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노래(1): 너무 애쓰고 싶지 않아요 - 브로콜리 너마저
너무 애쓰고 싶지 않아요. 새 신발을 신고 나온 날처럼
걷다 보면 언젠가는 무뎌지겠죠. 신발의 목적은 원래 닳아가는 것 아닐까요.
어떤 노래는 날개를 달고, 적은 몸짓으로 높이 오르지만
내가 불러주는 만큼만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이름도 있죠.
모든 것이 닳더라구요. 삶도 노래도
뭔가 이뤄내면 괜찮을 줄 알았죠.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시간을 이길 수 없죠.
사랑도 사람도 나의 모든 게 닳아요. 몸도 마음도, 꿈과 사랑도 (x2)
내가 갖고 싶던 것도, 가졌다고 생각한 것도 모두
아름답고 쓸모없는 작은 돌 하나
[Hello] 지난 한 주 어떻게 보냈나요?
가끔 누가 내 삶을 지켜보고 있으면서, 적재적소에 무언가 던져주는 것 같다. 짐 캐리의 '트루먼쇼' 같은 느낌이다. 그런 순간은 매우 흥미롭게 찾아온다. 마치 누군가의 특정 목소리가 약간 허공에 노란 형광펜이 그어지면서 그의 입에서 나의 귀까지 전달되어 오는 것만 같다. 다른 말들의 소리보다 110% 정도 볼륨이 큰 것 같다. 그래서 나도 흘려 들을 법도 한데, 주의 깊게 담아 듣게 되는 말들이 있다.

시작은 '박주석코치님'의 코멘트였다. 코치님과의 만남이 지난 금요일이었는데, 뵙기 직전까지 나는 다음 날 토요일 새벽에 나갈 '레터의 지난 호 글'을 쓰고 있던 차였다. 자연스럽게 헤어지고 나서 원고를 마저 쓸 예정이란 말을 주고 받다가, 코치님께서 말씀하시길, '가끔은 펑크도 내시고 해야, 의외성도 생기고, 사람들이 코치님도 펑크 내시는 날이 있구나 하며 다음 것도 더 기다립니다~'하며 허허 웃어주셨다.
뭔지 모르게 멋진 표현이었다. '의외성'. 나의 코치로서 태도를 잘 이해하고 계신 박코치님의 코멘트가 왠지 모르게 그 날 따라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도 토요일 하루 동안 틈틈히 '의외성'에 대해 음미했다. 아무래도 그 단어가 지금 내게 뭔가 중요한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단 느낌이 들어 다시 코치님께 메시지를 보냈다. 나의 밤늦은 메시지에도 '알겠다'고 귀하게 답변 주시고, 하루가 지난 후 답이 왔다.

