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산 워케이션에서 무인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분을 만났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립출판이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라는 것을 느꼈다.
독립출판이란 대형 출판사나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개인 혹은 소규모 그룹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해 세상에 내놓는 출판물을 뜻한다. 이 책들은 주로 독립서점에서 판매된다. 독립서점은 대형서점과는 조금 다르다. 대형서점이 주로 트렌드, 정보성, 인기 작가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면, 독립서점에는 개인의 감정과 사적인 이야기가 솔직하게 담겨 있는 책들이 많다. 그래서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독자는 누군가의 삶 속 깊은 곳을 슬며시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분명 “이걸 책이라고 할 수 있어?”라고 묻는 사람도 있다. 왜냐하면 독립출판물은 책의 형태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의 무인 독립서점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두 가지 출판물이 있다.
하나는 비행기 티켓이었다. 뒷면에는 QR코드가 있었고, 스캔하면 창작자가 여행지에서 촬영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카드였다. 금속 케이스 안에 원카드 묶음이 들어 있었는데, 카드 뒷면에는 QR코드가 있었다. 이를 스캔하면 앞면에 적힌 단어에 어울리는 풍경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마치 오디오북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처럼 독립출판은 단순히 글과 종이책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약 없이 창작자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서인지, 오히려 대형서점보다 더 다채롭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다.
“사장님, 이런 것도 팔리나요?”
"네, 생각보다 많이 팔려요.”
그 대답 속에서 다시 한 번 확신했다. 결국 독립출판은 판매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새로운 방식으로 나의 이야기를 전하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을. 꼭 작가일 필요도 없다. 하루의 루틴을 적어놓은 기록, 여행에서 찍은 사진 몇 장, 순간의 감정을 담아낸 짧은 목소리도 훌륭한 독립출판물이 될 수 있다.
요즘은 독립출판 시장이 커진 덕분에 전국 어디서든 독립서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서울이라면 생활 반경 20분 안에 분명 한 곳쯤은 있을 것이다. 8월이 지나기 전, 꼭 한 번 독립서점을 방문해 보길 바란다. 독립서점에 발을 들이는 순간, 독자가 알고 있던 책의 세계가 한층 더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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