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님, 벌써 10월 중순이에요😲
본격적으로 공기가 차가워지는 이 시기엔 유독 시간이 빠르게 느껴져요.
상반기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끝자락이라니요..! 아쉬운 마음으로 미뤘던 3분기 회고를 연휴에 끝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 이런 회고 같은 걸 정말 못하던 사람이에요.
체크박스를 지우는 데 전혀 희열을 느끼지 못하던 무계획형 인간이었습니다. 계획을 세워본 적도 거의 없고, 다이어리는 시작한 지 며칠이면 덮어버렸죠.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방식으로는 제가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렵다는 걸 느꼈어요.
원하는 걸, 원하는만큼 이루기 위해서는 즉흥 이상의 계획과 꾸준함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기록형 인간이 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하루를 매시간 단위로 쪼개 모조리 기록하기, 습관 트래커 앱 쓰기..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오래가지 않았어요.
그러다 먼저 시작한 게 바로 회고였습니다.
회고는 계획보다 훨씬 쉽게 시작할 수 있었고, 기록 습관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줬어요. 그리고 회고를 꾸준히 하면서 계획과 목표를 세우는 것에도 점점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저 같은 무계획형 ENTP가 회고 습관을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 📆 회고의 구조 : 주간 / 월간 / 분기 / 연간 |
저는 처음엔 하루를 돌아보는 회고보다, 연간 회고가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1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데 정작 나는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한 해를 꼭 한 번쯤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그게 자연스럽게 분기, 월간, 주간 회고로 확장됐습니다.
지금은 주간 → 월간 → 분기 → 연간 회고 이렇게 네 가지 단계로 나를 돌아보고 있어요.
📍 주간회고
처음엔 주간 회고를 아주 간단하게 했어요.
'잘한 일 / 아쉬운 일 / 다음 주에 다르게 해볼 일' 이 세 가지로만 나누어 짧게 적었죠.
그때는 한 주를 돌아본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어요.
기록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조금 더 명확해졌거든요.

1년이 지난 지금은 회고가 좀 더 구체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어요.
한 주 동안 있었던 일들을 먼저 한눈에 정리하고,
그 아래에 현재 제 삶의 주요 영역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기록합니다.
이렇게 카테고리를 나누면 단순히 이번 주 내 컨디션보다 내가 '어디에 에너지를 쓰고 있었는지'가 명확해져요. 특히 각 항목 아래에 아쉬운 일과 다음 주에 개선해볼 일을 적어두면 자연스럽게 다음 주의 방향이 잡히고, 그걸 바탕으로 다음 주 계획도 훨씬 쉽게 세울 수 있어요.
예전에는 한 주를 평가하듯 돌아봤다면, 지금의 주간 회고는 조금 더 운영일지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이번 주에 뭘 잘했나보다 내가 집중할 곳에 에너지를 잘 썼는지, 그게 맞는 방향이었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입니다.
📍 월간 & 분기회고
예전에는 월간 회고 없이 일상과 일을 중심으로 분기 회고만 했어요.
주간회고처럼 '잘한 것 / 아쉬운 것 / 다음 분기에 더 잘해볼 것'으로 나눠서 정리했죠.
그런데 월간 회고를 시작하면서부터 방식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한 페이지 안에 각 달의 회고와 마지막 분기 정리를 함께 남깁니다. 이렇게 하면 한눈에 3개월의 흐름이 보여서 훨씬 효율적이에요.

하나의 분기 블럭안에 3개월치의 월간회고+분기회고가 함께 들어있어요.
월간 회고에서는 그달의 중요한 일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타이틀에는 이 달을 1줄평을 간단히 써줍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있었던 주요 일들을 life / work / books 세 영역으로 나눠서 간단히 기록하고, 하단에는 그달의 새로운 발견, 소소한 행복, 문장·콘텐츠, 아쉬운 점, 다음달 다짐 등 한 달을 돌아볼 수 있는 항목들을 별도로 적어요.
이렇게 월간 회고를 세 달 치 쌓으면
분기 회고는 훨씬 간결해집니다.
세 달 동안의 기록을 쭉 훝어보고 요약하고, 하단에 '배운것과 성장지점/아쉬운것/다음분기 다짐'으로 나눠서 정리해요.
