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가 된 후 주요 업무 중 하나는 팀 리더들과의 소통이었다.
10명가량의 팀장이 있었고, 대부분 팀장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부침을 겪고 있었다.
팀장들이 가지고 오는 고민의 종류는 여러 가지였지만 그중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이 바로 '팀원과의 대화'였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괜히 피드백했다 의욕이 꺾일까 걱정이에요"
"잘못됐다고 말은 해야 하는데 언제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야 할까요"
"아무리 말해도 잘 고쳐지지가 않아요"
들어보면 대부분의 팀장들이 피드백을 훈계 내지는 잔소리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무언가 부정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고 생각하니 받아들이는 상대방의 눈치를 먼저 살피게 되고, 그래서 꼭 해야 하는 피드백을 미루다가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불거지곤 한다.
여기까지는 팀장의 입장이고, 그렇다면 팀원의 입장은 어떨까?
2026년 휴넷이 직장인 584명(팀원급 312명, 팀장급 2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인 리더십 인식’ 설문조사를 보면, 팀원이 바라는 팀장의 유형 1위로 '육성형 리더'를 꼽았다. 팀장급들이 '비전형 리더'를 1위로 꼽은 것과 대조적이다.

커리어와 개인 성장을 중시하는 요즘의 팀원들이 리더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조사라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가슴 뛰는 비전만으로는 모든 팀원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 없다. 팀원들이 움직이고자 하는 동기는 다양하며, 그 동기들을 파악하고 자극하는 것이 팀장의 일이다. 요즘 팀원들은 '이 리더 밑에서라면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를 중요한 동기로 꼽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팀장들의 피드백 전략도 '성장'이라는 토대 위에서 마련해야 한다.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피드백을 주는 게 아니라 팀원을 성장시키기 위해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이렇게 접근하면 내가 망설였던 피드백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 내가 주저하고 있는 이 대화는 정말로 팀원의 성장을 위한 것인가? 그렇다면 주저 없이 대화를 청해야 한다. 피드백은 그 의도만큼 타이밍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와 상대방 모두가 뚜렷하게 인지하고 있을 때 대화를 해야 전달된다.
피드백을 주기로 결심했다면 다음은 전달 방식을 고려할 차례이다. 팀원 성장이라는 의도가 아무리 분명해도, 전달 방식이 따라주지 않으면 의도한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칭찬이든 개선요구든 근거에 기반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이상적이다.
칭찬을 하더라도 “지난 발표 좋던데요?”로 끝내지 않는다. “마감을 지키려고 먼저 나서서 협의를 이끌어 준 덕분에, 촉박한 일정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어요”처럼 어떤 행동이 결과에 기여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조직의 핵심가치나 우리 팀이 일하는 방식과 연결해 설명하는 것이다. (개선 피드백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팀원은 어떤 행동을 계속해야 할지 알 수 있다. 팀의 기준을 지키는 일이 이곳에서 인정받고 성장하는 길이라는 것도 배운다.
이런 팀원은 팀의 핵심멤버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는 리더십까지 염두에 두고 육성 전략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피드백은 팀장이 팀원을 성장시키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수단이자 의무이다.
동시에 팀원들도 스스로의 성장에 필요한 피드백을 (어쩌면)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물론 예외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잘 정리된 피드백을 주어도 어떤 이유로 마음의 문을 아예 닫고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팀원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피드백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부터 살펴야 한다. 그에 맞는 대응도 따로 고민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함께 일하는 관계를 끝낼 준비도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런 몇몇 예외적인 케이스 때문에 피드백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팀장이 피드백에 대해 아래 3가지 측면에서만 조금 더 고민한다면, 의외로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는 팀원들이 생길 수도 있다. 어쨌든 팀장과 팀원 모두 좋은 피드백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팀장 피드백 체크리스트 3
- 목적 명확화: 팀원의 성장을 위해 피드백을 주려 하는가?
- 타이밍: 지금 바로 전달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 전달방식: 우리 팀의 기준, 조직의 핵심가치 등 합의한 근거를 기반으로 전달하는가?
ps. 확신이 없는 리더, 팀장분들에게
이렇게 피드백 하나를 두고도 고민하고 주저하는 팀장들은 실무에서는 한가닥 했던 사람들이다. 높은 책임감과 주인의식으로 인정받아 팀장이 되었기에, 팀장이 된 첫날부터 빈틈없어 보이고 싶고 팀원들에게 존경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팀장은 다른 게임이다. 새로운 직무를 맡았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마케팅에서 날고 기던 전문가도 개발을 맡으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것처럼, 팀장의 일도 그렇다.
그래서 초보 팀장에게는 오히려 완벽함이 독이 될 수 있다. 확신이 없고 부족해 보이더라도, 내가 아는 만큼은 기준을 잡고 자신 있게 팀원들과 대화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럼에도 팀의 성공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일 때 리더십이 생겨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많은 실수와 실패, 후회와 자책을 거듭했다. ‘내가 뭐라고, 팀장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하는 생각이 수없이 스쳤다. 하지만 확신이 없어도 해야 했던 일들, 그 과정에서 겪은 실패 덕분에 조금씩 나만의 리더십 기준을 다져올 수 있었다.
그래서 그 경험과 기준을 나눠보려 한다. 멘타와 연이 닿아 '실전팀장'이라는 이름의 초보팀장 멘토링 프로그램을 열게 되었다.
그리고 본 프로그램 이전에 '팀을 위해 했던 내 행동은 왜 통하지 않았을까?'를 주제로 11월 26일 무료 라이브 특강을 진행한다.
나는 여러 회사를 경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회사가 4명에서 60명이 되고, 0에 가깝던 매출이 600억 원대로 성장하는 과정을 8년 동안 겪었다.
조직의 성장 단계마다 필요한 리더십이 다르다는 점도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다. 인턴부터 시작해 팀장을 거쳐 CSO가 되었기에 팀원이 신뢰하는 팀장, 경영진이 신뢰하는 팀장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할 기회도 있었다.
구조조정에 준하는 조직개편을 여러 차례 주도하며 비난도 많이 받았다. 그 과정에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팀이 다시 비전과 목표를 향해 움직이도록 돕는 법을 배웠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내 역할을 위임하고, 새로운 사람을 채용하며 조직을 키우는 법도 배웠다. 나 역시 그 과정을 거치며 실무자에서 팀장, 팀장에서 CSO로 역할을 넓힐 수 있었다.
이번 특강에서는 그 과정에서 잘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판단과 대화를 돌아보려 한다. 팀장의 기준을 선명하게 하는 대화, 조직개편과 같은 거대한 변화를 다루었던 방법, 실패를 통해 배운 위임까지 팀장이 현장에서 자주 겪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지금 팀장으로서 확신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면, 내 시행착오가 다음 대화와 결정을 준비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