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님, 새해 계획 세우셨나요?
고백하자면 저는 뼛속까지 P예요. 체크리스트 지우는 맛? 평생 모르고 살았습니다. 즉흥적으로 꽂히면 해내는 제 성향에 나름 자부심도 있었고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갈증이 느껴졌어요. 분명 바쁘게 사는데 뭔가 쌓이는 느낌이 없고, 연말마다 '올해 뭐 했지?' 하는 허무함이 찾아왔거든요. 즉흥적으로 사는 게 자유롭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냥 흘러가는 거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예쁜 템플릿, 습관 노트, 붙이는 달력까지 별걸 다 시도해봤는데요. 뭘 해도 2달을 못 넘기더라고요😂 촘촘한 계획표만 보면 숨이 막혔고, 하루만 밀려도 '망했다' 싶어서 덮어버렸어요. 한참 헤매다 깨달았습니다. 계획이 문제가 아니라, J식 계획법이 나한테 안 맞았다는 걸요.
오늘은 그 시행착오 끝에 찾은 느슨한 P의 계획법을 나눠볼게요.
매년 다이어리를 사도 2달을 못 넘긴 분이라면, 이 이야기가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

| 왜 P는 J식 계획이 안 맞을까? |
생각해봅시다. 아무리 P 성향이라도 회사에서는 다들 스케줄 짜고, 기한 맞춰서 일을 척척 해내지 않나요? 우리 P들도 계획을 세울 줄 모르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강제성이 없는 일상에서는 계획을 세워도 '지키질' 못한다는 거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P들은 통제형이 아니기 때문에, 계획을 '지킨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희열이나 보상이 거의 없습니다. J들이 체크리스트를 지우고, 계획대로 뭔가를 해내는 것 자체에서 보상을 얻는 것과는 다르죠. 우리 P들은 성향적으로 계획을 지키는 것보다, 그때 즉흥적으로 생각난 그것! 그걸 하며 시간을 보냈을 때 더욱 만족감을 느끼니까요.
그래서 P들을 위한 계획법은 달라야 해요. 촘촘한 계획표보다는 명확한 방향성과 여백이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죠. 아래와 같은 계획 원칙을 세웠습니다.
💡 P를 위한 계획 원칙 4가지
1️⃣ 숫자에 집착하지 않기
보통 목표는 구체적이고, 마감 기한이 있고, 측정 가능해야 좋다고 하잖아요. '0월까지 SNS 팔로워 00명 만들기' 같은거요. 물론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과감하게, 계획 초보에게는 숫자 목표를 추천하지 않아요.
결과론적인 숫자 목표는 수치가 너무 적으면 성취감이 없고, 너무 크면 중간에 쉽게 포기하게 돼요. 게다가 우리 P들은 그걸 얼마나 달성했나 세세하게 트래킹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숫자 목표 대신 '시간'을 택했어요. '책 5권 읽기'보다 '하루 20분 읽기'가 훨씬 지키기 쉬워요. '팔로워 1000명'보다 '일주일에 3시간 콘텐츠 작업'이 현실적이고요. 결과는 통제할 수 없지만, 투입하는 시간은 통제할 수 있으니까요.
2️⃣ 방향성과 진짜 '욕망'에 집중하기
P들에게는 숫자 목표보다 선명한 욕망이 더 강력한 동력이 돼요. 체크리스트를 지우는 희열 대신, 내가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거든요.
그래서 연간 목표를 세우기 전에 먼저 방향성 점검부터 하는 게 꼭 필요해요.
그리고 진짜 하고 싶지 않은 일은 과감히 빼세요. '뭐라도 자기계발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남들 다 하니까' 같은 이유로 넣는 운동, 영어공부 같은 거요. 애초에 하지 않을 목표는 괜히 마음만 불편하게 하고, 진짜 하고 싶은 것에 쏟을 에너지를 분산시킵니다.
3️⃣ 계획은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는 점 기억하기
P들이 계획에 질리는 이유 중 하나가, 한번 세운 계획을 꼭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에요.
하지만 계획은 돌에 새긴 약속이 아니에요. 상황이 바뀌면 얼마든지 수정해도 돼요. 계획은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아니라,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에요. 완벽하게 지키는 것보다, 수정하면서라도 계속 이어가는 게 핵심입니다.
4️⃣ 한번에 다 하려고 하지 않기
계획 초보일수록 연초에 1년 치를 다 세워두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그러다 지쳐서 계획 세우기 단계에서 이미 포기하게 돼요.
이 계획법의 핵심은 큰 틀부터 잡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근차근 좁혀가는 거예요. 연초에는 연간 방향성과 월별 배치까지만. 월별/주간 세부는 그때그때 채워가세요.
그리고 숨쉴 구멍도 꼭 만들어 두세요. 빡세게 달리는 달이 있으면, 여유롭게 흘러가는 달도 있어야 해요. 여백이 있어야 나머지 달도 버틸 수 있어요.
| P를 위한 느슨한 계획 구조 |
🧭 출발점: 내가 원하는 방향 먼저 잡기
본격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바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떠올려보는 거예요.
앞서 말했듯이 P들은 계획을 '지켰다'는 것 자체에서 큰 희열을 못 느껴요. 그래서 우리에겐 다른 연료가 필요해요. 바로 '두근거림'과 '열망'이에요. 이걸 상상하면 가슴이 뛰는가? 이걸 이루면 정말 행복할 것 같은가? 이런 감각이 P들의 행동 트리거가 됩니다.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이런 질문들에 답해보세요:
- 작년은 나에게 어떤 한 해였어?
- 작년보다 올해 더 나아지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 올해 어떤 변화가 있으면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에 조금 더 가까워질까?
- 올해가 끝날 때 어떤 내가 되어 있으면 좋겠어?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원하는 삶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를 생각해보는 거예요. 거창한 인생 목표보다는 지금 이 시점에서의 방향 감각을 잡는 거죠. 그럼 자연스럽게 올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어떤 일인지 보여요.