나의 요청에 다음 날 온 박코치님의 귀한 답변


메시지를 받고, 몇 번 정독했다. 느낌이 왔다. '아, 이 메시지에 나의 2026년에 매우 중요한 컨셉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인생이란 언제나 어찌나 흥미롭던가. '의외성'이란 말을 들은 금요일 밤, 약간의 뾰루지인가 했던 턱 밑에 작은 붉은 반점이 올라오고 있었고, 토요일 아침 즘엔 귀 앞부분이 조금 부풀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방문한 병원에서의 진단. '대상포진'이었다.
나의 '대상포진' 소식에 우리집 남자 셋은 화들짝 놀란 기색이었다. 나를 환자로 명명하고, 셋이서 분주했다. 연고 하나를 발라도 셋 모두 면봉을 들고 달려드니 나로선 이게 뭔일인가 싶은 장면들이었다. 그들 못지 않게 나도 놀랐다. 대상포진이라 하면 둘째 낳고 나서 몸조리할 때 등에 왔던 그 친구 아니던가. 그렇게 나는 1주일 동안 피부 위 흐르는 전기와 함께 살았다.
'대상포진'이란 말에 마주치는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셨다. 그 동안 너무 피곤했던 거 아니냐, 무리한 거 아니냐 위로와 염려의 메시지들을 건네주셨다. 참 감사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 가슴에 깊게 질문이 맺혔다. '내가 무리했는가? (나의 오래된 패턴 '애쓰는 삶'을 산 것인가?)' 나는 내게 묻고 또 물었다.
하이라이트는 남편이었다. 남편이 고요히 식탁에 앉아 진지하게 내게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해'라고 위로해줬다. 감사했다. 그런데, 그 때 내 안에 계속 반복했던 질문 '내가 무리했는가?'라는 질문 앞에 드디어 답이 툭 올라왔다. '아니, 나는 무리하지 않았다.🙂🙂🙂🙂' (개인마다 정도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음 주의 >_<)
사실 나는 최근 아주 멋진 도전에 임했었다. 내가 그 동안 하던 업무 레벨이 1-2 사이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체감적으로 레벨 3-4정도 되는 일이 들어왔다. '제가요?'란 의구심이 피어올랐지만, '해보자, 나를 무척 사랑하는 방식으로, 멋지게'란 목소리가 올라왔고, 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그 도전 여정 중 25년 1년 동안 셀프북코칭 모임에서 배운 자기사랑을 매우 정성스럽게 일정 사이사이 배치했고, 나는 나를 케어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이른 취침이었다. 저녁 9시 좀 넘으면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이틀 일 했으면 하루는 고요하게 하루 쉬려 노력했다. 피곤하면 마사지를 받았다. 길게 일을 하지 않고, 가장 집중력이 높은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 하고 시간이 지나면 일을 멈추었다. 중간중간 공원을 산책했다. 압력(pressure)이 커져가면, 가끔 거실에서 혼자 막춤을 추기도 했다. 거울을 보면서 나의 상태를 점검했다. 아침에 영양제와 계란 2개 등 건강한 음식을 내게 시간 맞추어 먹였다. 스트레칭을 중간중간 넣었다. 샤워할 때 괄사로 순환도 했다. 양말도 신어 순환을 도왔다. 무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제대로 성과내는 일을 해보려 노력했다. 기존에 쓰던 손 방향과 다른 손을 써서 다른 레벨의 일을 도전했다. 내가 늘 가던 각도에서 0.01도 정도 틀어서 다른 방향을 시도한 나날이었다. 누군가 눈엔 티가 나지 않지만, 나는 아는 다름.
결론적으로 '대상포진'이지만, 사실 받은 스트레스로 치면 훨씬 더 큰 것이 올 수도 있었다는 측면에서 나는 이 친구를 '포진'이라 부르며 이번 한 주 흠씬 사랑해주었다. 잘 안 가는 병원도 2-3일마다 가서 진료 받고, 연고도 마르기 전마다 발라주었다. 약도 쎈 것으로 지어서 더 확산되는 것을 막았고, 해야 하는 일들도 더 줄였다. 자연스럽게 벌어진 '여지(의외성)'란 것이 내 삶에 벌어졌다. 그 중 제일은 올해 가장 사랑한 필라테스를 1달 쉬기로 한 것이다. 과감하게. 어떤 날은 일정이 한 개만 있어서 오예 하며 춤을 췄더랬다. 바쁜 것도 좋고, 여유로운 것도 좋다라 느끼는 날 보면서 좋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에 있어 조금 더 의외성(여지) 있는 삶, 동료코치분들과 가끔 이야기하는 로망 '시간부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나는 폭풍적인 성장과 그 사이 꿀 같은 휴식을 조율해 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엄청 확산되지 않은 '포진'이에게 고마움을, 그리고 '레벨 3 도전'을 마친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이번 한 주를 고요하게 잘 보내었다. (아마 얼굴에 올라온 대상포진은 레벨 1.5급인 내가 레벨 3을 하면서 뱁새의 다리가 조금 찢어진 흔적 같단 생각을 오늘 저녁에 했다. 영광의 상처인가. 허허)
오늘은 1:1 면대면 코칭이 있어 출장 가는 날,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커피를 사려고 잠시 차를 대고 테이크아웃하려 차 문을 열고 내리는데, 눈 앞에 갑자기 초대형 무지개가 나타났다. 나도 모르게 활짝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지금 포진이 난 얼굴인 나도 괜찮고, 하루하루도 괜찮고, 지금 내 삶도 감사하며, 주어진 것으로 괜찮았다. 무지개가 내게 말하길, '성향아, 내가 놓은 도전을 마주하며 걸어온 네 진심을 보았다. 수고했다'는 듯 했다. 그리고 차에 다시 올라타 포진을 보니, 검게 딱지가 잘 앉아 있었다. 감사하게 또 이렇게 지나간다.
나를 사랑하며 일하는 법을 더 깊게 가르쳐 준 '포진'에게 큰 감사를, 큰 축복을.
(오늘도 9시면 잠자리로 가야겠다. 푹 자는 기쁨을 누리러.)

