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이번 한주도 잘 보내셨나요? 이번주 뉴스레터는 4일 연휴의 한가운데서 보내는 뉴스레터여서 보내는 저도 마음이 한결 가볍고, 뉴스레터를 받으시는 여러분의 마음도 한결 가벼우시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월요일, 화요일이 연속으로 휴일이였던 적이 드물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토일월화를 쉬게 되니 파워 일개미인 저는 무척이나 행복하답니다.ㅎㅎ 여담이지만 매주 일요일 저녁에 뉴스레터를 보내다보니 위스키 뉴스레터가 주말의 마무리의 상징이 된 것은 아닐까(마치 개콘 엔딩 음악처럼....) 살짝 마음이 무겁기도 했는데 이번주는 그런 걱정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소중한 날입니다.ㅎㅎ
연휴 초반에 비가 조금 오고 날이 꽤나 쌀쌀해서 나들이를 계획하셨던 분들은 조금 따뜻하게 옷을 입으셔야 했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4월이 정말 바빴던 한달이었어서 모처럼 푹 쉬는 연휴를 보내고 있어요. 늦잠도 자고 기다렸던 책을 받아 책도 맘껏 읽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면서 말그대로 충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봄날의 연휴를 가장 알차고 행복하게 즐기고 계시기를 바라며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번주 위스키 뉴스레터는 가장 로맨틱한 위스키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버번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바에 가면 한번씩 찾아 마시는 위스키 중 하나인데요, 오늘이 주인공 "포로지스 싱글배럴(Four Roses Single barrel)" 입니다.
포로지스는 말그대로 Four Roses, 네송이의 장미라는 뜻을 가진 이름입니다. 이름이 뭔가 의미 심장하지요?ㅎㅎ 포로지스라는 이름속에 로맨틱한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한데요, 그 전에 포로지스의 시작을 좀 살펴보자면 포로지스 창립자인 폴 존스 주니어(Paul Jones Jr.)는 1860년대부터 잘되고 있던 위스키 사업을 켄터키 주의 루이빌로 옮겨와 1888년에 "포로지스"라는 이름을 새롭게 붙여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포로지스의 창립자 폴 존스 주니어는 남부 출신의 한 여성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는데요, (이 남부 여성의 이름이 "벨"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확실하진 않습니다.) 폴 존스 주니어는 첫눈에 반한 이 여성에게 다가가 프로포즈를 합니다. 그리고선 자신의 프로포즈를 받아준다면 무도회 때 네 송이의 빨간 장미꽃을 가슴에 달고 나와달라고 합니다. 무도회가 열리던 날, 긴장된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리던 폴 존스는 마침내 네송이의 장미꽃 프로사주를 가슴에 달고 나타난 그녀와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그의 프로포즈에 "Yes"라고 답변해주었지요. 폴 존스 주니어는 이에 크게 감명 받아 새롭게 시작하는 위스키 증류소의 이름을 "Four Roses"라고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로맨틱하지요?ㅎㅎ
이 스토리의 세부적인 부분은 조금씩 이야기가 다르게 전해지기도 합니다. 폴 존스 주니어가 장미꽃 네송이를 달고 나와달라고 했다는 썰도 있고, 프로포즈를 받은 그녀가 바로 답변을 하지 않고 생각을 해보고 프로포즈를 받아준다면 무도회에서 장미꽃을 달고 나가겠다고 답변을 했는데, 그때 4송이의 장미꽃을 달고 나왔다는 썰도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이야기들을 썰일 뿐이며, 나중에 포로지스를 인수한 일본의 "기린"에서 이런 내용을 퍼뜨렸다는 풍문도 있지만ㅎㅎ 진실이 어떠하든 사랑 이야기에서 시작된 이 포로지스라는 이름이 이 위스키의 로맨틱함과 낭만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포로지스는 의료용 위스키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미국의 금주법 시대에 살아남은 몇 안되는 버번 위스키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1930-50년대에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인기가 있었던 버번 위스키로 이름을 날렸지만, 20세기 중반 유럽의 Seagram에 인수 되면서 포로지스 버번의 미국 판매는 중단하고 유럽과 아시아로 시장을 넓혀나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2002년에 일본의 "기린(KIRIN, 여러분이 아시는 기린 맥주의 기린이 맞습니다!ㅎㅎ)"에 인수되어 현재까지도 일본 기린에 소속된 증류소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포로지스 위스키는 특이한 매쉬빌(곡물 혼합 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로지스는 2가지의 매쉬빌을 이용한다고 하는데요, 두가지 매쉬빌은 아래와 같습니다.