📆 STEP 1. 올해의 메시지와 키워드 잡기
방향이 어느 정도 잡혔다면, 이제 한 해의 큰 그림을 그려볼 차례예요. 저는 연간 계획을 세 가지로 나눠서 적어요.
1.올해의 한 줄 메시지
올해를 관통하는 하나의 문장이나 키워드를 정해요. 예를 들면 '나를 위한 시간을 되찾는 해', '할까말까 할땐 무조건 도전하는 해', '기반을 다지는 해' 같은 거요. 올해 내가 어떤 방향으로 살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둘 건지를 핵심 문장으로 담아보는 거예요.
2. 올해의 핵심과제 3가지
올해의 메시지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 3가지를 적어요. 예를 들어 '건강 회복', '퍼스널브랜딩', '이직 준비', '글쓰기 습관 만들기' 이렇게요. 중요한 건 1번에서 세운 메시지와 연결되는 것, 그리고 많아도 5가지를 넘지 않는 것이에요. 진짜 중요한 것만 골라야 집중할 수 있어요.
3. 그 외 하고 싶은 것들 자유롭게 쓰기
중요한 목표 외에, 올해 해보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적어요. 수영 배우기, 도자기 원데이클래스, 제주도 한 달 살기... 뭐든 좋아요.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절대 구체화하지 않는 거예요. 지금은 꿈을 펼치는 시간이에요.

📅 STEP 2. 키워드를 월별로 배치해서 흐름 만들기
연간 계획을 세웠다면, 이제 이걸 월별로 나눠볼 차례예요.
먼저 앞서 적은 '가장 중요한 일 3가지'를 실행 단위로 쪼개세요. 예를 들어 '이직'이 목표라면, 이력서 완성 / 포트폴리오 정리 / JD 조사 / 실제 지원 / 면접 준비 이렇게요. 그리고 '그 외 하고 싶은 것들'도 함께 펼쳐놓으세요.

