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주간모기영 41호

“고양이와 예술가”, [모기수다] <하우스 오브 구찌>(2021)를 보고 만났어요., [모기수다]는 주간모기영 독자여러분께 열려있습니다., ✨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 [주간모기영] 1주년 기념 이벤트 발표 🎊,

2022.05.14 | 조회 8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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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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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주간모기영 41호
2022년 주간모기영 41호

“고양이와 예술가”

고양이
by 조운 
에이킨
늙은 모그가 들어와서 신문 위에 앉는다.
사람 좋아하는 늙고 뚱뚱한 고양이
쓰다듬어 주면 자기가 우리에게 호의를 베푼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다.

『고양이』(HB Press, 2021)에서
조운 에이킨, 메리 올리버, 나오미 쉬하브 나이.... 외, 『고양이』, 이재경 엮고 옮김, HB Press, 2021.
조운 에이킨, 메리 올리버, 나오미 쉬하브 나이.... 외, 『고양이』, 이재경 엮고 옮김, HB Press, 2021.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게 된 것은 약 9,500년 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반려묘가 되어 집안에서만 살게 된 것은 1920년쯤부터라고 하는군요. 그 전까지는 수천 년 전 이집트에서처럼 신으로 대접받았는가 하면, 꽤 오랫동안 사악한 영물로 취급받아 학살의 대상이 되기도 했죠.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화가 루이스 웨인(1860-1939)은 고양이를 의인화한 그림들로 고양이들을 강아지만큼 친밀하고 귀엽고 엉뚱한 친구들로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어요. 사람처럼 차려입은 웨인의 고양이들은 웃고 담배를 피우고 카드게임을 하고 축구와 골프와 테니스를 즐깁니다. 1차 세계대전 전까지 루이스 웨인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는데요, 웨인의 고양이 그림은 명랑하고 익살스러운 분위기로 사람들을 자주 웃게 했지만 정작 화가 본인은 무척 힘든 삶을 살았답니다. 루이스 웨인은 일찍부터 가장이 되어 누이동생 다섯과 어머니를 평생 부양해야 했고, 사랑하는 아내와 반대를 무릅쓴 결혼을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병으로 아내를 잃었어요. 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천재다운 기벽과 현실감각 없는 순진한 성격 탓에 늘 재정난에 허덕이다가 말년에는 조현병으로 15년이라는 세월을 정신병원에서 보내게 됩니다. 권투와 음악을 즐겼고 전기를 사랑한 발명가이기도 했던 루이스는 전기에 감전된 듯 번쩍이는 고양이 그림을 그린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런 루이스 웨인의 기이한 삶과 애틋한 사랑을 다룬 영화가 개봉했어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입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고양이와 화가라니, 참으로 눈이 번쩍 뜨이는 조합입니다.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The Electrical Life of Louis Wain>(윌 샤프, 2020) [이미지출처 : 네이버영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The Electrical Life of Louis Wain>(윌 샤프, 2020) [이미지출처 : 네이버영화]

루이스 웨인(베네딕트 컴버배치)이 여동생들의 가정교사였던 에밀리 리처드슨(클레어 포이)을 만난 것은 스물세 살 때였습니다. 에밀리는 열 살이나 연상이었고, 당시 가정교사는 하녀보다 조금 나은 신분이었으니, 가족들은 물론이고 누구도 반기지 않는 결혼이었어요. 이 커플에게 어느 날 아기 고양이 피터가 나타납니다. 에밀리가 힘들게 투병하는 동안 그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루이스는 피터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사랑스럽고도 우스꽝스러운 그림들이었죠. 그 그림들이 신문에 실리면서 루이스는 ‘고양이 화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됩니다.

 <총각파티 The Bachelor Party>(루이스 웨인, 1939) [이미지 출처: 위키커먼스]
 <총각파티 The Bachelor Party>(루이스 웨인, 1939) [이미지 출처: 위키커먼스]

당신 덕분에 세상이 아름다워졌다고 말하는 루이스에게 에밀리는 말했어요. “내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 것이 아니라 세상은 원래 아름다워.” “당신은 프리즘이야. 세상을 여러 빛으로 굴절시키는 거지.”

