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되는 기분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서른이 되던 나와 마흔을 맞는 내가 전혀 다른 기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좌충우돌하던 이십 대를 지나 진짜 어른이 된다는 설렘으로 서른을 기다리던 29살은 고작 10년 뒤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중년이 된다는 걸 상상이나 했을까요.
이제 막 결혼을 해서 어른의 기분을 만끽하던 30대 초반의 저에게는 제 삶을 글로 옮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글을 쓰는 데 용기가 필요해졌습니다. 대체 10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결혼과 육아와 일은 내 삶을 얼마나 바꿔놓은 것일까요.
원하는 대로의 삶을 살던 자신만만한 신혼 시절의 제가 <낭만서촌>을 쓴 지 어느덧 8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내 삶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것은 두렵지만 이제 조금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마흔이 준 선물같은 것이지요.
비혼도 아니고 비건도 아닌 기혼자이자 양육자, 프리랜서로 사는 마흔의 여자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프로답지 못하다고 할까 봐 아기가 우는소리가 들리지 않게 달래며 업무 전화를 받고, 두 아이가 잠든 후에 맥주 한 캔을 따고 핸드폰 속 아이 사진을 들여다보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남편이 회식한다는 날에는 결말까지 다 보지도 못할 영화를 틀어놓고 혼자 울음을 터뜨리던 시시콜콜하지만 낯뜨거운 이야기 말이지요.
여기 내가 있습니다. 나는 39살이고 곧 마흔이라 조금 우울해하고 있으며 내 일을 사랑하지만 내 삶은 그보다 더 소중한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앞으로 쓰게 될 <마흔 일기> 엿보기
목차는 계속 수정 및 추가될 예정입니다. 아래 있는 주제 외에 다른 글이 보내질 수도 있고 순서와 제목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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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늙은 부모와 어린 자녀 사이에서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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