이제 이것들을 12개월에 배치해요.
1월에는 이력서, 2월에는 포트폴리오, 3월에는 수영 등록... 이런 식으로요. 한 달에 몇 개를 넣을지는 정해진 게 없어요. 내 상황과 목표 난이도를 고려해서 유동적으로 배치하세요.
월별 배치의 가장 큰 이유는 1년 흐름을 한눈에 보기 위함이에요. 그래서 '강약 조절이 핵심'이에요. 힘든 일이 연속으로 몰리면 안 되고, 쉬어가는 달도 의도적으로 만들어두세요. 여백이 있어야 나머지 달도 버틸 수 있어요.
핵심은 한 가지 목표에 대해 몰입 타임을 짧게 가져가는 거예요. '1년 동안 이직하기'는 막막한데, '1월에는 이력서만'은 집중하기 쉽잖아요.

✅ STEP 3. 테마를 실행 계획으로 쪼개기 (월간)
매달 말, 다음 달 계획을 세울 시간이에요.
연초에 배치해뒀던 월별 테마를 꺼내보세요.
'1월 - 운동 / 이직 준비 / 콘텐츠' 이렇게 정해뒀다면, 이제 이걸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쪼개는 거예요.
예를 들어 '운동'이 테마라면:
- 헬스장 알아보기 (A헬스장 가격, 위치 / B헬스장 비교)
- 헬스장 등록
- 주 2회 운동 가기
이런 식으로요. 테마별로 이번 달에 실제로 해야 할 일들을 적어두세요. 여기서 처음으로 체크박스가 등장해요.


📝 STEP 4. 주간/데일리는 유동적으로, 한눈에
저는 월간 계획을 주별로 미리 빡빡하게 나눠놓지 않아요. 주별 체크리스트는 매주 일요일에 다음 주 것만 만들어요. 월간 핵심 과제는 항상 같이 보면서 그 달 안에만 빼먹지 않도록 주간 일정에 끼워 넣는 식이에요.
주간과 데일리는 별도로 나누지 않고 한 템플릿에서 함께 관리해요.

이렇게 4주치를 한 페이지에 두고, 현재 주차가 제일 위에 오도록 아래로 쌓아갑니다.
한 주의 흐름이 한눈에 보이고, 못 한 일을 다음 주로 바로 넘길 수 있어서 편해요. 그리고 주간 목록을 요일별로 유동적으로 배치해서 데일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요.
데일리는 계획보다 기록에 집중하세요.
뭘 했는지, 얼마나 했는지 적어두면 나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해요. 이걸 알아야 다음 계획도 현실적으로 세울 수 있어요.
| 계획이 흐지부지 안 되는 환경 만들기 |
계획을 세우는 것만큼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그 계획을 계속 보고,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아무리 잘 세운 계획도 안 보면 소용없거든요.
🛠️ 나에게 맞는 도구 찾기
가장 좋은 도구는 예쁜 도구가 아니라, 내가 자주 여는 도구예요.
특히 P라면 유동적인 계획 변경이 잦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손글씨 다이어리보다는 노션 같은 앱이나, 아이패드 굿노트 다이어리를 추천해요. 수정하고 옮기고 조정하기가 훨씬 편하거든요.

저는 아이패드 미니를 구매한 게 인생 소비 Top 3 안에 꼽힐 정도로 만족스러워요.
아이패드에 기록을 옮기고 나서, 꾸준함이 눈에 띄게 향상됐거든요.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핵심은 내가 편하게 자주 접근할 수 있는 도구를 찾는 거예요.
👀 목표와 계획을 매일 보고 기록하기
당연한 말 같지만, 이게 가장 중요해요. 매일 봐야 해요.
저는 노션에 '매일 보는 목표' 페이지를 만들어뒀어요.
연간 메시지, 이번 달 테마, 이번 주 할 일이 한눈에 보이게요.