트루먼쇼 맨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는 오늘 하루였습니다. 보신 분들은 알 거에요. 주인공이 바다 끝에서 마지막으로 지은 미소요. 약간 이번 경험을 통해 저도 늘 애쓰며 살던 저로부터 조금 이별한 느낌이었습니다. 대상포진이란 메신저를 통해 그 동안의 저와 진하게 마주하고, 이제 떠나보냅니다. 더 편안해진 저로 가끔 & 가늘고 & 길게 반갑게 만나요.


*출처: https://www.instagram.com/p/DSBqgMdCaNr/?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NTc4MTIwNjQ2YQ==
[자기대화일지] 시간입니다.
자신만의 노트에, 펜 끝을 통해서 내 안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마주합니다.
최소 20-30분 오직 이 행위만 고요하게 집중해보시는 것을 적어도 주1회 추천합니다.
내가 가장 귀 기울여야 하는 목소리는 언제나 나 입니다.
그 시작은, 'OO야, 이번 한 주는 어땠어? 괜찮아?'

12월의 셀프북코칭 책은 제가 만든 '자문자답 나의1년 2025-2026'으로 진행되고 있어, 별도의 팟캐스트와 글은 없지만, 최근 나눔들 속에서 인상적인 흐름이 있었어요.
관계에 대한 질문이 있던 날인데, 올해 좋았던 관계의 주인공이 바로 '나 자신'이란 답들이었어요. 읽는데, 아 멋지다. 멋지다. 멋지다 하며 미소 가득했었습니다.
함께 하는 이 여정 속에 내년에도 우리의 답이 '우리 자신'이 가장 먼저 바탕에 있기를. 함께 할 수 있어서 늘 감사하고 있어요. 저도 더 저 자신과의 관계를 다정하게 잘 가져가볼게요. Be Kind.🙂
올해 진정한 친구 = 나 자신!!!





[Good Bye] 다음 한 주는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2주 뒤면, 크리스마스에요. 어떤 크리스마스를 그리고 계신가요. 저는 여러분들에게 영감을 받아, 그 날은 사랑을 더 나눌 수 있는 날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 크리스마스 카드를 좀 사보려 해요. 쓴지 정말 오래되었는데요. 써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건넬 수 있는 날 보내보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그들과 더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을 그린다면 어떤 장면인가요? MK님이 공유 주셨던 노래 안희수님의 노래를 공유드리며, 다음 한 주는 우리가 우리 주변에 사랑을 더 나눌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이번 주 노래(2) 안희수 -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어쩌면 우리 앞에 놓인 모든 일들에, 다 짜여진 각본이 있는 것만 같지 않니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 수가 있나
이렇게 이상한 미로에 갇힌 날에는 네 목소릴 들으면 또다시 길을 찾아내
사랑은 참 놀라워, 이럴 수가 있나
우리 매일 마음껏 미끄러져보자. 너와 함께면 한없이 단순해져 왠지 난 그게 좋아
오 우리 매일 마음껏 웃어넘겨보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사는 게 덧없어 의미를 찾아 헤맸지, 네 손잡고 걷기만 해도 이리 재밌는데
어젠 뭐가 그렇게 우울했나 몰라
우리 때론 마음껏 도망쳐도 보자. 너와 함께면 어제를 미련 없이 모두 버릴 수 있어
오 우리 때론 마음껏 토해내듯 울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너와 평생을 흐트러지며 살고 싶어. 조심할 것도 없이 걱정할 것도 없이
우리 매일 마음껏 사랑을 나누자. 너와 함께면 한없이 유치해져 왠지 난 그게 좋아
오 우리 때론 마음껏 아픔을 나누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2026년 셀프북코칭 키워드가 정해졌습니다. 무엇일까요? 곧 공개할 예정입니다.
1월의 책에 대한 투표가 진행 중인데요. 모집 시작하면, 공유 드릴게요. 🙂🙂🙂

이번 주 소식: 전시 '자문자답'
: 12월 중순에 순천에서 셀프코칭을 컨텐츠로 삼은 체험형 전시를 엽니다. 차화진 코치님의 '놀틈'에서 주관하는 재미난 프로젝트에요. 신청 오픈 되어서 공유 드려요. 그리고 아래엔 이 여정을 준비한 차화진 코치님의 글이 담긴 뉴스레터 링크도 남겨두었습니다.
*뉴스레터 링크: #2. 나를 키우며 사는 일 - 하동과 여수에서 살아내는 이야기
👉 https://maily.so/nolteum/posts/5xrxvnn5z2v?mid=d5ry9gj44o1
마무리 질문
Q1. 오늘 나와의 대화를 통해 '어떤 나'를 만났나요?
Q2. 다음 한 주는 '나 자신'과 어떻게 살아가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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