- 매쉬빌 B : 옥수수 60% 호밀 35% 밀 5%
- 매쉬빌 E : 옥수수 75% 호밀 20% 밀 5%
이 매쉬빌에서의 특징은 호밀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보통의 버번 매쉬빌은 호밀의 비율이 10% 이하인 것이 일반적인에 포로지스의 경우, 호밀이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호밀 비중이 높은 버번을 High-Rye Bourbon이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호밀의 비중 덕분에 특유의 향긋함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요. 이전에 라이 위스키에 대해서 말씀드렸을 때도 언급한 적 있지만 라이 위스키는 그 향이 굉장히 특징적입니다. 그래서 라이 위스키의 맛과 향은 기억에 잘 남는 편이지요, 누군가는 향긋하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화장품향(ㅎㅎ)같다고 하는 라이의 속성이 포로지스에는 잘 어우러져서 버번의 달콤함과 라이의 향긋함이 모두 나타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이 포로지스 "싱글배럴"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포로지스 라인업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인업이자 인기가 많은 라인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싱글 배럴"이란 한 오크통에서 나온 위스키 원액만을 병입한 제품을 말합니다. 보통은 여러 오크통(캐스크)에서 나온 위스키들을 블렌딩하여 위스키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싱글 배럴 위스키는 한번에 한통의 배럴(캐스크)에서 나오는 위스키만 담아 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배럴 넘버에 따라 조금씩 맛과 향의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저는 이 차이를 느낄 정도의 미각 고수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ㅎㅎ
저에게 포로지스 싱글배럴은 가장 좋아하는 버번 위스키 중 하나 입니다. 바에 가서 굳이 찾아마시는 버번이기도 하고, 누군가가 함께 바를 가서 버번 위스키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꼭 추천하는 위스키이기도 합니다.
포로지스 싱글배럴은 버번 특유의 알코올향이 강하지 않아 부담감이 적은 위스키 입니다. 도수가 50도인데도, 뭔가 허들이 확실히 낮은 편이죠. 높은 라이 비율에서 나오는 특유의 향기가 마치 꽃향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꽃향기와 함께 버번 특유의 달짝지근함이 올라오는 것이 버번은 버번이구나를 알 수 있게 해주기도 합니다.
저는 포로지스를 마실때마다 달짝지근한 향긋함이 느껴져서 항상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특징들이 위스키 초보자 분들도 과감하게 도전해볼만한 고도수 위스키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버번 중에 가장 밸런스가 좋은 위스키가 아닌가 하고 개인적으로 감히 평가하기도 하는 위스키가 바로 포로지스 싱글배럴입니다. 맛과 향도 뛰어나고, 도수에 비해 부담감도 적은데 피니시도 깔끔하게 달달한 포로지스 싱글배럴은 바에 있다면 꼭 한번 마셔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포로지스 싱글배럴은 저 개인적으로도 나름의 로맨틱한 추억이 있는 위스키인데요, 지금 저와 함께 사는 짝꿍과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위스키바 데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저는 위스키를 좋아했던 사람이었고 짝꿍은 위스키를 잘 모르고 좋아하지 않았었던 사람이었지요. 그 때 제가 첫잔으로 추천했던 위스키가 포로지스 싱글배럴이었고, 그 때 짝꿍이 이 위스키를 마셔보곤 위스키가 마실만하구나, 위스키 향이 좋구나 하는 것을 처음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맛을 제대로 느낀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ㅎㅎ 저에게도 좋은 추억이 있는 위스키 입니다.
오늘의 위스키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로맨틱한 위스키 포로지스 이야기 재밌게 보셨나요? 이번 연휴 기간에 혹시 바에 방문하시게 된다면 포로지스 싱글배럴를 꼭 도전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향긋한 포로지스 싱글배럴의 맛과 향이 청량한 봄에 무척 잘 어울릴 것 같아요. :)
아직 휴일이 이틀이나 더 남았다니 너무나 행복한 일요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부터는 날씨도 너무 좋고 바람도 선선하고 정말 말그대로 봄날의 느낌이 물씬 나는 하루였는데요, 남은 이틀도 날씨가 좋기를 바래봅니다. :) 그럼 구독자 여러분 모두 남은 연휴 신나고 즐겁게 잘 보내시고 저는 다음주에 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즐거운 연휴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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