였는데, 조금은 낯선 위스키 이름이라 맛있을까.. 의심도 약간 했었는데요, 당시 뭔가 정직해보이는 바틀 모양과 쉐리 맛이 물씬 날 것 같은 위스키의 색을 보며 한잔 마셔보게 된 것이 처음 토마틴과의 만남이었습니다. 

토마틴 18년 구형보틀
토마틴 18년 구형보틀

이 때 마셔본 토마틴은 놀랍도록 맛있었습니다. 첫 모금에서 느껴지는 눅진하고 리치한 느낌의 달달함과 쉐리 특유의 건과일 느낌의 베리향이 물씬 느껴지는데 우와 진짜 맛있다! 라는 말이 육성으로 터지는 맛이었습니다. 꿀같은 달달함이 아닌 뭔가 달달한 빵을 먹었을 때의 단맛과 같은 달달함과 쉐리 특유의 건과일 향이 오묘하게 어우러지는 이 향이 정말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40도 중반의 나름 마일드한 도수에 부드러운 풍미와 우디함까지 마무리로 느껴지는 이 맛이 저에게는 너무 잘맞았었어요. 뭔가 마시면서 보라빛과 자주색이 떠오르는 그런 맛이랄까요! 그래서 이 위스키를 한번 마셔보곤 이 바틀이 다 끝날 때까지 토마틴 18년을 가장 많이 마신 단골손님이 되었습니다. 

이후에 정말 많은 위스키를 마셔보면서 이 토마틴 18년이 그리워서 여기저기 바에 다니며 토마틴을 많이 찾아보았는데요, 우선 토마틴을 보유하고 있는 바도 굉장히 적고 그마저도 제가 마셨던 구형보틀을 가진 곳은 없어서 그 이후론 마셔보진 못했습니다. 구형보틀을 아마 지금은 더 이상 구할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만약 이 구형보틀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있다면 거리가 멀더라도 꼭 가서 마셔보고 싶을 정도로 저에게는 좋은 기억이 있는 위스키 입니다. 

이후 신형으로 새롭게 보틀이 생산되고 있고 토마틴 12년, 18년, CS 등이 생산되고 많이 팔리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그리 인기가 있진 않아서 이 마저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신형 토마틴 18년도 상당히 훌륭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꾸덕한 쉐리의 표본이라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을 만큼, 건과일 향이 물씬나고 달달한 밀크 카라멜 같은 향이 나는 맛이 짧지 않은 피니시까지 갖출 것은 다 갖추었지만 솔직히 구형 보틀에서 마셨던 그런 감동까지는 아직 느끼지 못했습니다. 6년전 위스키에 막 빠져들기 시작했던 제 마음가짐 때문이었는지, 토마틴 18년 구형보틀이 정말 맛있는 위스키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기억과 추억 때문에 저에게는 토마틴은 정말 숨겨둔 보석 같은 위스키입니다. 

오늘 토마틴 이야기를 쓰면서 처음 위스키를 좋아했던 때를 떠올려보았는데요, 그 때는 정말 위스키를 마시면 무조건 책을 꼭 찾아보았고, 엄청나게 두꺼운 위스키 책들도 아낌없이 구매하고, 또 새로운 위스키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면서 마셔보고 기록하고, 다짜고짜 바텐더 분들한테 위스키에 대해 질문을 마구 던지곤 했었습니다. 그 때의 위스키에 대한 열정을 생각하니 아련하기도 하고 요즘은 그정도의 열정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반성이 들기도 했어요. 사실 사라의 술장을 쓸 수 있는 이유는 처음 위스키를 좋아하기 시작해서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했던 몇년간의 경험 덕분이기도 하거든요. 한 때는 위스키에 쓸데없이 돈과 시간을 지나치게 쓴게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사라의 술장을 하며 매주 위스키에 대한 글을 쓰고 또 이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분들을 저의 글로 만나뵐 수 있었다 생각하니 그 때의 투자가 값진 투자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말을 할만한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감히 말하자면 어떤 것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그 대상을 더 많이 알아보고자 하는 열정은 어떤 방향으로든 의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의 토마틴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의 숨겨둔 보석함에 있는 위스키여서 그런지 개인적인 생각과 이야기를 많이 쓰게 된 오늘의 뉴스레터 였습니다. 처음 위스키를 좋아했던 그 마음과 열정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저는 다음주도, 앞으로도 꾸준히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구독자 여러분을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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