아침에 루틴처럼 가장 먼저 이 페이지를 확인하고, 위클리 페이지는 하루 종일 열어두고 기록해요. 하루의 마지막에는 오늘 체크리스트를 정리하고, 남은 주간 일정을 조정하고요.
안 보면 잊어요. 잊으면 안 해요. 단순하지만 이게 진짜예요.
📝 기록과 회고를 함께
계획만 세우고 끝이 아니에요. 실행한 걸 기록하고 주기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저는 매일 데일리 기록을 남기고, 주말에 한 주를 간단히 돌아봐요. 뭘 했는지, 뭘 못 했는지, 다음 주엔 뭘 조정할지. 하루의 끝, 한 주의 끝, 한 달의 끝에 계획을 점검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습관화하세요. 그 점검하고 회고하는 습관이 계획을 지속하는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회고가 막막하다면 ep.09 계획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회고의 기술'도 참고해보세요!

| 굿노트 다이어리 템플릿 추천 |
제가 잘 사용했던 굿노트 다이어리 템플릿들 추천할게요-!
모트모트/낼나는 구매가 필요한유료 템플릿이고, 유튜브 희나님 다이어리는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
📍모트모트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템플릿이에요.
격자선들이 들어가있어서 줄맞춰서 깔끔하게 텍스트를 쓰기 좋고, 빈 공간이 많아서 편하고 자유롭게 일기나 기록을 남기기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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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나
모트모트보다 좀 더 아기자기하고 이뻐요.
컬러 코드도 다양하게 예시를 제공하고, 매월초에 스티커를 제공해서 좀 더 이쁘게 다이어리를 꾸며보고 싶다! 생각하는 분들에게 좋아요 :)
모트모트보다는 구석구석 템플릿들이 채워져 있어서 그대로 따라하긴 좋으나, 공간은 좀 더 빡빡한 느낌이었어요.


🔗https://nelna.shop/nelnada/?idx=7391
📍Youtube 희나님 플래너
올해 새로운 템플릿을 찾아보려고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무료 템플릿이에요.
무료지만 이동 링크까지 걸려있어서 쓰는 데 불편함이 없더라구요.
특히 '데이비드 앨런의 GTD 시스템'이라는 걸 설명하고, 그에 맞춰서 다이어리 시작부분에 내가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전보드를 그리고, 핵심과제를 정할 수 있는 부분이 길게 있어요.
새해에 새롭게 내 목표와 가치를 깊게 설정해보고 싶다, 하는 분께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 계획을 완벽하게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 |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결국 계획은 도구예요. 완벽하게 지키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중간에 얼마든지 바뀌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연초에 세운 그 방향, '올해는 이렇게 살고 싶다'고 적었던 그 메시지를 잊지 않는 거예요.
내가 원하는 방향을 잊지 않고, 계속 조정하면서 끝까지 이어가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이제 막 계획과 실행을 시작하는 P라면 중간에 흔들릴 수 있어요.
멈춰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올지도 몰라요. 저도 여전히 그런 순간이 와요.
그럴 때 '나는 또 글렀다'고 생각하며 아예 포기하지 말고, 잠깐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와서, 12월까지 기록을 꼭 채워보세요. 계획 - 실행 - 기록 - 조정. 이 사이클을 1년간 반복해보는 거예요. 그 한 번의 완주가 여러분을 정말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예요.
뼛속까지 P였던 제가 지금은 J로 오해받을 정도로 바뀐 것처럼요😊
계획형 인간이 아니어도, 꾸준히 기록하고 조정하는 사람은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올해 어떤 한 해를 만들고 싶은지,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뭔지. 그 생각부터 시작해보세요.
구독자님의 원하는 삶에 한 발짝 다가가는 2026년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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