에밀리의 말대로 루이스에게는 자신의 형편이나 세상의 편견과 상관없이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고 그림에 담아내는 눈과 재빠른 손이 있었어요. 신비에서 친근함을, 사악함에서 귀여움을 발견하는 능력이었죠.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번에도 제대로 해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BBC의 <반 고흐: 페인티드 위드 워즈>(2010)에서 고흐를 연기했던 적이 있어요. 고흐도 말년에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했고 평생 생활고에 시달렸던 화가죠. 한때 열 살 연상의 옆집 누님을 사랑했던 것도 비슷하네요. 고흐가 고양이도 그렸던가요? 아, <저녁>(1889)이라는 그림이 있네요. 잠들기 전 호롱불 아래서 부부가 소일을 하고 있는데요, 뒤편에 앉은 고양이가 가만히 둘을 지켜봅니다. 고흐가 생 레미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것이 1889년이니, 이 그림을 그릘 즈음 고흐도 루이스 웨인처럼 고통받고 있었겠지요. 그에게도 고양이가 가만한 위로가 되었던 걸까요.

다른 사람에게 널리 권하기보다 혼자만 즐겨도 좋겠다 싶은 영화와 책들이 있어요. 저의 경우는 대다수 ‘고양이 책’과 ‘고양이 영화’들인데요, 그 목록에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를 슬쩍 올려놓습니다.

사랑스럽고도 애잔해서, 마음에 남는 영화입니다.


[모기수다] <하우스 오브 구찌>(2021)를 보고 만났어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가 조용히 혼자 보기 좋은 영화라면, <하우스 오브 구찌>는 여럿이서 수다떨기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남편을 청부살해하고 실제로 18년을 복역한, 누가 봐도 악녀인 구찌가의 며느리 파트리치아를 레이디 가가가 연기하면서 뭔가 복합적인 캐릭터로 탄생시킨 작품이죠. ‘구찌’라는 이름을 둘러싸고 진짜 구찌와 가짜 구찌, 절반만 구찌인 사람과 순혈 구찌인 이들과 뒤늦게 구찌가 된 사람의 인정투쟁과 배신의 테마, 더 나아가 우리가 믿는 ‘진리’에 대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오고갔어요.

<하우스 오브 구찌>(리들리 스콧, 2021) [이미지 출처: 다음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리들리 스콧, 2021) [이미지 출처: 다음영화]

두 번째 모기수다도 이렇게, 즐거웠답니다.

<벨파스트 Belfast>(케네스 브래너, 2021) [이미지 출처: 다음영화]
<벨파스트 Belfast>(케네스 브래너, 2021) [이미지 출처: 다음영화]
  • 일시: 2022년 5월 27일(금) 저녁 9시
  • 보고 오실 작품: <벨파스트>(2021)

<벨파스트>는 감독 케네스 브래너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2022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각본상(케네스 브래너)과 영국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고, 2021년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모기영은 여전히 수다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모기영은 여전히 수다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모기수다]는 주간모기영 독자여러분께 열려있습니다.

3회 모기수다에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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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 구●남, 김●정, 김●선, 박●용, 박●형, 박●숙, 박●홍, 신●주, 이●은, 이●진, 이●화, 최● 님 고맙습니다.

(2022.4.27.-5.10. 기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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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전체사진
제3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전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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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기념 이벤트 당첨 발표
1주년 기념 이벤트 당첨 발표
『제인 오스틴 무비클럽』(북인더갭, 2021)
『제인 오스틴 무비클럽』(북인더갭, 2021)

백*연, 조*영, 홍*빛, 박*훈 님께
이벤트 도서 『제인 오스틴 무비 클럽』(북인더갭, 2021)을 발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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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구글
이미지출처 : 구글

알베르트 슈바이처가 이렇게 말했다는군요.
“인간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음악과 고양이다.”

모든 사람에게 고양이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뭘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어떤 대상 앞에서 내가 가장 많이 웃는지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할 것 같아요. 루이스 웨인은 그래서 그렇게 많은 고양이들을 그렸겠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후 미국여행을 떠나면서 웨인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가서 미국의 고양이들을 살리고 미국인들을 웃게 할 거예요.”

살리고! 웃게 하고!

조금 덜 영악하게, 덜 계산하고, 어디서든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사는 사람의 막후가 곁에서 보기에도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표현할 사랑이 많고 챙길 사람, 찾을 이름이 많은 계절입니다. 나누어도 고갈되지 않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함께하시길 기원하며, 감사와 평안을 전합니다.

 

2022. 05. 14. 토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수석프로그래머
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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