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인사
안녕하세요. 희정입니다.
구독자님 잘 지내셨나요?
정신 차려보니 조금 쌀쌀한 가을이 되었어요. 좋아하는 계절인데 이번 주말이라도 꼭 계절을 즐기러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조급하게 하고 있습니다.
신간<불안을 섬기는 세계에서는 확인까지가 사랑이라>가 나왔고 페어가 무사히 끝났어요. 사실 표지에 문제가 있어서 천 부 중에 400부를 다시 찍는 사소한(?) 문제가 있었지만요. 하필 페어에 가져갔던 책 대부분이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 할인 판매했는데,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흔쾌히 오히려 좋다고 사 가셨지요. 다행이고 감사했습니다.
작년 페어에 나갔을 때 어느 책방 대표님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왜 나는 책 같은 걸 만들어서 해마다 지인들이 사주고 있는 걸까. 이게 앵벌이와 뭐가 다를까 했던 말.
저는 그날 찾아와주신 분들이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그분의 말이 떠올랐네요. 비슷한 마음으로 해마다 찾아와 주는 분들을 반기는데 그렇다고 책을 공짜로 줄 순 없으니 굿즈라도 안겨드렸답니다. 사실 팔려고 만든 것도 있지만 부러 찾아오신 분들께 뭐라도 안겨드리고 싶어 만든 게 커요.
삼 일 동안 참가했던 페어에서 저는 책을 팔아 아이들 세 달 치 교육비를 벌었습니다. 누군가에는 크고, 누군가에게는 적을 수 있는 돈이지만 만족해요. 순이익 같은 것은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글을 팔아, 책을 만들어 번 돈으로 내 아이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감사합니다.
신간이 나오고 저는 또 분에 넘치는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 고마운 마음들은 저를 더 잘 살고 싶게 해요. 나은 사람이 되어서 보답하고 싶어요.
다음 주면 벌써 10월의 마지막이네요. 곧 10월의 두 번째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구독자님 건강하세요.
24. 10. 25.
희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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