월간회고를 꼼꼼히 했을 땐 분기회고에 딱히 더 보탤 말이 많이 없을 때도 있고, 어쩔 땐 삶에서, 어쩔 땐 일에서 할말이 많을 수도 있어요. 칭찬이 가득하기도 하고, 자책과 반성이 가득할때도 있고요. 양과 내용에 개의치 않고, 지난 월간 기록들을 쭉 훝어보며 지금 내 상황을 점검하고, 다음분기를 위한 다짐을 하는 시간이에요 :)
결국 지금의 방식은
월간 회고가 분기 회고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에요.
그 덕분에 회고가 훨씬 부담 없이 이어지고,
3개월의 패턴이 명확하게 보이게 되었답니다😊
📍 연간회고
연간 회고는 복잡한 항목이나 평가보다는 한 해를 가볍게 돌아보는 마음으로 씁니다.
저에게 중요한 굵직한 주제들만 정해두고, 그 안에서 떠오르는 것들을 기록해요.
지금은 아래와 같은 리스트로 정리해요 !
올해의 처음🌱
저는 새로운 경험이 제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에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야 일상이 충만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한 해를 돌아볼 때도 늘 '처음 해본 일들'을 가장 먼저 기록합니다.
여행 경험, 새롭게 만든 습관, 이직 같은 이벤트, 처음 시도한 모임, 운동, 좋은 변화.. 어떤 것들이라도 될 수 있어요! 돌아보면 생각보다 적을 것들이 많아서 올해도 알차게 보냈다는 뿌듯함과 좀 더 풍성해진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올해의 일👩💻 올해 인상 깊은 것💪최고의 달 📆
그 다음엔 일에 대한 인사이트와 배운 지점을 따로 정리하고, 일/일상 상관없이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들을 적습니다. 어떤 행동이나 사건일 수도 있고, 내면의 변화나 생각의 전환일 때도 많아요.
한 해 동안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스스로 관찰하는 과정이죠. 그리고 분기별로 다시 짧게 키워드를 적어보고, 그중에서도 가장 만족스럽게 보낸 달을 뽑아 '최고의 달'로 기록해둡니다.
독서리스트📖
독서리스트도 빠질 수 없어요. 매달 월간 회고 때 독서 기록을 정리해두기 때문에 연말에는 자연스럽게 한 해의 독서 흐름이 한눈에 보입니다. 최근 2년 정도는 독서 기록을 따로 모아두고 있어요. 잘 정리해두면 나중에 꺼내보기 쉽더라고요😉
올해의 한 줄 평💁♀️ 올해의 테마 👀 내년의 키워드✨
마지막으로는 한 해를 정리하는 한 줄 평과 올해의 테마, 그리고 내년의 키워드를 적습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내가 집중하고 싶은 본질적인 방향을 한 단어로 정리하는 과정이에요.
P적인 저에게 맞는 방식의 총평과 계획이죠. 내년에 해야할 일을 주르륵 나열하는 것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실천이 쉬워지고, 쓸데없는 계획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회고를 하고 나서 뭐가 달라졌나요?
저는 정말로 회고를 하며 제가 훨씬 나은 사람이 됐다고 느껴요. '예전엔 대체 어떻게 아무 기록도 없이 살았을까?' 싶을 만큼 회고는 지금 제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 시간을 내 편으로
요즘엔 정말 시간의 소중함을 매 순간 느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을 소중하게 느낄수록 불안도 커집니다.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동안 쌓인 회고 기록을 다시 보면 마음이 조금 안정돼요.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간 한 주 같았는데 되돌아보면 그 안에도 내가 해낸 일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 짧은 회고의 순간들이 시간의 흐름을 내 편으로 만들어줍니다.
🌱 성장에 대한 체감
회고가 쌓이면 그동안의 변화와 성장 폭이 눈에 보입니다.
이번 레터를 쓰며 예전 회고 노트를 돌아봤는데, 3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실히 느꼈어요.
2022년 10월에 '이번 달은 최고의 한 달이었다'라고 썼던 기록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보면 그때 최고라고 여겼던 일들이 이젠 당연하게 하고 있는 일들이 되었거든요.
