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간모기영 99호

[박일아의 요즘 한국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엄태화), [모기수다 시즌2] <레이닝 스톤>(1998), [5회 모기영] 후원에 감사합니다.

2023.08.12 | 조회 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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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Christian Film Festival For Everyone|혐오 대신 도모, 배제 대신 축제

박일아의 요즘 한국영화

대한민국이 꿈꾸는 유토피아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2023)

*현재 절찬중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포털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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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고층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대한민국은 가히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별칭이 지나치지 않는데요, 영화<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재앙으로 이 아파트 공화국의 모든 아파트가 다 무너져 내렸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단, 산자락에 위치한 황궁아파트 103동을 빼고 말이죠. 지진 이후 찾아온 혹독한 추위에 생존자들은 뻥 뚫린 하늘 아래 유일하게 우뚝 솟아있는 황궁 아파트를 찾아오고 이곳의 주민들은 외부인들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포털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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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의 출입을 금합니다

대부분의 재난영화처럼 부족한 물자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타인을 배려하던 마음이 불만으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지요, 결국 외부인들과 격렬한 몸싸움 끝에 아파트 주민들은 바리케이트를 세우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아파트의 주민 모두가 외부인들을 밖으로 몰아내자는 의견에 찬성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명화(박보영)가 ‘다 같이 사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먼저 아니냐’는 질문에 ‘그것은 다 같이 살자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죽자는 것’이라는 대답이 현실적이라는 지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외부인을 금지하는 결론은 결국 나만 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포털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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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아파트

아파트의 주민들은 주민대표 영탁(이병헌)의 지휘하에 아파트 정비를 하고, 외부 정찰을 돌며 기름이나 베터리 같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구해오고, 위생과 보건을 신경 쓰는 등 많은 인원이 생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공동체를 위해 더 많은 수고를 한 사람에게는 차등 배급을 하면서 무임승차를 배격하죠. 그렇게 합심해서 살아가는 황궁 주민들은 스스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는 듯합니다. 그 가운데 황궁 주민들은 종종 이 상황에 대한 안도감을 ‘선택받았다’고 표현하곤 하는데요, 얼핏 감사하다는 뜻처럼 들렸던 그 말에는 ‘나는 아파트 밖에 있는 저들과는 다르다’는 마음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가족을 지키는 가장의 숭고한 정신’으로 무장된 민성(박서준)은 황궁 아파트 단지 외 생존자를 약탈하거나 죽이는 것을 아내 명화와 아파트 식구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고백하지요. 그리고 몰래 외부인에게 식량을 나눠줬던 아내 명화를 대신해 더욱 철저히 내부의 규칙과 질서에 복무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포털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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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다 망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간혹 답답한 뉴스를 접하고 나면 농담처럼 되뇌었던 이 문장에 ‘나는 제외하고’가 숨겨져 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만 빼고 모든 게 무너져 내렸을 때 나는 과연 정신을 차릴 수 있을지, 드디어 내가 사는 아파트가 선택받았다며 단지 외의 사람 수탈하기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을지, 영화를 보는 내내 제가 이입했던 캐릭터를 생각해보니 자신이 없어졌지요.

엄태화 감독은 이곳을 나가면 끝이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파트에 들어가야 한다는 아파트 공화국 국민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아파트를 나가면 정말 다 끝인지, 그 믿음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우리가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지요. 콘크리트는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놓여야 조금이나마 유토피아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혜안과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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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영화제 후원모금]

강*중, 강*영, 강*철, 김*현, 김*관, 김*정, 김*호, 김*교, 김*선, 더불어숲평화교회, 로고스서원, 류*, 박*혜, 박*영, 박*애, 박*선, 배*필, 배*우, 박*홍, 북인더갭, 신*주, 신*식&변*정, 아카데미숨과쉼, 윤*훈, 윤*원, 이*기, 이*욱, 전*영, 정*하, 정*석, 지*실, 최 *, 허*호 님 (총 3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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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수다 시즌2 ]

🎬 8월의 모기수다에 초대합니다!
모기영의 영화감상 모임인 ‘모기수다’는 매월 둘째 토요일 오후 3시에 모입니다.
8월의 모기수다 영화는 겐 로치 감독의 <레이닝 스톤>(1993)입니다.

📍 시간 : 2023년 8월 12일(토) 오후 3시 (3~5시-영화감상, 5~6시-감상 나눔)
📍 장소 : 바람이불어오는곳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 5층, 501호)
📍 참여신청 및 문의 : '문토' 어플리케이션-> '모기수다' / 사무국 010-2567-4764

모기수다 모임 참여는 '문토'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 앱스토어 / 구글스토어에서 '문토(MUNTO)' 어플 설치
▶︎ '모기수다' 검색
▶︎ '8월의 모기수다' 클릭 후 '참여하기'
▶︎ 참가비 결재 (1만원)

*문토 이용 수수료와 다과준비 및 공간사용료를 위해 회비를 받고 있습니다.

▲ 이미지 클릭 - 8월의 모기수다 문토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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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자리, 모두들 안전하신지요?
좋은 영화의 힘을 믿으며
혐오와 배제없는 축제의 시간을 함께 만들어가시는 분들을
모기영은 계속해서 기다리겠습니다.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세요!


글 : 박일아, 강원중 
편집디자인 : 강원중

2023.8.12.토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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