나의 역량이 확실히 늘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이렇게 저의 능력치가 늘어났다고 느낄 때 엄청 뿌듯해요 :)
| 회고를 위한 준비하기 |
저는 예전엔 기록을 미루다가 회고를 한꺼번에 몰아서 하곤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오히려 더 힘들더라고요. 기억이 흐릿해지고, 시간도 많이 드니까요.
그래서 회고를 편하게 하기 위한 기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한 번에 다 하려 하지 않기
처음부터 '주간·월간·분기·연간 회고를 다 해야지!' 하면 머리부터 아파요😵💫
저도 한 번에 시작하지 않았어요. 처음엔 굵직하게 연간 회고를 하면서 한 해를 돌아봤고, 그다음엔 분기 회고로, 그다음엔 월간 회고로, 마지막으로 주간 회고까지 습관으로 자리 잡았어요. 돌아보니 주간 회고를 매주 꾸준히 하기 시작한 건 고작 작년부터더라고요.
처음엔 템플릿을 맞추거나 완벽하게 쓰려 하지 마세요. 중요한 사건 한두 줄이라도 괜찮아요. 가장 중요한 건 지속 하는 것이니까요.
✍️ 매일 일 단위로 기록하기
회고를 하다 보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더라?' 싶을 때가 많아요. 매일 간단하게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주말 회고부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간단한 기록 루틴을 만들었어요. 처음엔 시간 단위로 세세하게 기록해봤지만 너무 피곤해서 지금은 훨씬 단순한 방식으로 정착했어요.
- 평일엔 하루의 끝에 간단히 적어요. 일기처럼 느낀 점 + 굵직한 생산성 체크를 합니다.
- 주말엔 시간을 조금 더 쪼개서 시간 단위로 활동을 기록해요. '오전에 3시간 카페에서 글쓰기, 오후엔 청소, 운동, 독서 1시간 저녁엔 친구와 식사' 처럼요.
- 업무 기록은 따로 꼼꼼하게 관리해요. 노션 페이지를 업무용으로 따로 만들어서 매일 촘촘하게 그날 한 일들을 기록해둡니다. 짧게만 남겨도 나중에 주간/월간 회고할 때 큰 도움이 돼요.
💻 나에게 맞는 도구 찾기
저는 다이어리를 사면 1~2월까지만 쓰고 끝내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처음으로 1년을 꽉 채운 다이어리가 있었어요. 바로 아이패드 굿노트 다이어리입니다.
저는 아이패드 미니를 구매한 게 인생 소비 Top 3 안에 꼽힐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 아이패드에 기록을 옮기고 나서, 제 기록 꾸준함이 눈에 띄게 향상됐거든요.

이전에는 다이어리를 잘 '들고 다니지 않아서'기록을 미루기 일쑤였지만 아이패드에 모든 기록을 통일하니 그때그때 바로 적을 수 있어서 훨씬 편했어요.
지금은 업무 기록이나 아이디어 메모도 손으로 쓰는 것이라면 모두 굿노트 안에서 해결해요. 그리고 별도로 다이어리 템플릿을 구매해 그 안에 데일리 페이지와 월간 달력을 함께 정리하고 있죠.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내가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 그게 회고를 지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비결이 될 수 있습니다.
| 나만의 방식으로 회고하고 기록하기🌿 |
저는 여전히 즉흥적인 걸 좋아하는 100% P형이에요.
하지만 이제는 그 성향을 탓하기보다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회고하고 기록하려고 해요.
요즘엔 저를 처음 보는 분들이 회고 노트나 업무기록 템플릿을 보고 "J 아니에요?" 하고 묻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습관이 생겼다고 해도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아요.
바쁠 때면 기록을 미루고, 회고를 놓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다시 돌아와서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적어 나갑니다.
완벽하게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리듬으로 계속 돌아보는 일이거든요.
회고와 기록은 나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는 표처럼 정리된 다이어리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사진 한 장, 메모 한 줄일 수도 있죠.
형식은 달라도 결국 방향은 같아요.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
오늘은 아주 짧게라도 이번주를 돌아보며 회고해보세요!
완벽하게 정리된 회고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구독자님만의 방식으로 쓴 그 한 줄이, 언젠가 지금의 구독자님을 이해하게 해줄 거예요😊
다다음주 일요일에 또 다른 재밌는 일상 속 웰니스 이야기와 함께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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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파클링은 여러분들의 ‘웰니스러운’ 삶의 이야기를 두팔벌려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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